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를 보시지 않아도 2부만 보시고도 이해가 되실꺼에요. 그래도 이해 안가시는 분들은 앞에 캐스트 올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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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각] white spring 2부
W.전라도사투리
[우리들에 봄은 겨울처럼 하얗고 시리기만 했다.]
04.
따사로운 햇살이 동우를 간지럽힌다. 동우가 몸을 뒤척이다 일어나 방안 풍경을 둘러보다 익숙치 않은 풍경에 잠시 당황하다 이내 생각난건지 자연스래 침대의 품에서 벗어난다. 2주가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이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잠시 당황에 하다 정신을 차린다. 동우가 후 하고 길게 심호흡 하며 이리저리 헝클어진 머리를 잘 정돈하고 문을 열고 방 밖으로 나간다.
"엄마 저 일어났어요."
"잘잣어? 배고프지 씻고나와서 밥먹어."
"네. 아빠랑 누나는요?"
"시간을 봐라. 이미 일들 나갔지."
"아. 빨리씻고 나올게요."
"그래."
동우가 바보같이 헤 거리며 머리를 긁적이고는 화장실로 들어간다.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자신의 등장에도 아무런 말 없이 반겨주었다. 그렇게 가족의 품에 머물고 있을때 만큼은 호원을 잠시 잊고있는 것 같지만 어느순간 잠이들고 나면 서러운 눈물자욱을 남기고 일어난다. 하아. 송글송글 흐르는 물방울을 부드러운 수건으로 닦아낸다. 거울에 비추는 자신을 보고 씨익 한번 웃어 보인다. 한국을 떠나온지도 아직 2주다. 느릿하게 아이가 첫 걸음마 하듯 그렇게 천천히 잊어갈 것이다. 지금은 너무 조급해 할 필요없겠지.
*
성열이 복받쳐 오르는 서러움에 다시한번 끄윽 거리며 고개를 떨군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자리를 떠나버린다. 명수의 손이 허공에 멈춰 버리고 툭 하고 손을 떨어트려 버리고는 잠시 허탈하게 웃는다. 그러고는 비틀 거리며 계산을 한 후 포장마차를 빠져나간다. 느리지만 빠르게 성열을 뒤쫒는다. 이기적이지만 우선 그를 잡아야한다.
끄윽 거리며 눈물을 삼키면서 거리를 걷는 성열을 이상하게 쳐다본다. 성열은 남들에 시선따위 상관없다는 듯 하늘을 보며 아이같이 더욱 서럽게 울어댄다. 오전에 한번 거하게 쏟아진 비 때문인지 서늘한 바람이 성열에 옷깃을 파고든다. 탁. 하고 성열이의 몸이 강제적으로 돌려져 누군가의 품에 안착된다. 성열은 익숙한 향 내음에 머리가 핑도는 느낌을 받지만 그의 품을 벗어나려 발버둥친다. 명수가 그런 성열이를 더욱 세게 안아준다. 그의 손목에 머물고 있던 명수의 손이 그의 머리와 허리를 꼭 안는다. 성열이의 목 언저리에 명수의 거친 숨결이 느껴진다.
"다 줄게... 다 줄테니까. 나 좀 살려줘. 제발. 당신 마저 날 놓지마. 날 구원해줘."
"....김명수."
"제발. 노력할게요. 오래걸리겠지만 당신 사랑할게."
성열이의 저항하던 몸뚱이가 점점 고요해진다. 성열이의 고개가 명수의 어깨로 떨어지고 그의 등허리를 꼭 붙잡는다. 결국은 악마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하고 잡아버렸다.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
성규와 우현은 도무지 이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추욱 늘어진 성열이를 엎은 명수가 땀을 송글송글 매단체 그들에 앞에 서 있는데 어이가 없을 수 밖에. 빠르게 상황파악을 마친 우현이 명수를 성열이의 방으로 이끈다. 우현을 따라 그의 방으로 들어가 그를 눞이고는 그의 앞머리를 넘겨주며 이불을 가슴께 까지 덮어주고는 방을 빠져나가 벙쪄있는 성규에게 인사를 꾸벅한다. 익숙한 집이다. 다만 그리운 그만. 이제는 잊어 가슴에 묻어야 하는 그만 이곳에 없다.
"앉아서 얘기하자. 거기 편한대에 앉아."
"네."
명수가 하얀소파에 걸터 앉자 우현이 아직도 현관 앞에서 벙쪄있는 성규를 끌고와 옆자리에 앉히고 명수와 마주한다. 명수는 그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지만 어떻게 된것이냐 묻는 것 같은 눈빛에 천천히 입술을 때낸다.
"잊으려고요. 동우선배 떠나기 전에 어쩌다 제 마음을 선배가 알게 됫어요. 근데 선배가 안된다고 단호하게 잘라내더라고요."
"....그래서 성열이를 이용하는 거냐?"
"....솔직히 아니라고는 말씀 못드려요."
성규가 허 하고 웃음을 뱉어내고는 명수를 쏘아본다. 매섭게 쏘아붙이는 성규의 눈빛에도 미동없던 명수가 슬며시 서글픈 웃음을 지어보이며 서서히 입술을 때어낸다.
"제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아요. 하지만 저도 숨좀 쉬고 싶어요. 이제 뒤에서 아파하는거 말고 저도 저 사랑해주는 사람 곁에서 같이 사랑하며 숨쉬고 싶어요."
"동우가 돌아오면?"
"흔들릴지도 모르죠. 근데요 그전에 저사람 으로 가득채워 나갈꺼에요. 반드시."
성규가 아무말 없이 자신의 머리를 지긋이 누른다. 뭐라 한마디 하려다 다시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린다. 지금 저가 명수에게 뭐라고 할 처지는 못됫으니까 말이다. 그의 사랑을 이용해 제동생을 살리려고 했으니까. 그 결과로 여러사람이 원치않게 상처를 받아 버렸다. 성규가 머리를 짚은체로 소파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우현과 명수는 그런 성규를 쫒다 사라져 버린 그의 모습에 다시 시선을 떨구어버린다. 하. 한숨을 길게 내뱉은 우현이 명수를 부른다.
"그렇게 마음 먹었으면 끝까지 지켜. 어떻게든 네가 다짐한거 지켜. 더 이상 아무도 아프지말자 우리."
우현이 그렇게 성규가 들어간 방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명수가 잠시 등을 기대고 눈을 느리게 깜박이다 몸을 일으켜 성열이의 방으로 들어간다. 새근새근 자고 있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머리를 쓸어준다.
"아플꺼에요. 꽤나 오랜시간 사랑했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그가 다시돌아왔을 때 저 흔들릴지도 몰라요. 혹시라도 제가 그런다면 선배가 잡아줘요. 난 이제 선배를 사랑해볼게요."
방문 사이로 새어나오던 불빛이 사라지고 성열이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침대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는 주르륵 눈물을 흘려버린다. 어쩌면 많이 힘든 길일지도 모르지만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눈을 느릿하게 감은 성열이의 눈에서 다시한번 눈물이 타고 내려온다.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야 할 오늘날 그는 구슬프게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침대에 누운 성규의 가느다란 등이 들썩인다. 우현이 그런 성규 옆에 누워 그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흐느끼던 성규가 등뒤에서 느껴오는 온기에 몸을 돌려 우현에 품을 파고 들어간다. 우현은 아무런 말없이 자신의 품을 파고드는 성규에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되었다가 천천히 그의 목에 입술을 묻는다.
"울지마. 네가 왜 울어. 못생긴 얼굴 여기서 더 못생기면 나 힘들어."
"짜증나. 나 때문에 이렇게 된거 같아."
"네 탓이 아니야. 그러니까 울지마. 다 잘될꺼야. 자기들 길을 찾는거야. 그게단지 조금 아프고 오래걸리는 것뿐야. 그러니까 자책하지 말고 웃어봐 못생긴 김성규."
"응."
성규가 목언저리에 느껴지는 우현의 숨겨를 느끼며 서러운 눈물을 삼킨다. 그러고는 우현이의 허리에 자신의 손을 두른다.
"윽. 자기... 야...."
"왜 우현아?"
성규가 우현이의 허리를 안아 힘을 주자 우현이 고통에 신음을 내뱉으며 성규의 목에 묻고있던 입술을 때어낸다. 성규는 그걸 알면서 더욱 세게 힘을 주며 다리를 들어 발가락에 힘을주고는 우현이의 허벅지를 꼬집어 댄다.
"개새끼야. 내가 어딜봐서 못생겼어. 날 보는게 힘들어? 넌 집구석에 있는 거울은 장식으로 달아 놓은줄 아냐? 오늘 내가 혹독하게 네 자신을 알수있도록 자아성찰을 시켜주겠어. 기대해라."
항상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구님과 토마토님 너무 감사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