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앗... 방홍왜남김 완결 1주년 못 챙겼네요... 일주일 전의 나야 뭐했니... 뭐, 괜찮겠죠. 이거 시즌 계속 나올 것 같거든요ㅎ. 처음부터 같이 달린 독자님들 진짜 존경해요. 좀 지치거나 노잼일때 있으면 하차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진심으로 하는 말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 만난 독자님들도요. 너무 회차 많아서 진입 장벽 있지 않아요...? 정말 대단한 분들.. 더할 나위 없이 애정하고 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 내 말 듣지 않는 너에게는 뻔한 잔소리
탄소: 저어는 그저... 하루 일과의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을 김석진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남준: 의심스러운데
탄소: 너 나 못 믿어?
남준: 밖에선 자제합시다 누님
탄소: 아니 이 양반이...!
남준: 누가 보기라도 하면 난리나요 진짜
탄소: 글쎄 아니라니까 그러네!
남준: (불신)
끝까지 미심쩍은 눈빛을 거두지 않은 남준이 방으로 돌아갑니다. 입술 꾹꾹이를 한 탄소는 그렇게 석진의 방문을 노크하는데요.
석진: 이제 와?
탄소: 김남준이 나 의심해
석진: ?
탄소: 니 방에서 자는 거 아니냐고
석진: ... (헛기침)
탄소: 이럴 바엔 네가 내 방에서 같이 자자
석진: 그게 뭔 차인데...
탄소: 갑자기 내일 아침에 김남준이 방문 두들기면서 열어보라고 하면 어떡해, 난 네 옆에서 자고 있을 텐데
석진: 그거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탄소: 내 방 먼저 찾아가면 망하는 건데...
석진: ㅋㅋㅋㅋㅋㅋㅋㅋ
탄소: 비싼 돈을 내고 예약한 방에서 안 자고 엄한 곳에 가 있는 김탄소, 아 이거 이거 위험한데? 아찔해?
석진: 진짜 별 걸 다 걱정한다..ㅋㅋㅋㅋㅋㅋ
품으로 끌어당기며 웃은 석진에게 기대는 탄소. 그렇지만 꽁알대는 입은 멈추지 않습니다.
탄소: 내일 태형이랑 나가서 놀다오기로 했어, 하루종일 같이 자기로 했는데 못 지키게 됐네 (시무룩)
석진: 어디 다녀오게?
탄소: 그냥 돌아다니다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고 먹고 구경하고 그러겠지 노는 거 별거 있나...
석진: 태형이는 미술관 같은 곳 가는 걸 좋아할 텐데
탄소: ...내 예술적 교양은 그렇게 수준 높지 않은 걸
석진: 글로 대학 들어갔던 애가 할 말이냐 그게
탄소: 태형이를 위해서라면 처음 보는 무명 화가의 작품이라도 세계를 놀라게 할 미래 유망주의 섬세한 붓터치가 엿보인다는 감탄사를 남길 준비는 되어있어
석진: 자랑이세요
탄소: 사실 내 눈엔 네 얼굴이 최고잖아, 한국을 넘어선 우주가 낳은 희대의 역작 그거 바로 김석진 당신
석진: 아, 이 친구... 진짜...
탄소: 내가 만난 최고의 명작은 너였어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이아를 만나 사랑했다면 난 너를 만나 사랑하고. 사실 사람들은 내가 더 부러울 걸.
탄소: 갈라테이아가 생명을 얻지 못했다면 영원히 혼자만 기억할 짝사랑이 되었을 피그말리온과 달리 나는 신 없이도 널 사랑할 수 있었으니까
나 그대 없이도 당신을 사랑할 수 있기에 감히 단언한다. 변치 않을 영원이 존재한다면 너를 기억하는 이 마음이리라. 너를 특별히 애정하는 내 진심이리라.
탄소: 너는 내가 가진 시적 허용이야
영원은 존재하지 않아 말도 안된다고 하던 나에게 그걸 인정하게 만들어. 내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너만 가능하게 만드니까. 넌 내가 사랑한다 말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적 허용이 아닐 수 없지.
탄소: 나를 책으로 엮는다면 네게 제목이란 역할을 줄게, 나를 떠올릴 때면 항상 네 이름 석자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쏟아져내리는 폭우처럼 자신을 적시는 탄소의 거리낌 없는 표현에 설레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석진. 나는 첫 눈이 아니라 두 번 보고, 세 번 보고 반했으니까 네가 가랑비 젖는 줄 모르고 스며든 사람인줄 알았어. 이제 보니 이미 너라는 강물에 발을 담그고 얕게 내리는 빗줄기가 약하구나 생각했단 걸 알았다. 이렇게 될 줄 몰랐다는 건 거짓말이야. 사실 난 처음부터 너한테 빠질 운명이었어. 네가 날 흠뻑 적실 걸 알면서도 발을 담갔어.
호석: 남준아 자기 전에 미안한데 너 혹시 서이현이라고 들어봤어?
남준: ...소녀시대 선배님...?
호석: 아니 그게 아냐 서현 말고 서, 이현 참고로 남자야
남준: 아? 어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호석: 누나한테서?
남준: ?? 누나한테서?? 아니??? 인터넷에서 봤을 걸? 음악 프로듀서였던 거 같은데
호석: ???? 프로듀서????
한편, 탄소의 밴드부 친구는 건너 건너 소식을 들었습니다. 잊었을까봐 부러 연락하지 않았더니 알아서 밥 산다고 할 줄이야. 그동안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못한 게 아니고 나름 신경써주느라 안한 건데 이러면 굳이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죠. 주변 지인을 통해 한 다리 건너 호석의 연락처를 받아냈습니다. 이 바닥이 원래 좁잖아요.
호석: 누나 중학교때 동창이라는데 누나 친구 없지 않냐?
남준: ...친구... 없... 을 것 같은데 물어봐야 알지
호석: 아이, 그때 지민이랑 이름 똑같은 박지민인가 나발랭이 만나서 욕 디지게 먹었다던데 친구 없겠지
남준: 근데 누나가 인기는 많았으니까 그만큼 잘 지낸 사람도 많을 거 아냐
호석: 여자면 그럴 수도 있겠는데 남자라니까?
남준: 아 그러네 ...거짓말인 거 아냐?
호석: ...아 뭐지?
호석이 만약 윤기에게 물었다면 혹시 최근에 언급한 그 밴드부 친구이지 않을까, 란 생각에 바로 그와 관련된 얘기가 나왔을 텐데 번지수를 잘못 찾아왔네요. 한창 꽁냥대다 씻고 잠든 석진과 탄소. 달리 호석과 남준은 서이현이라는 의문의 남자에 대한 신상조사를 시작합니다.
호석: 물어봤는데 밴드부 같이 했었대 저번 라이브 방송에서 밥 산다 얘기하길래 오랜만에 만나서 얼굴이나 볼까 싶다는데 이거 진짜일까?
남준: 근데 왜 누나가 아니라 너한테 연락하는데?
호석: 누나가 폰 번호를 하도 바꿔대서 지금은 번호가 없대
남준: 아니 니 번호를 어떻게 알아냈냐고
호석: 친구가 나랑 같은 학원에서 연습하던 형이야
남준: (환장파티)
호석: 일단 누나가 라이브 방송한 걸 볼까? 거기서 어떻게 나온 언급인질 봐야 알겠는데??
남준: 그럼 내가 찾아볼게 넌 계속 아무거나 물어보고 있어봐
호석: 나 방탄인데???
남준: 어설프게 했다가 진짜 누나 친구면 난리나고 아니래도 일이야, 그냥 잠깐 구차해진다고 생각해
호석: 탑스타가 되어도 결국 이렇고요, 누나 걱정으로 구질구질하게 물고 늘어지는 제이홉~
남준: 랍스타 되기 전에 뭐라도 알아내라
호석: 너 왜 점점 누나랑 형 닮아가고 그러냐...
남준이 찾아본 영상에서 언급된 밴드부 친구. 굉장한데요. 누나한테 곡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이라니!
남준: 호석아 너 지금 어때?
호석: 시차 괜찮냐면서 늦었을 텐데 자라고 인사해... 완전 수상한데 이거
남준: 아냐 그거 일단 보류하고 알겠다면서 오늘은 그걸로 끝내, 누나 영상 봤는데 친구 맞으면 이거 대박이야
호석: 왜? 뭔데??
남준: 누나한테 곡 만드는 법 알려준 사람이 밴드부 친구래
호석: ...! 지금의 비티에스 킨을 있게 한 뭐 그런???
난리났네요. 곤히 잠든 진킨이 깨어난 아침으로 시간이 지난 이튿날입니다.
석진: 태형이랑 논다매... 그만 자고 일어나...
탄소: 아 오분만...
석진: 안 보내고 싶은데 태형이라며...
탄소: 아아악....
꿈틀거리다 침대에서 떨어진 김탄소. 거대한 소리에 잠이 달아난 석진은 바닥을 구르는 탄소를 보며 웃음이 터집니다. 혹시 몰라서 자기 전에 쿠션을 깔아두길 잘했네요. 눈도 못 뜨는 탄소를 일으키곤 욕실로 데려가 세수를 시켜줍니다. 허우적대는 팔을 보며 다시 끅끅거리는 건 덤이죠.
석진: 옷 뭐 입고 갈 거야?
탄소: ...태형이는 멋쟁이니까... 맞춰서 입고 가야겠지...?
석진: 가만 있어봐, 니 캐리어 좀 보자
탄소의 방으로 넘어와 사람 온기 없는 휑한 방에 머쓱함을 느끼기도 잠시, 캐리어를 열어 가져온 옷을 보던 석진이 고개를 젓네요. 어쩌다 후드티만 가져온 걸까.
석진: 너 그 무대 의상 입는 게 낫겠다
탄소: 너무 오바 아냐?
석진: 블라우스에 치마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
탄소: 너랑 하는 데이트면 입을게
석진: 태형이 들으면 너 미워해
탄소: ...아! 나 옷 담아온 캐리어 하나 더 있어!
멤버 조공이 금지 되기 전에 팬들로부터 받은 많은 종류의 옷 선물 중 두어벌이 들어있는 작은 캐리어. 석진은 안도합니다.
석진: 저 셔츠 위에 니트 입고 이거 신음 되겠네, 셔츠가 길게 내려오니까 원피스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탄소: 반바지 안 가져왔는데...
석진: 내 캐리어에 있어
탄소: 아니 왜 자꾸 네 캐리어에서 나오는데???
탄소한테 이거 해라, 저걸로 해라, 하나부터 열까지 골라준 석진. 탄소가 스스로 한 거라곤 얼굴에 수분크림 바르기와 립스틱 칠하기가 전부입니다.
석진: 선크림 안 바르냐
탄소: 얼굴 답답해
석진: 하긴 넌 바르는 순간 얼굴이 광나지
탄소: ... ...
석진: 건성 김미연을 뒤잇는 지성 김탄소석
탄소: 아침부터 너한테 미간 찌푸리고 싶지 않아
진: 선크림이 싫으면 선글라스 끼자
탄소: 알았어...
태형에게 점심 먹기 전에 복도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온 걸 대신 확인한 석진.
석진: 사람 많은데 길 잃지 않게 조심하고
탄소: 네에
석진: 태형이는 너랑 같이 재밌는 걸 좋아하니까 너무 맞춰주려고 하진 말고 둘 다 즐길 수 있는 걸로 골라서 해
탄소: ...잔소리 너무해, 무슨 물가에 내놓는 애도 아니고
석진: 잘 다녀오라고 하는 소린데 네가 말을 안 들으니까 잔소리 같지
이마를 콩 부딪치는 석진. 마지막으로 돌아올 때 너무 늦지 말라며 당부하네요.
지민: 누나 어디 나가요?
탄소: 태형이랑 쇼핑!
지민: 나는?
탄소: ...다음 기회에...?
태형: 누나 많이 기다렸어요?
지민: 와, 김태형 완전 멋부렸어
탄소: 어쩐 일로 스키니를 다 입으신 거죠
태형: (안 들리는 척)
탄소와 태형의 갈등은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큰 태형이고 모처럼 탄소가 말 꺼낸 약속이니 승낙한 거죠. 암만 해도 같이 있는 시간이 더 즐거운 걸요. 다른 멤버 말고 나랑 있는 시간이니까. 나하고만 있는 거니까.
태형: 오늘 누나는 하루종일 나만 보는 거네요?
탄소: 여기 돌아오기 전까진 그렇지?
태형: 그럼 완전 늦게까지 놀아야겠다
탄소: 안돼 나 힘들어...
태형: 다리 아프면 내가 업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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