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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이게 무슨 일이야

 

 

지하철역을 나오자 학원에서 쏟아져 나온 학생들로 붐비는 거리가 진영을 마주했다. 휴대폰 시계는 밤 열시 삼십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금방 돌아올 줄 알고 갔던 회사는 회의 세시간, 왕복 두시간으로 무려 다섯 시간이나 잡아먹어 버린 터였다. 고삼의 신분이라 빠질 수도 있었지만 차마 양심이 허락하지 않기는 무슨. 짧은 회의라는 사장님의 말씀에 속은 자신을 그저 원망할 뿐이었다. 회사에 자주 나가지 못해 내놓을 안건이 없다는 이유로 오늘도 회의록 서기를 맡아 손에 불이 나도록 끄적인 진영이었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 어두운 주차장을 제일 먼저 마주했다. 가로등이 몇 개 없어 언제나 지나가는 사람을 괜한 불안에 빠트리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진영의 집이고, 오른쪽으로 돌면 찬식의 집이었다. 낮에 약속한 헤드폰을 받아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진영은 망설여졌다. 고민 끝에 일단 찬식에게 문자를 보내보기로 결정했다. 배터리가 부족해 어두워진 화면 탓에 타자를 치기가 쉽지 않았다. 낑낑대며 문자를 치던 진영의 걸음이 무의식적으로 아파트 놀이터를 향했다.

 

 

-싫거든!

 

 

오타를 지우던 진영의 손가락이 멈칫했다. 익숙한 목소리가 놀이터 쪽에서 들린 듯 했다. 진영이 대충 문자를 마무리하고 뒤쪽으로 다가갔다. 남자 두 명이 가로등 밑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야, 그러지 말고 좀 도와주라, 응? 너 말고 할 사람이 없어!"


"왜 나밖에 없는데?"


"다른 놈들한테 맡기면 또 혹시 몰라, 걔네들이 진짜로 유난희한테 반할지? 너는 게이니까 그럴 일이 없잖아!"


"아무리 그래도 싫어! 갑자기 연락와서는."


"어, 아줌...엄마한테 전화왔다. 나 빨리 가봐야되니까, 부탁한다? 알았지? 마지막 정이라고 생각해주라, 제발!"

 

 

미처 뭐라고 하기도 전에 처음 보는 남자가 휴대폰 배터리를 분리시키며 부리나케 뛰어갔다. 남아 있는 남자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들여다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몇 초 뒤, 진영의 휴대폰 벨소리가 놀이터 전체에 울려 퍼졌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남자의 시선이 진영의 시선과 마주쳤다. 진영이 천천히 핸드폰 화면을 터치해 음악소리를 멈췄다. 진영과 남자의 표정은 둘 다 충격으로 굳어져 있었다.

 

 

 

 

수습할 수 없는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메웠다.

 

 

 

 

정진영과 공찬식의 사이를.

 

 

 

 

 

 

당황을 넘어 패닉에 빠진 찬식이 그대로 굳었다. 이런 식으로 아웃팅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수만 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지만 찬식의 머릿속에 머무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살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방금 뛰쳐나간 저 골칫거리를 제외하면- 비밀을 실수로 내보였고, 그 결과는 가장 친한 형들 중 한명인 진영의 모습으로 나타나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진영이었다.

 

 

"...진짜야?"

 

 

순간 아니요, 하고 거짓말을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둘러댄 다음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하면 언젠가는 완전히 잊힐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평범한 고등학생 공찬식으로 돌아가겠지. 이때까지 해왔던 것처럼, 쭈욱. 찬식이 입술을 깨물었다.

 

 

"......네."

 

 

하지만 문제는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겪어온 혼란을 이제는 인정하고 싶었다. 내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그래서 숨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자신의 입으로 떳떳하게 말하고 싶었다. 용기 있는 것이라기보단 지쳐버린 체념에 가까웠지만. 찬식이 고개를 떨궜다.

 


"....확실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대답에 찬식이 떨궜던 고개를 들어 진영을 쳐다보았다.

 

 

"아니, 그러니까, 뭐 존경이라던가 그런거랑 헷갈리는 건 아니고..? 그냥 일시적으로 출렁이는 거, 그런 걸 수도...있잖아."

 

 

진영이 괜히 자신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동성애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막상 찬식이 그렇다고 생각하니 뭔가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놀람. 충격. 그리고...안타까움?

 

 

"아...그런건...아닌거 같아요."

 

 

그렇구나. 진영이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뭐랄까, 하필 외국에 비해 보수적인 편인 우리나라에 태어나 고생했을, 그리고 고생할 찬식이 안타까웠다. 거부감이라던가 혐오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에 아끼던 동생이라서 그런 것일까? 진영의 머릿속이 마구 엉클어졌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정말.

 

 

"...생각보다 담담하네요, 진영이형."


"그러게. 너무 놀라서 아무런 생각이 안나는 건지도 몰라."


"나, 한 대 맞을 각오까지 한거 알아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보면 엄마아빠가 뺨 때리고 그러던데."


"난 네 부모님이 아니잖아, 이 똥강아지야."

 

 

찬식이 살짝 미소지었다. 긴장이 풀려서일까,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버린 것 같았다.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전개였지만 그것보다는 이게 훨씬 나은 것 같았다. 진영이 형이 긍정적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찬식이 바닥에 털썩 앉았다. 홀가분했다. 지금은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나 말고 또 아는 사람 있어?"


"없어요."


"그럼 아까 그 사람은?"

 

 

아. 찬식이 얼굴을 찡그렸다. 진영이 찬식 앞에 와 쪼그리고 앉았다. 밤 열한시가 넘은 시각이라는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고 없었다. 지금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니까. 정진영(19, 고삼) 은 그렇게 애써 자기 자신을 합리화했다.

 

 

"아까 낮에 말했던 애인이요. 지금은 아니지만."


"아, 맞아! 아까 낮에 물어보려던게 헤드폰이 아니라 그거였는데!"


"까먹은 거었어요? 왜 안 물어보나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찬식이 어이없는 얼굴로 진영을 보았다. 창피해진 진영이 목을 큼큼, 가다듬으며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찬식이 웃으며 순순히 진영을 따랐다.

 

 

"어쨌든, 그랬는데?"


"그냥, 우연히 만나서 얼떨결에 사귀고 흐지부지 끝났다가 첫눈에 반한 여자가 있다고 도와달라고 찾아왔어요."


"...응...?"


"자세한건 말하기 그렇지만 요약하자면 그래요. 사귄게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뭐 상관은 없지만."

 

 

뭐야, 얘네 이상해. 진영이 머리를 긁적였다. 설명을 너무 압축해버린 탓에 무슨 상황이었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남의 일인양 무심한 찬식의 태도도 진영의 혼란에 한 몫 거들었다. 어찌 됐든 말하는 어투나 표정으로 봐서 별 일 아니라는 건 맞는 것 같아 진영은 마음이 놓였다. 거창한 삼각관계 같은걸 상상했는데, 아무래도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듯 싶었다.

 

 

"나랑 동갑인데, 애가 좀 막무가내에요.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그래..."

 

 

아으, 모르겠다. 진영이 고개를 흔들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걸 알아 버려서 그런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오늘은 이걸로 충분했다. 아니, 넘치고도 남았다.

 

 

------------------------------------------------------------------------

누구 맘대로 넘치고도 남냐고요?

제 맘대로요

...........

드립이에여 죄송함당...시험기간데스네...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 나니님 유어 마이 선샤인♥♥

(근데 나니 그대 낯이 익은 닉이에여...어쩌면 예전에 같은 소설 보았을수도...?)

언제나 변함없이 DDONG 같은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럼 전 이만 뿅뿅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나니예여!!절 어디서 보시건예여..하하하핳 좀 망ㅎ은글에 제 암호닉이 있어서..예전에 보ㅓㅆ던 자까님이면 정말 방갑겠네여..진녕이가 오히려 담담ㅘ고 그래서 다행이예여..막 싫어싫어하면서 그허면 찬이 쿠크 바사ㅏㄱ...오늘도 잘 읽었어여!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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