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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웬총] 조직에서 막둥이로 살아 봤어? 01 | 인스티즈

 

왜 이렇게 안 오는 걸까. 승완이 올려다본 하늘의 색은 기괴하다. 보라색과 주황색, 남색이 맞물려 서로의 꼬리를 물고 뒤엉켜 있다. 새벽과 아침의 기묘한 경계선을 바라보는 승완은 기진맥진한 얼굴을 하고 있다. 오늘부로 캐나다로 입국해 캐나다에서 오랜 휴식을 가질 생각을 한 승완이다. 서울은 낭만과 거리가 먼 도시다. 모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였고, 저 또한 그 무리에 휩쓸려 전쟁같은 시간을 보냈다.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는 건 나쁘지 않겠지.승완은 하염없이 콜택시를 기다리며 주위를 살핀다.

 

골목은 한산하다. 퀘퀘한 냄새가 나는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은 철문은 색이 벗겨져 흉측해 보인다. 불이 켜진 집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같아선 자리를 옮기고 싶은데, 여기가 콜택시가 오기 가장 좋은 길이었다. 어둠이 완전히 내려 앉은 새까만 골목길에 있는 사람이 저 혼자 인 걸 자각한 승완이 콜택시 기사에게 다시 전화를 할 생각에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낼 찰나, 저만치가 소란스러워 졌다.

 

 

골목의 주차장쪽에서 걸어나온 남자들이 떼지어 뒷골목으로 밀려 들었다. 승완은 늘 훤한 대낮에만 이 골목을 다녔기에, 새벽인 지금의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그러나 그들의 손에 들린 각목과 쇠파이프를 보고, 승완은 그들이 평범한 이들은 아님을 알았다. 그들은 뒷골목의 집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녹이 슨 철문을 내리치고, 집안에 뛰어 들어가 모든 걸 뒤집어 놓았다. 그 잔혹한 광경을 담아내는 승완의 눈은 제대로 깜빡이지도 못한다. 승완은 도망칠 생각도 하지 못 하고 얼어 붙었다. 설마...재계발하는 공사장 인부들인가. 겨우 정신을 차린 승완이 애써 자기합리화를 하며 뒷걸음질치려 발걸음을 겨우 떼던 찰나에, 마른 팔 하나가 쑥 나와 승완을 집 안으로 끌어당기더니 순식간에 철문을 닫아버렸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승완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끌어당긴 사람에게 시선을 향했다. 여자였다. 자신보다 어림잡아 서너살은 족히 어릴 것 같은 여자의 얼굴은 엉망이다. 여기저기 터져버린 여자는 승완이 넋을 잃고 자신을 쳐다보자 터진 입술을 손으로 매만지며 근사하게 웃어보인다.

 

" 지금 그 쪽이 날 그렇게 쳐다보는 이유는 내가 예뻐서는 아닌 것 같고. "

 

유쾌한 목소리로 말하며 여자는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그런 여자의 뒤로 보인 광경은 승완의 이성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모두 다 깨져버린 접시와 컵들, 바닥에 나뒹구는 탁자와 의자, 나무로 깨져버린 접시와 컵들, 나무로 만들어진 부엌은 산산조각 나버렸다.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바닥엔 깨져버린 술병이 난무했고, 키 큰 남자 다섯 명이 엉망으로 엎어진 가구 사이에서 쓰러져 있다. 도저히 보편적인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보다 어려보이는 저 여자가 다섯 남자를 무너뜨린 건가. 말문이 막힌 승완의 입술이 반쯤 떨어졌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승완은 제정신이 아니다. 여기서 제정신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멍해진 채로 그저 서있는 동안, 자신을 위아래로 대놓고 훑어보던 여자는 작은 탄성을 내뱉는다. 이정도면 합격점이네. 알 수 없는 말이다. 여자는 저만 들릴듣한 나즈막한 혼잣말을 중얼거리곤, 시원하게 웃었다.

 

" 박수영이야. "

" 응? "

" 내 이름. "

 

 

여자의 이름은 수영이다. 그녀의 웃음만큼이나 이름 또한 싱그럽다고, 승완은 어렴풋이 생각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 겨우 그거라니. 내 정신도 이상해졌나 봐. 가만히 서있던 승완이 기력이 떨어지자 비척거린 그녀를 본 수영이 재빠르게 승완을 안았다. 능숙하게 한 팔로는 승완의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문을 열어 좁은 틉이 생기게 해 승완의 시선이 골목으로 향하도록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수영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승완은 수영을 밀어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구불구불한 골목이 가파르게 이어진 언덕길 초입에 세련된 차가 세워졌다. 언덕길 한 켠을 매운 차량을 본 수영이 폐허가 된 골목길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승완의 허리를 좀 더 강하게 끌어 안는다.

 

 

" 달구지 죽인다, 그치. 아침까지만 해도 강 회장일에는 연루되기 싫다더니, 역시 언니 쇼맨쉽은 알아줘야 돼. "

" ....... "

" 차에서 내리는 여자가 강슬기야. 잘 봐 둬. "

 

 

그 차에서는 수영이 말한대로 여자가 쇠파이프를 들고 내렸다. 저 여자가 강슬기구나. 승완이 두 눈으로 조용히 슬기를 쫓았다. 승완의 마음같아서야 옆의 수영을 밀어내고 도망이라도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문틈사이로 보이는 폐허를 부수는 남자들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허튼 행동했다가, 죽는 건 한 순간 일 것 같아서. 지금 수영에게 잠시 몸을 맡기는 건 나름 대책없는 선택은 아닐 것이다. 승완은 이유모를 감정에 마른 침을 삼켰다.

 

슬기라는 여자가 그들에게 다가가자, 골목은 순식간에 잠잠해진다. 그녀는 쇠파이프로 집을 부수고 있떤 남자들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녀는 그 곳에 있는 어떤 남자들보다 민첩하고 강했다. 한 손으로는 목을 짓누르며, 다른 한 손으로 파이프를 내리치고, 그와 동시에 길바닥에 쓰러진 남자의 배를 걷어 찼다. 슬기의 하얀 와이셔츠가 순식간에 피로 물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피는 단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

 

 

그 참혹한 모습을 담아내던 승완의 눈동자는 색을 잃었다. 설마했던 가정이 사실이 되어 자신을 덮치는 두려움을 승완은 감당하지 못 했다. 승완은 단 한 번도 깡패같은 인간들의 진창같은 삶을 본 적이 없으니깐. 승완이 내뱉은 숨을 들이 마시지도 못 하고 떨고 있자 수영이 그녀의 손을 잡는다. 제 옆에 있는 사람이 오직 수영이라는 걸 앎에도, 승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을 뺀다. 그런 승완을 지켜보는 수영의 얼굴은 웃는 모습은 어디가고 싸늘하게 식어있다.

 

 

" 내가 싫으면 입이라도 닫고 있어. "

 

" ..... "

 

" 언니는 거슬리는 거 싫어해. 슬기 언니한테 한 대 맞으면 남자 여럿한테 얻어 터지는 거 보다 더 아파. 너도 맞아 죽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

 

 

수영은 새파랗게 질린 승완의 안색은 신경 조차 쓰지 않고 다시 문틈으로 슬기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본다. 아까처럼 둥글게 휘던 눈은 어디가고 긴장감까지 감돈다. 슬기는 그 누구보다 압도적이고, 그 누구보다 서늘하고, 그 누구보다 잔혹하다. 슬기가 크게 자신의 뒤에 있던 남자들에게 무어라 지시했지만, 승완은 전혀 듣지 못 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비명소리와 신음소리 이외에, 승완의 귀는 전부 받아들이지 못 했다.

 

승완의 문 옆의 돌담에 등을 기대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역한 피냄새를 들이마시며 '조직폭력배'라는 단어를 생각했다. 승완은 조직폭력배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는 게 없었으니까.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지,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으니까. 캐나다에 있을 때 마피아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승완의 머릿 속의 폭력배는 허세와 걱정없이 살아가던 앞 날까지 창창한 인간들이었다. 그러나 현실은...눈 알을 파내버리고 싶을 정도로 끔찍하다.

 

 

남자의 비명소리가 가까이 들리더니, 문이 거칠게 열리고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고함을 지르며 나뒹군다. 문에 얼굴을 밀착시켰던 수영은 재빠르게 몸을 피하고 대수롭지 않은 듯한 얼굴로 남자를 내려다 본다. 자주 겪는 일인양. 그리고 열린 문으로 집안에 들어온 슬기도 이런 일이 매사 있는 일인양 구겨진 소매끝만 매만졌다. 바닥에 쓰러져있던 남자의 머리채를 슬기가 잡고, 벽돌로 쌓은 벽에 거칠게 박았다. 벽에 얼굴을 짖이겨진 그 남자는 더 이상 비명도 지르지 못 했다. 코가 부러진 남자를 일으켜, 슬기는 살인이라도 저지를 기세로 그를 짓밟기 시작했다.

 

 

승완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살가죽이 밀려 나가고 피가 터지는 끔찍한 광경이 그녀의 눈 앞에서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수영의 경고를 잊은 승완이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른다.

 

" 꺄아아악! "

 

비명이 적막한 허공을 가로질렀다. 비명이 승완의 입에서 새어 나오자마자 슬기의 시선이 순식간에 승완에게 꽂혔다. 쌍꺼풀 없는 슬기의 두 눈은 예리하다 못 해 날카롭기까지 하다. 슬기는 한 손에 들린 피묻은 쇠파이프를 내동댕이치고 품에서 칼을 꺼내든다. 승완의 손바닥보다 큰 칼이다. 슬기는 거칠게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다른 이들의 피가 튄 붉은 와이셔츠를 입고 승완에게 다가갔다. 슬기의 손은 승완을 향했다. 지금까지 피 묻은 쇠파이프를 쥔 손은 이제 칼을 들고서.

 

 

" 상황 좆 같은데 너같이 운 더럽게 걸려드는 년이 있어. "

 

 

승완은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슬기의 눈을 올려다 보고, 그녀의 붉은 손을 한 번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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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완전재밋어요!! 대박대박ㄱㄱㄱㄱㄱㄱ슬기야러후ㅜㅜㅜㅜㅜㅜㅇ무서누ㅠㅠㅜㅜ
9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조직물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것도 웬초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다음편 기대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헐대박 숨도못쉬고후루룩읽었어요헐와 작가님 글에 비해 포인트 너무 낮은거아녜요?와헐진심겁나좋아한포인트 기본100은 드려야제맘이 편할듯 허류ㅜㅜㅜㅜㅢ
9년 전
독자4
헐이게모죠ㅠㅠ!!!대박!!!조직물쩐다.ㅠㅠ그와중에슬기완전 ㄷㄷ...담편기다릴께여 ㅠㅠ!
9년 전
독자5
어어어어어어어어!!우어어어워어어!!
9년 전
독자6
헐헐............다음편이 시급해여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253.8
워휴ㅠㅠㅠㅠㅠㅠㅠ유후ㅠㅠㅠㅠ조직물이라니 작가님 이건 love라구요.. 다음편..다음편을 주세요!.. 사랑해요 작가님!...
9년 전
독자7
다음편 ㅇ언제나와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하 또봐도 압도적으로 꿀잼.. 자까님 보고싶슴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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