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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얼굴에 물음표를 잔뜩 써놓은 것 같이
얼빠진 모습으로 민석을 쳐다본다.
그저 입만 삐죽삐죽 나온게 아기강아지 같기도 하고.
아니 근데 지금 얘가 뭐라는 걸까.
내가 들은게 맞는건가?
혹시나 칼에 찔린 게 수술이 잘못되서 머리에 이상이 생긴건 아닌 걸까?
아니 그렇지 않고서야
정말 상상도 못할 말을 김민석이 내뱉었단말이야?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수술실 앞에서 민석이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 했던 걸
신들이 감격해서 선물을 준건가.
정말 이런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고 있는데
다소 많이 뾰루퉁해진 민석이 나를 부른다.
"아니..저 여보세요
루한 형사님
형사님~??"
민석이 불러도 듣는 채 마는 채
오직 나의 생각에만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침이라도 곧 떨어질 것 같이 입을 벌린채 멍하니 있는데
그때 마침 내 생각을 깨버린
박찬열이 피곤에 쩔어 자기 몸 하나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손에는 치킨과 맥주캔이 담긴 봉지를 딸랑딸랑 들고 온다.
"여~ 치맥이나 하자
이 형은 피곤해 죽겠으니 빨리 먹고 자야겠다.
자자 얼른 먹자~
닭다리는 손대지 마라 내꺼다.
그럼 난 손 좀 씻고."
치킨을 앞에 두고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보면
적잖이 충격을 먹은 거겠지.
이래뵈도 치킨마니아인 내가
손하나 까딱을 안하니..
"오 역시 치느님
근데 저 자식은 ?
입만 벌리고 저러고 있어??
아주 맛탱이가 갔구만"
"그러게요..ㅋㅋㅋㅋ
왜저러시나"
내가 이러는 이유를 몰라서 그러냐
와.. 저 아무렇지 않은 척 좀 봐
아 근데 먹는 건 또 왜 저렇게 귀여운데
햄스터냐 오물오물 먹는게 아휴..
잡아먹고 싶게 정말
치킨은 입에 댈 생각도 하지 않고 나는 옆에 놓여져 있는
캔맥주를 한 캔 따고는 원샷할 기세로
꿀꺽꿀꺽 들이킨다.
"야 다 먹었지?
그럼 난 잠 좀 잔다
마저 남은건 루한 저 자식 먹고 치우라 그래
그럼 난 피곤해서 이만~"
"네~ 안녕히 주무세요!
.... 루한 형사님?
저기요~~ 형사님~"
치킨엔 손 하나 까딱안하는 내가 정말 걱정되서 인지
아니면 내 대답을 듣고 싶어서인지
아까부터 멍때리고 있는 나를 보채듯이 부르는 민석이다.
내가 여기서 반응을 어떻게 해야하지.
무슨 말을 꺼내야 하지.
정말 내 인생 최대의 고민이 아닌가 싶다.
"뭐, 뭐 왜.
다 먹었냐? 다 먹었음 얼른 자
그 뭐야 꼬맨데 상처 다 터진다 그러다가
어..얼른 자!!!"
빨리 이 상황을 어찌 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며
한다는 말이 고작 얼른 자라는 말.
이래서 내가 숙맥이라는 소리를 듣는거구나 라고 다시 한 번 일깨울 수 있었다.
"흥 그럽죠
본부대로 합죠
안녕히 주무시던가 말던가 하세요!"
뭐지 저 삐진듯한 말투는..?
뭐 나더러 어쩌라고..
어쩌라고 !!!!
어쩌라는 거야 뭐가 도대체 삐질일이지?
아...김민석..아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뒤돌아서 누워버린
민석을 보고
한숨만 푹 내쉰다.
정말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으니..
지금이 기회인건가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김민석이 갑자기 내 쪽으로 몸을 홱 돌리더니.
"아 짜증나.
뭔 남자가 이렇게 숫기가 없대요?
꼭 내가 이렇게 말해야만 고백하나?
아니지 내가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안하는 거 보면
루한 형사님 나 안좋아하네.
나만 마음 졸이고 나만 속 썩었네.
나 잘거니까 형사님도 이제 가보세요.
안녕히 가세요"
이게 꿈인가?
볼을 세게 꼬집어 보니 아파 죽겠고.
그럼 이건 생시라는 얘기고.
고로 김민석도 날 좋아한다..이거?
분명 김민석이 자기가 혼자 뭐 맘고생 이딴거 하고 그랬다한 거 보면
확실하다 확실해.
나한테도 이런 일이..
"아니, 잠깐만.
내가 잘못 들은거 아니지?
그치?"
"가요, 나 잘거니까."
이제서야 알았냐는 듯한 민석의 표정에
나오는 건 웃음 뿐
감출 수 없는 웃음에 뭐라고 고맙다고 해야할 지.
그저 빙구같은 웃음만 나올뿐.
"고맙다..고마워 민석아.
내가 진짜 잘할게.
와 이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진짜 많이 많이 좋아해 김민석.
얼른 나아서 나랑 데이트 하자.
어.. 아 무슨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
내일..내일 다시올게!
잘자!!"
헐레벌떡 병실을 박차고 나오자
주체할 수 없는 웃음과 벅차오르는 행복감에 사무친 나는
내일은 꼭 민석이 좋아하는 딤섬을 사서 가겠다고 생각을 한다.
루한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민석이 드는 생각은,
"ㅋㅋㅋㅋㅋㅋ 귀엽기도 하셔라 우리 형사님"
+) 독방에서 썼었던 내용을 토대로 드디어 짧은 형사물이 마무리 되었네요.
아직까지 조회수는 많은데 댓글은 고작..1개
그 댓글 남겨주신 분 저 아주 큰 감동 먹었어요ㅠㅠ
내 글잡 인생 처음 댓글이었어요ㅠㅠ 흐히힣
감동 감동 왕감동!
다음에는 새로운 소재로 글 가지고 올게요!
읽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