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셔틀 02
툭.
책상 위로 쪽지가 떨어졌다.
뭔가 싶어서 가만히 쳐다보다가 선생님 눈에 띄지 않게 펴보려는데
고개를 숙이던 내 뒷통수를 누가 치는게 느껴진다.
기분이 나빠서 인상을 펴니,
아. 일진 최준홍이다.
*
점심시간이다.
아까 그 말을 한 뒤로 김힘찬이 한마디도 걸지 않았다.
삐져 있는 것 같아서 식판에 소세지 하나를 올려주니 좋다고 실실댄다.
주길 잘했다. 내 소세지가 조금 아깝지만.
급식을 다 먹고 매점으로 가려 했는데 매점 앞에 최준홍 패거리들이 죽치고 앉아있는게 보였다.
안 어울리게 요구르트나 쪽쪽 빨고 앉아있다.
최준홍 옆에 유영재도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미쳤어 정말, 왜 쳐다봤지.
" 어, 정대현이다! "
요구르트를 빨던 입으로 날 불러댄다.
요구르트 튀잖아, 입 다물어.
" 대현아, 요구르트 먹을래? 많은데. "
웬일로 호의를 베푸는 최준홍이 의심스러웠지만
김힘찬한테 준 소세지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서 고개를 끄덕거리곤
최준홍이 들고 있던 요구르트를 건네받았다.
그렇게 요구르트를 앉아서 맛있게 먹고 있는데 귀에 최준홍 목소리가 들려온다.
" 다 먹고 김힘찬한테 쪽지 좀 갖다 줘라. "
진짜 벼락 맞을 놈이네.
다 먹은 요구르트를 대충 쓰레기통에 던져 넣곤 쪽지를 들고 김힘찬을 찾아갔다.
요구르트를 던져 넣는데 남은 게 튀었는지 유영재가 짜증내는 소리가 들려온다.
쌤통이다, 요구르트에서 아예 뒹굴어 버려라.
계단을 올라가서 반으로 들어갔다.
역시 여기 있을 줄 알았다.
쪽지를 얼마나 갖다 줬는지 며칠 밖에 안 됐는데 김힘찬이 어딜 가고 어디에 있는지 다 알게 됐다.
기분 나빠.
엎드려 있는 김힘찬 머리에 쪽지를 던져줬다.
아프지도 않은데 모서리에 맞았다고 엄살이다.
나이는 어디로 먹었냐고 묻고 싶었지만 미안하다고 했다.
난 정말 착한 것 같다.
이 말을 하고 싶었지만 또 김힘찬의 표정이 일그러질까봐 그만 뒀다.
난 배려도 잘 하는 것 같다.
글 형식이 대현이가 쓰는 일기 같은 형식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__)뒷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