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 빙의글/표지훈 빙의글] 급식실 덩치 큰 애 02
w.토닥
존나 병신같이 떨면서 대답했다.
후.. 몹시 병신같았을 나를 생각하니 눙무리 앞을 가린ㄷr...
무언가 더 물어볼 것 같은 표정을 하던 그 아이는 이름만 듣더니 그냥 휙 돌아 급식실을 빠져나갔다.
떨거지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벙찐 표정으로 점심식사를 마쳐야했다.
점심을 먹고 급식실을 나오면서 다들 그 아이 얘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니 근데 키도 존나 큰 데다가 목소리도 동굴임"
"ㅇㅇ..나 솔직히 말은 안했지만 개쫄았음"
박경과 차선우는 각자 그 아이의 첫인상과 목소리에 대한 소감을 늘어놓고 있었다.
"여주야, 걔가 너 괴롭히기라도 하면 어떡해? 존나 막 불길해 마치 다음 교시가 수학인 것 처럼.."
그리고 수정이의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이런 때에 쓰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수학 시간을 풀로 퍼질러 자고 쉬는 시간까지 자고 있는데
뭔가 존나 웅성 웅성하길래 뭐야 싶어 눈을 뜨니 턱을 괴고는
내 옆에 앉아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덩치 큰 아이, 줄여서 덩큰이 내 옆에 앉아 있는 것이다!!!!!!
존나 깜짝 놀라서 놀란 가슴을 부여잡는데 (부여 잡을 가슴이 없는게 함정)
저 새끼는 아무렇지 않게 잘잤어? 같은 개소리나 짓거리고 있는 거다...
새학기라 바꾼 짝꿍은 덩큰 옆에서 안절부절 못 하고 서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like 똥 마려운 개?
"뭐야"
진심으로 궁금한 표정으로 뭐냐고 묻자,
"표지훈"
하는 덩큰이다. 그게 뭐? 어쩌라고?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눈으로 자기 명찰쪽을 힐끗하는 덩큰이다.
잘 몰랐는데 지금보니 명찰에 떡하니 표.지.훈 석자가 적혀있는 거다.
쟤 이름이 표지훈인가보다..(무념무상)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가버리는 표지훈의 넓은 등짝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표지훈이 나가자마자 아이들의 목소리가 귀를 찌를 듯이 들려왔다.
"여주야 너 쟤 알아?"
"쟤랑 친해?"
"너 설마 쟤랑 사겨?"
와타시 오늘 쟤 처음 본다능..
급하게 옆 반을 뛰어갔다 온 것 같은 정수정이 헥헥거리며 내게 말했다.
"쟤 이름은 표지훈이고, 전학온 지 얼마 안됬데. 한 일주일 정도?
성격도 더럽고 말투도 틱틱대는 편이라 애들이 쟬 별로 안건드린데."
존나 지금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그럼 아까 여주보고 잘 잤어? 한건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깜짝이야. 넌 어디서 또 튀어나오고 지랄이야ㅠ"
수지는 나와 수정이와 같이 다니는 친구다.
친구년이라는게 하도 학교를 밥 먹듯이 빠져서 가끔씩 불쑥 튀어나올 때마다
매 번 놀란다. 지가 무슨 공포영화야 뭐야ㅠ
"너 그건 또 언제 들었어"
"아까 몰래 교실 들어오다가 애들 몰려있길래. 근데 걘 누구? 남친?"
"아, 뭐래. 오늘 처음 만난 사이야"
"걘 안 그래보이던데. 처음 만났는데 널 바라보는 눈빛이 아주~~~~"
수지의 말에 수정이도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야 차여주!!!!!!!!!!! 아까 표지훈인가 표돌인가 왔다 갔다며!"
뒷북은 역시 차선우다.
"걔 이름을 니가 어떻게 알아"
수정이가 묻자,
"이태일하고 박경이 걔랑 같은 반이래. 근데 지들은 딱히 걔랑 친하지도 않고,
맨날 수업시간에 쳐자니까 걔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해서 새치기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했는데
what the.. 알고 보니 존나 쎈캐인거지"
참 지같은 소리만 짓거린다.
하지만 이태일, 박경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걔가 우리 교실에 뭣 하러 와?"
"몰라"
존나 한심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차선우다.
수정이랑 수지는 잠깐 매점에 갔다온다며 나갔고 재효랑 이민혁은 어딜 갔는 지 안보였다.
"걔네 농구하러 감"
"안물안궁"
"아니 뭐 씨발 알려 줘도 지랄이야...."
내가 물어보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차선우가 대답했다.
농구하러 갔구나..
"넌 왜 안감?"
"농구 노잼"
"니 얼굴은 노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