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원장쌤 1
ㅆ. 바모스
문을 열자 '딸랑' 하고 작지만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어서오세요. BB 치과입니다."
"아, 저 오늘 상담하러 왔는데요. 며칠 전에 전화 했었는데"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지호요. 우,지호"
"확인 됐습니다. 10분만 기다려 주세요"
"네"
아직 진료를 시작하지도 않은 이른 시각이였다.
병원 특성상 주말에는 예약 진료 대신 선착순으로 진료를 받았다.
자칫 자신이 늦으면 후에 있을 일정에 문제가 생길 수 도 있다는 조바심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생각보단 사람이 없었고, 상담을 하러 온 것은 나 뿐인지 내가 제일 처음으로 이름이 불렸다.
"우지호님 원장실로 들어와 계실게요"
"네"
사실 나는 지금 교정 치료를 받고 있다.
받고 있는데도 왜 상담을 하러 왔냐고 묻는다면, 자신의 직업 때문에 이사를 해야 했고 꽤나 멀리 온 덕택에 치과 까지 옮기게 된 것이다.
아, 저번 치과 원장쌤 이뻐서 좋았는데.
"으아..언제와 바빠죽겠고만"
"안녕하세요. 원장 표지훈입니다. 그나저나 많이 바쁘신가봐요?"
헐. 말 그대로 헐. 이였다. 지루함에 혼잣말로 내뱉은 말을 들킨것도 모자라,
질문까지 해대는 원장쌤 덕에 얼굴을 쳐다 볼 생각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쑥스러웠다.
"아..아뇨.."
"하하 농담이예요. 그래도 뭐, 바쁘시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아, 예"
겨우 빨개진 얼굴을 진정시키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는 원장쌤의 말에 고개를 들었는데
갓 뎀. 오 신이시여!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이게 정녕 치과 원장쌤이 맞는지, 사람이 맞는지.
짧게 내린 앞머리에 잡티 하나 없는 피부. 떡 벌어진 어깨에 키도 큰 것 같았다. 거기다가 패션 센스까지.
금세 달아오르는 얼굴에 다시 고개를 숙이자 원장쌤은 내가 이상한지 가만히 쳐다 보다가
손을 내 이마에 갖다 대었다.
미친. 무슨 손까지 커 !
"우지호씨 어디 아프세요?"
"아니요.."
"여기 치관데. 열나서 오는데 아니예요"
"..."
약간 싸가지 없어보이는 말 이었지만 말투와 표정,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사람이 자꾸 사람 맘을 들었다 놨다 해, 짜증나게
"그런거 아니예요.."
"아픈거 아니면 뭐, 다시 얘기 시작할까요?"
"네"
"음.. 일단 보니까 교정 하고 계신거 같은데 단계 어디까지 가셨어요?"
"아..그 치열 맞추는 거요"
"아, 그럼 이제 고무줄 끼는 단계네요"
네? 고무줄이요? 하는 자신의 물음에 그 잘생긴 얼굴로 웃으며 답했다.
이제는 대칭 맞추는 거라고.
다른 치아 모형으로 설명을 하는 손을 보고 다시 한 번 놀랐다. 그에 비해 내 손은..내 손...너무 작잖아. 창피해
"잘 듣고 계시죠? 전에 한 번 해 보셔서 이해 안되는 건 없을거예요"
"...아... 네"
"아, 우지호씨 혹시 하시는 일이 뭐예요?"
"네?"
"직업 때문에 이사오셨다면서요."
"아.. 그림 그려요. 전시회도 열고"
"우와- 그럼 전시회 들릴게요. 초대권 좀 주세요"
"네?"
갑작스레 초대권을 달라는 원장쌤 덕분에 당황을 하니
다시 그 잘난 얼굴로 웃으며 초대권이요, 하는데 이제보니 목소리도 멋있다.
뭔가에 홀리듯이 가방에서 초대권을 하나 꺼내 드리니 감사하다며 웃는데 거기서 또 기절 할 뻔.
이 사람 경찰서 가야지. 사람 마음을 이렇게 저격하는데, 왜 안가
"6시에 하네요?"
"네.."
"갈게요. 같이 둘러보고 저녁도 같이 먹어요"
"....?"
"그냥 편하게 생각해요. 초대권 주고 나랑 같이 밥 먹는 대신 치료비 깎아 줄게. 그래도 안되요?"
"아..감사합니다"
"감사하긴 뭘 감사해요, 내가 더 감사하지."
능글거리며 그 낮은 목소리로 웃는데 와, 여기서 다시 한 번 기절 할 뻔
그나저나. 상담 끝나고 집에나 들려야겠다.
옷 좀 갈아입게
+) 훈훈한 치과 원장쌤 표지훈과 쑥스럼 타는 우지호가 보고싶었어여 흐헣허ㅓㅓㅎ허
조각이구요, 짧게 짧게 ㅇ올라올거예요!
다음은 미용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