/다칠 준비가 돼 있어
: 목숨은 늘 간당간당해
탄소: 좋은 아침...
석진: 세수하고 와라
탄소: 너도 개기름 꼈어...
석진: 같이 세수하자
네, 뭐.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로 정의하고 실질적 애인 사이로 지내는 진과 킨의 함께 자고 일어난 아침은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생리 현상도 오픈했는데 이 정도면 양호하죠. 아닌가, 이게 더 하이레벨인가. 여하튼 파워지성인 탄소와 마찬가지로 지성인 석진은 상쾌한 굿모닝 인사 이전에 번들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같이 세수하자 하는 걸 보면 정말 참사랑이에요.
탄소: 요즘엔 인중 잘 안 붓네
석진: 어우 목소리 갈라지는 것 좀 봐
탄소: (머쓱)
석진: 머리카락 잡아줄까?
자신의 티셔츠 한 장과 속옷 말곤 아무것도 입지 않은 탄소를 보며 잠깐 딴 생각을 하던 석진. 얘랑 결혼하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는데 분위기 깨는 인중 소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에요. 그러다 자고 일어난 직후이기 때문인지 심각하게 갈라지는 목소리에 대해 얘기하니 입을 합 다무는 탄소가 귀엽다고 느낍니다.
눈을 도르륵 굴리며 세면대에 물을 받는 탄소가 얼굴을 씻기 위해 허리를 숙이니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네요. 영 불편해보이는 모습에 어지럽게 흩어진 머리카락을 한데 모아 부드럽게 쥐어주니 귀가 빨개진 것 같습니다. 아, 진짜 얘는 어쩌려고 터무니없게 귀여운 걸까. 입술을 꽉 깨물며 올라가는 광대를 내리는 석진. 번쩍대던 피부가 보송보송해진 대신, 물에 젖어 눈을 뜨지 못하는 탄소를 위해 수건을 꺼내 얼굴을 조심조심 닦아줍니다.
탄소: 너도 세수해야지
석진: 내 얼굴도 네가 닦아줘
열일곱 소녀 같은 반응으로 손을 떨어대며 석진의 얼굴에 수건을 덮고 그 위에 뽀뽀한 김탄소. 정말 당찬 신여성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기 닦아달랬지 누가 뽀뽀하라고 했나요. 석진은 푸스스 웃으며 그런 탄소의 허리로 짐작되는 부근에 팔을 둘렀습니다.
석진: 그냥 대놓고 하지 왜
탄소: ...ㅎ... 그냥 세수하는 게 잘생겨서...
석진: 내가 하루이틀 잘생겼어?
탄소: 으응... 그래
탄소는 뭐라 더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떫은 반응을 보입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한 두 사람. 아무리 서로가 서로라고 한들 지나친 자부심을 표현하면 거부 반응이 나오나보네요. 양치도 치카치카, 나란히 욕실을 빠져나오니 탄소의 휴대폰으로 태형의 부재중이 찍혀있습니다.
석진: 태형이가 전화했나본데? ...새벽 네시에
탄소: 어느 날... 킨한테... 달밤에 전화를... 걸어... (어느 날 달에게 길고 긴 편지를 썼어)
석진: 순간 뭔가 했넼ㅋㅋㅋㅋㅋㅋㅋ
탄소: ㅋㅋㅋㅋㅋㅋㅋ
석진: 그나저나 이 시간에 전화한 거 보면 무슨 일 생긴 거 아냐?
탄소: 실수로 누른 거 아닐까?
석진: 혹시 모르니까 전화해봐
고개를 갸웃거리는 탄소가 태형에게 전화를 거는 동안 룸서비스로 아침을 시키는 석진.
석진: 뭐 먹을래?
탄소: 너 먹는 거랑 같은 걸로! ...어, 여보세요? 태형이 왜?
아침이라 전화를 좀 늦게 받을 줄 알았지만 의외로 연결음이 길지 않게 울리네요. 탄소는 태형의 낮게 깔린 목소리에 얘도 푹 잤구나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합니다. 새벽에 전화 걸었던데 무슨 일 있었어?
태형: 어... 전화요...? 잠결에 잘못 누른 것 같은데...
탄소: 그럼 그렇지... 알았어, 이따가 봐
태형: 아, 누나 아침 먹었어요?
탄소: 아직, 이제 먹으려고
태형: 그럼 나랑 같이 먹어요
석진: 미안하지만 오늘은 나랑 먹을 거야
태형: ...왜 벌써부터 형 목소리가 들려와요?
탄소: 어? 그게,
석진: 내 방에서 같이 잤으니까 그렇지
태형: ....!
탄소: 태형이 왜 말이 없지? 전화 안 끊겼는데
태형: 누, 누나 어떻게 형이랑 그렇고 그런...!
석진: 니도 한국에서 탄소랑 같이 잤잖아...
탄소: 맞아 태형아... 참고로 난 차에서부터 기절해있었어... 김석진네 방에서 잠든 줄도 몰랐단 말야
석진: 근데 아침에 왜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사했어?
탄소: 네가 안아주고 업어주고 재워준다 했었으니까
석진: (흐뭇) 맞아 내가 그랬지
태형: 전화 끊습니다
탄소: 밥 꼭 챙겨먹어!
입이 댓발 튀어나온 태형은 전화를 끊고 잠이나 더 자자는 생각과 함께 침대에 도로 눕습니다. 누나가 형 방에 있었구나.
탄소: 대체 왜 삐진 건지 알 수가 없다, 얘도 뒤늦은 사춘기인가?
석진: 삐지든가 말든가... 지한이랑 같은 스물 넷이고 정작 니 동생은 걘데 유난은 태형이가 더 떠는 것 같아
탄소: ...지한이 보고 싶어...
석진: (실수했다)
탄소: 얼른 유럽 투어 끝내고 귀국할래... 방귀 방귀... 방탄 귀국... 한국에서 엄청 외쳐주잖아
석진: 왜 하필 방귀야
탄소: 내가 방구쟁이인걸 알아버려서...?
석진: 방구냄새 독한 와이프가 너구나
탄소: 아...
아무말 장난 아닌 진킨. 다들 아시나 모르겠네요. 상남자인가 댄저 즈음에 올라온 제목학원 글인데, 석진의 멘트가 그랬죠. 여러분, 제가 말했던 방구냄새 독한 와이프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사진은 어깨동무하는 석진을 격하게 밀어내는 윤기. 윤기의 멘트는 참고로, 싫어. 싫다고 이 양반아.
유명하다고 생각하니까 다들 아실 거라 믿어요. 서치소년단이라는 별명답게 이런 저런 드립을 많이 아는 두 사람은 몇 년이 지나도 떠오르는 그 드립이 사실은 굉장한 예언이었음을 실감했다고 해요. 만일 둘이 결혼하고 콘서트를 하게 되면 분명 그 드립은 현실이 될 테니까요.
석진: 괜찮아 전생에 스컹크였을 수도 있는 건데 뭐
탄소: 바리깡으로 니 머리에 고속도로 뚫기 전에 그만해
석진: 너 진짜 창의적으로 욕한다
탄소: ㅎ
아침도 냠냠 먹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다가 뜬금없이 탄소에게 손을 내미는 석진.
탄소: 왜?
석진: 방키 좀
탄소: 내 방?
석진: 가서 옷 가져와야지, 그 상태로 네가 다녀올 순 없을 테니까
탄소: 감동이야...
석진: 옷 어떤 거 챙겨오면 돼?
탄소: 티는 네 거 입어도 되니까 ...긴 바지? 아닌가 후드티도 하나?
석진: 후드티면 내 캐리어에 있는 거 하나 꺼내입어, 속엔 지금 입고 있는 그 티를 받쳐입음 되겠네
탄소: 그럼 레깅스 하나만! ...참, 내 속옷이 왜 네 캐리어에 있던 거야 그거 말고 내 물건 또 있는 건 아니지...?
석진: 나도 몰라... 여기 와서 짐 풀어보는데 네 속옷 나와서 식겁했잖아... 대체 어쩌다 그게 여기서 나온 건지
탄소: 내 사이즈가 이렇게 들통나고요
석진: 네 사이즈는 원래 알고 있었어 새삼스럽게...
탄소: ...왜 아는 건데?
석진: ...그러게? 언제부터 알고 있었지?
탄소: ??????
석진: ?????뭐야????
서로에게 혼란만 남긴 채로 방을 나온 석진. 탄소의 캐리어 비밀번호는 석진의 생일이라고 합니다.
석진: 필요한 건 가서 사면 된다고 하더니 순 먹을 것만 가져왔네...
각종 과자와 간편조리하는 한국음식으로 꽉 채워진 탄소의 캐리어. 안쪽의 분리된 공간에 몇 벌의 옷만 담겨있네요. 얼큰한 게 먹고 싶으면 탄소한테 찾아가라던 매니저 형의 속삭임이 무슨 의미인가 싶었더니 이런 의미였나 봅니다.
매운 건 먹지도 못하면서 한가득 챙겨온 걸 보면 멤버들 챙겨주려고 가져온 게 분명하죠. 정말 상상도 못한 부분에서 멤버들을 생각하는 탄소의 마음이 예뻐 뭉클한 석진이 방으로 돌아와, 탄소를 흐뭇하게 바라보니 영문을 알 수 없던 당사자만 낯설어했다고 합니다.
매니저: 얼굴이 밝아졌네?
탄소: 김석진이랑 같이 자면 다음날의 제가 이렇습니다, 완전 자연치료제! 그런 의미로 전정국 발 다 낫기 전까지 김석진 방에서 지내는 딜 승낙?
매니저: (오만상)
탄소: 아니면 그동안 내가 받은 병원 진료 기록 싹다 기사 내버릴 거야
매니저: 협박하냐
탄소: 기사 내고 고소해야지^^!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봐요?
매니저: 그냥 먹고 살기도 힘든데 굳이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해야 할까? 너만 좋다면 석진이 방에서 자든 말든 상관 없어 (미소)
옆에서 듣고 있던 석진만 헛웃음이 나오는 대화입니다.
탄소: 아싸 김석진이랑 같은 방~~~~
석진: 애들 알면 난리난다
탄소: ...!
깜짝 놀라며 주변을 살핀 탄소는 매니저와 석진을 제외한 어떤 멤버도 이 주변에 있지 않음을 확인합니다. 안심하는 티가 팍팍 나네요.
매니저: 그래도 진짜 신기할 만큼 팔팔해서 놀랍다, 야
탄소: 이대로 리허설부터 공연까지 논스탑으로 쭉 가야 괜찮다 말하지, 아직은 확신 못해요
매니저: 아냐 넌 할 수 있을 것 같애 석진이만 있으면 불가능을 모르잖아
석진: ...큼, (괜히 부끄러움)
탄소: 어제보다 컨디션은 좋긴 한데, ...이게 야악간 불안해서...
매니저: 에헤이 괜찮아 괜찮아
등을 두들기며 응원하는 매니저. 살짝 걱정되는 당사자와 달리 현장 스태프들은 탄소가 어제 보여준 모습에 강한 믿음을 갖고 있는 모양입니다.
탄소: ...아, 좀 아닌 것 같은데...
남준: 누나 어제 잘 잤어요?
탄소: 어? 어... 잠은 잘 잤어 아침도 잘 먹고...
남준: ...너무 힘들면 꼭 말해줘야 해요?
탄소: 알았어
자꾸 뭔가 걱정되는 탄소. 본격적인 리허설 이전에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풀리지 않는 딱딱한 표정에 남준이 다가와 묻네요. 윙스 투어에서 정국이 칠레 공연을 하며 체력적인 문제로 무리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는 남준입니다. 센터이자 메인보컬을 맡은 정국의 안무 대형을 별다른 연습 시간 없이 바로 맞춰줄 수 있고, 댄스 브레이크 타임과 같은 추가 퍼포먼스 또한 대신해 줄 수 있는 멤버는 탄소가 유일하거든요.
본인 안무 외우기에도 벅찰 텐데 두 멤버의 동선을 숙지하는 것부터 이미 무리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달리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스스로가 미워질 정도입니다. 사실 탄소가 있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마음가짐이 한결 가벼운 건 맞으니까요. 평소엔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도 않는 대형의 구석으로 숨겨두는 이유가 정말, 다른 멤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탄소는 남준에게 살짝 불안한 감이 없잖아 있다는 사실을 숨깁니다. 말해봤자 듣는 사람의 마음만 불편해지는 게 뻔한걸요. 남준도 탄소에게 말하라고 하긴 했지만 탄소가 제대로 말해주지 않을 걸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투어가 끝나고 그때 말하지 못했던 건데,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었어. 라며 입을 열면 차라리 다행이려나요.
스태프: 리허설 들어갈게요
탄소: ... ...
설마, 괜찮겠지?
정국: ... ...
누나의 살짝 굳은 표정을 곁눈질하고 입술을 꾹 깨문 정국. 조금만 더 주의했어야 하는 건데, 라는 자책감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석진: 너 마지막에 인사할 때 잠깐 머리 어지러웠던 거 맞지
탄소: ... ...
리허설의 끝무렵에서 결국 휘청한 탄소.
윤기: 무슨 일인데
석진: 잠깐 둘이서 얘기 좀 할게
윤기: 형 뭔데요
석진: 말 들어
윤기: 사람 궁금하게 만들고 그냥 가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
석진: 민윤기
탄소: 본무대에서 실수 안 할게
석진: ... ...
탄소: 아직 공연까지 여유 있으니까 제대로 쉬고, 그러고 무대 올라갈게
석진은 한숨을 쉬었고 윤기는 끝내 알려주지 않는 둘의 비밀에 대강 짐작해야만 했습니다. 사람 앞에 두고 석진에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로 속닥이는 탄소가 약간은 짜증났던 것 같기도 하네요.
윤기: 여차하면 누나 쓰러질 거 같애
호석: ?!?!?! 예??!?!?
윤기: 혹시 모르니까 응급팀을 무대 바로 옆에 대기시키는 편이 좋겠어요
매니저: 리허설 잘 했잖아
윤기: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을 안 해줘요, 작년에 윙스 투어에서 정국이 무리 왔던 거랑 비슷한 상황 나올까봐 불안한데 입을 꾹 다물고만 있어
매니저: ...알았어, 따로 말해둘게
석진이 탄소가 짧은 시간이나마 제대로 쉴 수 있도록 멤버들과 다른 대기실에서 긴 소파에 탄소를 눕히고 자신의 무릎을 빌려주는 동안 윤기는 매니저에게 혹시 모를 만약을 준비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의견을 냅니다.
탄소: 너도 쉬어야지
석진: 됐으니까 조금이라도 자둬
탄소: 이러다 너 아프면 나 진짜 울어
석진: 내가 아픈 게 싫으면 그만큼 네가 소중한 걸 알아야지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는 손길에 잠든 탄소. 다시 깨어나보니 공연까지 약 30분 남았네요.
탄소: 아, 좀 살 것 같다
석진: 넌 진짜 신기한 게 쪽잠이라도 자야 오히려 나아지더라, 보통은 그러면 더 피곤할 텐데
탄소: 수면 부족이라 그래... 만성피로...
석진: 오늘 공연 끝나고 내일은 하루 종일 자자
탄소: 하얗게 불태우란 소리지? 알았어 다 박살낼게
석진: 뭔데;;;;
한결 나아진 모습으로 나타난 탄소를 보며 그 옆의 석진까지 확인한 윤기는 태형의 부루퉁한 표정을 보고 말았습니다. 아, 누나 되게 좋아하는데 걱정하겠구나.
태형: 어디 갔다 와요
탄소: 잠깐 자다 왔어
태형: 전화해도 안 받고
지민: (내가 갖고 있었는데)
탄소: 어... 태형이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 휴대폰은 여기에 두고 가서 못 받았었어
남준: 무대 오르기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분위기 왜 이러냐, 누나랑 형은 저기에서 찾으니까 얼른 가봐요
석진: 어 그래 고맙다, 탄소야 너 찾는대
석진이 데려가는 탄소를 원망 가득한 시선으로 보던 태형이 이내 눈을 감고 깊은 한숨을 쉽니다. 메이크업 수정과 함께 의상 체크, 머리 손질을 끝낸 진킨의 재합류로 드디어 콘서트의 첫 무대에 오르기 시작하네요.
탄소: 등장하자마자 빠이야, 하고 스타트 끊는 기분이 참 그렇네요
정국: 뭐가요?
탄소: 부담스러워요
정국: ...전혀 모르겠던데...
탄소: 정국씨, 곧 있으면 무대 올라갈 마당에 할 소린 아니지만 얼른 센터로 복귀해주세요 낼 모레 서른인데 너무 힘들어
정국: 아직 많이 남았는데요
탄소: 멍 때리면 금방 가는 시간이야
정국: ...화이팅!
탄소: 화이팅...
리프트로 올라가기 직전 정국와 짧은 잡담을 나누는 탄소. 약한 소리를 했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석진의 보살핌이 큰 효과가 있던 모양인지 제대로 무대를 장악합니다. 정국의 센터는 익숙함과 동시에 파워풀한 군무의 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이라면, 탄소는 생소한 감각을 가져다주죠.
정국과 키가 많이 차이 나는 편이 아니기에 균형이 크게 흔들리진 않았지만 워낙 동그래미와 다르게 날카로운 선 때문인지 모를 분위기를 끌어내거든요. 오프닝 무대인 아이돌을 예로 들자면 어떻게 해야 자기가 가진 걸 더 활용할 수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처럼,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긴 머리카락을 가진 걸 이용해 안무가 훨씬 화려하게 보이도록 꾸미는 탄소를 볼 수 있습니다.
혼성 그룹의 여멤버 센터. 상당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주제이지 않을까요? 평소라면 워낙 수납되는지라 개인 직캠에서도 본인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던 탄소가 센터로 나온다는 소식에 탄소의 홈마들은 급하게 예정에 없던 해외 공연표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무대는 의외로 개인 무대가 아닌, 디엔에이와 페이크 러브, 마이크 드롭이었습니다. 주 반응이 이 세 곡으로 갈렸죠.
이유는 크게 없습니다. 이 세 곡에서 정국의 안무가 다른 멤버들과 함께 하는 동작이 유독 많은데, 그걸 대신하는 탄소는 오죽하겠냐고요. 안무를 대신하기에도 바쁠 텐데 중간중간 정국을 향해 자신이 임의적으로 수정한 안무를 비추며 웃어주는 모습까지 훌륭했죠. 런던 2회차 공연까지 무탈하게 마친 탄소. 오방 촬영이 끝나는 동시에 석진에게 대롱대롱 안겼습니다.
탄소: 너한테 이렇게 응석 부릴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칠 준비가 돼 있어
석진: 무서운 소리 하지마
탄소: 목숨은 늘 간당간당해~ 불안해 확실해 난 지금 모든 관절이 만신창이야~ (넌 지금 딴 놈에게로 갈아타려 해)
석진: ... ...
정국: ... ...
호석: 많이... 힘들어요?
탄소: 어 뭐야 갑분싸...
참고로 탄소의 자리는 소파 뒤에 서있는 석진의 옆이었습니다. 앞엔 소파의 팔걸이 부분에 걸터앉은 호석이 있었죠. 호석의 옆엔 정국이 있으니 눈치를 보던 탄소는 여전히 자기에 대한 응어리짐을 해소하지 못한 태형에게 슬쩍 시선을 돌립니다.
태형: 왜요
탄소: 아니 그냥...
남준: 태형아 사람하고 말할 땐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게 맞는 거 아닐까
태형: ...지금 누나 얼굴 안 보고 싶어서 그래요
탄소: 그런 이유라면 이해해...
지민: 김태형
윤기: 아냐 그냥 둬,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니까
태형의 심정을 모르지 않는 윤기. 누나를 무척 따르던 만큼 지금 느끼는 원망이 더 클 텐데요. 힘들면 힘들다고 말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버리거나 다른 곳에 가서 내려놓고 쉰다는 게 답답합니다. 탄소의 어두운 면을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석진이 유일하다 쐐기를 박는 것 같아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죠.
탄소: ... (살짝 서운)
석진: 다 끝났으면 가서 씻고 자자, 피곤한데 시간 끌지 말고
탄소: 아 맞다 캐리어 빼와야지
석진: 오늘 필요한 것만 챙겨와, 어차피 내 캐리어 털어보면 또 뭔가 나오겠지...
탄소: 안돼 거기서 뭐가 더 나오면 안돼;;;;
석진: ㅋㅋㅋㅋㅋㅋㅋㅋ
곤란해하는 탄소를 데리고 먼저 나오는 석진. 남준이 일어나자 호석도 몸을 일으키네요. 아무래도 돌아가는 길엔 진 킨 홉 알엠, 슈가 정국 지민 뷔. 이렇게 나뉘어지나 봅니다. 윤기와 막내 라인이 탄 차의 분위기가 벌써부터 숨막히는 건 저뿐인가요?
탄소: 민윤기만 형라 중에 동갑 없어... (갑작스런 짠내)
호석: 그래서 만만한 누나한테 말을 놓은 걸지도요
남준: (깊은 깨달음)
탄소: 인중 꼬집히기 전에 반박해라 김남준
남준: 아, 아니 그게...
석진: 그놈의 인중은 겁나게 좋아해요...
탄소: 네 인중이 제일 꼬집기 재밌어보여
석진: 혼난다
탄소: ㅎ...
이쪽 차의 분위기랑은 완전 상반될 것 같은 이 예감.
지민: 누나한테 왜 그래?
정국: (동공 지진)
그렇죠,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