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온앤오프
비인 전체글ll조회 862l 1

 

 

 

 

일리야가 꼬마를 맡게 된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이를 설명하는 데에 많은 문장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첫째, 옆집 윌리엄스 부부가 백화점을 가야 했다. 둘째, 어린 나이의 블레어를 데리고 가기에는 부담이 됐다. 셋째, 집에 혼자 사는 일리야는 그들의 타겟이 되기에 적합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블레어의 손을 잡은 일리야는 어금니를 깨물며 잘 부탁한다는 윌리엄스 부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재밌게 쇼핑 즐기고 오세요. 선물… 선물 사다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 과일 좋아해요.

 

 

 “일랴 형, 주름이 늘었다! 요다다!”

 

 

꼭입니다. 저 과일 진짜 좋아해요. 포도는 빼고요. 저 포도는 싫어하거든요.

 

 

블레어는 신발을 벗자마자 제 집인 마냥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1층이라 다행이지 한 층만 올라갔어도 바로 욕을 먹을 만한 발놀림에 일리야는 이마를 짚었다. 시끄러운 걸 워낙에 좋아하지 않아서 밖도 잘 안 나가는데 몇 시간을 이 꼬마와 함께 지내야 한다니, 아마 내일까지였으면 해탈해서 같이 팝콘을 먹으며 뽀빠이를 보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일리야는 최대한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며 말을 걸었다.

 

 

“블레어, 여기는 형 집이에요. 놀이터가 아니야.”

“아닌데? 여기 내 집처럼 편하게 있으라고 했는데!”

“……누가?”

“우리 아빠가! 근데 왜 형아는 장난감이 한 개도 없냐! 도덕적이지 못해!”

 

 

아저씨……!!!!! 뒤에 다른 글자가 나올 뻔한 걸 간신히 참은 일리야는 다시 억지 웃음을 지었다. 형은 스무 살이 넘어서 장난감이 없어도 돼요, 응? 그리고 도덕이랑 장난감은 아무런 연관도 없다? 그 말투에 얼마나 한기가 서려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일곱 살 먹은 블레어가 ‘형 왜 무섭게 그래…’ 라고 할 만큼은 있었다. 하지만 역시 애는 단순했던 건지 금방 배고프다며 쪼르르 달려오는 게, 일리야는 약간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난 무정한 사람 아니라니까.

 

 

“뭐 먹을래 꼬마?”

“아이, 나 꼬마 아니거든? 아까는 내 이름 불러 줬으면서 왜 꼬마야?”

“그냥. 꼬마라는 말 귀엽지 않아?”

“세상에 그냥은 없어!! 어, 그니까 형아, 나 스파게티 만들어 줘.”

“집에 스파게티 면이 있는 건 어떻게 알았대…”

“이게 지깜이라는 거야, 남자의 지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말해서 일리야는 정말 남자의 직감인 줄 알았다. 한 4초 후에야 그것이 조금 이상하다는 걸 알았지만 굳이 바꾸려고 들었다가 무슨 말을 들을지 몰라서 일리야는 조용히 스파게티 면을 꺼냈다. 토마토 콜? 콜! 두 남자는 갑자기 마음이라도 통한 건지 각자 다른 노래를 흥얼거리며 스파게티를 만들기 시작했다.

 

 

“형아 완전 요리 잘한다! 우와, 대박! 짱!”

 

 

블레어는 완성된 스파게티를 입에 넣자마자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치, 형이 요리는 잘해. 일리야의 표정이 어느새 걱정과 근심에서 실없는 웃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스파게티 하나 때문에? 모르겠다. 하여튼 자기도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그리고 그 나이의 꼬마답게 블레어는 처음 한두 입은 그럭저럭 먹더니 점점 테이블에 떨어뜨리고 입에 묻히고 등 ‘나 스파게티 먹어요!’ 를 티 내기 시작했다.

 

 

“역시 애기는 애기다. 형처럼 먹어 봐, 말아서 이렇게 딱.”

“…딱!”

“까야겠네, 테이블…”

 

 

뭔 소리냐고? 말 그대로다. 테이블 닦는다고. 소리 내서 읽어 보면 나온다. 일리야는 직접 휴지를 뽑아 블레어의 입을 닦기 시작했다. 테이블보다 이걸 더 닦아 주고 싶었다. 헐, 나 형아가 닦아 주니까 계속 묻히고 싶다. 두 번 들으면 놀라 기절할 말을 내뱉은 블레어는 도라에몽 주머니마냥 큰 제 멜빵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일리야의 손에 친히 올려 주고는 손가락까지 말아 주었다.

 

 

“그거 보지 말고 주머니에 넣어!”

“왜, 왜 뭔데?”

“나중에 봐야 해. 나 갈 때.”

 

 

아, 꼬마는 이따 가지. 대체 어느 지점에서 정이 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보내는 게 살짝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뭐, 옆집에 사니까 상관은 없겠다. 식사를 마친 일리야와 블레어는 설거지 대신 TV 보기를 선택했다. 리모콘의 주인은 당연히 블레어였다. 눈도 달리고 입도 달린 귀여운 자동차가 나와 서로 인사하는 모습이라니. 일리야의 곱지 못한 눈을 보았는지 블레어가 소파 위로 뛰어 올라 앉고는 제 오른쪽을 팡팡 쳤다.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형아, 설마 지금 저게 재미가 없어서?”

“아니, … 저렇게 재밌는 만화영화는 처음 봐서 넋을 놓은 거야.”

“넋을 놓은 게 뭐야?”

“음, 그러니까, 감탄을 하는 거지. 다시는 못 볼 것만 같은? 아까 형이 만든 스파게티처럼.”

 

 

약간의 자랑 섞인 말이었지만 블레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옆집 형아가 만든 스파게티가 퍽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우리 폴리가 재밌긴 하지! 제 소유도 아닌 폴리를 누군가에게 전파시켰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었다. 감동한 블레어는 리모콘을 일리야에게 내밀었다.

 

 

“형아가 보고 싶은 거 보자, 나도 새로운 거 볼래!”

“…뉴스?”

“그건 9시에만 봐도 충분해, 지금이 몇 시지? 나 시계 못 읽어.”

“지금? 너 온 지가 세 시간 지났… 와, 벌써…”

 

 

아니나 다를까, 타이밍 한번 기막히게 초인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택배를 주문시킨 일은 없으니 윌리엄스 부부일 게 뻔했다. 난 꼬마랑 스파게티 먹고 뭐 받고 폴리 본 게 전부인데.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간 건지, 살짝 떨떠름한 일리야는 다시 울리기 시작하는 초인종에 정신을 차리고는 문을 열었다. 당연히 블레어의 부모님이자 옆집 부부였다.

 

 

“안녕하세요, 되게 빨리 오셨네요.”

“우리 블레어 잘 맡고 있었죠? 블레어, 형이랑 잘 놀았어?”

“엄마 나 내일도 올래! 맨날 백화점 가면 안 돼?”

“어머, 그렇게 재밌었어? 뭐 했는데?”

“남자의 지깜을 나눴어! 그리고 스파게티도, 나 일랴 형아 좋아!”

“나 좋아? 형 왜 좋아?”

 

 

새삼 잘 돌본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정말 매일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꼬마랑 정말 남자의 직감을 나누기라도 한 건지. 일리야는 블레어의 어머니가 감사의 표시라며 내미는 박스를 받으며, 눈으로는 블레어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얀 찍찍이 운동화를 열심히 신던 블레어가 일어나며 말했다.

 

 

“기냥. 형 안녕!”

 

 

…야, 세상에 그냥은 없다며! 뭐라 하려고 했지만 부부와 블레어는 손인사까지 하고 나간 후였다. 그냥 좋아? 그냥, 아니 그냥도 아니고 기냥… 갑자기 들어오는 묘한 기분에 허탈한 듯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낸 일리야가 박스의 윗부분을 뜯어 보았다.

 

 

“……”

 

 

포도주스였다. 아저씨……!!!!

 

 

 

-

 

 

 

 

 

 

 

일단 연재물 작성하기 전에 가볍게 일레어 단편... 은 망한 것 같네요 (피눈물) 그래도 가볍게 써 봤습니다 파랑새 같은 귀여운 글을 쓰고 싶었는데...... 실패한 것 같아요

그 주머니에 뭐가 들었을지,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번외를 써 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한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아주 모르겠어요 그것도 아주...

하여튼 이상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아직 추우니까 감기 조심하세요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왜 이렇게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보고 가요 이렇게 귀여운 애들이라니 속편 내뱉으실 거라 믿습니다 어금니 깨물고 기다릴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인
속편을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 아직도 고민 중인데... 사실 새로운 글을 준비하는 중에 있습니다! 어금니 깨물지는 마시고 ㅋㅋㅋ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9년 전
독자2
포도주슼ㅋㅋㅋㅋㅋㅋ 아낰ㅋㅋㅋ 물먹다가 뱉을뻔했네욬ㅋㅋㅋㅋ ㅂ번외... 번외는요...?
9년 전
비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돼요 주스도 받았는데 물을 뱉으시면 안 됩니다 ㅋㅋㅋㅋㅋ 번외도 쓰고 싶은 마음인데, 사실 새로운 글을 준비 중이거든요 결국 일레어는 아닐 것 같지만... 무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
9년 전
독자3
결국 포토주스 사다주신 미스터 윌리엄슼ㅋㅋㅋ 빵 터졌네욬ㅋㅋㅋ 그나저나 꼬마블리랑 청년일랴 꽁냥짓 너무 사랑스러운데요ㅠㅠㅠㅠ 그야말로 힐링물이네요ㅠㅠㅠ 잘 봤습니다 작가님~!
9년 전
독자4
아 완전 좋은데 속편은 없나요? ㅜㅜ 으엉ㅇ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1 퓨후05.05 00:0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19 콩딱 08.10 05:04
[세븐틴/정한] 바나나 우유 먹을까요3 꽁딱 08.09 03:36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08 콩딱 08.08 00:52
세븐틴 [세븐틴/조슈아] 교회 오빠를 소개합니다!1 꽁딱 07.31 02:52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093 콩딱 07.29 22:47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089 콩딱 07.26 17:06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0711 콩딱 07.25 23:45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7.25 15:23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056 콩딱 07.25 02:2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046 콩딱 07.24 17:22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035 콩딱 07.24 13:3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0212 콩딱 07.23 23:12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016 콩딱 07.23 22:02
세븐틴 [세븐틴/김민규] SPY X FAMILY - 05. 운수 좋은 날5 JudY 06.09 16:37
6 죽음 06.07 22:09
세븐틴 [세븐틴/김민규] SPY X FAMILY - 04. 운수 나쁜 날2 JudY 05.16 23:06
세븐틴 [세븐틴/김민규] SPY X FAMILY - 03. 집들이1 JudY 05.10 21:30
세븐틴 [세븐틴/김민규] SPY X FAMILY - 02. 가족사진1 JudY 05.06 23:00
세븐틴 [세븐틴/김민규] SPY X FAMILY - 01. 소개팅1 JudY 05.02 00:41
투모로우바이투.. [TXT/연준] UNDERWATER - 01. 달의 인력 달해별 03.09 23:27
투모로우바이투.. [TXT/연준] UNDERWATER - 00. 달해별 03.08 00:16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17 이바라기 03.05 04:28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박지민] 사랑하는 눈꽃에게 01화 려온 02.02 02:16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6 이바라기 12.20 03:13
방탄소년단 [빙틴소년단/정국/단편] 내 세상의 두 개의 선물 12.17 03:37
1594184 03.08 19:42
세븐틴 [세븐틴/민규] 내 이상형은 초코 아이스크림 같은 너 김쟨 12.01 08:50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