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이제 날 안아요
그와의 첫만남은, 나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일어났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남자친구와의 저녁을 즐기기 위해 남자친구의 회사로 향하던 도중, 회사 앞에서 다른 여자와 팔짱을 낀 채로 신나게 재잘대는 남자친구를 발견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그쪽으로 걸음을 빨리했고, 나와 정면으로 마주친 나의 남자친구, 아니 나의 전 남자친구는, 내게 태연하고도 뻔뻔한 표정으로 이별을 말해왔다. 그자리에 휑하니 남겨진 나는 그대로 주저앉아 펑펑 울어제꼈고, 덕분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냈다. 그렇게 혼자 처량하게 쭈그려 앉아있기를 몇분째, 누군가가 내 어깨위로 저의 겉옷을 덮어주었고, 그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나는 일으켜 세워졌다. 의아한 내표정을 확인하더니 그는 너털웃음을 한번 지어보이곤, 헝클어진 내 머리를 정리해주었다. 그리곤 내 얼굴 한번, 제 손목의 시계를 한번 보더니, 물어왔다.
"술 한잔 할래요?"
뭐에 홀려 그를 따라왔는지 모르겠다, 그때의 난. 그는 익숙한 듯 근처의 포장마차를 찾아 내게 맞은편에 앉으라고 손짓해보였다. 내가 머뭇거리며 앉기를 망설이자, 그는 날 향해 해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미소가, 입술 뿐만아니라 눈까지 미치는것 같아 넋을 놓고 바라봤다. 사람 웃는게, 이렇게나 투명할 수가 있을까. "앉아요 앉아. 나 착한사람이야." 장난스레 말해오는 그의 말투에 못이기는척 앉아보였다. "나 진짜 이상한 사람 아닌데? 못믿겠으면," 그는 잠시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제 명함을 들이밀었다. 세봉컴퍼니 팀장 최승철. 왠지 그 명함이 내게 신뢰를 주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나저나 세봉컴퍼니라면.., 오늘부로 나의 전 남자친구가 다니던 회사라는것을 기억해낸 나는 왠지모르게 께름칙해졌다. "그쪽은 이름이 뭐에요?" 그의 말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며 "김여주요," 하고 대답을 하자, 그는 한번 더 웃어보이며 말했다.
"참 예쁜 이름이네!"
드디어 술이 나오고, 나는 이성을 잃은 사람마냥 술이 나옴과 동시에 들이부어대기 시작했다. 얼마나 마셔만 댔을까, 눈이 슬슬 풀리는게 느껴졌다. "아니 글쎄 말이에요오..., 팀장니임, 제 남자친구가 글쎄 바람을 폈지 말이에요오..." 가슴께를 주먹으로 퍽퍽 치며 말하는 나를 안쓰러이 쳐다보던 승철은, "못됬네, 이렇게 예쁜여자친구를 두고 말이야." 하고 내 장단에 맞춰준다. "그렇쵸? 그으~죠? 거봐~ 남자놈들 잘해줘봤자라니까!" 테이블을 주먹으로 쾅! 치며 내가 말한다. "팀장니임...이제 저는 운명의 상대를 기다릴꺼에요..." 그말과 동시에 내 머리가 테이블을 향해 낙하하는 것이 느껴졌다. 머릿속에 온통 승철의 목소리가 웅웅 울려댔다. 잠시만요, 잠시만요 여주씨 집주소는 말해주고 뻗어야지...! 집주소...?집...?주소...?그게 뭐지...?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들과 함께 나의 정신은 아득해져만 갔다.
아침햇살이 내리쬐는걸 느껴 눈을 떴을 때, 난 낯선 남자와 함께 큰 침대에 누워있었다. 상황파악을 하기엔 딱 5초가 걸렸다. 오,사,삼,이,일. 꺄악-! 방안을 가득 울리는 나의 비명소리에 내 옆의 남자가 눈을 떴다. 그는 날 보더니, 어버버거리며 손을 마구 내저어보였다.
"아 오해에요 오해!"
상황설명을 한 후, 그와 나는 어색하게 침대 양 끄트머리에 앉아있었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잠시, 그에게 어제 했던 말과 행동들이 생각나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결국 그가 씻으러간 사이, 도망치듯 그 집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정신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그 다음날은 다른날과 다를것 없이 원래 일하던 꽃집으로 출근을 했다. 딸랑ㅡ 종소리와 함께 누가 들어왔나 살피면, 맙소사. 그 남자가 내 앞에 서있었다. 그에 그도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 그...!"
이 말과 동시에 남자는 온갖말을 다 쏟아냈다. 그땐 왜 그냥 갔어요, 부터 오늘 여기 오길 잘했다 까지. 그렇게 우연적인 우리의 두번째 만남 이후로, 거의 한달째 그는 '우연히' 우리 가게를 꾸준하게 찾았다.
꾸준하게 우리가게로 와 장미 한송이 만을 사가는 그의 행동이 점점 내게 익숙해지고, 처음엔 누굴 위해 사는지 의문이 들었던 마음도 갈수록 사그라들었다. 그런게 뭐가 중요할까, 이제 나에게 그와 함께 있는시간이 너무나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어버렸는데.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종소리를 내며 걸어들어오는 그를 보며 웃어주었다. "오늘도 장미 한송이죠?" 내말에 그는 웃어보였다.
"네, 맞아요."
그의 말에 웃으며 장미를 건네주었지만, 왜인지 오늘 그는 갈 생각을 보이지 않았다. "저...,여주씨." 어렵사리 입을 연 그의 모습에 망설이며 대답을 했다. "네 승철씨," 내말에 그가 불안한 듯 손을 꼼지락댄다. "오늘 괜찮으시면.., 저녁...같이 먹을까요?" 평소에도 가끔은 밥을 함께 먹던 사이었기에 조금 의아해 하며 네, 하고 대답을 했다. 마저 일을 마치고 승철과 함께 꽃집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갈까요?" 나의 물음에 그가 웃어보였다. "일단 가요." 그 말과 함께 그는 내 손목을 잡고 가게 뒷편으로 향했다. 그곳엔 차가 한대 주차되어있었고, 트렁크쪽으로 향한 그는 한아름 무언갈 들고 오더니 내앞으로 섰다. 그가 들고 온 것은, 수많은 장미다발이었다. "딱 백개에요, 여주씨. 매일매일 백일동안 여주씨를 위해 장미 한송이를 샀어요." 그의 말에 볼을 붉히고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여주씨 괴롭힌 그 나쁜놈도 내가 혼내줄수 있고요, 여주씨 원하는거 다 사줄 수 있어요. 여주씨 매일 웃게 해줄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여주씨를 그 누구보다 사랑할 자신이 있어요." 마지막말을 끝마친 그는 날보며 웃어보였다.
"그러니까, 내가 여주씨 운명의 상대여도 될까요?"
꽃봉오리 |
너무 되요 승처라... 원래 이글 주인은 따로 있었는데 분위기나 대사 같은 요소들을 바꿔보니 딱 승철이가 적임자더라구요.. 허허 그래서 승철이로 데려왔습니다!! 글쓰면서 움짤 첨부할때 이렇게 수월했던 글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뿌듯) 이번 글에서의 승철이는 뭔가 상처받은 여주를 치유해주는 느낌의 벤츠남 승철이!!!??? 네... 뭐 다 제 망상이니까여... 허허... 최팀장님!!!!! 독방에 제 글 추천해주신분들 너무너무 감사해요!!! 독자님들이 점점 늘어나는 기분... 좋으다... (느끼는중) 전 댓글을 먹고 삽니다!! 여러분들이 댓글 달아줄 때마다 너무너무 도키도키해여... 기분 너무 조아.. 최고야!!! 원우 글 초록글 감사해요!!!! 다들 연재를 원하시던데... 번외편은 한번 고려중이에요!!! 독자님들 사랑 감사합니다...,, (절한다) 다음 글도 기대해주시고 이번편도 즐감해주세용~~!!! |
꽃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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