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들어갔어? /010 5525 0506/ 집에 들어오자마자 울리는 문자 알림음에 깜짝 놀랐다 누군가하고 핸드폰 액정을 빤히 쳐다보니 오, 주여. 정말 이게 꿈이 아니라 진짜가 맞는 건가요?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오긴 했지만 딱 봐도 이게 백현 선배라는 건 여자의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답장 버튼을 누르고선 핸드폰이 터치임에도 불구하고 난 꾹꾹 핸드폰 액정을 눌렀다. 네! 잘 들어갔어요. 전송 완료. 핸드폰을 침대에다가 잠시 내려놓고 교복을 갈아입으려고 하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서 금방 띵동-하고 문자가 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백현 선배가 문자 왔으니 빨리 보는 게 어때?라고 하는 것 같은 환청이 들렸다. 백현 선배의 문자가 너무 궁금했지만 어정쩡하게 허벅지에 걸쳐있는 치마를 좀 마저 벗고..
- 피곤하겠다 쉬어. 쉬라는 말은 이제 답장을 하지 말고 자라는 건가? 문자 하나에 괜히 이런저런 생각들이 났다 나도 예의상 답장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아니 선배가 귀찮아하면 어쩌지‥아니 그래도 해줘야‥아 어쩌지 그냥 답장할까? 집에도 데려다 줬는데 감사하다고 인사라고 해야 할까?라는 생각도 잠시 핸드폰이 울린다 이번엔 문자가 아니라 전화다. 선배인가? “여..여보세요?” - 안자네? “네?” - 답장 없길래 벌써 자는 줄 알고 “아…안자요!” -고민하고 있었구나? “네?” - 문자 보낼까 말까 또 돌직구, 이 선배는 어쩜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잘 알까? 수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백현 선배의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와 함께 맞췄구나?라고 말하는 달달한 목소리가 내 귀에 콕 박혔다. 쿵쾅쿵쾅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어버 이런 상황 나한테 절대 있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리에 힘이 풀릴 것만 같았다 누가 나 좀 잡아줘 빨리.. “네..” - 아, 귀여워. /쿵/ 결국 주저 앉아 버렸다.
-방금 그 소리 뭐야? 넘어졌어? “네? 아,이불에 걸렸어요..” - 조심 좀 하지 이제 슬슬 자야지. 선배에게 겨우겨우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말을 하자 선배는 /그래 너도 잘 자/ 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내 목소리 엄청 이상했을 거다 분명히 덜덜 떨리는 거 선배도 느꼈겠지? 그리고 넘어진 거.. 엄청 바보 같아 보였을 거고.. 내일 선배 얼굴 어떻게 보지.. 아니 내일 선배 얼굴 또 볼 수 있네?라는 설레는 생각과 함께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는 심장을 부여잡고 잠이 들었다.
![[EXO/변백현] 선배 백현썰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7/f/1/7f106f329c36bc58bafc6c7025edcba2.jpg)
그날 이후로 선배와 나는 급속도로 친해졌고 심야가 끝나면 항상 선배가 날 데려다 주셨다. 또 언제는 나한테 말을 편안하게 해도 된다라는 폭탄 발언을 날렸는데 난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괜찮다고 난 이게 더 편하다며 또 얼굴을 붉혔다 선배는 그 모습에 또 웃겨죽겠다는 듯 웃어젖히셨고. 배가 고플 때 매점을 자주 찾는 편인데 갈때마다 백현 선배가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먼저 인사를 하기가 어렵고 백현 선배를 둘러싸고 있는 친구들이 괜히 무서워서 고개를 푹 숙이면 선배는 슬쩍 나에게로 와서 공부하느라 배고프구나? 라며 빵을 대신 사주곤 했다. “ㅇㅇ아” “네?” “너 딸기우유 좋아하지” “어? 어떻게 아셨어요?” “딸기 우유 좋아할 거 같이 생겨서” “…네?” 심야가 끝나고 집에 같이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딸기우유를 좋아하느냐고 물어오는 백현 선배에 조금 놀랐다 딸기우유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지? 선배는 뭐가 좋은지 실실 웃더니 집 앞에 도착하자 잠깐만 기다려보라며 자신의 가방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더니 딸기 사탕을 내 앞으로 내밀었다. “우유는 쉴까봐” “…?” “너 아침에 보니까 만날 딸기우유 물고 있던데 딸기 좋아하는 거 맞지?” “어? 네..맞아요.” “먹고 꼭 이빨 닦아 나 갈게.” 웃으며 이빨 닦는 시늉을 하더니 가버렸다. 순식간에 있었던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지금 내 손에 들려있는 건 딱 봐도 달아 보이는 딸기 사탕. 그리고 내가 눈으로 쫓고 있는 백현 선배의 뒷모습. 설마, 정말 설마지만 선배가 나를 좋아하는 영화 같은 일은 없겠지? 그냥 심야 같이하는 동생으로써 챙겨주는 거겠지? 아, 괜히 또 우울해졌다. 사탕이나 먹어야지. ![[EXO/변백현] 선배 백현썰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c/e/ace572ec067522fb04bffa88ed87b571.jpg)
오늘도 배가 고팠다 그것도 아주 많이 여전히 선배는 매점에 친구들과 함께 있었고 전보다는 용기가 생긴 난 선배와 눈이 마주치면 간단히 눈인사를 했다 시끄러운 매점에서 유일하게 내 귀는 백현 선배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는데 백현 선배의 친구 목소리가 나에게 들렸다. 백현아, 너 요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거스름돈을 받는 손이 주춤했다. 최대한 티 안 나게 선배의 대답을 듣고 싶었다 신경 안 쓰는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천천히 매점을 나가려는데 선배의 목소리가 들렸다. 응, 있어 티 나? “어…” 선배의 예상외의 대답에 놀라 손에 들고 있던 빵을 떨어뜨렸다. 때리고 있던 멍을 잡으려고 하는데 순간적으로 예쁜 손이 내 빵을 줍더니 나에게로 내밀었다. 그 예쁜 손의 주인공은 역시나 백현 선배. 칠칠맞게 문제집은 떨어뜨려도 먹는 건 떨어뜨리면 안되지 어? 웃으며 빵을 손에 쥐여주는데 괜히 울컥해버렸다 선배의 얼굴이 흐려지면서 시야도 흐려지더니 결국은 추하게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선배의 당황스러운 얼굴이 흐릿하게 보임에도 불구하고 뚝뚝 흘렀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 * * * * * * * * * * 빵을 쥐여주는 선배의 손을 뿌리칠 수가 없어서 결국은 빵을 가지고 매점으로 뛰쳐나왔다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백현 선배를 무시한 건 안 비밀. 교실로 바로 들어갈 기분도 아니고 교실 대신 보건실로 들어갔다 보건 선생님께는 아프지도 않은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잠깐만 누워있겠다고 하고 말이다. “흐으..흐어엉..으앙!!!!” 꾹꾹 눌러 참았던 서러움이 보건실 침대에서 터져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어떻게 저렇게 크게 울 수 있는 건지 내 옆에서 누워있던 정말 아픈 애도 놀라 일어나서 날 보고 업무를 보고 있던 보건실 선생님도 내 울음소리에 뛰쳐와 많이 아프니? 집에 갈래? 라며 물었다. 옆에서 달래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 와중에 백현 선배가 보고 싶다. ![[EXO/변백현] 선배 백현썰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a/7/9a7248ac8c52424fa9cd1612008e868f.jpg)
- ㅇㅇ아, 무슨 일 있어? - 조퇴했다며 많이 아파? - 전화 받아봐 ㅇㅇㅇ. 그날 이후 조퇴하는 날도 잦아졌다 괜히 머리가 아프고 괜히 배가 아프고 자꾸 어딘가가 아파왔다 덕분에 심야 야자는 무슨 백현 선배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또 가장 중요한 건 백현 선배의 연락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 이쯤이면 선배도 짜증 나고 화나서 그만둘 때도 됐는데 계속 연락을 했다. 괜히 미안해지게.. 선배가 좋아하는 사람을 알고 싶지도 않았고 또 내가 아닐 거라는 확신에 차있어서 하루라도 빨리 선배를 잊고 싶었다 이제 그만 좋아하고 싶었다 혼자 좋아하고 혼자 오해하고 혼자 좌절하고 울고 이게 뭐야 영ㅇ. 진짜 짝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보다 쿠크다스 심장인 나한테는 짝사랑은 너무 무리다. “ㅇㅇ아, 밖에 누구 찾아왔는데?” “어?” “남자앤데…빨리 나가봐.”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에 대충 머리를 정리하고 가디건을 입고 나왔다. 밖으로 나왔을 땐 어딘가 지쳐 보이는 백현 선배가 날 조금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