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팝나무입니다!
이번이 우현이 번외의 두번째 버전이 되겠네요 흐흐흐
아마 다음편은 수열/야동 이야기가 아니면 남우현 번외+현성의 전개가 나올거에요.
둘중 뭐가 나올지는 복불복입니다..는 훼이크고 작가의 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욬ㅋㅋㅋㅋ
그리고 남우현 번외 B편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꼭 7편과 함께 보는 것을 권유해드립니다!
귀찮으시더라도 성규 시점과 비교해서 보신다면 더 느낄 수 있는게 많을거에요.
아, 내용 속의 성종이가 달리는 모습은.. 음.. ㅋㅋㅋㅋ 눈치를 채주신 그대분들이 계실 수도 있지만!
성규가 자신의 정강이를 걷어차려고 올까봐 도망가는 부분이랍니다. 흐흐.
그리고 제게는 강과 같은 꽁기 그대가 제게 정말 금쪽 같은 표지 두개를 선물해주셨어요!
요 밑에 예쁜 분홍색 배너와 성규와 우현이의 예쁜 얼굴이 보이나요? 흡... 꽁기 그대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사랑합니다. 절 가져요.
그리고 오늘 소녀시대 별별별 드립은 ㅋㅋㅋㅋㅋㅋ 보고싶다 성열 그대의 아이디어에서 따왔어요! 흐, 그런 의미로 요기 저작권 비슷하게 표시함미다.
제 부족한 곶곶손에서 태어난 소설을 재밌게 읽어주시는 그대들 덕분에 저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답니다!
항상 성실연재를 모토로 삼는 모터나무, 조팝나무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BGM은 네미시스 - 솜사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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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2日
[형, 혹시 그거 아세요? 성규 형 말이에요. 베이비 로션의 열렬한 추종자라는 것을! 어울리다 못해 몸 깊숙이 있는 소장의 융털까지 소름이 돋죠? 원래 그냥 대한민국 평범한 18세의 남아가 그 코끝을 찌르는 동심의 향기를 품고 다닌다면 혹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겠지만, 형도 알다시피 성규 형은 그들과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 조직부터가 다르잖아요? 제 입으로 말하기 조금은 쑥스럽지만 무한 남자 고등학교에서 성규 형은 저와 유일하게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교내 아이돌이잖아요. 제가 마성의 이성종이라면, 형은 성 속에 갇혀있는 고고한 여왕님이랄까? 그 얼음과 같이 차갑고 고독한 마음을 녹여줄 수 있는 백마 탄 왕자님은 바로 우.현.이.형. 바로 Y.O.U. 그나저나 형, 혹시 숙녀시대의 별별별이라는 노래 아세요? 어제 우연히 TV 프로그램에서 윤아 누나가 노래 도입부에서 미치겠다 별들아.. 라고 탄식을 하는 걸 봤는데 순간 제 온몸 구석구석에 거짓말처럼 전율이 흘러넘치는걸 느꼈어요. 이런게 바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운명이라는 걸까요..? 하지만 어쩌죠...? 나의 그녀는 TV 속에서만 살아숨쉴 뿐이고.. 내 곁에 현존하지를 않는데... 내 왼쪽 눈에서 흐르는 이 투명한 액체는 뭘까요? 하, 정말 미치고 파치겠다, 별들아... 또르르...]
그냥 김성규는 베이비 로션을 쓴다고 한 마디 하면 될걸 가지고 얘는 왜 이렇게 말이 많을까. 게다가 숙녀시대의 윤아 누나와 자신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써내려가는 꼬락서니는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카카오톡 대화창 한 페이지를 가득 메우고도 남는 이성종의 무한에 가까운 개드립을 보려니 눈이 시큰시큰해졌다. 이 새끼는 엔터키를 좀 활용해서 보내면 어디가 덧이라도 나는걸까. 실눈을 뜨고 빽빽히 줄지어있는 글자들을 불굴의 의지로 다 읽어낸 내 자신이 대견해졌다. 말로는 쑥스럽다고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화자찬을 하는 이성종을 보아하니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었다. 마성의 이성종이 아니고 마구마구 패주고 싶은 이성종이겠지. 아, 이건 나 혼자만 느끼는건가? 쨌든 김성규가 고고한 여왕님이라는건 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평소에 그 찬바람 쌩쌩 부는 표정이라던가,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정 떨어질 것 같은 말투도 그렇고. 뭐, 내 눈에는 나름 귀엽지만 말이다. 잠깐,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김성규가 베이비 로션을 쓴다고? 이상하네. 걔 귀찮다고 썬크림도 안바르는 놈인데 바디 로션을 꼼꼼하게 챙겨 바른다고? 15년 동안 내 집처럼 드나들었던 걔 집에서 베이비 로션의 뒷꽁무늬 조차도 본 적이 없는데?
[니가 잘못 안거 아님? 걔 그딴거 안씀.] [제가 쓴다면 쓰는 줄 알 것이지 뭘 말이 많나요? 그런 불신으로 가득한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는건 옳지 않습니다. 그대로 가다보면 형은 인생의 낙오자가 될거라구요. 나중에 성장해서 서울역 지하철에서 암컷 모기들에게 팔뚝이 뜯기는걸 유일한 낙으로 삼고 살아가고 싶지 않으면 그 입 다무세요.]
이 미친 놈이 못하는 말이 없다. 그냥 해본 말일 뿐인데 두번만 이의를 제기했다가는 음식물 쓰레기만도 못한 인생의 패배자로 아예 나를 매도할 기세였다. 말 한번 잘못했다 세상 부적응자가 되어버린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성종에게 답장을 하고 싶은 생각 따위를 없애버렸다. 이 새끼에게는 ㅇ 하나도 사치다. 신경질적으로 아직 18개월이나 할부가 남은 소중한 내 스마트폰을 책상으로 내팽겨치고 분을 삭히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애기 냄새가 느껴졌다. 킁킁킁, 남고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달달한 스멜은 대체 무엇인고? 냄새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엄마야! 김성규가 미소를 띄운 채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부터 나랑 눈만 마주치면 눈살을 팍 찌푸리고 있던 성규였는데 내가 진짜 이성종한테 세뇌라도 당한건지 저게 샤방샤방한 눈웃음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닌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김성규의 안면근육에서 나오는 표정이라 다 예뻐보이는걸지도. 결국은 걔가 눈깔을 뒤집고 쳐다봐도 예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뇌리를 스치자 순간 토기가 올라올 뻔 했다. 이제는 친구고 나발이고 죄책감 따위는 날려버린 내 이런 발상들을 김성규가 듣는다면 이단옆차기로 정강이킥이라도 맞을 것 같았다. 걔가 내 머릿 속을 열어볼 수 없다는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우현아, 다음 시간이 뭐야아?"
헐, 얘 말꼬리 끄는 스킬 좀 보소? 보기만 해도 보돌보돌한 촉감이 느껴지는 것 같은 허여물구한 얼굴로 나른하게 말 끝을 늘여서 말하는게 그게 그렇게 또 귀엽고 섹시할 수가 없는거다. 게다가 저 목에 코를 묻고 싶어지는 베이비 스멜까지! 18살 남자애한테 저런 향기가 어울리다니, 저건 좀 사기다! 그런데 왜 이성종이 그 카톡을 보내자마자 저렇게 로션을 바르고 온거지? 약간은 이상하긴 하지만 솔직히 성규가 밤마다 거품 목욕을 하던 장미꽃을 욕조에 풀던 내가 의심할게 뭐야! 좋은게 좋은거겠지! 아, 좋다. 내 콧구멍은 이미 성규의 포로가 되었나보다. 주인의 의지를 배반하고 자꾸 녀석에게 더 다가가고 싶어 안달이라도 났는지 크기를 확장시키고 있었다. 그러다가 녀석이 다음 시간이 뭐냐는게 어디 가서 입술 박치기 어떠냐고 앙큼하게 묻는 것 같이 들리는 지경이 되자 나는 결국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
"체육.. 얼른 입고 나가자."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성규의 표정이 급속도로 썩어갔다. 표정이 저 작은 머릿 속에 들은 생각들을 확연히 드러내는 것 같은 모습에 나는 웃음이 터질 것 같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꾹 참았다. 나와는 다르게 예전부터 체육이라는 과목과 전혀 친분이 없는 성규 녀석은 땀 흘리는 모든 행위들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그래서 그런지 수행평가 때가 아니면 거의 스탠드에서 붙어 살았다. 게다가 오늘은 바디 로션까지 발랐으니 더 찝찝할거 같으니까 저러는거다. 나 진짜 왜 이러지? 녀석의 뻔히 보이는 아방한 발상이 옴팡지게 귀엽게 느껴졌다. 나는 녀석의 말랑말랑한 볼따구에 올라가는 손을 겨우 워어워어 진정시켰다. 절대 성규의 정강이킥이 무서워서는 아니고!는 무슨 사실 맞았다.
역시 남자는 햇볕 아래 땀 흘리는 스포츠로 친해지는 법. 농구 경기라니!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체육 선생님의 탁월한 안목에 정말 기립 박수라도 치고 싶었다. 게다가 이기는 팀에게 음료수를 쏘겠다니! 역시 멋져! 통도 크셔! 평소 같으면 넘치는 승부욕 때문인지는 몰라도 경기에 초집중하고 있을 나일텐데 오늘은 달랐다. 골대는 둘째치고, 자꾸 나를 슬금슬금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같은 성규가 눈에 보였다. 분명히 땀냄새 때문일거다. 마침 성규는 같지도 않은 폼으로 농구공을 퉁퉁 튕기고 있었다. 운동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온몸으로 발산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하니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존나 앙증맞다! 그런데 이런... 시발? 공의 위치가 확인되자 짐승 같은 속도로 달려드는 새끼들이 보였다. 저 그지발싸개들이 음료수는 입에 쳐뿌려넣고 싶어가지고 미친듯이 달려드는 것 좀 보소. 저러다가 성규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해? 책임질꺼야? 위험한 새끼들. 다 꺼져버려! 역시 사랑의 힘은 놀랍다는 옛 선조의 말이 백번이고 천번이고 옳았다. 나도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눈 깜짝할 새에 친구들을 다 따돌린 나는 햇빛 아래에 있어서 그런지 더 하얗고 말갛게 보이는 성규에게 다가갔다.
"김성규" "으,응?" "너, 샤워해야겠다."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신지 팔자 눈썹을 더욱 내려뜨리고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녀석을 가까이서 보니 왠지 귀엽기도 하고 괜히 놀리고 싶더라. 실은 워낙 빠른 순간이라 걔한테 아직도 베이비 스멜이 나는지 아니면 똥내가 나는지 조차도 모를 정도로 잘 못맡았는데 일부러 그런 말을 해버렸다. 그냥 김성규의 표정 변화를 보고 싶은 마음에. 역시 땀에 관련된거에는 민감한 녀석이라 그런지 성규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뭉크의 절규에 나오는 얼굴과 흡사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순간에도, 친구들이 잘했다며 거칠게 머리를 쓰다듬고 갈 때에도 내 머릿 속에는 녀석의 그 솔직한 표정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하여튼 얼굴 표정만은 정말 솔직한 새끼이다. 아, 물어 뜯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존나 귀엽다 진짜. 이제는 이런 생각에도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내가 무서울 정도였다. 한번 깨닫기 시작한 감정은 내 전체를 차고도 남을 정도로 겉잡을 수 없이 범람하다 못해 끓어올랐다. 역시 이성종의 말이 모두 맞았던 걸까? 그 새끼는 좀 또라이이긴 해도 어쩔 때는 정말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것 같다. 음, 그러다가 문득 내가 누군가의 조종에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가볍게 무시해버렸다. 에이 설마. 순간 머릿 속에 환하게 (라 쓰고 가식적으로라고 읽는다) 웃고 있는 이성종의 얼굴이 그려졌다. 착각이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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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3日
[형들 오늘 영어 수행평가 본다면서요? 아침에 우리 형이 꼴에 책을 펴고 앉아있는 모습을 목격했어요. 평소에는 못놀다 죽은 귀신이라도 붙은 것처럼 펑펑 놀다가 이제 와서 그렇게 몇 자 더 본다고 해서 30점이 90점이 되는건 아니지만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응원의 미소를 지어줄 수 밖에 없었어요. 학구열에 불타는 그 순수한 마음가짐을 산산조각 내버리는 처참한 행동은 절대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나저나 형, 수행평가를 마친 후에 성규 형의 옆자리에 가서 말을 건네보는게 좋겠어요. 성규 형이 공부를 많이 못했다고 걱정을 했거든요. 다정하게 건네는 한 마디의 말이 어떻게 관계의 진전을 불러오는 만능 열쇠가 될지는 형도, 그리고 저 하늘의 별들도 다 알고 있을거에요. 참, 형, 꼭 성규 형이 앉.아.있.을 때 옆에 앉.아.서 말을 걸어야 해요. 알았죠? 꼭이에요. 꼭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제가 하염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조금은 전지전능하기 때문에 형이 제 말을 쌩깠는지 아는지 알 수가 있어요. 제 소울메이트 별들이 있거든요. 별들아, 감시해줘. 한 마리의 비열한 하이에나 같은 형의 작태를! 그리고 하나 ... 더 ... 부탁할 수 있을까...? 나의 윤아 누나에게.. 내 눈물로 얼룩진.. 안부인사를 전해..주..련..?]
음, 마지막에 죄없는 윤아 누나를 들먹거리며 개소리 작렬하는 부분과 저 고약한 새끼가 나를 하이에나로 비유하는 부분만 빼면 이번 작전은 좀 정상적인 것 같은데 왜 하필 앉아서 해야하지? 축구할 때 훼이크 작전 쓸 때 빼고는 거의 사용한 적이 없는 내 두뇌를 풀가동 시켜봐도 이유를 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연한건가? 궁금증이 생기면 꼭 풀어야하는 성격의 소유자답게 나는 곧장 이성종의 반으로 내려갔다. 아니 내려가려 했다. 1층으로 향하는 계단 위에서 나는 복도 위를 정신 없이 내달리는 이성종 새끼를 볼 수 있었다. 복도 위에서 100m 달리기 연습이라도 하는지 평소의 이미지 따위 집어던지고 다급하게 밖으로 달려가는 녀석에게 차마 말을 건넬 수는 없던터라 나는 다시 교실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하여튼 까면 깔수록 정상적이지 못한 모습만 보여주는 양파 같은 새끼이다. 하여튼 녀석의 말 대로 나는 수행평가가 마치고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성규에게 다가갔다. 녀석은 이성종의 말대로 정말 제대로 공부를 하지도 못한건지 얼굴색이 많이 어두워보였다.
"김성규, 아까 영어 수행평가 잘봤냐?" "아, 으응... 그럭저럭."
성규의 옆자리에 앉아서 녀석을 바라보니 자꾸 뭐가 그렇게 불안한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경직되어 있었다. 자꾸 말을 더듬고 시선을 피하는 성규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는 녀석을 끌어안고 다독여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측은한 자식. 성규야, 성적은 인생의 모든게 아니야. 너는 원래 공부를 잘하니까 그 그지같은 영어 수행평가 따위는 금방 만회할 수 있을거야. 라고 따뜻하게 격려해주고 싶었지만 평소에 거친 말로만 다져진 내 못난 입은 결코 그 아름다운 단어들을 소리내어 발음하지를 못했다. 시발! 입이 있는데 왜 발음을 하지 못하니. 혀는 장식이니! 나는 그런 쓸모없는 혀는 뭐하러 달고 다니는거니! 이런 개떡 같은 경우가.
"아, 선생 짜증나. 솔직히 존나 어려웠던 것 같은데. 아닌가?" "그래. 어려...웠지..?" 나도 저렇게 밖에 말을 못하는 내가 무척 답답했지만 저게 나의 한계였다. 남우현, 니가 이거 밖에 안되는 남자였구나. 좋아하는 상대 앞에서 제대로 말도 못하는 멍충이가 바로 여기 있었구나. 내 자신을 비오는 날에 먼지나게 매우 쳐주고 싶어질 정도로 엄습해오는 자괴감을 애써 무시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이게 대체 무슨 일? 성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꼬리를 늘이더니 내 허벅지에 손을 올려놓는 것이 아닌가? 헐, 시발, 맙소사? 오 신이시여, 이게 무슨 일인가요? 제 허벅지 근육 위에 느껴지는 이 온기는 무엇인가요? 신이시여, 양쪽 시력 1.5인 내 두 눈이 차마 비디오 판독을 해도 믿지 못할 것 같은 상황을 목격한 것 같은데 150자 내외로 한번 서술해주시겠어요? 얘가 지금 뭔 짓을 한건가요? 경악한 눈빛을 차마 숨기지 못한 채 성규를 바라보니 녀석은 나를 시,시발 나를! 물기 젖은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아, 한지민 누나의 싸다구를 100만번이라도 날릴 정도로 존나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잖아. 한지민이 누구지, 시발? 그게 누구에요? 새로 나온 게임 이름인가? 지민이 누나를 향한 4년의 팬질을 찰나의 순간에 무시해버린 나는 말 그대로 공황상태에 빠져있었다. 얘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손을 올려놓은 것 같은데 몸이 뜨거워지고 있는 내가 이상하잖아. "......" "..............." ".........." "......................." 는 개뿔! 당연히 가만히 있어도 물고 핥고 빨고 싶은 상대가 이런 짓거리를 하면 아랫도리가 반응하는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 처럼 당연한거지! 시벌! 아이고 동네 사람들, 김성규의 저 촉촉한 두 눈을 봐보세요! 사람 잡겠네. 구체적으로 말하면 무한남고 2학년 남우현을 잡다 못해 황천길에 가게 할 것 같다. 하, 만약 내가 죽는다면 성규의 위에서 죽고 싶어. 복상사로.. 손도 댈 수도 없을 정도로 범람하는 생각 속에서 멘탈 붕괴의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고 있던 나의 시야에 립글로즈를 따로 챙겨 바르지도 않는데도 반짝반짝 빛나는 (내 눈에만) 성규의 입술이 잡히고 말았다. 조,존나 키스하고 싶어! 입술을 타인의 손등·뺨·목 ·입술 등 신체의 한 부분에 접촉함으로써 친밀도·존경·애정·인사를 표현하는 일을 성규와 하고 싶다는 충동에 힘입어 더욱 나의 아들내미가 성이 난 것을 적나라하게 느끼게 된 나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다시 성규의 눈을 바라보았다. 안녕? 입술이 부르트도록 그리고 앞 이빨이 쏙 빠지도록 키스하고 싶은 성규야? "아, 서, 성규야. 나 할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미,미안. 가볼게." 이러다가는 정말 교실 한복판에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것 같은 기분에, 그리고 일단 자꾸 불끈불끈 해오는 바지 아래를 잠재워야한다는 의무감에 나는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남자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성규 자식의 손이 아주 살짝 깃털처럼 내리앉았던 내 허벅지가 아직까지도 뜨끈뜨끈했다. 시발, 짜증나! 일단 성규를 좋아한다는거를 뼈저리게 확인사살 당한거는 둘째 치고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욕정이 폭발해버리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잖아! 으악! 존나 예쁘다는 죄 밖에 없는데 내 자기 위안 행위의 대상이 되어버린 성규의 단정한 이목구비를 머릿 속으로 그려내던 나는 오늘 밤 꿈에 성규느님이 친히 방문해주실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여 거칠게 머리를 집어뜯어버렸다. 그리고 그 예감은 아주 적중했고 나는 오늘 새벽도 세탁기 앞에서 멍을 사정없이 때리는 얼굴로 앉아있었다. 아오, 이불을 며칠 새에 몇 번 빠는거야! 나는 먼지 한 톨도 없이 깨끗할 것 같은 이불을 침대에 패대기치며 아침부터 포효할 수 밖에 없었다. 김성규, 시발! 이 존나게 야하게 생겨쳐먹은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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