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그림은 김홍도의 <씨름도>이다.
얼핏 보면 사람들이 모여들어 씨름을 구경하는 평범한 풍속화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양한 디테일이 숨어있다.

먼저 오른쪽 위 구석 구경꾼들을 보면 가장 오른쪽에 있는 남자의 표정이 씨름판이 무척 재미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씨름에 몰입하다보니 두 손을 앞으로 짚는 자세가 되었다.
그 옆에 있는 남자는 옆으로 기대 누워있는데 이는 씨름판이 길어진다는 의미이다. 수염이 없는데 상투를 튼 것으로 보아 젊은 나이에 장가를 들었다. 앞에 있는 모자는 돼지털을 엮어 만든 것으로 서민들이 쓰는 모자임을 알 수 있다.
그 옆과 뒤에는 아직 댕기머리인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다. 어른보다 뒤쪽에 앉은 점에서 당시 예의범절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다음 왼쪽 위를 보면 여러 사람이 씨름 구경을 하고 있는데 이 중에 다음 씨름판의 후보 선수가 있다.
바로 무릎을 끌어안은 남자와 그 뒤에 앉아있는 남자다. 다른 이들은 흥겨운 표정으로 씨름을 구경하는데 비해 이 두 사람은 경직된 표정과 자세로 긴장하고 있다. 옆에는 경기를 위해 풀어놓은 갓이 있고 앞에는 벗어놓은 신발도 보인다.
바로 그 옆 부채로 얼굴을 가린 남자는 다리가 저린지 한 쪽을 뻗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씨름판이 길어졌다는 의미이다.

이 소년은 씨름판에서 엿을 팔고 있다. 하지만 다들 씨름에 집중하느라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다. 와중에 딱 한 명 엿장수를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가장 아래에 뒷모습으로 그려진 댕기를 드리운 어린 소년이 엿장수를 쳐다보고 있다. 살짝 보이는 옆얼굴에서 시선의 방향이 읽힌다. 어린 소년은 씨름보다는 군것질에 관심이 있어 보인다.
이 경기의 승패는 자세로 보나 표정으로 보나 등을 보이고 서 있는 사람의 승리일 것이다.

한 명은 다리에 굳게 힘을 주고 다부진 표정을 짓고 있고, 상대방은 한쪽 다리가 들려 무척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체적인 동세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지만, 곧 오른쪽으로 넘어지며 승패가 갈릴 듯하다.

결정적인 힌트는 오른쪽 아래 구석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다. 이 사람들은 줄겁기보다는 놀란 표정인데, 씨름꾼들이 이쪽으로 넘어질 것 같아 자세까지 뒤로 뺀 모양새다.
또 다른 힌트는 두 구경꾼 위에 작게 그려진 신발이다. 한 켤레는 짚신이고 한 켤레는 가죽신이다. 누가 짚신의 주인이고 누가 가죽신의 주인인지는 씨름꾼들의 차림새를 보면 알 수 있는데, 한쪽 다리를 들고 있는 씨름꾼의 다리를 보면 행전(바지 입을 때 정강이에 꿰어 무릎 아래에 매는 물건)을 갖춰 입었다. 씨름에서 금방 질 것 같은 사람이 가죽신의 주인임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의 장르는 풍속화로 당시 서민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한 그림이다. 따라서 가죽신을 신는 신분이 높은 사람보다는 짚신을 신는 서민이 씨름에서 이기는 상황을 그린 것이다.
평민과 양반이 어울려 씨름을 즐기고 있는 상황에서 당시 신분제 사회의 붕괴 현상까지 드러난다.
이처럼 많은 디테일과 결정적인 장면을 포착하여 단 한 번의 수정 없이 그려낸 김홍도는 조선 후기 최고의 천재 화가라 할 수 있다.

인스티즈앱
(충격주의) 제주도에서 살해당할뻔한 프듀2 참가자..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