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첫 데이트인 걸로
꽉 잡은 손은 여전히 놓지 않은 채로 영화 티켓을 확인하는 직원에게로 직진.
잡힌 손이 신경쓰여서 놓으려고 했는데도 힘을 줘 놓치않는 김종대 때문에 열이 받는다, 열이 받아.
우리가 무슨 사이게요? 그냥 막내 피디랑 엠씨 사이에요, 오해하지마세요!
"어, 저기. 혹시...첸 씨 아니세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김종대 씨의 이름이었다. 맨날 김종대 씨, 김종대 씨 불러서 못 느꼈는데.
첸 씨라고 하니까 진짜 연예인 같고... 어, 그런데 알아보면 안되는데...
"아, 첸 형 동생이에요."
"동생...이세요?"
"네. 형이랑 닮았다는 이야기 자주 들어요."
"그렇구나~ 영화 재밌게 보세요."
이건 또 무슨 헛소리일까. 동생이라니. 누가 봐도 김종대 씬데.
그걸 또 그렇구나~ 하고 넘어간 직원은 또 뭐람.
김종대 씨 하여튼, 핑계는 정말 잘 만든다.
아, 그래서 내 손도 안 놓았구나.
"놔요 손. 이제 안 갈게요."
제 1관, 우리가 볼 영화가 상영하는 1관으로 입장하면서야 김종대 씨 손을 놓을 수 있었다.
괜히 혼자 열 받아 씩씩 거리면서 자리를 확인하는데, 하필.
"거기 말고, 커플석인데, 00아."
왜 하필 커플석입니까.
"자리가 여기 밖에 안 남았더라. 어쩔 수 없지 뭐."
...그럼 저 빈자리들은 누가 예약한 자리죠?
"...으"
김종대 씨가 선택한 영화는 명량. 나도 며칠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라 기대하고 들어갔다.
재미있는 영환데, 분명 재미있는데.
중간중간에 좀, 징그러운 장면들이 나오는지라 으, 으, 하며 눈을 찡그리며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왜, 징그러워?"
"조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깨에 손을 올려 자신의 옆으로 당겨왔다.
저를 감싸안아 나머지 손으로 제 눈을 가려줬다. 어, 안 그래도 되는데...
"끝나면, 보여줄게."
이제 영화관람도 김종대 씨 검열에 거쳐서 해야하나요.
감사합니다! 예! 물론 김종대 씨가 보여주신거라서 아무말도 안 하는거지만!
그렇게 영화를 보는 두시간 내내 김종대 씨 품에 안겨있다시피 했다.
제가 조금만 움찔하면 저를 감싼 손을 토닥토닥.
그게 또 다정해서 제 자리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주위에 커플들이 많아 그런 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곤 하지만
내가 신경쓰인다, 내가!
게다가 조금이라도 징그러운 장면이 나오면 내 시야를 막아버리는 김종대 씨 때문에 영화도 제대로 못 봤다.
사실 좀 두ㄱ... 아냐, 그냥 김종대 손 때문에 못 본거야 영화는.
"오늘 김종대 씨 스케줄 없어요?"
"어, 어? 없..없을걸?"
어느덧 영화를 보고 나와 다시 김종대 씨 차에 올라탔다. 이제 집으로 가는 건가, 했는데 아니란다.
밥은 먹어야 한국인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다시 차를 한 음식점으로 옮기는 김종대 씨.
더군다나 스케줄이 없다는데, 저건 분명히 있는데 째는거다, 촉이 왔다.
"김종대 씨 매니저 분 전화번호 좀 주세요."
"...왜?"
"전화하게요."
"...전화 안 하면 안돼?"
운전을 하며 잠깐잠깐 나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눈빛에 전화하지마아! 라는 찡찡거림도 담겨있는 것 같아
그냥 그만두기로 했다. 어휴, 난 몰라.
"저 나중에 뒷감당 책임 안 질거에요."
"당연하지. 막내가 왜 책임을 져. 아니, 00아. 네가."
"여기가 어디에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골 집."
단골 집이라며 소개한 곳은 다름아닌 중국집이였다.
김종대 씨 보면 스테이크 썰 것 같은데 중국집이라니. 조오금 의외였다.
"내가 학교 다닐 때 자주왔어. 진~짜 맛있다."
평소같은 모습으로 돌아온 김종대 씨는 신이 나는지 메뉴판을 건네주며
이것도 맛있고, 이것도 맛있고... 하며 이것저것 추천해주었다.
"여기 짜장면 두 그릇이요."
하지만 결국 주문한 건 짜장면 두 그릇. 역시 중국집은 짜장면이지.
김종대 씨가 말 한대로 정말 맛있는 짜장면이었다.
으, 면발이 쫄깃쫄깃한 게 또 먹고 싶어지는 맛이야.
오늘부터 여기 내 단골집이다, 단골집.
"맛있어?"
끄덕끄덕
푸흐, 하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주위에 있는 휴지를 뽑아다가,
"00아, 가만히 있어봐."
하고 제 입가를 쓱쓱 닦으면서 00아, 넌 영원한 막내다, 막내 라고 말하는데
정말 아찔했다. 아니요, 전 막내를 탈출 하고 싶습니다.
"ㄱ...가요!"
괜히 분위기도 어색해질 것 같아 먼저 팔을 끌었다. 얼른 가요.
벌떡 일어서 김종대 씨의 팔목을 잡고 끄니 다음엔 손 잡아줘, 라는데 절대 그럴 일 없을걸요.
"제가 낼게요."
영화도, 팝콘도. 모두 김종대 씨가 계산했기 때문에 제가 일찍 카운터로 뛰어가 계산했다.
사실 짜장면이 비싸봤자 얼마나 비싸겠어, 고작 4000원 두 그릇인데.
그래도 뭔가 연예인한테 얻어먹지 않고 사줬다는 거에 뿌듯했다. 나 김종대한테 밥 사준 사람이야, 내가.
"귀여워."
혼자 뿌듯해하고 있는데 김종대 씨가 지나가는 말로 귀엽다-라고 한 것 같은데
에이, 내가 잘못 들은 말이겠지.
드디어, 집 가는 길.
제 집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00동이라는 말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어, 회사랑 멀구나. 라며 앞으로 태워다 줄...까지만 듣고
"...한 대 더 맞고 싶어요?"
"취소."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김종대 씨는 가끔씩 자기가 연예인이라는 걸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누가 들으면 그냥 친한 오빠, 썸 타는 오빠. 딱 그 정도.
"저 골목으로 들어가면 돼요."
제 집 앞 근처까지 태워다준 김종대 씨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
태워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집까지 도착하는 데 네시간이 걸렸지만.
"어, 00아. 조심해서 들어가."
창문을 내리고 제게 빠이빠이 손 인사를 하는데 ...좀 귀엽다.
"조심히 가세요 김종대 씨."
그렇게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쾅- 닫히는 대문, 그리고 문이 닫히자마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 나.
"떨린다."
나도 모르게, 심장이 마구 뛰었다. 두근, 두근.
제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는 심호흡 하나 둘, 그리고.
김종대 씨에게서 도착한 문자메세지.
[00아, 오늘 우리 첫 데이트 맞지? - 김종대]
어... 굳이 말하자면 첫 데이트... 인 걸로.
♡암호닉♡
막내 새벽빛 구금 자몽 충전기 병삼이 손가락근육 슈아 코나 잇치 엘르
데송...데송합니다ㅠㅠ |
혹시 저녁에 신알신 뜨신 분들 있나요... ㅎㅏ... 필명을 다르게 해서 쓰고 있었는데 착각해서 잘못올렸습니다ㅠㅠ 혹시라도 잘못 뜨신 분들 계시다면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 으어ㅠㅠㅠ 정신 나갔다 증말 그리고 또, 늦게 와서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엉ㅠㅠㅠㅠ 이제 빨리올게요ㅠㅠㅠㅠ 흑흑 사실 어제 해운대 갔다가 비만 쫄딱 맞고 와서, 어제 올리려던 게 오늘로 미뤄졌...^^... 데송합니당... 그리고 암호닉 분들 사랑합니다... 물론 신알신 해주신 분들도... 독자님들도...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