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도착하는 동시에 대중문화 예술상을 수상하러 이동한 방탄소년단. 역대 최연소 수상자라고 하는데요. 탄소는 그보다도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남준의 유엔 연설을 계속 돌려보는 중입니다.
탄소: 이게 벌써 한 달 전이라니...
호석: 그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이제 와서 요란법석인 이유는?
탄소: 넌 그럼 거기 현장에서 내가 정국이 졸업식때 마냥 김남준 주접쇼라도 펼쳐야 했단 거야?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 중대한 자리에서?
석진: 얘 한국 오니까 텐션 올라서 그래, 네가 이해해
호석: 거기선 방정 떨고 싶은 거 어떻게 참았대
탄소: 김탄소가 아니라 방탄소년단 킨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했거든
석진: 둘이 뭐가 다른데?
탄소: 예쁜데 귀여운 애랑 예쁜데 점잖은 애
호석: 세상에 귀엽고 점잖은 사람 다 멸종 되었나봄여
윤기: ...내가 왜 이 차를 타서...
윤기는 후회하는 중입니다. 두 대의 차 중에서 왜 누나가 있는 차를 선택했을까. 아니지. 매니저 형은 왜 나를 누나랑 같은 차에 태웠을까. 호석이 있지만서도 그냥 조용히 가고 싶었던 윤기에게 지금만큼은 괴로울 따름입니다. 누나에게 관심 주지 말란 말이야앆!!! 물론 소리 내어 말할 수는 없는 문장이죠.
석진은 탄소가 열심히 보는 영상이 남준의 연설인 것을 알고는 별말을 않았지만 호석은 그게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결론이 귀여운 김탄소와 점잖은 킨일 줄은 몰랐네요.
지민: 형, 저 누나한테 비밀이 하나 있는데 이걸 어떡하면 좋을까요
정국: 오 뭔데여?
남준: 비밀?
지민: ...자기가 다 나을 때까진 말하고 싶지 않대서 입 다물고 있었는데... 지한이 오래 전에 이미 퇴원했어요
정국: 퇴원한거면 좋은 일 아니에요?
지민: 누나는 아직도 자기 동생이 병원에서 골골대는 줄 안단 말이야...
태형: ...야 그걸 왜 이제 말해...
남준: 그러면 누나가 오늘 일정 끝나고 병원에 가도
지민: 걘 한참 전에 퇴원했다는 말만 듣겠죠...
남준: ... ...
지민: ...형?
남준: 연락 받고 누나랑 같이 병원 갔던 입장에서 말하자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엄청 묘할 것 같은데... 이건...
지민: 아 역시 그렇죠...? 아... 아악...
태형: 난 누나가 속상한 거 싫은데
정국: 나도 싫어여
태형: 김지한 자기는 누나 엄청 위하는 척 하더니 정작 사람 속이기나 하고... (바득바득)
지민: 걔도 나름대로 누나 생각해서 일찍 퇴원했다고 하면 더 걱정하고 그럴까봐 숨긴 거긴 하지만 그 입장만 들어주다가 정작 누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게 떠올라가지고 (울상) 이거 제대로 망한 거지...? 처음엔 나도 그냥 누나가 좋아할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러나 윤기가 이쪽 차에 있었으면 반대로 숨막히는 분위기에 질렸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민의 고백을 들은 남준의 표정이 하얗게 질려가는 것도 무리수는 아니죠. 수술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 몸을 엎드린 채로 흐느끼던 누나의 뒷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거든요. 지나치게 오래 있는다 싶어 다가서니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아파했는데, 안 그래도 감정적으로 동요할 수 밖에 없던 때에 뒤집힌 최악의 패에서 모든 걸 관두고 사라지진 않을까 무섭기도 했는데. 그런 동생이 저를 기억하지 못할 때엔 몰래 울던 것도 다 아는 입장에서 그간 퇴원한 사실을 숨겼다는 소식을 타인에게서 전해듣는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요. 울컥 차오르는 북받침에 탄소가 쓰러지고 석진에게 전화를 걸자 제대로 몇 마디를 하기도 전에 뚝 끊겼던 일마저 떠올랐습니다.
아, 싫다.
태형: 누나 또 쓰러지면 어떡할 건데
지민: ....어?
남준: 저, 태형아
태형: ... ...
태형에겐 새벽에 일어났을 때, 매니저로부터 탄소가 쓰러졌다는 말을 들은 그날이죠. 병실에 끝까지 오지 않은 석진을 원망한 날이기도 하고요. 싸우고 헤어졌다지만 그래도 몇년을 함께한 사람이 병원에 있다는데, 어떻게 얼굴 비출 생각을 안할까. 무척 화났었죠.
정국: (동공지진)
태형: 몰라요 그냥 누나가 많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기뻐하는 선에서 끝났으면 좋겠어
매니저가 도착했으니 내리라는 말을 하네요. 그래도 깨발랄하게 있을 자리가 아니니 다행입니다. 차문이 열리는 순간 쏟아진 카메라 셔터음은 이럴 때면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거든요.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내부로 입장하면서 자리에 착석하고. 표정은 밝았지만 마음이 불편했던 막내들과 남준이네요. 하지만 방탄의 순서가 다가오면서 스크린에 띄워진 영상 중 유엔 연설이 들어간 걸 본 탄소는 입을 틀어막고 좋아했습니다.
계단으로 올라가는 동안 광대도 같이 올라갔죠. 멤버들과 같은 수트에 높지 않은 구두를 신어 남준과 거의 비등한 키를 자랑했는데요. 그렇잖아도 노란 머리인지라 장내 모든 참석자들 중에서도 튀는 머리색이 더욱 잘 보였다고 하네요. 그 점이 살짝 머쓱했는지 바람 빠지는 웃음이었습니다.
지한: (망했네)
지한은 늦게 일어나서 본 지민의 연락에 안색이 어두워졌지만요.
진행자: 네, 이어서 김탄소님 수상소감 부탁드립니다
탄소: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 킨 그리고 김탄소입니다그
러거나 말거나 사정이야 알 리 없는 누나는 수상소감을 하는 중이에요. 올라간 광대는 언제 내렸는지 모를 정도로 엄근진한 얼굴이네요.
탄소: ...ㅎㅎㅎ 사랑하는 우리 아미,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 속에서 제가 이 상을 받게 되어 무척 영광입니다 처음 오른 무대에서 이 자리에 욕심을 내어 주변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말자, 악영향을 끼치지는 말자 여겼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때의 저는 시작과 동시에 끝을 염두했지만 여러분 덕분에 오늘에까지 다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사람을 이렇게 큰 상 받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사랑에 걸맞는 가수가, 아티스트가 되어 제가 그러했듯 여러분이 외로울 때 곁을 지키는 동행자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물론 첫 단어를 뱉기도 전부터 웃음꽃이 피어올랐지만요. 어떤 상을 받았을 때보다 환하게 웃은 얼굴이 정말 순수하게 기뻐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전원 수상소감을 마치고 모든 순서가 끝날 때까지 계속 신난 표정을 감추지 못한 탄소. 이제 정말 남동생 보러 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요.
회사에 먼저 들러 아티스트만 사용할 수 있는 방 안에 들어가 잠깐 쉬고 있던 멤버들과 탄소는 받은 상들을 정리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였는데요.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어 매니저나 다른 직원일거라고 방심하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정체였습니다.
탄소: 옷 갈아입고 가는 게 낫겠지?
남준: 저어... 누님...
탄소: ?? 왜 갑자기 누님이야 너 뭐 잘못한 거 있어??
지민: 형이 아니고요...
지한: 누나!
탄소: 어 그래 지한, ...? 누, 누구, 김지한!? 쟤 쟺쟤가 왜 여깄어?! 너 왜 병원에 안 있고, 다리는, 아니, (휘청)
윤기: 누나!!! (다급)
탄소: 아 미안 갑자기 머리가 띵해서... 눈 앞이 새하얘지고 대체,
지민: (기겁) 회사까진 왜 찾아온 거야...!
지한: 매도 미리 맞는 게 낫다는 말이 있다 (비장) 누나 나 예전에 퇴원했어 숨겨서 미안
탄소: ... ...
지한: ...누나?
탄소: 언제부터야
지한: 어 그게 그러니까 좀, 오래 됐는데
탄소: 민윤기 나 괜찮으니까 좀 놔봐
윤기: 안색이 새하얗구만 괜찮긴 뭐가!
태형: 야 김지한!
지한: ...왜 소리를 질러 (움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그렇게 눈치 빠른 지한조차 실수를 합니다. 망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냥, 아직 완전 건강하다 수준이 아닌데 누나가 벌써 돌아와서 서프라이즈 망했다는 표현이었고요. 지민이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인 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네요. 자연스럽지 못하게 뚝뚝 끊어지는 걸음걸이로 나타난 동생을 본 탄소는 기절하기 직전입니다.
탄소: 몸도 다 낫지 않았으면서 왜 벌써 퇴원했어
지한: 병원에서 나 회복속도 엄청 빠르댔어, 통원 치료로 바꿔도 된다 했고
탄소: (울컥)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회복속도라는 말이 나와? 환자가 병원에 있어야지 어쩌자고 돌아다녀!
호석: 동생 놀래요, 누나
탄소: 너 혼자 두고 가는 게 그렇게 마음에 걸려서 가는 길 수십 번을 뒤돌아봤어
지민: ... ...
탄소: 네 달하고 겨우 며칠 더 지난 일이야 차에 치인 애가 고작 그 시간 동안 회복을 해봤자 얼마나 하는데, 병원 밖에서 갑자기 사고 후유증이라도 나타나면? 제때 치료 안된 부분이 후유증으로 남으면 어쩔 거야 그럼 그대로 배우 활동 접을래? 너 하고 싶은 일도 못하고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지낼 거냐고! 왜 이렇게 자기 몸 챙길 줄을 몰라, 왜!
정국: 누나 그만해요...
지한: 나 이제 어린애도 아니고 그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 그리고 병원에 오래 있어봤자 걱정만 더 시킬까봐 최대한 빠르게 퇴원하고 싶었던 거야
탄소: ...내가, 혼자 있지 말랬잖아 지한아
윤기에게 간신히 몸을 의지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겁에 질린 탄소에게 다가서려던 석진을 막은 건 남준이었습니다. 어깨를 잡는 남준의 손에 뒤를 돌아본 석진은 어두운 표정으로 절레절레 내젓는 남준에 의해 잠시 멍해졌는데요. 그 눈빛 속에 담긴 의미가 걱정이라기엔 위화감이 있었으니까요. 끼어들 수 없다는 느낌을 받은 석진이 그래도 움직이려 하자 아예 앞을 막아서네요.
석진: 뭐야
남준: 형이 끼어들 자리가 아니에요
석진: 그걸 왜 네가 판단해
남준: 내가 판단할 자격 있어요 충분히
석진: 그러니까 무슨 이유로,
남준: 누나 동생이 사고 난 날 누나 옆에 있었던 사람은 형이 아니라 나예요
석진: 그래서
남준: ...형, 내가 전화했을 때 뭐라고 반응했었는지 기억 안 나요? 누나가 입원했을 땐? 안 왔죠?
얘네는 또 왜 싸우는 걸까요. 바람 잘 날 없는 방탄소년단 친구들... 좀 괜찮다 싶으면 다른 애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니까요.
호석: (왜 다 싸우는겨)
지민: 내가 진작 말했으면 이렇겐 안됐을 텐데...
호석: 아니 지민아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정국이 넌 또 왜 울상이야!
정국: 그치만 이거 완전 (울망)
태형:파국이야
호석: 그건 어디서 배워온 거야
태형: 누나가 맨날 계란 파아국이다... 라고, (아차)
지한에게 큰 소리쳤던 태형이지만 호석은 막내들이 다칠까 진작 동생들을 데려다 구석으로 모아놨기 때문에 상황을 잠시 망각했습니다. 둘째 형은 누나 한 사람 챙기기도 벅차보이는데다 큰 형과 리더가 팽팽하게 맞붙고 있으니 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건 자신 뿐이라 생각한 호석이죠. 별안간 파국이라고 말하는 태형의 대사가 너무 적절해서 식겁했습니다. 탄소에게서 배워왔다는군요.
탄소: 나한텐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어린 너인데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어떡해, 걱정하게 만들기 싫다는 이유로 누나 마음에 멍들게 하면 안되는 거잖아
윤기: 이러다 사람 하나 잡겠어 그만해
탄소: 쟤 지금 겉만 멀쩡하지 속은 아직 덜 아물었다고 애초에 퇴원을, 했으면 미리 연락이라도 해주지 왜 숨겨왔다가 뒷통수를 치는 건데 난 여지껏 외국에서 그래도, 그래도 병원에 있으니까 밥은 제대로 먹었겠지 잠은 제때 자고 있겠지 그 생각만 했단 말이야 병실엔 혼자 있어도 건물에 혼자 있는 건 아니니까 그걸로 그나마 안심하고 있었어 근데 사람 하나 없는 그 삭막한 집에서, 환자인 애가 뭘 할 수 있는데 뭘 하고 지냈을 것 같은데
윤기: 본인 말마따나 스물 넷이면 자기 앞가림 정도는 충분히 하고 다니는 나이야
탄소: 내 생각은 그렇지 않아
윤기: 과보호 좀 하지마! 퇴원을 일찍 했다고 찾아왔으면 그냥 축하한단 말을 해줘도 되는 일이잖아 그걸 바라고 온 거고!
탄소: 축하를 하라고? 다리를 저는 애한테? 절뚝거리면서 걸어온 애한테 어떻게 축하를 해!
윤기: 그런데도 누나 보겠다고 여기까지 온 거잖아
탄소: ... ...
지한: ...잠깐 회사에 전화 좀 하고 올게
한쪽 다리는 전체 깁스를 한 상태에서 불편한 걸음걸이로 문을 닫고 나가는 지한의 뒷모습에 탄소는 기어이 울어버리고 맙니다. 또 안 좋은 버릇대로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곤 소리 죽여 끅끅대는데 그걸 본 남준은 석진과 입씨름을 이어나가는 것을 관두었고, 석진은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다 조심스럽게 다가서네요. 윤기가 적당히 눈치껏 빠져주기에뒤에서 끌어안아 품에 넣었습니다.
전보다 눈물이 많아진 모습은 원래부터 이렇게 여렸던 사람이 얄팍하게 쌓은 성벽으로 너무 많은 돌이 던져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간신히 버텨오고 다시 하나씩 쌓아올리려 했지만 그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온 돌은 안에서 벽을 쌓는 이 사람에게 닿아 마구 생채기를 내고, 멍들게 했겠지요. 아군이라 여겼으나 성벽 안에서도 때때로 제게 돌을 던지는 이들이 있었을 거고요. 마치 자신처럼 말이죠.
누구 하나 믿을 수 없어 지쳐버린 와중에도 돌은 던져졌으니 허술하게 쌓아지던 벽은 모조리 허물어지고, 그 안의 너는 온몸으로 돌을 맞아야 했을까. 너덜너덜하게 찢긴 몸은 멎을 새 없는 눈물과 아물지 않는 상처로 망가질 때까지 잔뜩 망가진 이후일까, 지금.
탄소: 지한이는 나처럼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어...
석진: 네 잘못이 아니야
탄소: 저 애만큼은 혼자 두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
석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아
탄소: 전부 내 탓이야 그 어린애를 집안에 외롭게 방치했을 때부터 잘못된 거였어
남준: 자책하지 말아요 동생을 방치한 건 누나가 아니라 부모님이셨어요 누나도 방치된 어린애였고요
탄소: 그래도 쟤보단 덜 어렸잖아 나보다 더 어렸잖아
윤기: 누나가 그럴 수록 서로만 더 힘들어질 뿐이야
호석: 형, 누나가 그 동안 겪어온 상황이 있잖아요
윤기: 하지만 그 상황이란 게 늘 같을 수는 없는 법이고, 아니야?
지민: 그만해요 다들
지한: ... ...
지민: ...지한이가 다 들었어요
태형: (마른 세수) 정국아 나가자
정국: ㅇ, 예?
태형이 문 앞에 서 있던 지한을 피해 정국과 함께 밖으로 나가버리고, 남은 건 숨막히는 분위기네요.
지한: 미안해
윤기: 이건 사과할 일이 아닌,
남준: 지금은 그냥 가만히 있어요
지한: 누나가 그런 생각 갖고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번 일은, 이번엔 그걸 잠깐 잊고 있었어 경솔하게 행동해서 미안해 누나
석진: 그럼 와서 니네 누나 좀 안아주지 그래
지한: ...솔직히 말해서 누나가 나한테 소리 지른 게 처음이에요
석진: 그걸 반대로 말하면 네 누나도 너한테 소리 지른 게 처음이라 많이 놀랐을 거 아냐 이건 내가 안아준다고 달래지는 게 아니거든
호석: 뭐... 자리를 비켜줘야지 다 보는 앞에서 어떻게,
지한: 울리려던 건 절대 아니었어
동생이 어색한 움직임으로 누나 앞에 걸어와 팔을 벌리니 석진은 탄소의 손을 움직여 지한의 허리에 직접 둘러줬습니다. 그리곤 한 걸음 물러나죠. 남준은 그제야 눈빛을 유하게 풀었고, 석진은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지민이 제일 안도했다고 하네요.
지한: 다신 안 이럴게 그러니까 그만 울어 누나 내가 잘못했어
탄소: ...소리 질러서 미안해 아가
윤기: (속닥) 아가는 아닌데
남준: 아 좀 가만히 있으라고
윤기: ?? 반말했냐??
남준: 하면 뭐 어쩔건데요 형도 누나한테 반말하면서
석진: 남준이 제 2의 태형이다 건들지 마라
호석: 그래서 아까 둘이는 왜 사나웠던 건데?
지민: 어쨌든 누나랑 지한이 일이 잘 해결됐으니까 그건 그냥 넘어가요 (십년감수)
호석: 짧은 시간이었지만 맘 졸이느라 고생했다 지민아
지민: 네에...
세상에 완벽한 비밀은 없고 사람을 향한 계획은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 지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정국과 태형은 어떻게 되었냐면요.
호석: 야아 거기 막내들, 일 잘 해결됐으니까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가자
정국: ...잘 끝났어요?
호석: 보다가 나까지 울 뻔했잖냐, 물론 거기서 내가 울면 되게 이상해지니까 참았지만
태형: 누나는요
호석: 많이 좋아졌어 그래도 동생 얼굴 보고선 한 시름 덜었으니까
태형: 그럼 됐어요 우리 밥 어디에서 먹을 건데요?
호석: ...! 그걸 아직 안 정했네
태형: ?
정국: ??
호석: 누나!! 밥 먹으러 어디로 가는 거예요?
석진: 그거 내가 결정하는 건데!!
정국: ??? 밥 누나가 사는 거예요?
호석: 밥은 누나가 사는데 메뉴는 형이 고르나봐
태형: ???? 그게 뭔데요
바람 잘 날 없는 집구석이지만 그래도 잘 사는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