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하니까

 

  

  

  

속이 허해서 자꾸만 고장 나는 걸까.

[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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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택운,]

언젠가 나한테 목표나 지향점이 있던 때가 있었다. 몇 년간은 선생님이었고, 몇 년간은 소설가였다. 내가 이룰 수 있다고 믿어 마지 않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정택운,]

그건 지금보다 더욱 어렸을 적의 이야기로, 나는 지금 그런 것이 하나도 없고, 누군가 물으면 대답할 것이 없어서 연봉 30억 이상이라는 실없는 우스갯소리만 늘어놓으며 둘이서 웃는다. 내가 가장 한심하게 생각하는 나의 모습 중에 하나이다.

[정택운,]

두번째로 슬픈 건 나는 나를 진심으로 별로 좋아하지 못한다는 점인데, 이건 내 이상향과 지금의 내가 너무도 멀기 때문이다. 나는 한평생 나를 봐왔으면서도 나를 좋아할 요소를 몇가지 찾아내지 못했다. 그 사실은 늘 나를 슬프게 만든다. 특히 내가 원하는 모습을 가진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더욱 비교하게 되는데,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는 틀림없이 이것도 포함 될 거다.

[정택운,]

허하다. 뭐라도 집어 넣고 싶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짜증이 날 지 언정 눈물 짓는 일이 줄어서 다행이다.

[정택운,]

글로 쏟아내니까 편해졌다. 이젠 자고 싶다.

[정택운,]

아, 잠이 안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