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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선 

 

 

 

 

 

 

[오늘은 무슨 일로...] 

 

한눈에 보아도 비싸 보이는 가죽 소파에 마주 보고 앉은 부자 사이에 긴장감이 스쳐 간다. 

 

찬식이 안절부절못하며 묻자 찬식의 아버지가 그런 찬식을 한심하단 듯이 바라본다. 

 

[전에 했던 말. 잊지 않았지?] 

[무슨...?] 

[곧 있으면 네가 졸업을 하니, 졸업과 동시에 바로 총독부에 들어가라 했던 것 말이다.] 

 

찬식의 아버지는 답답하단 듯 담배에 불을 붙여 깊게 빨아들인 후 내뱉는다. 

담배 연기를 싫어하는 찬식에겐 곤혹이었으나 그보다 아버지의 말이 더욱 자신의 가슴에 박혀왔다. 

 

 

뿌옇게 흩어지는 담배연기를 멍하니 보던 찬식이 잠시 눈을 감는다. 

 

'싫습니다... 더러운 쪽바리들 밑에서 똑같이 더러운 짓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목까지 차오르는 말을 가까스로 삼켜내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무시한 채로 찬식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머리가 아파서,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대답하기도 싫다는 거냐?] 

[아닙니다. 단지...] 

[...일주일 후에 내가 돌아올 때엔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구나.] 

 

인사하기도 싫다는 듯이 고개만 까딱하고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던 찬식의 아버지가 새까만 소파를 매만진다. 

오늘도 총독부의 고위 간부들에게 고개를 연신 굽신거리고 오는 길이었다. 지배당하고 억눌린 것은 조국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자존심도,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 찬식의 미래도. 모든 것이 짓밟혀 버렸다. 

 

 

무너질듯한 다리로 힘겹게 계단을 올라 들어온 방에서 마침내 참았던 분노를 터뜨린 찬식은 소리를 지르며 손에 잡히는 대로 벽에 던져대기 시작했다. 

베개나 책 따위를 던져대길 한창, 화가 사그라들지 않은 찬식이 이번엔 벽 한쪽에 걸려있는 거울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쨍- 하는 소리와 함께 거울 파편들이 무너져내렸고, 찬식의 오른손과 파편이 박힌 발 언저리엔 검붉은 피가 흥건했다. 

 

뒤늦게 소리를 듣고 올라온 가정부가 어머, 어떡해! 따위를 연발하며 흩어진 거울 파편들을 쓸어모았고, 깨진 거울 사이로 보이는 문턱 너머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는듯한 표정을 짓고서 자신을 바라보는 아버지가 서 있었다. 

 

 

 

 

 

 

동우가 눈을 슬쩍 흘겨 지호를 쳐다봤다. 

빳빳하게 쳐든 고개, 쳐다보면 얼어붙을 듯한 차가운 눈, 새하얀 제복 가슴께에 자랑스럽다는듯이 빛나는 훈장들... 

 

조선인이면서 같은 조선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 표정으로 칼을 휘두르고 총을 쏘아대며 잔인하고 확실하게 죽여버리는 지호를 총독부에선 어여삐 여겨 평생을 먹고살 정도의 돈과 높은 자리를 주겠다 하였었다. 하지만 일말의 양심인지 지호는 높은 자리만은 사양했고, 대신 가슴에 빛나는 많은 훈장과 고위간부들의 총애가 그를 대신했다. 

 

 

[빌어먹을 우지호 순사 나으리는 창씨개명을 영영 안 하실 생각이래?] 

[진작에 했어야 할걸 예쁨 받는 덕에 미루고 있는 거라고 하던데.] 

[이왕에 이름 바꿀 거면 지코( 至子)가 어때?] 

[그 엉망인 이름은 뭐야? 크큭...] 

[어이, 그건 너무 여자이름같지않아? 하하하!] 

 

쪽바리새끼들 거참 시끄럽네... 

동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지호를 쳐다봤다. 다 들릴 텐데... 모르는척하는 것인지,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일본인들이라 항의하지 못하는 것인지.  

동우 자신도 지호를 아니꼽게 보고 있지만 어쨌든 간 '같은 조선인'인데 (물론 친일파 앞잡이지만) 저런 소리를 듣는 것이 또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나저나, 오늘 저녁에 '거기'나 가는 게 어때?] 

['거기'라면 그때 갔던 그 기방?] 

[나야 좋지. 요즘 새로 들여온 기녀 중에 절세미녀가 있다는데...] 

[그럼... 오늘 저 우지호 순사도 데려가는 건 어떻겠나?] 

[과연 따라갈까...?] 

[우리가 가자는데 별 수 있겠어?] 

 

다시 한번 낄낄 웃어대는 일본인들에게서 시선을 완전히 돌린 동우가 어이없는 헛웃음을 쳤다. 

'저거 순 병신들 아냐...? 아무리 그래도 우지호가 기방을?' 

 

 

[천하의 우지호 순사님이 절세미녀 앞에선 또 어떤 표정일지 궁금하구먼, 하하!!!] 

 

 

 

 

 

 

 

 

"이리 오너라~" 

 

뚱뚱한 일본인 경부가 일본어가 아닌 어눌한 조선어로 외치며 기방 문턱에 들어서자 그 뒤로 총독부 무리가 킥킥거리며 따라 들어선다. 

 

그리고, 그 중엔 지호도 섞여 있었다. 

 

 

 

 

 

[아잉, 왜 인제야 오시는 거여요?] 

[일이 많아 좀 바빴지그래, 안 본 새 더 고와졌구나?] 

[그런 말씀 하시면 부끄러워요...] 

 

볼을 수줍게 붉히며 술을 따르는 기녀들과 그걸 또 좋다고 받아마시며 껄껄 웃는 더러운 쪽바리 새끼들. 

경부의 권유(라기보단 협박에 가까운)로 어쩔 수 없이 오게 된 자리지만 지호는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아 술만 연거푸 들이켜고 있을 뿐이었다. 

 

[아, 최근에 절세미녀라고 불리는 아이가 들어왔다던데?] 

[우리 막내 영이 말씀하시는구나? 제가 불러올 터이니 잠시 기다리세요!] 

 

종종걸음으로 달려나가는 푸른 치맛자락을 쳐다보던 지호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 술잔에 술을 따른다. 투명한 술 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웃음소리와 음악 소리, 온갖소리가 사방천지에서 울려대는 통에 머리도 지끈거리기 시작할 때쯤 갑자기 모든 소리가 멈췄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드는데, 지호는 순간 들고있던 술잔을 놓칠뻔했다. 

 

곱게 땋은 검은 머리에 하얀 피부, 빨간 입술. 검은 저고리와 노란 수가 놓인 빨간 치마를 입은 소녀가 방안으로 들어섰다. 

가히 절세미녀란 말이 아깝지 않을듯하였다. 아니, 절세미녀 그 이상이었다. 

 

그리고... 

 

 

 

 

 

[안녕하십니까.] 

 

목소리도 참으로 곱구나. 지호의 맞은편에 앉은 뚱뚱한 경부가 소녀의 여린 손목을 잡아 끌어앉히며 말했다. 

살짝 미소를 머금은 소녀가 이내 술잔을 들고 술을 따르려 하자, 갑자기 경부가 그를 제지하더니 지호를 흥미롭단 듯이 바라본다. 

 

[우지호 순사는 아까부터 혼자 술을 따라 드시던데. 네가 곁에 가 드리는것이 어떠냐?] 

[알겠습니다.] 

 

경부는 물론 자리에 앉은 모든 사람이 지호와 소녀를 주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호는 어느새 자신의 곁에 와 사뿐히 앉는 소녀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로 술잔을 들이킬 뿐이었다. 

 

 

[저어...] 

[말씀하십시오.] 

[화라도 나셨나요...? 아니면 제가 맘에 안 드시는...] 

 

칭얼대는듯한 목소리에 순간 화가 치밀어오른 지호가 고개를 홱 돌리자, 소녀는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름.] 

[네?] 

[이름이 뭐라고 했지.] 

[이름은...딱히...영이라고 불러주시어요.] 

 

 

깊게 한숨을 내쉰 지호가 영의 손목을 세게 잡아끌어 자신에게 안기게 한 뒤, 영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노란빛 꽃밭 너머... 내 임은 어찌하여 가십니까?" 

 

 

 

자신에게 폭 안겨있는 영을 확 밀쳐낸 지호가 영의 어깨를 잡고서 다시 영의 표정을 살폈다. 

영의 눈동자가 아주 잠시 흔들리다가, 이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허탈한 미소를 지은 지호가 영에게 텅 빈 술잔을 내밀었다. 

술잔을 보고 영이 술병을 기울여 술을 따랐다. 영은 눈을 감고 술을 들이켜대는 지호의 옆모습을 바라보다 눈길을 술병으로 옮겼다. 

술병에 그려진 학 무늬가 강인해 보이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영은 그것을 보고 마치 지호같단 생각을 했다. 

 

 

 

 

나름 책도 읽어가면서 배경지식을 쌓아보겠다 노력은 했는데 너무 미숙하네요.. 

부족한 글에 덧글달아주셨던 분들, 글을 읽어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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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ㅜㅜㅜㅜ취향저격ㅜ겁나재밌어요ㅜ글잡에 이런픽이드디어 ㅜㅜ금픽이네요ㅜㅜㅜㅜ다음화가 기대되요ㅜ암호닉받으시나요?
10년 전
미트미트
감사합니다..♥금픽은아니에요..(수줍) 암호닉은 항상 받고있어요!
10년 전
독자2
저희집개이름 개밥으로할게요ㅋㅋㅋ
.(수줍)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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