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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깬 지는 조금 되었지만, 이불 속의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좋아서 몸을 웅크리고 그 안에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느즈막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늘 보던 것과는 다른 방의 모습. 그리고 조금은 다른 향기. 그제야 문득 생각이 든다. 아, 나 어제 바비 방에서 잠들었구나.

 

 

 

졸음이 가득 올라 있는 눈을 비비자 하품이 절로 나왔다. 기지개를 쭉 켜곤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니 이제 아침 7시를 조금 넘어가고 있다. 일어난 시간은 평소와 다를게 없는데 이상하게도 몸은 다른 날과 다르게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깊게 잠들었던 건가?
그 날 이후로 이렇게 푹 잠들었던 건 처음인 것 같은데.

 

 

 

 

게다가 아침이라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밝은 빛을 제외하고는 방 안의 불이 모두 꺼져있다. 불 꺼진 방을 확인하자 놀란 마음에 나도 모르게 짧은 숨이 내뱉어졌다. 작은 불이 켜져있지 않으면 잠에 들지 못하는 내가 이렇게 불이 다 꺼진 곳에서, 새벽에 깨지도 않고, 악몽도 꾸지 않은 채로 잠이든 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 뭐 때문이지…. "

 

 

 

 

 

 

혼자 작게 웅얼거리는데 문득 내 시야에, 저 멀리 누군가가 잡혔다.
길다란 쇼파에 몸을 쭉 뻗고 누워있는 바비는 한쪽 팔을 제 눈 위에 덮은 채로 잠들어있다.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침대 맡에 벗어두었던 슬리퍼를 신고는 바비에게 다가갔다. 혹시나 슬리퍼를 끄는 소리가 들릴까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딛으며 바비의 얼굴 바로 옆에 섰다.

 

 

 

 

 

옷 갈아입고 잔다고 하더니 그 옷 그대로 입고 잠든 거 봐….

어제 저녁까지 입고 있던 하얀 셔츠와 검은 바지를 그대로 입고 잠든 모습에 나도 모르게 살짝 눈썹이 찌푸려진다.

 

 

 

 

 

그의 얼굴 바로 옆에 쪼그려 앉아 반쯤 가려진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조금은 상처가 많고 큰 그의 손과는 다르게 가려진 틈새로 보이는 그의 볼은 참 하얗다. 그리고, 만져보진 못했지만 왠지 되게 부드러울 것도 같고.

애기 피부 같아.

 

 

 

 


남자 피부가 뭐가 이렇게 하얗고 보들보들해 보이냔 말야…. 왠지 나보다 피부가 더 좋은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바비의 볼로 손가락을 가져다 대려는데, 움찔하는 바비의 움직임에 순간적으로 바비에게 대려던 내 손을 멈췄다. 제 눈을 가린 팔을 치워낸 바비의 시선과 내 시선이 마주했다.

 

 


졸림 가득한, 조금은 축 쳐진 눈으로 날 바라보던 바비가 잔뜩 잠긴 목소리로 내게 물어온다.

 

 

 

 

 

 


" 뭐 하십니까. "
" 어…. "

 

 

 

 


순간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내 손을 거두고는 바비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잘 잤어요? 하고 괜히 한 마디 물어보는데, 바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더니 제 얼굴을 마른 세수를 하듯 손으로 몇 번 쓸었다.

 

 

 

 

 

" 아가씨는 잘 주무셨습니까. "

대답 대신 되돌아오는 바비의 물음에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잘잔 거 같아요.

 

 

 

 

 

" 옷은 왜 안 갈아입고 잤어요. 이렇게 불편하게 잘 줄 알았으면 나는 그냥 내 방 가서 잤을텐데…. "
" 괜찮습니다. "

 

 

 


일이 많으면 가끔 이렇게 잠들 때도 있습니다. 덧붙이는 바비의 말에 왠지 안쓰러워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더니 바비가 내 머리를 가볍게 헝크러트리곤 몸을 일으켰다. 이제 잠 다 주무셨으면 아가씨 방에 가십시오.

가야겠다 싶은 마음이 반, 그리고 가기 싫다는 마음이 반. 왠지 여기서 몇 발자국 안 떨어진 곳이 내 방인데도 그 곳이 아니라 이 곳에 바비랑 있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들었다. 그래도 잠자리까지 뺏어놓곤 이것까지도 바비 말 안 들으면 좀 그렇겠지…. 알았어요, 하고 짧게 대답한 후에 쪼그려 앉았던 몸을 일으켜 문 밖으로 나섰다.

 

 

 

 

 

 


내 방을 향해 복도를 걸으며 오늘은 뭘 해야하나, 하고 생각하는데 딱히 해야할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아무 일도 없구나. 몇 일을 학교 생활과 회장님 막내 딸 노릇을 하다가, 정말 모처럼 아무 것도 없는 휴일이었다. 이런 날은 좀 놀아줘야 하는데! 하지만 평일이라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과는 왠지 함께 놀기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누구한테 놀자고 하지… 잠깐 고민을 하다가 문득 한 사람이 머리를 스친다.
바비한테 놀자고 해볼까.

 

 

 

 

 


생각이 미치자 마자 내 방으로 향하던 걸음을 다시 돌렸다. 몇 걸음 걷지 않아서 도착한 바비의 방문 앞에 섰다. 닫혀진 문의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여는데, 조금은 낯선 모습 하나가 내 눈에 들어온다.

 

 

 

 

 

 

 

" …!? "

 

 

 

 

 

 

 

 

순간적으로 민망한 느낌에 그대로 문을 다시 닫아버렸다. 쿵, 소리와 함께 닫힌 문만 바라보면서 얼굴로 오르는 열을 식히기 위해 애써 손부채질을 했다. 방금 본 건… 어… 그러니까….

 

 

 

 

 

 


셔츠를 벗고 있는 바비의 몸이였다. 벗고 있는 흰색 셔츠 안으로 다부지게 자리잡고 있는 탄탄한 근육들에 온 몸의 열이 얼굴 쪽으로 오르는 것만 같은 느낌이 확 들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남자의 벗은 몸을 본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게 바비였어…. 늘 입던 옷의 느낌에서 왠지 몸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렇게나 직접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한 손은 손잡이만 잡고, 한 손은 얼굴의 열을 식히기 위해 부채질만 열심히 하고 있는데 다시 방문이 열렸다. 반쯤 열려진 문, 그리고 내 앞에 마주선 바비.
다시 잠깐 셔츠를 걸친 건지 열려진 셔츠의 단추를 대충 잠그며 바비가 날 바라보았다.

 

 


" 왜 다시 오셨습니까. "
" 어, 그러니까, 그냥…. "

 

 

 

멍한 기분에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서 바비를 올려다 보는데, 자꾸만 아까의 바비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탄탄한 근육, 조금은 하얀 듯한 피부, 그리고 지금 마주하는 이 얼굴…


고개를 몇 번 저어서 겨우 그 생각을 떨쳐내곤 어, 하는 소리와 함께 바비와 눈을 마주했다.

 

 

 

 

 


" 오늘 할 거 있어요? "
" K에게 잠깐 가야합니다. "
" 그거 말고는요? "
" 왜 물으십니까. "
" 나랑 놀아요. "

 

 

 

 

나 오늘 아무데도 안 가는데. 나 어디 안 움직이면 바비도 일 없잖아요.
내 말에 바비가 잠깐의 틈도 없이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안 됩니다, 하고 당연한 듯 답해오는 그에게 왜요? 하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바비의 대답이 참 단호하다.

 

 


" 저는 아가씨 경호원이지 친구가 아닙니다. "

 

 

 

 

 

씨이…. 이렇게 거절할 것 같긴 했지만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에 나도 모르게 뚱한 표정이 지어졌다. 그럼 오늘만 친구 해주면 되잖아요.
내 말에 바비는 표정으로 말하고 있다. 안 됩니다.

눈꼬리를 축 내리곤 그 얼굴을 바라보는데 그는 또, 또, 저 로봇같이 딱딱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 안 놀아주면 저 오늘도 어디 도망 갈 거에요. "
"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

 

 

 


고개를 끄덕이니 날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바비가 허, 하고 짧게 숨을 뱉었다.

 

 

 

 

" 정말이에요. "
" …. "
" 바비가 나랑 안 놀아준대도 다른 사람이랑 놀러 갈 거에요. 오늘 정말 놀고 싶단 말야…. "

 

 

 

 

 

모처럼의 휴일인데. 웅얼거리듯 내뱉는 내 말에 바비가 잠깐 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또 짧게 한숨을 쉬었다. 바비를 알게 된 동안 바비가 웃는 것보다 한숨 쉬는 걸 더 많이 본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자꾸만 한숨 쉬는 바비를 힐끔, 또 힐끔.


사실 정말로 다른 사람과 갈 마음은 없었다. 가장 먼저 함께 놀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게 바비였고 바비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과는 별달리 재밌게 느껴질 것 같지 않기도 했다. 진짜 같이 안 놀아주려나. 단호한 표정과 그 말투에 콩닥이는 마음을 꾹 누르곤 바비를 바라보는데, 살짝 찡그려져 있던 바비의 표정이 풀리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는 그 특유의 장난기 담긴 표정이 날 마주하였다.

 

 

 

 


" 진짜 아가씨를 어쩌면 좋습니까. "

 

 

 

 

그리고는 피식 웃는다.

 

 

 


" 그럼 아가씨, 거래 하실래요? "
" 거래요? "
" 제가 오늘 하루동안 아가씨 친구 해드리겠습니다. "
" 진짜요? "
" 대신… "

괜히 말끝을 흐리며 문에 기대서 서곤 내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바비가 나와 눈을 마주하였다. 웃음 담긴 바비의 눈이 날 마주하자 나도 모르게 시선을 잠깐 피했다가, 다시 그 눈을 바라보았다.

 

 

 

 

 

" 어제 하신 오빠 소리 한 번만 더 해주신다면야. "

 

 

 

 


능글맞은 웃음. 씨익 웃어오는 그 얼굴이 너무나도 가깝다. 저렇게 가까이 있다가 내 심장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바비에게 들려버리면 어떡하지. 이미 얼굴은 잔뜩 열이 올라 폭발 직전이었다. 게다가 전날 밤, 오빠라고 부르자 마자 날 놀리듯 웃어대던 바비의 모습까지 생각나면서 부끄러움이 더해져서 볼이 따끔따끔 하기까지 하다.

 

아무런 대답도 못 하고 고개를 푹 숙이는데, 저 사람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내 반응이 재미있는 듯 웃으며 날 바라보고 있다. 어떻게 하실겁니까. 날 놀리려고 묻는 바비의 물음에 어, 어, 어… 하고 망설이다 아주 작게 오빠, 하고 불렀다.
얼굴로 열이 더 오르는 느낌. 그리고 의외라는 듯 픽 하고 웃는 바비의 웃음소리. 내 머리를 또 한 번 헝크러트린 바비가 씻고 나오겠습니다, 하고 몸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아무 것도 못 한 채로 그 자리에 굳어서 고개를 푹 숙였다.
다 익어버린 고구마처럼 혼자 열만 풀풀 내면서.

 

 

 

 

 


* * *

 

 

 

 

 


가만히 복도의 의자에 앉아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바비의 방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바비가 문 밖으로 나왔다. 휴대폰을 보던 시선을 그를 향해 옮기곤 그대로 시선 고정. 꼭 자석에 끌리는 것 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의 모습을 쭉 한 번 훑어 내려오느라 문자를 치던 손가락을 멈춘 채로 바비만 바라보았다.

또, 저번에 웃는 모습을 처음 봤던 그 때처럼, 오늘의 그 또한 한 번도 본 적 없는 바비의 모습이었다. 늘 입던 검은 정장과는 다르게 빨간 체크 무늬가 보이는, 캐쥬얼해 보이는 저 옷을 입은 바비의 모습은 늘 보던 바비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풍겼다.

 

 

 

 

 

콩닥. 마음이 또 콩닥, 콩닥.
저런 모습마저 멋있으면 어떡하란 거야. 늘 한참 오빠처럼 보이던 바비는 저렇게 입으니까 여전히 오빠같은 그 느낌이 있으면서도 전보다 훨씬 어려보였다.
내 시선이 머쓱한 건지 제 뒷머리만 만지작거리던 바비가 입을 열었다.

 

 

 


" 왜 그렇게 바라보십니까. "
" …이런 옷도 있어요? "

 

 

 


내 물음에 바비가 웃으며 뭐, 하고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러 맞춘 건 아닌데 우연히 맞춰진, 그와 나의 옷에서 같이 보이는 빨간 체크 무늬가 꼭 커플인 것만 같다. 마음이 더 콩닥대는 게 느껴졌다. 이렇게 입으니까 꼭… 꼭… 데이트 하러 가는 느낌이었다. 물론 바비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는 몸을 일으켜 바비의 앞에 마주보고 섰다. 날 내려다보는 바비의 얼굴이 풀어져 있는 걸 보자 왠지 나도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 어디 갈 계획은 있으십니까. "
" 딱히 계획은 없어요. "
" 그럼 가고 싶은 곳은 있으십니까. "
" 어…. "

 

 

 

 

잠깐 생각을 하다가 아, 하고 짧게 답했다. 있어요! 내 말에 어디냐고 물어오는 바비에게 베시시 웃어보였다.


동물원이요.
동물원?
네. 동물원이요!
…….
왜요, 싫어요?
아뇨. 좋습니다. 그냥 좀….
그냥 좀, 뭐요?
아닙니다.
방금 나 애 같다고 생각했죠?
…어떻게 아셨습니까.

 

 

 

 

 


* * *

 

 

 

 

 


바비는 늘 그렇듯 나와 가까운 듯, 안 가까운 듯한 거리에서 함께 걸음을 걸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원 안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실내 동물원이라 그런지 왠지 사람이 실제보다 조금 더 많은 것 처럼 느껴졌다.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소풍을 온 것인지 애기들의 웃음소리도 바글바글. 노란 모자를 쓰곤 손을 꼭 잡고 움직이는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절로 웃음이 나왔다.
흐, 하고 웃음을 흘리며 옆을 힐끔거려 바비의 표정을 확인하는데 바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져있다.

 

 

 

 

 

" 애들 싫어해요? "

 

 

 


내 물음에 바비가 고개를 살짝 저었다.

 

 

 


" 좋습니다. "
" 그런데 왜 인상 써요. "
" 시끄러운 건 싫어해서요. "

 

 

 

 


시끄러운가. 그래도 귀엽기만 한걸. 애기를 정말 좋아하는 내가 마냥 애기들을 바라보며 흐흐 웃음을 흘리다가, 아이를 향해 살짝 손을 흔들었다. 내 인사를 본 것인지 수줍어 하는 남자아이 뒤로 여자아이 하나가 내게 똑같이 손을 흔들어 온다. 아, 귀여워! 어떡해! 나도 모르게 나온 탄성에 바비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 동물원 와서 아이들만 구경하실 겁니까. "


 

 

피식 웃으며 하는 바비의 말에 아, 맞다, 하곤 웃으며 바비를 바라보았다. 이제 동물들 보러 가요. 어린 애처럼 재촉하듯 이끄는 내 말에 바비가 웃으며 내 뒤를 따랐다.

 

 

 

 

 

너구리를 포함해서 여러 동물들을 유리창 너머로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토끼가 있는 곳까지 도착했다. 직접 밥을 줄 수 있다는 말에 철창 너머로 토끼들이 가득한 곳으로 바비와 함께 들어갔다. 영 내켜하지 않는 듯한 바비였지만 내 조름에 그는 순순히 철창 안으로 들어왔다.

하얀 털을 가진 토끼의 앞에 쪼그려 앉아 얇게 썰린 당근을 살짝 내밀었다. 내민 당근의 끝을 열심히 갉아먹는 토끼의 모습에 또 절로 웃음이 난다. 작게 움직이는 그 입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왠지 저 모습이 바비랑 닮은 것도 같다. 웃는 바비의 모습이 생각나서 내 옆에 서선 날 내려다보고 있는 바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 바비랑 토끼랑 닮은 거 같아요. "

 

 

 


내 말에 바비가 짧게 답했다.
" 아가씨가 더 닮으셨습니다. "


 

 

 

옷은 저렇게나 어리게 입어 놓고 말투는 여전히 검은 정장을 입었을 때의 그 말투 그대로다. 이왕 옷도 바꿔 입을 거면 말투도 좀 바꿔주지…. 괜히 웅얼대듯 바비에게 그 딱딱한 말투 좀 어떻게 해주면 안 돼요? 하고 말하니 바비가 대답해 온다.


 

 

" 어떻게 말씀입니까. "
" 좀 더 친하게요. 너무 딱딱하잖아. "
" 뭐, 그럴까. "

 

 


순간적인 바비의 말에 손을 멈칫했다. 좀 더 친하게 하랬지 누가 말 놓으랬나…. 칭얼대듯 작게 얘기했지만 심장이 쿵쿵. 싫진 않은 느낌이었다. 설레하는 날 슬쩍 바라본 바비가 피식 웃었다.

 

 

 

서있던 바비도 내 옆에 몸을 앉혔다. 그리고는 제 앞에 있는, 흰 색 바탕에 검은 반점이 있는 토끼에게 손에 들고 있던 당근을 내밀었다. 바비 앞에 있던 토끼가 바비의 당근을 받아먹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어느 샌가 내 앞의 토끼가 내 당근이 아닌 바비의 당근 쪽으로 가있는 것이 보인다.
얼레…. 얘는 왜 내 당근은 안 먹고 저기 가서 저러지.

괜히 그 쪽으로 한 번 더 당근을 내밀어 보는데 그 토끼는 내 당근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 듯 바비 쪽의 당근을 반점 토끼와 나눠먹기 바쁘다. 씨이, 여기 빈 당근이 있잖아! 널 위한 당근인데! 속상한 내 마음을 토끼는 아는지, 모르는지.


 

 

 

" 왜 내 당근은 안 먹어…. "

 

 

 

내 칭얼거림에 바비가 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갑자기 제 손을 내 손 위에 올려온다. 마주잡은 두 손. 그렇게 손을 꼭 잡곤 토끼에게 당근을 내미는데 마치 거짓말처럼 토끼가 그제서야 내 손의, 나와 바비의 손 아래에 있는 당근을 먹기 시작한다.

 

 

 

" 진짜 애야, 아가씨. "
피식 웃는 그의 손이 내 손에서 떨어졌다. 토끼가 당근을 먹은 건 그냥 우연이었겠지. 하지만 뭐 그런 것보다는, 무엇보다도 아까 바비와 손이 닿았던 곳이 자꾸만 따끔거리는 것 같았고 자꾸만 신경쓰였다. 바비의 손이 떨어진 걸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괜히 다른 손으로 그 곳을 한 번 쓸었다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 토끼 말고 다른 거 보러 가요. "


 

 

내 말에 바비도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곳으로 옮겨 이런 저런 동물들을 또 지나는데, 멀리서 맑은 소리가 하나 들려온다. 귀를 간지럽히는 너무나도 맑은 새소리에 내 걸음이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향했다. 처음 보는 특이하고 예쁜 새의 모습에 절로 눈이 간다. 가까이 가서, 유리창에 손을 올려놓은 채로 그 안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새소리 사이로 시끄러워지는 소리와 함께 아까 전에 보았던 유치원생들이 내가 있는 쪽을 향해 우르르 몰려온다.

 

 

 

" 이거 봐! 새야! "

 

 

 

꺄르르 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과 함께 내 다리 아래쪽으로 아이들이 쭉 섰다. 다들 키가 작아서 보기 어려운 듯 유리창으로 다닥다닥 붙었고, 덕분에 유리 앞에 서있던 나는 갈 곳을 못 찾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균형을 잃고 휘청였다.
그리고 때 마침 날 잡아오는 손 하나. 허공을 허우적거리던 내 손을 꼭 잡아온 바비가 날 제 쪽으로 끌어당겼고, 덕분에 품에 까딱하면 안길 듯 바비와 가까워지게 되었다.

 

 

 

 

" 안 다쳤어? "
" 네…. "

 

 

 

바비의 물음에 자연스럽게 대답하는데 또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듯 빠르게 뛰었다. 저 사람은 왜 자꾸 저렇게 반말을 하는 거야. 사람 설레게….

 

 

 

 

 

 

잠깐 날 잡아줬던 손은 금방 떨어질 줄 알았는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금방 떨어질 줄 알았던 바비의 손은 의외로 날 계속해서 꽉 잡고 있었다. 덕분에 동물원 안을 도는 내내 바비의 손을 꽉 잡은 채로 구경을 하게 되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내 손을 잡고 걷는 그는, 아무래도 단순히 날 잃어버리거나 할 것 같아서 내 손을 잡고 있는 것만 같았다. 뭐, 아무렴 어때. 손을 잡았는 걸. 태연한 바비의 모습에 나도 바비와 같이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려고 했지만 그와 나는 달랐다. 마주 잡은 손 때문에 심장이 자꾸만 떨려서 죽을 거 같았다.

 

나 바비 진짜 많이 좋아하나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괜히 바비에게 잡힌 손이 풀릴까봐 조금 더 힘을 줘 그의 손을 꼬옥.

 

 

 

 

 


구경을 하긴 하는데 지금 바비를 구경하는 건지, 동물을 구경하는 건지 모르겠다. 바비를 훔쳐보는데 어쩌다보니 바비와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왜 그러십니까, 하고 묻는 바비에게 고개만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 것도 아녜요.

 

 

 

 

 

여우를 끝으로 동물원 구경을 마치고나서 마주 잡고 있는 그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때 마침 바비의 휴대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화면을 잠깐 확인하더니 전화 좀 받고 오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바비의 손이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한참을 잡고 있었던 손이 떨어지니까 갑자기 뭔가 허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괜히 그 손을 한 번 또 만지작, 만지작.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바비의 모습을 잠깐 보다가 옆에 있는 의자에 몸을 앉혔다. 종일 걸어다녔더니 왠지 온몸이 나른했다. 아, 정말 이 몸은 쉽게 지쳐서 큰일이야. 괜히 다리와 팔을 기지개 켜듯 쭉 펴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 저기요. "

 

 

 

 

…나?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는데, 내 앞에 선 남자의 인상이 묘하게도 낯이 익다. 이 남자는… 그러니까… 어… 아, 그 때 그 클럽의 남자! 기억이 난 것과 동시에 내가 아! 하고 그를 향해 소리를 내자 그가 나를 보며 살짝 웃어왔다.

 

 

 

" 기억 하시네요. "

 

 


그 때 그 곳에선 몰랐는데 조명이 없는, 이렇게 밖에서 본 이 남자는 왠지 클럽 안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 곳에서보다 키도 훨씬 더 컸고, 느낌도 확연히 달랐다.

 

 

 


" 그 때 그 클럽에서. 맞죠? "
" 기억력 좋으신데요. "
" 그 쪽도 저 알아보셨잖아요. 이 정도도 기억 못하진 않아요.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에요? "
" 동물원에 동물 구경하러 오죠. "

 

 

 

 

그는 이런 거 구경하는 거 좋아하시나 봐요, 하는 내 물음에 옆에서 둘이 놀고 있는 꼬마들을 살짝 가리키며 조카들이, 하고 짧게 답한다. 몇 마디의 이야기가 오고가고 그가 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나를 향해 내밀었다. 뭐에요? 하고 물으니 연락처를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그다.
어떻게 해야하나 잠깐 망설이는데, 그가 웃으며 휴대폰을 가져가곤 제 안쪽 주머니에서 명함을 하나 꺼내서 내게 내밀었다.

받아든 명함에 적힌 이름과 연락처. '강승윤, A그룹 기획 실장'

 

 

 

명함을 건네고 연락 기다리겠다는 말과 함께 그는 제 조카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금방 받은 명함만 양손으로 잡은 채로 괜히 거기에 적힌 내용을 한 번 더 읽어보는데, 통화를 끝낸 바비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 방금 그 남자, 뭐였습니까. "
" 아, 예전에 클럽에서 본 남자에요. "
" 그 사람이 왜 아가씨께 말을 겁니까. "
" 그냥 우연히 만났어요. 번호 달라길래 안 줬더니 이런 걸 주고 갔어요. "

 

 

 

 

바비를 향해 명함을 살짝 흔들어보는데, 바비는 또 그 특유의 무표정이다.

 

 

 

 

" 위험한 남자일 수도 있습니다. 연락 하지 마십시오. "
" 그걸 바비가 어떻게 알아요. 명함 보니까 별로 위험한 사람일 것 같지는 않은데. "

 

 

 

 

A 그룹이면 유명한 곳 아니에요? 바비를 향해 받은 명함을 내밀자 바비가 내 손의 명함을 가져가 읽었다. 기획 실장? 명함을 보는 바비의 표정이 살짝 찡그려졌다가 금방 돌아왔다. 저 얼굴을 보고 있으니 바비도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로봇처럼 딱딱한데도 표정이 참 많구나. 물론 뭐, 그 표정들이 다들 인상 쓴 표정에 가깝긴 하지만.

 

 

다 읽고 금방 명함을 돌려줄 줄 알았는데 바비는 명함을 한 번 쭉 훑어보더니 그대로 제 주머니에 넣어버린다. 얼레? 명함 줘요! 했더니 안 된다며 바비가 고개를 젓는다.

 

 

 

 

" 위험한 사람과는 연락하게 못 둡니다. "
" 안 위험하다니까요. "

 

 

 

 


그게 무슨 핑계야…. 줘요, 응? 하고 앉은 몸을 일으켜 바비에게 달라고 손을 내미는데 바비가 내 손은 못본 척, 턱하니 제 팔을 내게 갑작스럽게 걸어온다. 품에 조금은 안긴 듯한 자세에 그의 향기가 물씬 풍겨왔고 가슴이 또 찌릿했다. 마치 조금 전에 손을 잡았던 것 처럼, 아무렇지 않게 내 어깨에 팔을 건 바비가 나즈막히 말해온다.


 

 

 

" 저녁 드셔야죠, 아가씨. 집에 갑시다. "

 

 

 

 

 

바비의 말에 떨려서 뭐라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진짜 이 사람은 뭐가 이렇게 예고도 없이 훅 들어오는 거야. 명함을 돌려줄 생각이 없는 바비를 어떻게 구슬려야 명함을 돌려줄까… 생각에 빠졌다가, 나오지 않는 겨우 목소리를 쥐어짜내듯 명함 줘요, 오빠 하고 칭얼대듯 말했다. 작게 떨리는 내 목소리와 '오빠' 라는 말에 바비가 잘 걷다가 갑자기 멈춰섰다. 덩달아 함께 걷던 걸음을 멈춘 채로 그를 힐끔.

 

 

 

바비를 올려다보는데 그가 또 피식 웃음을 흘린다.

 

 

 

 

 


" 필요할 때만 오빠라고 그러네, ---. "

 

 

 

 


내 이름을 부르는 바비의 목소리에 온 몸에 전기가 오른 것 처럼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렇지 않게 저녁 먹으러 가자며 나를 재촉하는 저 사람. 집 말고 밖에서 먹으면 안 돼요? 하고 물었더니, 바비가 날 물끄러미 바라본다.


 

 

 

" 뭐 먹고싶으신 거 있으십니까. "


 

 

 

 

잠깐을 고민하다가 답했다. " 삼겹살이요! "
내 대답에 바비가 예상 밖의 대답인지 피식 웃는다. 삼겹살 먹고 싶어요. 한 마디 덧붙인 내 말에 바비가 알았다는 듯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뭐, 그래.

역시나 또 예고도 없이 들려온 그의 반말에 쿵쿵대던 가슴이 간질간질 하기까지 하다. 내가 말하는 건 늘 거절만 하던 그가 이렇게 같이 동물원도 와주고, 밥까지 같이 먹어준다는 그 사소한 일들이 마냥 다 신기했다. 무슨 바람이 분 거야.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저렇게… 저렇게…

 

사람 설레게!

 

 

 

 

 

 


* * *

 

 

 

 

 

 

 

나란히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앉은 상대가 바비인 것이 낯설다. 아무 것도 없는 빈 젓가락만 입에 물고는 불판 위에 올려진 고기가 익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잠깐 바비를 바라보니, 바비는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그 답게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옅게 인상이 찌푸려져 있다.

 

 

 

 

" 아가씨는 이런 데 어떻게 아십니까. "
" 동혁이가 알려줬어요. "
" 동혁이? "
" 아, 중학생 때 부터 친구인 애에요.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
" 네. "

 

 

 

 

귀여운 애에요. 나랑 제일 친한 친구.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바비가 자연스럽게 집게를 집어 들고는 고기를 뒤집었다.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들려오고, 한 손엔 가위를 한 손에는 집게를 들고 고기를 자르는 바비의 모습이 동혁이와 겹쳐보인다.
신기해. 늘 저 자리에선 김동혁이 저렇게 해줬는데 여길 바비랑 올 줄이야.

 

 

 

조금만 더 익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고기를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옆 테이블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와서 자연스레 그 곳으로 시선이 돌아간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인 듯 다들 한 잔씩 들고 챙, 소리와 함께 건배를 하는 그 모습에 괜히 갈증이 느껴진다. 아, 왠지 오늘따라 저 술이 맛있을 거 같아.

 

 

 

 

" 나랑 한 잔 할래요? "
" 안 됩니다. "

 

 

 

 

혹시나 싶어서 바비에게 조심스레 물어보는데 바비는 역시 또 거절해온다.

이제는 익숙하게 왜요, 하고 되묻자 바비가 제 주머니에 있던 차키를 꺼내 흔들어보인다. 아가씨 집에는 모셔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 하는 바보같은 소리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게 한 잔은 하지 못했지만 배부르게 밥을 먹고 식당을 나왔다.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동그래 진 거 봐. 배를 문지르며 바비에게 보였더니 바비가 웃으며 바로 차 타러 가는 것 대신 조금 걷자고 한다. 좋아요! 하는 내 답에 바비가 내 앞에 잠깐 서서 내 옷의 단추를 다 잠궜다. 꼭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바비는 아이를 챙기는 아빠 같이.

 

 

 

옷을 다 여미곤 바비와 나란히 서서 걸음을 옮겼다. 밖은 어두웠고, 낮보다는 밤이 훨씬 쌀쌀했다. 바비는 또 동물원에서 처음 걸었을 때 처럼 내게서 조금 떨어진 채로 발을 맞췄다.

 

 

 

 

" 원래 그렇게 술 좋아하십니까. "
" 네? "
" 저번에도 그렇고 술 자주 드시는 것 같은데. "

 

 

 

 

오늘 술 먹자고 한 말 때문에 그런가. 약간은 걱정이 묻은 듯한 그의 말투에 어, 하고 잠깐 뜸을 들이다 답했다.


 

" 그냥 노는 걸 좋아해요.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알딸딸한 그 느낌이 좋은걸. "

 

 

 

 

피식 웃은 그가 다른 질문을 해온다. 또 어떤 거 좋아하십니까.
답지 않은 바비의 물음에 또 잠깐 생각을 하다 답했다.


 

 

 

" 파티 같은 거 좋아해요. 어,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어, 손 잡고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또… "


 

 

 

바비를 향해 이런 저런 이야기로 쫑알거리자 바비가 내 말을 묵묵히 듣다가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인다. 분명 조금 전까지는 떨어져서 걸었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 가까운 곳에서 걷고 있는 바비의 모습에 왠지 살짝 웃음이 났다. 이렇게나 가까이서 걷는구나.

 

 

 

 

" 우리 오늘 좀 더 많이 친해진 거 같지 않아요? "
" 예? "
" 좋다. "
" ……. "
" 꼭, 종일 데이트 한 거 같은 기분이에요. 바비가 내 남자친구 같았어요, 오늘. "

 

 

 

멈춰선 바비가 날 바라보았다. 남자친구라는 내 말에, 그 순간 바비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잠깐 그 눈을 그렇게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냥, 뭐, 그렇다구요.
그렇게 대충 내 마음을 정리해서 말하곤 걸음을 멈춘 바비를 지나쳐 먼저 앞으로 걸음을 뗐다. 오랜만에 굽 있는 신발이 아니라 저번에 바비가 줬던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나왔더니 걸음이 가볍다. 기분 좋게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리고 그런 내 뒷모습을 바라보던 바비의 표정은 묘했다. 허, 하고 짧게 숨을 뱉은 그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

날이 참 많이 추워요! 한 달 동안 제 이쁜이들, 다들 안녕했어요?

한 달만에 돌아온 uriel입니다 (♡) 반가워요!

정말 정말 보고 싶었고 정말 정말 오고 싶었는데 꾹 참고 공부만 하다가 20일이 되자마자 이렇게 달려왔어요 흐흐

사실 오늘 12시 땡 하자 마자 올릴려고 했는데, 이렇게 조금 늦어졌네요

이제부터 차곡차곡! 하루에 한 편씩은 꼭 올리도록 노력해 볼 생각이에요

그 동안 저 잊으신 거 아니죠? 잊지 말라구 꼭 꼭 당부하고 떠났었는데 ㅠ_ㅠ....♡

아가씨는 아마 오늘 이후로 쭉쭉 진행될 것 같아요!

열심히 저 따라와 주기!

보고 싶었어요, 제 이쁜이들

♡ the love ♡

[IKON/김지원] 아가씨 4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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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2
아 반존대....김지원 밀당봐 아ㅠㅠㅠㅠㅠ작가님이야말로 더럽the loveㅠㅠㅠㅠㅠㅠㅠ제사랑받으세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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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3
김지워뉴ㅠㅠㅠㅠㅠㅠ웃긴 뭘 웃어 ㅠㅠㅠㅠㅠ진심인걸??ㅠㅠㅠㅠㅠㅠ사라애휴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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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5
반존대 하면 나 죽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내 로망 반존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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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6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눈물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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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7
ㅎ셀랑ㅇ우ㅜ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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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8
진짜ㅠㅠㅠㅠㅠ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저 설렘사하면책임지실거예요ㅠㅠㅠㅠ?? 와진짜김지원...!!!!!!!!!!!!!!! 헝헝 짱이에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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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9
아 아침부터...ㅠㅠㅠㅠㅠㅠ어제이거생각나서잠을못잤습니다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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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0
와대박ㅜㅜ반말짱설레요ㅜㅜㅜㅜ마지막사진들은어찌저리이쁜지원이미소사진들인지ㅜㅜㅜ작가님정말사댱입니당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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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1
3편까지 읽고 안읽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정주행할께요!!!!! 바비 설레네요!!저도 동혁이랑 지원이가 구워주는 삼겹살먹고싶어요ㅠㅜㅠ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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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2
김지원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반존대 겁나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비오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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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3
ㄲ끙.... ㅏ.......... 너무 좋아요 이거 뭐 보자마자 설레고 쿵쿵 반말어택에 ㅠㅠㅠㅠㅠ 뭐야ㅠㅠㅠㅠ 진짜 새벽에 심장자극 한번 제대로 ㅈ당하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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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4
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흑ㅎ어흐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ㅠㅠㅠㅠㅠ김지워뉴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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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5
반존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냥이렇게앓다죽을게요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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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6
ㅇ>-< 심장타격사....ㅠㅠㅠㅠㅠㅠㅠㅠ설ㄹ레잖아요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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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7
ㅅ...설렌다.................설레요...............크응ㄱ 내 심장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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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8
존대하다 반말 캬하 상반된 매력 좋구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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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9
헝헝ㅠㅠㅠㅠㅠㅠㅠ설레요진짜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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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0
반존대ㅠㅠ 어쩌면 좋을까요ㅠㅜ 오빠소리 듣고싶어하는거보면 능글능글 존댓말 쓰는거 보면 절제된 섹시미...아흐 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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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1
와..역시 존댓말과 반말은 섞어 써야 해.. 김지원은 ㄷㅓ대체 안 설렐 날이 언제죠 ? 심쿵 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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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2
ㅣ원이 심장폭행 장난아니네요ㅠㅠ설레듀금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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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3
ㅜ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ㅠㅠㅜㅜㅜㅜㅜㅠㅜㅜ진짜 좋아요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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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4
아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주 발언에서 제가 놀라서 어휴 여주 점점 대범해 지는 것 같아요 예쁘게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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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5
으와... 달달 설레는 데이트였네요!!! 좋다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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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6
ㅠㅠㅠㅠㅠㅠㅠㅠ와 완전 설레여......반말이라니 심쿵사...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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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7
반존대는 정말 사랑입니당..♡♡♡지오니 짱설레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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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9
김지원이랑 동물원도 가고 삼겹살도 먹고 싶다 ㅠㅠㅠ 얼른 얼른 이어져랏!!!!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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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0
진짜 너무 설ㅇ레네연....... 빨리 다음편 보러가야겟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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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김지원ㅠㅠ ㅠㅠ너무설레요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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