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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 그리움의 미학 02. (부제: 그리움과 미움은 한끝차이.) | 인스티즈


그리움의 미학 02. ( 부제:그리움과 미움은 한끝차이. )


W. 하늘속기쁨










그렇게 한참을 동혁이의 품에 안겨있다가 이러다가 혹시 애들이 보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재빨리 품에서 빠져나왔다.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애써 감추며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입술을 꽉 깨물고 차오르는 그리움을 감추고 단호하게 말했다. …너 지금 이게 뭐하는거야. 빨리 들어가, 애들이 걱정해. 떨리는 목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그런 나를 빤히 바라본 동혁이가 살풋, 웃으며 말했다. …나는 누나 하나도 안미워요. 난 이해할수있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던 거에요? 말못해줘요? 전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묻는 동혁이의 모습에 고개를 푹 숙이고는 그대로 무시하며 지나쳤다.아니, 지나치려 했다. 스쳐지나가려는 순간 나를 붙잡는 손길에 발걸음이 멈췄다.




" …누나는, 이제 정말로 우리가 싫어요? "



" …응. "



" 누나, 한빈이 형이 제일 누나 많이 미워했고, 또 제일 많이 그리워했어요. …그것도 알아요? "



" …응. "



" 나도 누나 그리웠어요. 다른 형들이 뭐라해도 내가 다 막아줄게요. 그러니까… "



" …. "



" 우리 너무 싫어하진 말아요. "



" …먼저 들어갈께. 너무 오래있지마, 감기걸려. "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수십번을 고민하다 그냥 지나쳐 들어왔다. 쓸쓸한 뒷모습에 다시 눈물이 차오르려는걸 애써 막고는 천천히 사장실로 올라갔다. 올라가자 날 기다렸다는듯 사장님이 나를 보며 웃으셨다. 더불어 그 옆에 잔뜩 굳은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애들도 포함해서.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었고, 보고싶지 않았다면 그것도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은 내가 자초한 일이었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견뎌야할 일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다가가 맞은편 쇼파에 앉자 너무나 당연하다는듯이 사장님이 내소개를 하고 사장실을 나가셨다. 돌아올줄 알았다. 자, 아까 말했듯이 너희 코디할사람이고, 21살 000이다. 오늘부터 같이 합숙할예정이니 그리들알고. 난 바쁜일이 있어서 나가봐야겠다. 얘기들 해라.




" …하, 뻔뻔하기도 하지. 무슨 낯짝으로 누나가 여길와? "



" 나 지금 굉장히 어이없는거 알지. "



" 니가 뭔데 간신히 데뷔한 우리팀앞에 나타나? 너 생각이 있어? "



" 우리 버리고 잘살줄알았는데, 꼬라지보니까 그건 아닌가보네. "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속에 깊히 박히는듯한 기분에 시선을 내리깔았다. 비아냥대는 애들을 바라보며 이번일은 고생길이 훤하겠구나, 생각했다. 정말로 내가 여기서 제대로 살수있을까, 하는 의문도 더불어.












그렇게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내가 탄 벤안에는 아무런 말도 오가질않았다. 다른 애들중에서도 유달리 눈에띄는 굳은표정의 한빈이의 모습을 잠시 눈에 담았다가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이 적막한 분위기가 어색하다는걸 눈치챈 매니저분도 그저 애들과 내 눈치만 볼뿐 섣불리 말을 꺼내지 않았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빠르게 흩어져만가는 풍경들을 눈에 담았다. 정말 아련할정도로 똑같은 풍경에 괜시리 마음이 시큰해졌다.






잠깐 그런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 만약 내가 그때 그 일을 겪지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애들은 데뷔를 할수있었을까? ' 하는 생각. 그렇다면 나는 애들과 화목히 지낼수있었을꺼고, 또 어쩌면 같이 데뷔도 할수있었을꺼고 또…. 고개를 푹 숙였다. 이런 생각은 더이상 부질없는 짓이었다. 과거는 되돌릴수 없었고, 현재는 내가 바꿀수 없었다. 나는 그저 내가 만들어낸 일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갈뿐이었다. 정말 엿같게도 말이다.




" 다 도착했어요. 얘들아, 내려라. "



… 감사합니다. "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단숨에 내려버리는 애들을 바라보다가 쓰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내렸다. 나에게 안쓰러운 시선을 보내던 매니저분의 눈빛이 어딘가 익숙해서 자꾸만 기분이 더러워졌다. 마치 나보고 불쌍하다 말하는것 같아서. 예전의 나같아서 자꾸만 기억에 남았다. 잊으려고 노력해도 잊혀지지 않고 오히려 선명해지는기억에 머리를 휘휘, 가로저었다. 그렇게 간신히 낑겨 숙소에 들어가자 뒤를 돈 준회가 나에게 말했다. 여기서 눌러붙을 생각하지말고, 그냥 빠른시일내에 코디그만두고 나가.




…."



" 왜 대답이 없어? 아, 우리 버리면서 누나는 벙어리가 됐나보네. "



" 구준회, 말이 좀 심하잖아. "



" 웃기지마. 정작 심한사람은 누군데? 넌 우리 생각은 안하냐? 이기적인 새끼. "



" 알아, 다 아는데 누나한테 그러지마. 무슨 사정이 있었겠ㅈ… "



…사정? 지랄하고있네. "



…. "



"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듣고싶지도 않고, 믿고싶지도 않아. 그러니까 꺼져, 우리 숙소에서. "






가슴이 답답했다. 이 아이들이 싸우는 원인이 나라서. 또… 마지막에 말한 한빈이의 그말이 너무 아프게 들려와서. 그렇게 가운데에 껴서 어쩔줄 몰라하자 그런 내팔을 거칠게 잡아 끌은 한빈이 어느 방문을 세차게 열고서 그곳으로 나를 밀어넣고는 말했다. 만약, 여기 눌러붙어있을 생각이면, 이 방구석에 쳐박혀서 나올생각하지마. 그렇게 말하고는 쾅, 닫혀버리는 문에 허탈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너는…왜그렇게 많이 변한거야.










고요한 밤, 도저히 잠이 들지 않는 기분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오늘도 몇번이나 싸웠는지 모르겠다. 밥먹는데 불러야한다, 말아야한다. 챙겨주자, 하지마라… 밀려오는 스트레스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조심스럽게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갔다. 쥐죽은듯 고요한 거실에 쇼파에 살포시 앉아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에 베란다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 네, 김우빈입니다. 누구시죠? "



…선생님, 저 00이에요. "



" 어, 00이? 그래, 한국은 잘도착했고? 귀는 어때. "



" 몰라요… 오늘은 조금 이상했어요. 아까 갑자기 머리가 좀 어지럽더니 귀가 아프고 아무 소리도 안들렸어요. 한… 3분정도. 저 이상한거죠? "



… 그거 진짜야? "



" 네,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이라서… 불안해요. "



" 어… 00아, 미국에 다시 오면 안될까? "



…왜요? 문제가 심각한거에요? "



" 오늘부터 그 증세가 나타났다면 안들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서 두달에서 세달사이에 모든 청력이 사라질수도 있어. 그전에 검사를 하고 치료해야돼, 00아. "



… 치료하면요. 뭐가 달라져요? "





생각보다 충격적인 결과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것만 같았다. 청각을 잃어버린다는 말은 실로 강하게 와닿았다. 그 증상을 말하자 급격히 어두워지는 선생님의 말투에 눈물이 고였다. 치료를 하러 미국에 다시 돌아오면 안되냐는 선생님의 말에 화가났다. 2년동안 약먹고 치료한것도 효과가없는데… 근데, 이제와서 치료를 하라고 그게, 그게 말이돼…? 그래서 물었다. 치료하면요. 뭐가 달라져요?




… 미안하다. 나도 장담은 못해. 근데 그대로 내버려두는것보다 치료를 받으면 훨씬 더 기간이 연장되는건 확실ㅎ… "



…결국은 안낫는다는거네요. 그럼, 안돌아갈래요. "



…00아! "



" 얼마안남은거, 차라리 애들한테 다쏟아붇고 그렇게 갈래요, 네? "



" 하… 도대체 걔네가 뭐길래 니 청각보다 중요한건데! "



… 내삶의 희망이에요. 그아이들은. 난 그애들 없인 못살아요. "



" 너 여기서 더 스트레스받으면 기간이 더 짧아져, 알아들어? "



…네, 상관없어요. "





내 고집스러운 말투에 깊은 한숨을 내쉰 선생님이 말했다. … 알았어. 그럼 하루에 한번, 못해도 일주일에 한번은 꼭 전화해, 알겠지? 불안한듯 연신 신신당부를 하는 선생님의 말에 모두 대답을 해주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 끊자마자 톡, 하고 베란다 방바닥에 떨어지는 눈물방울에 그걸 가만히 보다가 주저앉았다. 청각이 사라진다는걸 점점 느끼고 있는거 같아서 무서웠다. 이제야 겨우 만났는데 …왜.




…흐, 으. "




억울했다. 이제서야 만났는데, 겨우 만났는데. 어느새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에 고개를 팔에 파묻고 울었다. 차마 막지못한 울음소리가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바르르,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꺼내어 들고는 가장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하는 연결음이 얼마 가다못해 뚝, 끊고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유일하게 내사정을 아시는 내 할머니, 우리할머니




" 할머니, 저 00이에요… 너무 늦게 전화했죠? 죄송해요. "



" 아유, 늦긴 무슨. 이 할미가 계속 너 전화 기다렸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네, 허허… 우리 강아지. "





여전히 다정한 그목소리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할머니의 목소리를 못듣게 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질않았다. 전화기를 붙잡고 그렇게 한참을 울었을까. 따끔거리는 눈가에 애써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일어서 베란다 문을 열었다. 뭔가 이질적인 느낌에 흠칫, 했지만 곧 아무도 없다는걸 알고는 힘없이 내방으로 걸어갔다. 이제 정말 나에게는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있질 않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 나름 심혈을 기울여 썻는데 별로 만족스럽진 못하네요 ㅠㅠㅠ

글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달고 포인트 찾아가세요!

* 교생실습썰은 내일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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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ㄷ박 ㅡㅜㅠㅠㅠㅠㅠ독서실에서 읽다가 울 뻔햇네여ㅠㅠㅠㅠ진짜너무좋아요!
9년 전
하늘속기쁨
좋다니 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2
대박ㅠㅠㅠㅠㅠ누군가는 저 통화내용 들었으면 좋겠거ㅠㅠㅠㅠㅠㅠ
9년 전
하늘속기쁨
ㅎㅎㅎㅎㅎㅎ 과연 들은사람이 있을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누가 듣고 오해 풀렸으면 좋겠다..너무 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하늘속기쁨
저도 어서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어요 ㅎㅎ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4
으어ㅠㅠㅠㅠㅠ너무슬프다ㅠㅠㅠㅠ
9년 전
하늘속기쁨
슬퍼요 ㅠㅠㅠㅠ.. 댓글 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5
허류ㅠㅠㅠ너무슬퍼여작가니뮤ㅠㅠㅠ
9년 전
하늘속기쁨
ㅎㅎㅎㅎㅎㅎㅎ 슬프죠 ㅠㅠㅠㅠ ...
9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곧 오해가 풀리겠고 그사이에 여주의 귀는 못쓰게 되겠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슬프쟈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하늘속기쁨
결말은 생각중이에요! 해피로 갈까 새드로갈까 ㅎㅎㅎㅎㄹ... 댓글 감사합니다!
9년 전
비회원243.2
ㅠㅠㅠㅜ 보다가 눈물 맺혔어요 ㅜㅠ
9년 전
하늘속기쁨
얼른 눈물 닦으세요 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7
사고를 당했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하늘속기쁨
여주의 사정은 그리움의 미학 1화에 자세히 나타나있습니다!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하늘속기쁨
대박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9
아 ㅠㅠㅠㅠㅠㅠ저 내용 제발 누가 들었어라 ㅠㅠㅠㅠ
9년 전
하늘속기쁨
ㅎㅎㅎㅎㅎㅎㅎ 과연 들었을까요?
9년 전
독자10
와 진짜 대박이다 무겁게 글풀이하는거 완전 취저인데ㅠㅠㅠㅠ 글 읽고있는 것만으로도 눈물날거 같아요ㅠㅠㅠㅠ
9년 전
하늘속기쁨
취저 (탕탕)...! 눈물 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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