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공영] 위에서 아래를 보는 것 01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위에서 아래를 보는 것 01

한 백화점 서점 주위에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그 줄의 구성원들은 거의 다 여자였으며 손에는 무슨 약속이라도 한 듯 하얀 바탕의 앨범이 쥐어져 있는데, 그 앨범의 가운데에는 정진영이라는 깔끔한 은색 로고가 박혀져 있다. 그리고 그 여자들의 가운데에 옥에 티라도 되 듯 유독 튀는 한 사람, 검은 머리에 숏컷을 하고 키가 유독 커 튀어나와 있는 사람, 찬식이 혼자서 당당히 가수 진영의 팬싸인회 장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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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식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다. 이번 팬싸인회는 팬싸인회장이 너무 좁아 원래와는 다르게 열명씩 진영이 있는 곳에 들어 갔다가 싸인을 받고 바로 나오는 식으로 진행되어 찬식은 아직 진영을 보지 못 했지만 찬식의 가슴은 눈 앞에 진영이라도 있는 듯 세차게 뛰었다. 곧 진영을 볼거라는 생각에 두근 두근 두근 거리는 것이, 여간 설레이는 게 아니였다. 찬식은 마치 저가 소녀팬이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진영이 창문과 창문 사이의 작은 틈으로 밖을 내다 보았다. 각자의 특징이 있는 여러 팬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 것이 그 틈으로 살짝 보였다. 그 틈으로 보이는 팬들은 거의 다 여자였다. 긴 생머리 혹은 단발머리(진영의 이상형이 단발인걸 아는 팬들이 많아서 그런지 단발이 많다)에 키가 고만고만 하…지가 않다. 고만고만한 키들 사이에 기둥이라도 되는 양 우뚝 서있는 짧은 숏컷이 눈에 띄었다. 남자인가? 진영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그 틈새 속 팬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저기요…오빠?"

진영이 앞에서 들리는 여자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무릎을 꿇고 앨범 포토북을 내밀고 있는 어린 팬이 보였다. 어린 팬이 용케도 당첨됐네, 라고 진영이 생각했다.

"아, 죄송해요. 팬분들 좀 구경하느라…. 이름이 뭐예요?"
"저 유정민이요! 저 저번에도 팬싸 온 적 있는데 기억 안 나세요?"

기대를 한껏 한 듯한 표정의 팬을 힐끔 바라본 진영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아아, 기, 기억 나요!" 라고 말하자 팬이 기분 좋게 웃더니 재잘재잘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며 웃어주고, 손을 잡아주기도 하자 그 팬의 차례가 지나갔다. 그 팬이 차례가 끝나 밖으로 나가는 것을 곁눈질로 보며 진영은 사실 기억 안 나는데…, 라고 중얼거렸다.

한참을 싸인을 해주고, 손을 잡아주고, 웃어주고 하자 얼굴에 경련이 오고 어깨는 잔뜩 뭉친 듯 했다. 어깨를 살짝 주물러 준 후 피곤함에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자 앞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있는 웬 잘생긴 남학생이 보였다. 진영이 가까운 얼굴에 놀라 포토북을 펴는 것도 잊고 몸을 살짝 뒤로 젖히며 헉, 소리를 냈다.

"……아…. 아, 안녕하세요…. 이름이……"
"공찬식이요. 제 이름 석자 공! 찬! 식! 와, 형 진짜 잘생겼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생겨? 와 형 진짜 팬이예요. 막 진짜 무대에서 막…반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게이는 아니고, 아닌가? 게이인가? 아닌데, 나 여자 좋아하는데. 아무튼 형 팬이예요! 아 참, 형 이 꽃은 조화예요. 난 형이 조화."

찬식이 빠르게 말을 늘어 놓더니 마지막 엔딩으로 진영에게 조화를 건내며 밝게 웃었다. 속사포 랩 마냥 빠른 말들에 진영이 당황스러워 멍하니 있다가 찬식의 손에 들린 조화를 건내 받으며 당황스럽게 웃었다. 아, 아아…, 네…, 게이…아니 찬식…. 진영이 버벅거리며 말을 하자 찬식이 아기가 옹알이를 하는 것을 보는 사람마냥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진짜 대박이야…. 그냥 직캠 보는 것 같아. 형, 여기 홈마 누구예요? 와, 진짜 어떻게 직캠이 쓰리디야!"

진영이 정신을 차리고 포토북을 받아 싸인을 하는 동안 찬식은 시끄러울 정도로 떠들어댔다. 다른 팬들은 긴장하거나 애초에 성격이 얌전해서 저렇게 시끄럽게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이 공찬식이란 남팬은 장래희망이 래퍼인지 말을 빠르게 잘도 한다. 어휴, 생긴건 멀쩡한 사람이…. 아니, 심지어 잘생긴 사람이 왜 저런담? 진영이 속으로 생각했다.

진영이 싸인을 마친 후 두 손을 내밀자 찬식이 그 손을 맞잡으며(심지어 깍지도 끼며) 헤실헤실 웃었다. 찬식이 속으로 나중에 애들한테 연예인 정진영이랑 손 잡았다고 자랑해야겠다고 생각 했다.

"찬식아."

진영이 찬식의 이름을 한 번 부르더니 뭔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찬식아? 하고 이름을 되뇌었다.

"뭔가 어감이 이상해. 아니, 이상한게 아니라 뭐라 해야하지……음…, 어색하다고 해야 하나?"

진영이 푸흐흐, 웃었다. 찬식은 그런 진영을 보며 함께 웃더니 입을 열었다.

"그러면 찬아라고 부르세요. 제 친구들도 다 저 찬이라고 불러요. 이름 길게 부르기 귀찮다고."

진영은 찬식의 말에 문득 친구한테 이름도 제대로 못 듣는 아이구나……, 나라도 제대로 불러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찬식에게 측은한 눈빛을 보내다가 그냥 자기 편한게 우선이지, 라는 생각에 찬이라고 곧장 불렀다.

"그러면 찬아, 나중에도 오고, 조심히 가!"
"네!"

찬식이 밝게 웃으며 대답하자 진영도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다음화는 언제쯤 올릴 수 있을까요..쓰고있긴 한데 지금 막혀서..잘 아는 쪽의 얘기가 아니다 보니깐 막히네요 계속ㅋㅋㅋㅋ에이 몰라 그냥 쓸래!!

그리고 암호닉 물어보신 분 계시던데 그냥 연습으로 쓰는 거라서..어..신청하실 분들은 신청하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