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1억
다른 연인들은 오래 만났다 헤어지면 며칠을, 몇 달을 고생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 사람들과 많이 달랐다. 무언갈 하다가 어렴풋이 네가 떠오르면 아련하다기 보다는 짜증이 먼저 났고.
네가 그리워 눈물을 보이는 일도 없다.벌써 너와 헤어진지 이주일은 되었는데.. 거짓말처럼 우리는 서로 연락을 하지 않는다.
제2회_
아무 감정도 없는
아빠는 위암으로 고생한지 세 달이 되었다.
너무 뒤늦게 병원에 와서 엄마의 말로는 4개월은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아빠가 매일마다 피를 토하는 걸 보면..
4개월도 길다고 생각을 했다.
아빠의 손을 잡고 가만히 아빠를 바라보면, 아빠는 힘 없이 입술을 열었다.
"우리 사위는.."
"……."
"안 본지 오래됐네.. 결혼은 올해 하니."
"…아빠."
"아빠랑 결혼 한다던 애가.. 어느새 하나 데리고 와서는 결혼 한다고.."
"……"
"사랑에 돈은 필요 없어."
아빠는 졸린지 눈을 감았다. 사랑에 돈이 필요가 없을까. 돈이 없으면 불행하기만 한 인생에.. 사랑이라고 돈이 없어도 되는 게 맞는 걸까.
아뻬에겐 헤어졌다고 말 할 수 없었다. 아빠가 제일 믿었던 건.. 나 다음으로 정국이었으니까. 아빠에게 믿음을 버렸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엄마가 손수건을 빨아다 들어오기에, 나는 엄마를 아는채 하지 않고선 엄마를 지나쳐 병실에서 나왔다.
"길열린!"
"……."
"엄마랑 얘기도 안할 거니?"
나는 예전과 다를 거 없이 여전하다. 나는.. 유치하다. 엄마는 나와 풀어보겠다고 다가오지만, 나는 엄마를 피해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이제 어떡해. 매일 나만 보면 전서방, 전서방 하면서 전정국 얘기만 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나한테 전정국 얘기도 못하겠네.
"딸이 아파서 눈 앞에서 골골 거리는데.. 산삼이 뭐?"
나는 전정국 너 때문에 잃은 것도 많고, 속상한 것도 많다. 전정국 걔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졌을 거라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을 것 같다.
항상 너에게 맞춰준 건 나였으니까, 너는 속상할 게 없을 거라 생각한다.
"미안해.. 하루.. 하루만 신세 좀 질게."
w.1억
다른 연인들은 오래 만났다 헤어지면 며칠을, 몇 달을 고생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 사람들과 많이 달랐다. 무언갈 하다가 어렴풋이 네가 떠오르면 아련하다기 보다는 짜증이 먼저 났고.
네가 그리워 눈물을 보이는 일도 없다.벌써 너와 헤어진지 이주일은 되었는데.. 거짓말처럼 우리는 서로 연락을 하지 않는다.
제2회_
아무 감정도 없는
아빠는 위암으로 고생한지 세 달이 되었다.
너무 뒤늦게 병원에 와서 엄마의 말로는 4개월은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아빠가 매일마다 피를 토하는 걸 보면..
4개월도 길다고 생각을 했다.
아빠의 손을 잡고 가만히 아빠를 바라보면, 아빠는 힘 없이 입술을 열었다.
"우리 사위는.."
"……."
"안 본지 오래됐네.. 결혼은 올해 하니."
"…아빠."
"아빠랑 결혼 한다던 애가.. 어느새 하나 데리고 와서는 결혼 한다고.."
"……"
"사랑에 돈은 필요 없어."
아빠는 졸린지 눈을 감았다. 사랑에 돈이 필요가 없을까. 돈이 없으면 불행하기만 한 인생에.. 사랑이라고 돈이 없어도 되는 게 맞는 걸까.
아뻬에겐 헤어졌다고 말 할 수 없었다. 아빠가 제일 믿었던 건.. 나 다음으로 정국이었으니까. 아빠에게 믿음을 버렸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엄마가 손수건을 빨아다 들어오기에, 나는 엄마를 아는채 하지 않고선 엄마를 지나쳐 병실에서 나왔다.
"길열린!"
"……."
"엄마랑 얘기도 안할 거니?"
나는 예전과 다를 거 없이 여전하다. 나는.. 유치하다. 엄마는 나와 풀어보겠다고 다가오지만, 나는 엄마를 피해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이제 어떡해. 매일 나만 보면 전서방, 전서방 하면서 전정국 얘기만 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나한테 전정국 얘기도 못하겠네.
"딸이 아파서 눈 앞에서 골골 거리는데.. 산삼이 뭐?"
나는 전정국 너 때문에 잃은 것도 많고, 속상한 것도 많다. 전정국 걔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졌을 거라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을 것 같다.
항상 너에게 맞춰준 건 나였으니까, 너는 속상할 게 없을 거라 생각한다.
"미안해.. 하루.. 하루만 신세 좀 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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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연인들은 오래 만났다 헤어지면 며칠을, 몇 달을 고생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 사람들과 많이 달랐다. 무언갈 하다가 어렴풋이 네가 떠오르면 아련하다기 보다는 짜증이 먼저 났고.
네가 그리워 눈물을 보이는 일도 없다.벌써 너와 헤어진지 이주일은 되었는데.. 거짓말처럼 우리는 서로 연락을 하지 않는다.
제2회_
아무 감정도 없는
아빠는 위암으로 고생한지 세 달이 되었다.
너무 뒤늦게 병원에 와서 엄마의 말로는 4개월은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아빠가 매일마다 피를 토하는 걸 보면..
4개월도 길다고 생각을 했다.
아빠의 손을 잡고 가만히 아빠를 바라보면, 아빠는 힘 없이 입술을 열었다.
"우리 사위는.."
"……."
"안 본지 오래됐네.. 결혼은 올해 하니."
"…아빠."
"아빠랑 결혼 한다던 애가.. 어느새 하나 데리고 와서는 결혼 한다고.."
"……"
"사랑에 돈은 필요 없어."
아빠는 졸린지 눈을 감았다. 사랑에 돈이 필요가 없을까. 돈이 없으면 불행하기만 한 인생에.. 사랑이라고 돈이 없어도 되는 게 맞는 걸까.
아뻬에겐 헤어졌다고 말 할 수 없었다. 아빠가 제일 믿었던 건.. 나 다음으로 정국이었으니까. 아빠에게 믿음을 버렸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엄마가 손수건을 빨아다 들어오기에, 나는 엄마를 아는채 하지 않고선 엄마를 지나쳐 병실에서 나왔다.
"길열린!"
"……."
"엄마랑 얘기도 안할 거니?"
나는 예전과 다를 거 없이 여전하다. 나는.. 유치하다. 엄마는 나와 풀어보겠다고 다가오지만, 나는 엄마를 피해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이제 어떡해. 매일 나만 보면 전서방, 전서방 하면서 전정국 얘기만 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나한테 전정국 얘기도 못하겠네.
"딸이 아파서 눈 앞에서 골골 거리는데.. 산삼이 뭐?"
나는 전정국 너 때문에 잃은 것도 많고, 속상한 것도 많다. 전정국 걔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졌을 거라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을 것 같다.
항상 너에게 맞춰준 건 나였으니까, 너는 속상할 게 없을 거라 생각한다.
"미안해.. 하루.. 하루만 신세 좀 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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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건 둘째치고.. 너 완전 뻔뻔한 거 알지?"
"미안해 정말."
"3년만에 나타나서는 갑자기 미안하다고 엉엉 우는데 어느 누가 뻥! 하고 차버리냐?"
"……."
"3년 전에 전정국이랑 결혼 한다고 나한테 소홀해져서는 연락도 쌩깔 때부터 난 네 친구하기를 포기했던 사람이야."
"미안해.. 진짜로 그건.."
"그래. 일부러 그런 거 아니란 거 알아. 돈 문제로 많이 복잡했으니까, 사랑하기 바쁘니까 친구가 안 보일 수도 있지."
"……."
"내가 널 받아주는 건.. 우리가 옛정이 있기 때문이다? 고1때부터 쌓아 온 정이 있어서."
"……."
"야 길열린 고개 들어! 나 너 용서했다구!"
"……"
"너한테 연락 할까 말까.. 고민만 몇 번 했는지 아냐!"
"나도.."
"뭐?"
"나도! 엄청 고민했다고.. 근데 이렇게 찾아와서 미안해 가영아.."
나에겐 고1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한참 정국이랑 결혼 얘기를 하면서 서로 일하며 살아왔을 때. 나는 돈도 없고, 생각도 많아져서 가영이에게 소홀해졌다.
가영이는 내게 인생에 정국이 뿐이냐며 화를 냈고, 나는 그 말에 기분이 나빠 몇마디 하다가 가영이와 한바탕 싸웠던 것 같다.
그렇게 너와 싸우고나서 몇년을 정국이랑만 지내면서 느낀 게 있다.
"전정국은 헤어지면 그만이지, 나는! 친구란 것은! 싸워도 화해하면 그만이다? 길열린?"
"…그러네."
"근데 너 괜찮냐?"
"응?"
"3년 사이에 주름이 열라 많이 생겼는데?"
"…너는 왜 예뻐졌냐?"
"사랑에 돈 안쓰고, 나한테 투자했으니까.. 그리고 난 너 처럼 사서 고생 안하고 살아서 늙을 수가 없거든."
"좋겠다. 문가영."
"너무 좋아. 그러니까, 너 방 구할 때까지는 여기서 그냥 지내."
"…진짜? 그래도 돼?"
"혼자 살기엔 너무 커서 집이."
"……."
"나도 미안해 길열린."
"어?"
"나도 이제 어른이 돼서, 사랑이란 게 뭔지 알고나서 네가 이해갔어."
"……."
"그때 네가 날 버린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는 거. 나도 이제 잘 알겠다고. 무작정 화만 내서 미안해."
가영이는 3년사이에 많이 달라져있었다. 물론 나도.
서로 없음 죽고 못사는 친구였던 우리는.. 심하게 다툰 이후로 만나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화해를 하고.
다시 그때의 우리로 돌아온다. 나는 애초에 남이 되어버린 전정국이 아닌, 너를 더 사랑했어야했다.
익숙한듯 가영이와 나는 거실 소파에 앉아서는 팩을 하며 티비를 보고있다. 뭐가 그렇게 웃긴지 가영이가 내 팔뚝을 툭툭- 치며 웃어댄다.
얘는 웃으면서 옆에 사람 치는 건 여전하네 진짜.. 근데 신기한 게.. 3년을 모르는 사람처럼, 없던 것처럼 지내왔다가 다시 만난 건데도 이렇게 어색하지가 않다니.
티비를 다 보고선 가영이와 나는 맥주를 손에 하나씩 들고선 오징어 다리를 뜯는다.
'남자친구는?' 내 말에 가영이는 귀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너는 생긴 것도 예뻐서는 남자친구 있는 꼴을 별로 못본다? 내 말에 가영이가 이번엔 손을 휘이- 저으며 말한다.
"원래 예쁜 것들이 남자친구 없어."
"예쁜 건 인정하겠는데.. 자뻑은 좀 재수없어 너."
"너의 그 돌직구가 그리웠다. 친구야."
"앞으로 귀가 닳도록 얘기해줄게. 현실적인 돌직구."
"그래서.. 넌 전정국이랑 아예 끝이야?"
"응. 완전히 끝."
"전정국 집에 네 짐들 다 있다며.."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짐들이라곤 옷 밖에 없어. 근데.. 집에서 다 갖고 온 것도 아니라서.. 옷 몇벌 안 돼. 아마도 그 새끼는 다 버렸을 걸? 내가 장담한다."
"대단하다.. 9년을 만났는데 헤어지는 게 이렇게 쉽다구? 연락 오겠지. 너넨 항상 싸우면 바로 만나서 화해했잖아. 그게 항상 너였지?"
"비굴하지만 맞아. 근데 벌써 2주나 지났어! 걔랑 나는 완전히 끝이야. 걔 생각만 하면 재수없어서 토나올 것 같아. 우웁.."
"고생했다. 길열린.. 처음엔 둘다 순수하고, 귀여웠는데.. 오래 사귀면서 이렇게 지랄맞게 변할 줄 누가 알았겠냐?"
"걔 생각만 하면.. 막 소름이 돋고, 이름도 듣기 싫고! 길에서 우연찮게 마주친다면 바로 가운데 손가락 올라갈 것 같아."
"뭘 우연찮게 만나면이야? 직접 가서 욕 한바가지 하고 와."
"그럴까?"
"언제 갈 건지 말해주라. 나 구경 좀 하러 가게."
"걔 카페로 가야겠ㄷ.."
"…왜?"
갑자기 멈춰서서 가만히 있자 가영이는 왜 그러냐며 오징어를 야무지게도 씹으며 날 보았다.
뒤늦게 떠올랐다. 전정국과 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차린지 얼마 안 된 카페.. 그리고 손님들은 꽤나 많이 왔었고, 혼자 하기 힘들어했었던 전정국이 떠올라 조금은 신경이 쓰이다가도..
나는 급히 정신을 차리고 바보처럼 오징어 다리를 뜯는 가영이의 손에 들린 맥주에 내 맥주를 부딪히고선 소리쳤다.
"먹고 죽자!!"
"맥주 마시고 죽으려면 더 갖고 와야지.. 한캔으로 죽을 수 있겠냐?"
맥주를 가지러 일어나는 가영이의 다리를 붙잡으니, 가영이가 나를 무심하게 내려보았다.
"뭐어 이년아."
"그냥 한캔 먹고 죽자.. 더 마시긴 싫어.."
이걸 깜빡하고 있었다. 너와 술을 마시면 끝을 봐야한다는 것.
전정국이랑 마시면 각자 한캔이 끝이었는데.
이젠 너에게서 해방이 되었고, 나에게도 늦었지만 청춘이란 게 생겼다.
마냥 슬프기만 할 것 같았던 내 생활은 완벽할 것 같다.
이제는 너라는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 가영이의 다리에 손을 뗀채 말했다.
"그냥 마시고 죽을까?"
"콜."
"콜!"
한시간 뒤에 너는 차가웠던 인상 하나 없이 내게 소리쳤다.
"전정국 미췬놈이네에!! 결혼 하자는 말이 그렇게 어렵냐!!!!?? 나이가 몇개야!! 9년이나 연애했는데!!!"
역시 친구 좋다는 말은 무시 못하는 것 같다. 나.. 전정국이랑 헤어진 거 꽤 잘한 것 같지.
네가 없는 하루중 제일 완벽하 하루다. 눈을 뜨면 하얀 천정이 보이고, tv소리가 드리고.. 배가 고픈 걸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 다 되어갔나보다.
"야 너 전정국한테 연락왔어."
"뭐!?!?!"
이렇게 좋은 아침.., 아니 점심에 너에게서 온 카톡을 제외하고선 모든 게 다 완벽했단 말이다.
"넌 전정국 번호 아직도 안지웠냐? 난 또 지웠다고.."
평소같았으면 늦잠을 자도 눈 제대로 뜨지도 못한채 더듬거리며 핸드폰을 집어 확인했을 나는..
눈 한 번 깜빡이지도 않고선 너의 연락을 확인한다. 네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좋아서가 아니라.
감히 네가 나한테 연락을 해? 이런 느낌이랄까..
"미친놈..."
"왜?"
"옷 가져가래."
[니 옷 다 가져가라]
딱딱한 너의 문자에 나는 인상을 썼다. 미친놈이.. 2주만에 연락을 해서는 저딴 소리네.
나같으면 그 옷 다 버렸다. 괜히 신경질이 나서 주먹을 꽉 쥔채로 베개를 마구 내리쳤더니, 가영이가 이 상황이 재밌는지 자꾸만 실실 웃으며 말했다.
'옷은 갖고 와.' 그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또 한 번 오는 카톡 소리에 나는 물론.. 가영이도 허겁지겁 내 핸드폰 화면을 본다.
[카페에 니 물건도 다 가져가]
이런 싸가지.. 솔직히 말하자면 얼굴도 보기 싫다. 이런 자잘자잘한 이유로 널 보는 것도 싫은데.
내 물건들을 찾아와야 너와 진짜로 끝일 거란 생각에 상체를 일으켜 앉았더니 가영이가 말한다.
"가게?"
"가야지! 솔직히 가게에 있는 인형,피규어,액자들도 다 내가 산 거야. 전정국 걔는 인테리어에 신경 하나도 안썼다니?"
"그래그래 어여 갖고 와. 그거 우리집에 갖고 온 이상 내 거인 거 알지?"
"그래! 전정국이 가지고 있는 것보단 네가 가지고 있는 게 더 나아."
"오케이. 다녀와."
"나 혼자?"
"나랑 같이 갈 생각이었어? 나 약속있어. 그리고 전정국이랑 마주치면 욕 먼저 나올 것 같거든."
"아…."
"그나저나.. 가서 또 걔한테 휘둘리면 죽는다? 9년 아깝다고 어제 몇시간 내내 엉엉 운 거 생각하면 진짜 확 내쫒고 싶으니까."
그럼 잘 해결 하도록 해- 가영이가 이 말을 하고선 방에서 나갔을까
나는 멍하니 허공만 보다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가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주먹을 꽉 쥔채 바보처럼 혼잣말을 한다.
"내가 산 것들은 다 가져올 거야! 생각해보면 다 내 거잖아!! 생각해보니까 어이없네.. 다 내 돈이야, 다."
아직 안 나갔는지 가영이가 문을 빼꼼 열고선 내게 말했다.
"쇼 방해해서 미안한데.. 옷 입을 거 없으면, 옷장 열고 아무거나 골라 입어."
"……."
"넌 한결같다. 혼자서 쇼하는 거, 간다."
"……."
내 말은 뒷전으로 하고선 학생들에게 붙어있는 고양이를 번쩍 안아드는 너를 보았다.
이렇게 많은 손님을 혼자 받았다고? 하여간.. 자리는 하나 잘잡았다니까.
카운터로 향해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선 손님을 맞이하려고 고갤 들어 손님을 보았을까.
"아메리카노 샷추가해서 하나 주세요."
이 말을 하고선 바로 고개 숙여 많은 글자들이 적힌 종이를 내려다보는 남자는 꽤나 잘생겼다.
뭐가 이렇게 깔끔하게 생겼는지.. 정장까지 차려입고, 메탈 시계에, 어디 하나 단점 하나 없는듯한 느낌.
"계산은.."
"……."
"손님..?"
"……."
"손님!"
"아, 네."
"계산이요."
"아, 카드로 할게요."
종이 하나 들여다보는데 뭐가 이렇게 대답하기 어려운지 한참을 있다 바보같이 나를 보는 남자는 카드를 건내주고선 다시금 종이를 들여다본다.
계산을 하고선 다시금 남자에게 건내주니, 이번에 남자는 카드를 받아내고선 카운터와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진짜 저 사람 인기 많겠는데.. 여자들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어쩜 저렇게 가만히 앉아서 종이만 들여다보는데 섹시할 수가 있지.
"아유 저게.."
아예 나한테 일을 맡길 생각인지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고양이 간식까지 사와
카페 앞에 쭈그리고 앉아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는 전정국을 대놓고 욕도 못하고 속으로 욕하며 결국 주문도, 커피도 다 내다 받고, 만든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내 말에 남자는 내게 다가와 커피를 받아 '감사합니다' 친절한 목소릴 내며 카페에서 나간다.
저런 사람들을 보면 제일 궁금한 게.. 누구랑 결혼할까 싶다. 저 사람처럼 빛나는 사람이랑 결혼하겠지? 끼리끼리 만나고, 결혼한다는 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전정국이 들어와 내 옆에 섰다. 며칠 잠도 잘잤는지 얼굴 색이 좋은 게 괜히 분해졌다.
여봐, 우리는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었어. 이렇게 죽고 못사는듯 행동을 했어도 헤어지니 그만이잖아.
"창고 들어가면 쇼핑백 큰 거 있어."
"응. 피아노는.."
"피아노는 쇼핑백에 안들어가."
"누가 몰라 그걸?"
"모를까봐."
"피아노랑 더 큰 것들은 나중에 가져갈게. 지금은 짐도 많고 보다시피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러던가."
정말 너와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가 되었다.
솔직히 2주만에 만나 누군가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사과는 개뿔.
"백수?"
"그래 백수."
"일 구할 때까지 여기서 일하던가."
"내가 왜?"
"내가 왜 라니? 이거 우리 사업이야. 너 알바생 아닌데?"
"…그거야."
맞는 소리라 할 말이 없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같이 일하자고 사업을 시작한 거였다.
솔직히 헤어지고나서 제일 걱정됐던 건.. 카페였다.
장난으로 시작했던 것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 함부로 끝낼 수 없는 것이라.
"아, 이럼 되겠다."
"뭐?"
"알바생 구할 때까지 있어."
"알바생?"
"어. 너 대신에 카운터 볼 사람."
"……."
"아무리 헤어졌다고 해도 일은 일이야.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너도 이득 아니냐? 돈이라면 사족을 못쓰던 애가 백수하면 기분 안좋을텐데."
손님이 오자, 전정국은 카운터 앞에 서서 손님을 맞이했다.
하긴.. 내 존재가 그냥 카운터나 보는, 청소나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알바생으로 문제는 해결이 되겠구나. 고개를 대충 끄덕이고선 챙겨야 할 물건들을 보았다.
이 물건들 없으면 카페 진짜 휑하겠네.. 그냥 두고갈까 생각을 하다가도 이제는 내 일이 아니란 생각에 금방 고개를 저으며 전정국을 보았다.
"안녕하세요!.. 이번엔 친구 데리고 왔어요!!"
"안녕하세요. 학교 일찍 끝났나봐요."
"저희 내일 학교에서 행사있다고 일찍 끝내주셨어요!! 저희.. 초코라떼랑요.. 너 뭐 먹을 거야? 녹차라떼? 아, 녹차라떼두요!"
"초코라떼 하나, 녹차라떼 하나요? 녹차라떼 위에 휘핑크림 올려드릴까요."
이젠 하다못해 중,고등학생들도 차지했냐? 평소에 같이 나가면 여자들이 힐끔 쳐다보는 것 쯤은 알고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을줄은 몰랐다. 전정국이 인기가 많다고해서 내 마음이 변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신기해서 그런다, 신기해서.
낯도 많이 가리는 애가..
"밖에 완전 추워요!"
"안녕하세요. 학교 일찍 끝났나봐요."
"저희 내일 학교에서 행사있다고 일찍 끝내주셨어요!! 저희.. 초코라떼랑요.. 너 뭐 먹을 거야? 녹차라떼? 아, 녹차라떼두요!"
"초코라떼 하나, 녹차라떼 하나요? 녹차라떼 위에 휘핑크림 올려드릴까요."
이젠 하다못해 중,고등학생들도 차지했냐? 평소에 같이 나가면 여자들이 힐끔 쳐다보는 것 쯤은 알고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을줄은 몰랐다. 전정국이 인기가 많다고해서 내 마음이 변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신기해서 그런다, 신기해서.
낯도 많이 가리는 애가..
"밖에 완전 추워요!"
"안녕하세요. 학교 일찍 끝났나봐요."
"저희 내일 학교에서 행사있다고 일찍 끝내주셨어요!! 저희.. 초코라떼랑요.. 너 뭐 먹을 거야? 녹차라떼? 아, 녹차라떼두요!"
"초코라떼 하나, 녹차라떼 하나요? 녹차라떼 위에 휘핑크림 올려드릴까요."
이젠 하다못해 중,고등학생들도 차지했냐? 평소에 같이 나가면 여자들이 힐끔 쳐다보는 것 쯤은 알고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을줄은 몰랐다. 전정국이 인기가 많다고해서 내 마음이 변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신기해서 그런다, 신기해서.
낯도 많이 가리는 애가..
"밖에 완전 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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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춥죠? 더군다나 교복치마라 더 춥겠다. 여자들은 다리가 따듯해야 된다던데."
"맞아요! 근데 학교 가려면 치마 입어야 되니까요..!"
저런 말은 나한테 한 적도 없는 놈이, 저러는 걸 보면 참 웃기다. 날 힐끔 보며 '혹시 여자친구..?'하고 충격적인듯 표정을 짓는 여학생들에
전정국은 커피를 만들려 등을 돌렸다가도, 힐끔 나를 보고선 무심하게 말했다.
"직원이에요."
쓸데없이 기분이 나쁜 건, 내가 이상한 게 맞다.
"물건 챙겨갈 거면 챙겨가고, 내일부터 출근 해."
"…알바생 구하면 그 때 챙겨갈게."
"그러던가."
"……."
"가, 쉬어."
재수없어. 그냥.. 널 보는 게 재수가 왜 이렇게 없지? 진짜 헤어지길 잘했지 길열린.
집에 오자마자 식탁 위에 있던 빵들을 다 먹어 치운 것 같다.
가영이가 올 때까지 할 거 없이 맥주랑 오징어 다리랑 같이 먹다가, 시계를 보았다.
벌써 여덟시야? 진짜 시간 더럽게 느리게 가네.. 그리고 또 재수없게도 맥주가 더 없기에 지갑을 들고선 일어섰다.
맥주나 한캔 더 마시고.. 가영이 오면 오늘 있었던 일 얘기해주고 자야겠다.
"드럽게 춥네.."
대충 겉옷 아무거나 걸치고 나왔더니 뭐 이리 추운지.. 바들바들 떨며 걷는데.. 내 앞으로 차 한대가 서기에 인상을 쓴채로 차를 보았다.
엄청 비싼 외제차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이거 조금만 닿기만 해도 기스났다고 난리 치는 거 아니야? 그리고 이 동네에 이런 차가 들어온다고?
하고 고개를 천천히 들어 보았을 땐..
"여기 내 동네 아니지.."
가영이도 꽤 돈이 많은 편이라.. 이 동네에는 웬 부자들만 사는지 건물들이 다 높고, 컸다.
그리고 주차 된 차 앞에 있는 건물은 주택인데 마당이 뭐 이리 넓은지 정신줄 놓고 뛰어놀아도 되겠다 싶었다.
"어, 그냥 자리에 두고 퇴근 해. 미안하다 집에 사정이 좀 생겨서."
조금은 한 번 들었을 목소리에 차에서 내린 사람을 보았다. 어라..
"아, 잠깐.."
웬 서류 봉투를 바닥에 떨구니 몇십장의 종이들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다.
주워줘야겠단 생각에 쭈그리고 앉아서 같이 종이를 줍는데 남자가 고갤 들어 '감사합니다' 한다.
종이를 대충 다 모아 건내주며 남자에게 말했다.
"아까 점심에 헤스카페 오셔서 아메리카노 샷추가 주문하셨던 분 맞죠!"
"…네?"
"…맞는데?!"
"아..어.."
남자는 날 못알아본다. 초면인 사람에게 서운할 것도 없는데 뭐 이리 서운한지 '기억 못할 수도 있죠..'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가 말한다.
"아, 혹시.. 카운터에 계셨던?"
"네! 맞아요!!"
"아, 죄송해요.. 제가 사람 한 번 보고 기억하고 그런 걸 못해서요."
"아, 아니에요! 제가 괜히.. 하하."
"손님 많았던 것 같은데.. 손님들 얼굴을 다 기억하시나봐요.
이 동네 사세요? 신기하네요."
"아, 네에.. 저어기- 오피스텔이요. 제 집이 아니라 친구 집인데.."
"아아.. 그러시구나. 이웃이네요?"
"그러게요! 자주 볼 것 같은 느낌이!"
남자가 내게 웃어주었다. 와 사람 웃으니 더 잘생겨지네.. 괜히 혼자 속으로 감격하며 남자를 올려다보니, 남자가 말했다.
"그 카페 요근래 자주 갔는데.. 처음 보는데.."
"아아.. 사정이 생겨서 잠깐 쉬었거든요!"
"아, 그래요? 어쩐지.. 이런 미인분이 계셨으면 기억을 했을텐데."
"아, 미인이라뇨..! 그쪽이 더 미인이세요!"
"남자한테 미인은 좀.."
"그만큼 잘생기셨다는 뜻이죠! 카페에 들어오실 때 빛이 났다니까요!"
"빛이요? 저 놀리시는 거죠."
"아, 맞아요. 아까 보니까.. 집중하실 땐 주위에 신경도 못쓰시던데! 그러다 큰일나요. 저도 예전에 그랬거든요."
"아.."
"죄송해요.. 초면에 제가 말이 너무 많았죠."
"아니요? 재밌으신데요."
남자는 자꾸 대화 도중에 피식 웃더니, 지금은 아예 대놓고 웃는다. 혹시.. 저기 사세요? 하며 정원 있는 주택을 가리키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재벌2세..? 내 말에 남자는 이번엔 아예 소리까지 내며 웃어보인다.
"저런 집에 살려면 진짜 재벌2세는 되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처음봐서 그래요.. 저런 집."
"…네?"
"…맞는데?!"
"아..어.."
남자는 날 못알아본다. 초면인 사람에게 서운할 것도 없는데 뭐 이리 서운한지 '기억 못할 수도 있죠..'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가 말한다.
"아, 혹시.. 카운터에 계셨던?"
"네! 맞아요!!"
"아, 죄송해요.. 제가 사람 한 번 보고 기억하고 그런 걸 못해서요."
"아, 아니에요! 제가 괜히.. 하하."
"손님 많았던 것 같은데.. 손님들 얼굴을 다 기억하시나봐요.
이 동네 사세요? 신기하네요."
"아, 네에.. 저어기- 오피스텔이요. 제 집이 아니라 친구 집인데.."
"아아.. 그러시구나. 이웃이네요?"
"그러게요! 자주 볼 것 같은 느낌이!"
남자가 내게 웃어주었다. 와 사람 웃으니 더 잘생겨지네.. 괜히 혼자 속으로 감격하며 남자를 올려다보니, 남자가 말했다.
"그 카페 요근래 자주 갔는데.. 처음 보는데.."
"아아.. 사정이 생겨서 잠깐 쉬었거든요!"
"아, 그래요? 어쩐지.. 이런 미인분이 계셨으면 기억을 했을텐데."
"아, 미인이라뇨..! 그쪽이 더 미인이세요!"
"남자한테 미인은 좀.."
"그만큼 잘생기셨다는 뜻이죠! 카페에 들어오실 때 빛이 났다니까요!"
"빛이요? 저 놀리시는 거죠."
"아, 맞아요. 아까 보니까.. 집중하실 땐 주위에 신경도 못쓰시던데! 그러다 큰일나요. 저도 예전에 그랬거든요."
"아.."
"죄송해요.. 초면에 제가 말이 너무 많았죠."
"아니요? 재밌으신데요."
남자는 자꾸 대화 도중에 피식 웃더니, 지금은 아예 대놓고 웃는다. 혹시.. 저기 사세요? 하며 정원 있는 주택을 가리키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재벌2세..? 내 말에 남자는 이번엔 아예 소리까지 내며 웃어보인다.
"저런 집에 살려면 진짜 재벌2세는 되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처음봐서 그래요.. 저런 집."
"…네?"
"…맞는데?!"
"아..어.."
남자는 날 못알아본다. 초면인 사람에게 서운할 것도 없는데 뭐 이리 서운한지 '기억 못할 수도 있죠..'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가 말한다.
"아, 혹시.. 카운터에 계셨던?"
"네! 맞아요!!"
"아, 죄송해요.. 제가 사람 한 번 보고 기억하고 그런 걸 못해서요."
"아, 아니에요! 제가 괜히.. 하하."
"손님 많았던 것 같은데.. 손님들 얼굴을 다 기억하시나봐요.
이 동네 사세요? 신기하네요."
"아, 네에.. 저어기- 오피스텔이요. 제 집이 아니라 친구 집인데.."
"아아.. 그러시구나. 이웃이네요?"
"그러게요! 자주 볼 것 같은 느낌이!"
남자가 내게 웃어주었다. 와 사람 웃으니 더 잘생겨지네.. 괜히 혼자 속으로 감격하며 남자를 올려다보니, 남자가 말했다.
"그 카페 요근래 자주 갔는데.. 처음 보는데.."
"아아.. 사정이 생겨서 잠깐 쉬었거든요!"
"아, 그래요? 어쩐지.. 이런 미인분이 계셨으면 기억을 했을텐데."
"아, 미인이라뇨..! 그쪽이 더 미인이세요!"
"남자한테 미인은 좀.."
"그만큼 잘생기셨다는 뜻이죠! 카페에 들어오실 때 빛이 났다니까요!"
"빛이요? 저 놀리시는 거죠."
"아, 맞아요. 아까 보니까.. 집중하실 땐 주위에 신경도 못쓰시던데! 그러다 큰일나요. 저도 예전에 그랬거든요."
"아.."
"죄송해요.. 초면에 제가 말이 너무 많았죠."
"아니요? 재밌으신데요."
남자는 자꾸 대화 도중에 피식 웃더니, 지금은 아예 대놓고 웃는다. 혹시.. 저기 사세요? 하며 정원 있는 주택을 가리키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재벌2세..? 내 말에 남자는 이번엔 아예 소리까지 내며 웃어보인다.
"저런 집에 살려면 진짜 재벌2세는 되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처음봐서 그래요.. 저런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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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에요. 그런 거.."
"저런 집은 드라마에서만 봤지! 실제로 본 적도 없구요.. 안에는 막 궁궐같은 느낌일까 싶구.."
"나중에 한 번 놀러와요."
"네에!?"
"왜 이렇게 웃겨요?"
"…제가 웃겨요?"
"말하는 게요.. 어디 가세요?"
"편의점이요!"
"오늘 엄청 춥다했는데.. 너무 얇게 입고 나오셨네."
"그쵸.. 얼어서 죽을 지경이에요."
"혹시 이름이 어떻게 돼요?"
"길열린이요..!"
"저는 김석진이에요."
"……."
"앞으로 자주 봐요."
내게 손을 건내는 남자의 손을 대충 보았을 땐, 악수하자는 뜻인줄 알았더니.
그의 손에는 핫팩이 들려있다.
"추우니까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봬요!"
"네."
남자를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나 사실 엄청 떨렸다. 저렇게 스윗하게 웃어줄 건 없잖아.
남자가 큰 대문을 열고 들어가서야 나는 심장부근에 손을 댄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진짜? 아아, 맞아.. 거기 집에 남자 혼자 산다고 하드라."
"진짜?"
"앞으로 자주 봐요."
내게 손을 건내는 남자의 손을 대충 보았을 땐, 악수하자는 뜻인줄 알았더니.
그의 손에는 핫팩이 들려있다.
"추우니까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봬요!"
"네."
남자를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나 사실 엄청 떨렸다. 저렇게 스윗하게 웃어줄 건 없잖아.
남자가 큰 대문을 열고 들어가서야 나는 심장부근에 손을 댄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진짜? 아아, 맞아.. 거기 집에 남자 혼자 산다고 하드라."
"진짜?"
"앞으로 자주 봐요."
내게 손을 건내는 남자의 손을 대충 보았을 땐, 악수하자는 뜻인줄 알았더니.
그의 손에는 핫팩이 들려있다.
"추우니까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봬요!"
"네."
남자를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나 사실 엄청 떨렸다. 저렇게 스윗하게 웃어줄 건 없잖아.
남자가 큰 대문을 열고 들어가서야 나는 심장부근에 손을 댄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진짜? 아아, 맞아.. 거기 집에 남자 혼자 산다고 하드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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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가려고 나올 때마다 옆집 아줌마가 맨날 말해주거든. 단독주택에 남자 혼자 사는데 잘해보라고.. 만나봐야 잘해보지..
그리고 난 돈 많은 남자는 별로야. 내가 먹여 살리고 싶어."
"너도 취향 참... 독특해."
"그래서 말인데.. 연하를 만나보고 싶단 말이지.."
"취향 진짜.."
식탁 의자에 앉아서 치킨을 뜯던 나는 김석진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사람이랑 만나지 않아도 되니까.. 하루에 한 번씩 얼굴 보고 살았음 좋겠다.
내 하루 활력소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잘생겼는데 성격까지 좋으면 어쩌란 말이야.
"남자 하나 소개 받을래? 스물아홉이고, 얼굴 꽤 잘생겼어."
"소개?"
"전정국이랑은 차원이 달라. 뭐든지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라, 네가 마음에 들어서 바로 결혼 하자고 해도 할 걸?"
"그건 좀 부담이지 않나 싶은데.."
"얼굴 보면 생각 바뀔 걸? 내가 잘생겼다고 할 정도면 진짜 잘생긴 거야."
"…아니야."
"왜?"
"그냥.. 안 받을래."
헤어진지 한달이 된 것도 아니고.. 지금 이 시기에 만나는 것도 웃길 것 같아서.
그리고 아직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고개를 저었다.
"카페 차린지 꽤 됐는데 이제서야 초대하냐?"
"카페 차린지 꽤 됐는데 이제서야 초대하냐?"
"카페 차린지 꽤 됐는데 이제서야 초대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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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해야 오냐? 네가 그냥 오면 되지.. 손님 많아서 너 부를 시간도 없었어."
"손님 많아?"
"바로 옆에 대학교 있잖아. 학생들 많이 오더라."
"하긴 너 잘생겼으니까 애들이 너 보러 오겠다."
"뭐래.."
"너 잘생겼어! 내 친구중에 네가 제일 잘생겼는데?"
"……."
"열린이가 너한테 잘생겼다고 안해줬냐? 너 진짜 잘생겼는데.."
몇년을 사귀면서 잘생겼단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없다. 항상 투덜대기만 하던 너의 표정만 떠올라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제 너의 그 한숨 소리도 안 들어도 되니까 속이 다 후련하네.
"야 그래서 말인데."
"어."
"여자 소개 받을래?"
"나도 아는 애 아니야?"
"아니!"
"여자 소개 받을래?"
"나도 아는 애 아니야?"
"아니!"
"여자 소개 받을래?"
"나도 아는 애 아니야?"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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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주변 사람들중에 내가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그래! 엄청 예쁘고, 성격도 꽤 좋아.. 그리고! 두살 연상이구.."
"……."
"아직 결혼 생각 없다고 했던 누나거든? 엄청 털털하고 좋아.. 진짜! 내가 이 정도로 극찬 할 정도면 믿음이 가지 않냐!"
"그래."
"받을 거야?"
"받을게."
너랑 헤어졌으니까, 이제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다. 이거 하나는 참 좋았던 것 같다.
너와의 행복한 추억들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너와 만나면서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게 분명했다.
이젠 너에게 익숙해졌던 걸 지워버리고 싶다. 다른 사람으로 너의 빈자리를 채워야, 그래야 내 속이 더 후련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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컹스! 컹!!s...a여러분 감기조심
1어기 감기걸려쪄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