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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엑소 샤이니 강동원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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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크

L I N K

 

《Prologue》

 

 

 

 맹세컨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그래, 내 마음이 처음부터 이토록 드라마틱하게 삐딱 선의 절정을 치달아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과묵한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한 남자애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도, 녀석을 당신의 배다른 자식이라 일컬었을 때도, 그리고, 앞으로는 이 애 또한 우리의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갈 거라 무책임하게 내뱉었을 때도.

 청천벽력 같은 남편의 선언에 가뜩이나 혈압 높은 어머니는 그날로 쓰러져 사흘 밤낮을 내리 앓았다. 아이고, 부처님. 아이고, 부처님. 반쯤 풀린 눈으로 연신 부처를 찾는 어머니의 곁에서 아버지는 출근도 마다하고 사과와 설득을 이어갔다. 미안하오, 하지만 어쩌겠소. 이곳 말고는 달리 갈 데도 없는 아이요.

 당신 정말 나 죽는 꼴 보고 싶어서 이래요!?”

 울고 고함지르고 무언가를 던지고 급기야 실성한 듯 웃기까지 하는 어머니의 모습에도 그러나 아버지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미안하오, 그래도 어쩔 수 없소. 미안하오, 미안하오.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어머니도, 어쩌면 아버지도 짙어지는 공기의 무거움을 따라 점점 지쳐갈 만큼.

 당신이 그토록 견디기 힘들다면 이혼도 고려해보겠소. 그 지옥 같던 며칠인가가 지나고 어느 날 밤, 물을 마시러 나온 내 귓가에 아버지가 그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심코 숨을 죽였다. 불 켜진 침실 새로 마주앉은 부모님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벽에 몸을 기댄 채 두 분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어머니는 한동안 아무런 답도 없었다. 극도로 긴장한 몸이 바싹바싹 말라왔다. 온 신경이 파르르 내뱉는 어머니의 숨결에, 이 다음 이어질 음성의 첫머리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그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두근, 두근. 불안으로 뛰는 심장이 목까지 차올라 욱신거렸다.

 “그 따위 근본도 모르는 애, 나더러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삐걱대며 계단을 밟아 내리는 그 옅은 발소리를, 그토록 늦게 알아차리고 만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유령처럼, 아이가 그곳에 있었다.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어스름한 달밤. 침실에선 이윽고 어머니의 울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고, 무너질 듯 가느다란 그 흐느낌 속에서 나는 다만 침묵한 채 녀석과 마주할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소년도 청년도 아닌 낯선 얼굴에 불빛보다 진한 그림자가 묻어났다.

 아이는 아무런 말도, 동요도 없이 곧 고개를 돌렸다. 해서, 왔던 길을 되짚어 다시 천천히 이층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 등이 마치 안개 같았다. 분명 보이는데, 팔을 내뻗으면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마냥 그렇게

 위태로운.

 나는 녀석이 완연한 어둠에 잠겨들고, 작은 다락방의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은 후에야 긴장으로 굳은 몸을 조용히 늘어뜨렸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깨달았다. 녀석과 마주한 짧은 시간, 나는 호흡조차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머니는 아이를 받아들였다. 그 밤, 부모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어머니는 계속되는 지리한 싸움을 더 이어갈 자신이 없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이 이유였든, 파도는 거센 송곳니를 숨겼고 결론적으로 집안의 흐름은 불온하나마 안정을 되찾았다.

 다시 회사에 나가기 시작한 아버지가 가장 먼저 떼 온 것은 성본 변경과 관련된 서류였다. 그것으로 녀석은 정말, 우리 남() 가의 공식적인 차남이 되는 것이다. 여러 개의 문항이 기입된 듬성하고 거칠한 잿빛 종이가 내내 두루뭉술하게만 느껴지던 가족이 되어 살아간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실감케 했다.

 아버지는 저녁식사가 끝난 뒤 곧장 녀석을 서재로 불러들였다. 아마 본인의 의사를 물으려는 걸 거라 나는 어림짐작했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하면서도 자꾸만 머리가 서재를 향했다. 방에 들어갔다가도 화장실, TV, 간식, 갖가지 이유를 붙여가며 수없이 거실 쪽을 어슬렁거렸다. 그러다 기어코 정신 사납다며 어머니께 타박 한마디를 얻어듣고서야, 나는 겨우 미련을 거두었다.

 무안한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방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내내 굳게 닫혀있던 서재 문이 열리고 아버지가 녀석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자연스레 그 손으로 눈길이 갔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허전하던 종이 위에 까만 글씨가 몇 줄이고 빼곡히 써져있는 것이 보였다.

  “이걸 내일 법무사에게 전달할 거다. 길어도 이 개월 뒤면 가족관계증명서에 명수 이름도 올라올 테지. 그럼 우린 진짜 가족이 되는 거야.”

 시선을 느꼈는지, 아버지가 비어있는 다른 한 손을 녀석의 어깨 위에 얹으며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말해왔다. 그 어깨가 잠시 떨린 듯도 했으나 아이의 얼굴은 변함없이 무표정한 그대로였다. 어딘가 먼 곳을 보고 있는 눈동자, 굳게 다문 입술.

 진짜 가족. 나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우현아, 친동생이라 생각하고 잘 대해주렴. 귓가로 다시 한 번 아버지의 목소리가 날아와 꽂혔다. 부탁하는 어조였음에도 어딘지 모를 엄격함이 배어나왔다. 그 말에 다시 한 번 녀석을 바라보았다. 쌍꺼풀 진 깊은 눈매, 두드러지게 높은 콧날. 아마 제 친어머니 쪽을 더 많이 닮았으리라 짐작했다. 물론, 뵌 적은 없지만.

 나는 그대로 녀석을 응시한 채 아버지께 답했다.

 “…….” 

 잘 부탁해. 그제야 아이가 반응을 보였다. 눈길이 몇 차례 허공을 맴돌다 내민 손을 향한다. 순간, 도화지 같은 그 얼굴에 처음으로 무언가 감정이 비친 듯했다. 나는 놀라 눈을 깜빡였다. 그러나 눈꺼풀을 한 번 내렸다 들어 올리고나자 아이의 모습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여전히 무표정한 그대로일 뿐이었다. 잘못 본 걸까 생각하는데, 의문의 귀퉁이를 자르듯 이내 녀석의 손이 마주 와 닿았다. 나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아이는, 놀랍도록 차가웠다.

 마치 얼음으로 얼음을 빚어 만든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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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이야 현명이 나타났다!!ㅠㅠ
12년 전
스위치
원래 수열러로 입문했는데 요근래 현명이 빵빵 터지길래 두탕 뜁니다 ㅋㅋ
제 안의 명수는 멀티… ☆★

12년 전
독자2
오현명이드아ㅠㅜㅠ다음편기대할꿰요!!근데그대..혹시브금좀알려주실수잇슬까용ㅎㅎ..
12년 전
스위치
초속 5cm 삽입곡 Omoide wa Tooku no Hibi입니다 : )
12년 전
독자3
오그대칼답!!빠르고좋네요XD
어쨌든다음편도기대하겟슴미다!!

12년 전
스위치
감사합니다 ^^ 좋은 밤 되세요!
12년 전
독자5
흐흐네~그대도굳밤!!
12년 전
독자4
현명....역시 요즘의 대세는 현명인가.....둘이 붙어도 은혜롭다는게 사실ㅎ
12년 전
스위치
현명은 현명하죠. 물론 수열도 바람직합니다 ^ㅇ^
12년 전
독자6
현명은 현명한 선택이란게 참트루? ㅎㅎ...죄송해요ㅋㅋ ....나댔네요..ㅋㅋ 그대 열심히 볼께요! 호이팅!
12년 전
스위치
아뇨 저 이런 드립 좋아해요 XD …넵,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12년 전
독자7
명수야..S2 아 어떻게 될지 막 두근두근하고 그르네요 좋다 흐흐.. 요즘 붙어있어서 그저 행복하네요 ㅋㅋㅋㅋ
근데 뭔가... 프롤로그가 오타난거같아요! 확인해주어요 ><

12년 전
스위치
헐 진짜 오타났네요 ; 수정했어요 감사해요 그대 :D
12년 전
독자8
현명은 사랑입니다...☆★
12년 전
스위치
현명은 사랑입니다...☆★
12년 전
독자9
분위기...쩌러ㅓ......헐......이건 뭐지..뭐여 뭔가 뭐 무슨 이런 대박 아, 진짜 이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야ㅠㅜㅜㅠㅠ이거 저 신알할게요ㅜㅜㅜㅜㅜ
12년 전
스위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 편도 잘 부탁드려요!
12년 전
독자10
작가님익인?! 아현명개조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울고누울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추하고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스위치
예아! 익인입니다. 그대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
12년 전
독자11
오 분위기가 장난아니네요ㅜㅜㅜㅜㅜㅜㅜㅜ현명 ㅠㅠㅠㅠㅠㅜㅠ 현명은 레알 사랑입니다ㅜㅜㅜㅜ
11년 전
스위치
현명은 사랑입니다 S2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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