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수고했어.”
한빈의 한 마디에 옆에 선 동혁이 고개를 푹 숙였다. 참고 있던 눈물이 꼭 금방 불을 붙인 폭죽처럼 터지듯 새어 나왔다.
“울어?”
“안 울어요….”
“왜 우냐. 인마.”
동혁과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던 지원이 동혁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를 품에 안듯 어깨를 껴안은 지원이 고개를 숙여 동혁을 바라보았다. 동혁의 맑은 눈에서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지원이 애써 웃으며 동혁의 어깨를 작게 흔들었다.
“야아. 그만 울어.”
“그래. 울지 마.”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동혁의 건너편에 앉아 있던 준회가 동혁을 향해 말했다. 울음을 참고 있는 건지 준회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조금 더 낮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 준회가 피실 웃음을 흘렸다.
“다 끝났네요. 차라리 속이 다 후련해.”
“…….”
“달라진 거 없잖아요.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내일부터 또 평소랑 다름없이 연습하고, 월말평가 준비도 하고….”
말을 이어가던 준회가 순간 말끝을 흐리며 입을 꾹 다물었다. 참아보려고 해도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건지 준회가 아씨, 하는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가지런히 올려진 제 머리를 헝크러트렸다. 준회의 옆에 앉은 윤형은 아무런 말도 없이 제 손에 낀 장갑만 만지작거렸다. 그 또한 고개를 살짝 숙인 채였다.
“잘했어.”
“…….”
“우리는 후회 없이 무대를 했고 그거면 된 거야. 나는 만족해.”
“…….”
“누구 후회 남는 사람 있어?”
벽에 힘을 뺀 채로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말하던 한빈이 고개를 들어 제 앞의 멤버들을 바라보았다. 한빈의 말에 윤형이 고개를 들었다. 이미 무대에서 한바탕 울고 내려온 윤형의 얼굴에는 아직도 울음이 묻어 있었다. 한빈과 시선을 맞추던 윤형이 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후회 없어.”
이어서 지원이 한빈을 보곤 피실 웃으며 답했다.
“우린 이미 슈퍼스타야.”
“…….”
“이게 마지막은 아닐 거니까.”
눈물을 참는 건지 아무것도 없는 천장만 바라보던 준회가 고개를 숙여 한빈을 바라보았다. 한빈과 눈을 마주한 준회의 눈가에 눈물이 작게 맺혔다. 눈물 맺힌 눈으로 한빈을 바라보던 준회 또한 지원처럼 작게 웃었다.
“재밌었어요.”
준회의 대답과 함께 이어진 잠깐의 정적. 그제야 울음을 멈춘 건지 동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제 소매로 눈가를 닦아낸 동혁이 겨우 입꼬리를 올려 작게 미소를 지었다.
“…우리도 데뷔할 수 있겠죠?”
동혁의 말에 지원이 동혁의 어깨를 조금 더 꽉 쥐었다.
“당연하지.”
그들을 지켜보던 한빈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테이블의 제일 끝에 앉아있던 진환에게 향했다. 아무런 말 없이 제 동생들을 지켜보던 진환의 시선이 한빈과 닿았다. 얼마나 운 건지 진환의 눈가가 빨갰다. 툭 치면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표정의 진환이 입을 꾹 다물곤 울음을 삼켰다. 그리곤 한빈을 향하던 시선을 모두에게로 돌리며 작게 웃었다.
“수고했어.”
“…….”
“난 우리를 믿어.”
그 말과 함께 잠깐 입을 꾹 다문 진환이 앉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조금 전 지었던 작은 웃음보다 조금 더 입꼬리를 올리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돌아가자. 우리가 있던 그 자리로.”
2015
“야!”
시끄러운 발소리와 함께 연습실 문을 벌컥 연 지원의 모습에 연습실 안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지원에게로 닿았다. 컴퓨터 앞에서 곡을 틀던 한빈이 마우스에서 손을 떼곤 앉은 몸을 돌려 지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야, 김밥. 시끄럽게.”
한빈의 말에 옆에 서서 몸을 풀던 윤형이 웃으며 덧붙였다.
“김지원한테서 시끄러운 거 빼면 시체지.”
“아니, 진짜로, 아!!”
그 자리에서 콩콩 뛰며 짧은 감탄사만 뱉어내던 지원은 숨을 고르기 위해 양손으로 제 허벅지를 짚은 채로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연습실 문에서 한빈에게로 다시 곧장 달렸다. 뜬금없이 저를 향해 질주하는 지원의 모습에 한빈이 놀랄 틈도 없이 지원은 한빈에게 달려와 한빈을 끌어 안았다. 옅은 땀냄새와 함께 지원 특유의 향기가 한빈에게 훅 풍겨왔다.
“아, 뭐야?”
짜증 섞인 목소리와 함께 저를 밀어내는 한빈의 손길에도 불구하고 지원은 여전히 가쁜 숨을 내쉬며 한빈을 꽉 끌어안았다. 여전히 거친 숨소리와 함께 지원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됐어!”
“대체 뭐가?”
“한다고! 우리도!”
“그러니까 뭘!”
“데뷔!”
지원의 말에 다시 한 번 연습실 안에 있던 멤버들의 시선이 모두 지원에게로 닿았다. 앉아서 뻐근한 몸을 풀고 있던 동혁이 순간 움직임을 멈추고 지원을 향해 물었다.
“…방금 뭐랬어요, 형?”
동혁의 물음에 한빈을 품에서 조금 떼어낸 지원이 고개를 돌려 동혁을 바라보았다.
“데뷔! 우리 데뷔 날짜 잡혔다고!”
“그거 진짜에요?”
옆에 가만히 선 준회 또한 지원을 향해 물었다. 준회에게로 시선을 돌린 지원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어! 하는 대답과 함께 웃었다. 지원의 대답이 끝남과 동시에 진환이 연습실 안으로 들어왔다.
“아, 김지원. 같이 좀 가자니까.”
저를 버리고 먼저 달려간 지원을 밉지 않게 바라본 진환의 시선이 멍한 표정의 한빈에게로 닿았다.
“뭐야. 비아이 표정 왜 그래?”
진환의 말에 초점 없이 멍하던 한빈이 조심스레 진환을 바라보았다. 저를 바라보는 한빈의 시선에 진환이 웃었다.
“…진짜야?”
“응.”
“진짜로?”
재차 묻는 한빈의 질문에 진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한빈의 옆에 선 윤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한빈과 마찬가지로 놀란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윤형의 시선에 진환은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왔다.
“정신 차려.”
“…….”
“이제 더 바빠질 건데 다들 이렇게 멍하면 돼?”
특히 송윤형. 저를 콕 찝어 말하는 진환의 목소리에 윤형의 입가에 작게 미소가 피어올랐다. 우리가 해냈어. 진환의 눈이 윤형을 향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한참 웃으며 윤형을 바라보던 진환이 이번에는 옆에 조용히 앉아있는 찬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데뷔가 결정되었단 말과 함께 찬우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 찬우를 향해 다가간 진환이 찬우의 숙여진 머리 위로 조심스레 손을 올렸다.
“…감사해요.”
“뭐가.”
“정말 감사합니다, 형….”
울음을 참는 건지 떨리는 찬우의 목소리에 진환이 웃으며 작게 말했다. 설마 우는 거 아니지? 설마? 장난 담은 그 목소리에 찬우가 고개를 들었다. 약간 젖은 눈으로 예쁘게 웃은 찬우가 고개를 저었다. 안 울어요.
한편 진환에게서 떨어진 시선을 지원에게로 옮긴 한빈은 떨리는 눈으로 지원을 바라보았다. 지원은 여전히 흥분을 가득 담은 표정으로 한빈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정말로?”
“엉!”
“…농담 아니지?”
“전혀!”
대답과 함께 지원이 다시 한 번 한빈을 당겨 품에 안았다. 뼈가 으스러질 듯 한빈을 꽉 안은 지원이 활짝 웃었다.
“가자. 이제 우리 시간이야.”
“우리 시간….”
“다 부숴버리러 가야지!”
지원의 말에 그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한 건지 한빈이 제 이를 꽉 깨물었다. 울 수는 없다. 이렇게 좋은 순간에. 그런 한빈을 안은 채로 기쁨에 겨워 몸을 작게 흔들던 지원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Go, B.I!”
지원의 목소리에 한빈이 그제야 서서히 웃음을 지었다. 길을 잃고 방황하던 팔로 지원이 그런 것처럼 지원을 꼭 껴안은 한빈이 짧은 순간 연습실 안을 둘러보았다.
김진환, 김지원, 구준회, 김동혁, 송윤형, 정찬우.
됐다. 여기 있는 내 형제들을 지켜냈다.
차오르는 눈물을 겨우 참으며 한빈이 연습실 안을 크게 울릴 만큼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Get Ready!!”
한빈의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한빈에게로 닿았다. 그리곤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씩 웃으며 큰 목소리로 소리치듯 답했다.
“Show time!!”
♡
보고 싶다 IKON
언제나 믿어 그리고 언제나 응원해
내겐 언제나 최고인 너희들에게
아프지 마, 내 별들
기다릴게
곧 만나
사랑해
진짜 글은 10일에 데려올게요 안 하잖아 아이콘 데뷔 ㅠ_ㅠ 애들이 보고 싶어서 짧게 쓴 글이에요 저의 염원을 담아!
사랑합니다 아이콘도 여러분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