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김종대와 뿅망치
저번에 김종대 씨가 진지하게 그런 말을 하길래 나도 같이 진지해져서
어... 어... 거리고 있으니까 장난이라면서 또 쓰담쓰담 해주고
자기는 진짜 스케줄 있으니까 며칠 뒤에 촬영 날에 보자면서 그러고 갔는데
나는 왜 때문에 쿵쾅쿵쾅... 김종대 씨 일부로 그런 것 같아 일부로! 나 놀리려고? 이건 진심인가? 으 모르겠다.
사실 기억에 오래 남을 만도 했지만 내 일이 너무 바빠서,
도저히 김종대 일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니까 일에 치이는 막내 생활 덕분에.
그 며칠은 후다닥 지나가버리고 촬영 당일까지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그 날 역시 지원갔다가 컴백 홈! 했으니까.
바쁘다, 난 할 일이 많다. 그 생각밖에 없었다.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FD님이 큐 시트를 들고 소리치셨고,
"오케이!"
그 외침과 함께 촬영이 시작되었다.
몇 시간을 진행해야 하는 예능 녹화의 특성상
밥도 먹지 못 하고 대기해야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요즘들어 쉬지도 못했던 내 얼굴이... 평소보다...(이하 생략)
"막내, 얼굴 왜 이래. 밥 못 먹었어?"
뻔히 내 사정을 알면서도 물어오는 김종대를 보니 잊고 있던 며칠 전 일이 생각나
혼자 어떡하지, 어떡하지. 무슨 대답을 해야하나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 내 고민은 개나 주라는 듯 김종대는 아무런 고민이 없는 것 같았다.
밉다, 미워!
한참을 내 얼굴만 보고 있다가 무언가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신나하면서 내게 말을 걸었다. 야, 야, 막내야.
"막내, 나랑 게임 할래?"
"무슨 게임요?"
"뿅망치로 때리기."
뜬금없이 제게 게임을 하자고 하더니
방금 전까지 김종대 씨랑 게스트 분들이랑 쓰던 뿅망치를 가져와선,
하자는 게 가위바위보 해서 때리기.
에이, 설마. 여잔데 봐주겠지 하는 건,
"아싸, 너 딱 대."
"...악!"
...내 욕심이었다. 봐주기는 무슨.
머리는 뎅- 하고 소리가 나고 눈물까지 질끔 났다.
이게 뭔데 승부욕 생기게 하는 거야?
"아!"
"악!"
첫 판을 진 후로 내리 두 판을 졌다.
계속 맞다보니 면역이 되기는 무슨, 열도 두배로 받는 것 같은데.
눈에서 불이라도 나오는 듯 열정적으로 가위바위보 하는 것도 참 오랜만이었다.
그렇게 지기를 몇 번, 드디어, 처음으로.
"오예, 김종대 씨 얼른 머리 대요."
한 판을 이겼다. 유후! 근래들어서 가장 신나는 순간이었는데,
그랬는데...
"막내, 이거 나 맞은거다?"
내가 신나하는 틈을 타 제가 들고 있던 뿅망치에 머리를 살짝 가져다대더니
이게 맞은 거라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어휴, 역시 김종대 답다. 김종대!
"ㄱ...그런 게 어디있어요! 진짜 유치해 유치해."
"그럼 가위바위보 또 이기면 돼. 가위바위보!"
그렇게 김종대 씨의 수작에 넘어가서 또 몇 대를 얻어맞았다고 합니다^^...
얻어맞은 머리는 아파서 문질문질 하고 있고,
한 대도 못 때린 게 억울해서 씩씩 거리고 있으니까
김종대 씨가 또 으하하 웃으면서 마지막 한 판이라며 막판, 막판 해서.
"가위바위보!"
"가위바위보!"
"오예! 김종대 씨, 이젠 빼지마요!"
신이 도운 건지 마지막 한 판을 이겼다.
그렇게 지다가 마지막 한 판을 이겼는데, 이겼는데...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짜기라도 한 듯 촬영에 들어가겠다는 FD님과,
"어? 나 촬영해야 해. 막내 이건 나중에, 킵."
촬영을 핑계로 촬영장으로 들어가려는 김종대씨,
그리고,
"억울해!"
실컷 맞아놓고 단 한 대도 못 때린 억울한 나는!
운도 지지리도 안 좋지, 이게 뭐야.
분한 마음에 혼자 씩씩 거리는데, 김종대 씨가 촬영장으로 들어가며 던지는 한 마디.
"이제 잠 다 깼지?"
"막내, 난 막내가 그렇게 신나하는 게 좋아."
도대체, 김종대는.
병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오늘부로 나한테는 밉상이다, 그것도 초 울트라 밉상.
왜...왜...ㅠㅠ |
어제 썼는데... 왜 업로드가 안 된거니... 덕분에 날아간 것 까지 다시 썼지만..ㅎ... 컴레기ㅠㅠㅠ 신알신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