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playboy
세봉고등학교에 다니면, 누구나 한번쯤은 전원우라는 이름을 듣곤한다.
야, 전원우 이번에 또 사고쳤다더라. 전원우 걔, 또 여자애 하나 울렸대. 전원우 때문에 여자애 하나 울면서 전학가던데?
그런 전원우를, 내가 좋아한다. 그것도 아주 악질적으로.
전원우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다. 그저 급식실에서 급식을 받고 친구들 쪽으로 걸어가는 길에 넘어질 뻔했을 뿐이고, 그런 나를 전원우가 꽉 잡아줬을 뿐이다. 그를 좋아하게된 계기는, 이게 다다. 그러나 전원우를 좋아하게 된 그 후로부터 모든 시간이 특별했다. 어딜 가든 내 시야에 들어차는건 전원우였고, 역시나 그는 나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전원우가 여자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전해들은 건, 우연히 친구들 사이에서 그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야 옆반 영희, 글쎄 전원우한테 차여서 일주일째 결석하고 있는거래! 이말을 하며 깔깔거리던 친구들은, 저들 주변으로 전원우가 지나가자, 언제 그랬냐는듯 제각각 딴짓을 하며 모른체를 했다. 그 후 언젠가 내가 전원우에 대한 나의 마음을 고백했을때 친구들은 혀를 끌끌 찼고, 내게 동정의 말을 꺼냈다. 그렇지만 나는, 그 말의 의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적어도 그 장면을 보기 전까지는.
점심을 먹고 동아리실에 심부름을 하러 간 난, 여느때와 같이 동아리실이 텅 비었을거라 생각하고 문을 확 열어제꼈다. 그런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곳엔 전원우와, 그의 품에 안겨있는 밴드부 부장 언니가 있었다.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는 부장언니의 고개를 전원우는 제쪽으로 돌렸고, 그 언니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 다음 상황을 전혀 볼 수 없었던 나로썬 눈을 감는 수 밖에 없었고, 눈을 감는 그 순간 나의 두 볼 위로 뜨거운 액체가 후두둑 떨어졌다. 내 앞을 확인하려 눈을 뜬 순간, 난 절대 보고싶지 않은 광경을 봐버렸고, 그 와중에 내쪽으로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친 채로 미소를 지어보이는 전원우를 보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나는 미친듯이 달렸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전원우만을 좋아했고, 전원우만을 갈망했다. 내가 그 일을 잊는데까진 거의 두어달이 걸렸고, 그동안 전원우는 여자친구가 셀 수도없이 바뀌었다. 전원우와 다시 마주한건, 비가 오던 어느날 오후였다. 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골목 어귀에 세워진 외제차가 낯설어 유리창을 무심코 바라보는데, 그곳엔 부둥켜 안은 전원우와 낯선 여자가 있었다. 내가 전원우를 봄과 동시에 그와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그는 차 문을 열고 날 향해 걸어왔다. 그리곤 어깨동무를 하며 귓가에 속삭여왔다.
너 나 알지.
그에 너무 놀라 눈을 크게 뜬 채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입가에 가만히 호선을 그린 채, 내 볼을 툭툭 쳤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내볼까지 전해지는 온기가 썩 나쁘지 않게 느껴져 가만히 있으면, 전원우는 제 고개를 두어번 까딱거리더니 물어왔다. 집, 데려다줄까? 마치 엄청난 호의를 내게 베푸는 듯한 그 묘한 말투에 은근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래. 지금 내게 말해오는 이 사람은 전원우였다. 호의지, 암. 그것도 엄청난. 집에 데려다준다는 그의 마음이 바뀔새라, 줏대없이 고개를 재빠르게 까딱거리는 내게, 그도 웃으며 고개를 까딱거려 보이곤, 우리 집 쪽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에 맞춰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당장 돌아오라며 소리를 고래고래 내지르는 그 여자에게 제 가운데 손가락을 날려줌과 동시에.
그뿐이었다. 정말 전원우는 내가 가는대로 같이 집까지 가주었고, 우린 마치 약속이라도 한 사람들 마냥, 집앞에서 정말 칼같이 헤어졌다. 하지만 그에 반해 우리의 사이는 갈수록 묘해져만 갔다. 매번 고백을 받을때마다 그는 교묘히 나의 앞에서 수락을 했고, 때때로는 거절도 했다. 거절할 때 마다 그는 나에게 은근힌 시선을 주며, 또 그렇게 나에게만 보이게끔 은밀하게 웃음을 보여주었다. 어느날은 한번,전원우가 제 여자친구한테 받았다며, 초콜릿을 내 입안으로 넣어주었다. 그 초콜릿은, 무지 썼다. 초콜릿이 담긴 입안엔, 달콤함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그 초콜릿을 전원우는 입으로 살살 굴려가며 그 누구보다 달콤하게 먹었다.
지쳐만 가던 와중, 그의 행동에 화가 난 것은 어느날의 점심시간이었다. 그때 난, 그가 언젠가 준 목걸이를 끼고 있었다. 그렇게 복도에 머무르고 있을 때, 느닷없이 왠 여학생 무리가 나에게로 와선,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뜯어낼 듯이 으르렁거렸던 것이다. 알고보니 그 목걸이는 그 무리에 속한 여자아이가 전원우한테 준 것이었고, 난 그것도 모른채 그저 전원우가 내게 쥐어줬다는 사실에 홀려 끼고다녔던 것이다.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며 전원우를 찾아다니는데, 갑작스레 동아리실에서 팔이 쑥 나오더니 날 잡아 이끌었다. 그렇게 들어선 동아리실엔 나와 전원우, 둘뿐이었다. 그는 화난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물어왔다.
누가 너 울렸어.
그에 내가 너, 하며 더 크게 울어제끼자, 그는 내 손에 들린 목걸이를 보더니 한숨을 쉬어보이곤, 내 팔을 잡아왔다. 그는 이내 내 쪽으로 더 가까워지더니, 어느덧 그가 날 안은 꼴이 되었다. 그는 내얼굴을 거칠게 잡아왔다. 전원우의 그 손길은 누가 보아도 거친 손길이었겠지만, 내 얼굴로 느껴진 전원우의 손은 그저 따뜻하기만 했다. 전원우는 한번 얕게 한숨을 쉬어보이곤 내게 말했다.
울지마 짜증나.
그렇게 전원우의 얼굴이 내게 가까워져왔고, 이내 그의 콧등과 나의 콧등이 맞닿아왔다. 나의 눈에 비친 전원우의 눈은, 그래 마치 늑대의 것을 보는 듯했다. 금방이라도, 전원우가 날 잡아먹을 지도 모른다는 우스운 생각마저 들게 했다. 그런 나의 생각을 읽은 듯, 전원우의 입가가 한번 비틀리더니, 점점 나에게로 가까워져 왔다.
그와 나의 입술이 맞닿음과 동시에 따뜻함이 퍼졌다. 내 입술에 닿아오는 전원우의 온기는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까지 느껴졌다.
문득, 지독하게도 걸려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전원우의 몇번째일까. 언제쯤 전원우가 날 버리게 될까?
버려진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숨이 막혀왔다. 방황하는 나의 눈동자를 본 것인지, 전원우가 제게 집중이라도 하라는 양, 내 양쪽 볼을 손으로 잡아왔다.
내 눈을 깊게 응시하던 그는, 옅게 웃어보이곤 물었다.
왜 딴생각을 할까, 나한테만 집중해도 모자를텐데.
다시금 입을 맞춰오는 그를 받아들이는 입안이, 쓰다.
꽃봉오리 |
안녕 만개에요! 이번편의 원우는 섹시+퇴폐미+능글거림을 다 갖춘 남고딩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뭔가 여자관계는 복잡하지만 그래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치명치명한...,, 허허 울 꽃님들!!! 안자구 있으면 댓글 많이많이 남겨줘용! 만개랑 놉시다!!! 그리구... 조회수는 높은데 왜 댓글은 없는것? (째려본다) 이런 매정한 사람덜...,, 8ㅁ8 아무튼 이번편두 재밌게!!! 읽어주세용!!!! |
꽃님들♡ |
[권호시] [챠밍] [불낙지] [우지] [바나나에몽] [박쁭] [칠봉뀨] [호시크린] [우울] [온리] [핫초코] [닭키우는순영] [잼잼☆] [유현] [♡ㅅ♡] [사향장미] [규애] [오메기떡] [늘부] [또렝] [밍구리밍구리] [붐바스틱] [투녕] [젤라또] [햇살] [마그마] [에네] [새우양] [행성] [예에에] [순선] [가방님] [황금사자상] [아이닌] [밀가루] [로운] [0320] [뀨] [여름비] [렌게] [0103] [부산소년] [햄찌] [양셩] [무리] [페이퍼코] [요즘말야] [피치] [위염과장염] [별림] [원우야밥먹자] [지훈이넘나뤼귀엽] [꽃밭] [사랑꾼] [봉1] [지하] [임술] [둥이] [초록별] [이다] [애인] [쿱스타뜨루] [11지훈22] [여름비] [꽃귤☆] [박제된천재] [환텽남] [명호엔젤][순영이의봄] [키시] [일공공사][별사탕] [뀨뀨][담요] [벚꽃색][순제로] [자몽몽몽] [서영] [호시 부인][오투] [오엠나] [후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