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 * *
하긴 3년째 종인과 동거 중인 경수였지만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은 사실이었다. 같이 어디를 한 번 가 본적도 없는데…. 이번 기회에 종인과 조금 친해져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경수는 초록창을 키고 검색창에 마우스를 올린 채 한참을 고민했다. 요즘 애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
그렇게 몇 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경수는 몇 일동안 집에서도 슬쩍 슬쩍 종인을 피해 다녔다. 종인 또한 경수를 보면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경수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잠들기 전, 경수는 제 방에서 틀어박혀 자신의 손에 프린트 된 종이를 만지작대고 있었다. 이건 아닌가…. 경수의 얼굴이 다시 울상이 되었다. 종인에게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고, 너무 서툰 것들 투성이었다. 제 아무리 놀이공원을 좋아하기는 한다지만 남자와 단 둘이서 간다니! 그렇다. 경수의 손에 들린 것은 놀이공원 자유 이용권 예매내역서었다. 대개 그 나잇대 아이들이면 놀이공원을 좋아하기 마련이니까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고른 것이 바로 놀이공원이었다.
한참이나 종이를 쳐다보고 있던 경수가 결심한 듯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섰다. 예매 내역서를 손에 쥔 채 당당하게 방을 나섰다. 그래! 설마 날 죽이기야 하겠어? 그깟 실수 하나 때문에? 경수는 제 방에서 나와 굳게 닫혀있는 맞은 편 종인의 방 앞에 서서 문을 쾅쾅 두드렸다.
"종…!"
왜요. 경수가 문을 두드리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종인의 방문이 열렸고, 방금 샤워를 마친 건지 젖은 머리칼을 한 종인이 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경수는 노크를 하느라 올리고 있던 손을 내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버렸다.
"히, 히익!"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아니! 그런데 왜 옷은 안 걸치고 있냐고오…! 수건으로 대충 아래를 두른 종인은 아주 귀찮다는 표정으로 경수를 보고 있었다. 평소에 종인은 샤워를 하더라도 항상 옷가지를 가지고 들고 들어갔기 때문에 제게 속살을 내 보였던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그런 종인이 지금 위에는 아무 것도 입지 않고, 아랫 도리에는 수건 한 장만 대충 두른 채 제 앞에 서있다니….
"변태야?"
"어? 아, 조. 종인."
"그만 좀 쳐다 봐. 뚫어지겠다?"
경수는 당황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종인의 몸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자각하자마자 황급히 두 손을 올려 제 눈을 가려버렸다. 덕분에 손에 들고있던 예매내역서가 손과 함께 딸려 올라오면서 종인의 눈에 들어왔다. 그제서야 종인은 경수 몰래 씨익 웃어 보였다. 이게 뭐야? 종인은 모르는 척 경수의 손에 들려있던 종이를 빠르게 낚아채갔다. 덕분에 경수의 눈은 다시 무방비 상태가 되어 버렸다.
"가, 갈래? 친구가 예매해 줬어! 너랑 가라구 줬는데…."
예매자 도경수. 떡하니 쓰여있는데도 되도않는 거짓말을 하는 경수를 보며 종인이 웃음을 꾹 참았다.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고민하는 척을 하더니 언젠데? 하며 경수에게 되물었다.
"그냥, 너가 되는 때…. 미안한 것도 있고. 그리고, 공부도 열심히 하라는 의미야! 절대 다른 의미는 아니고, 정 싫으면 준면이 형이랑 가도 되고…. 아니면 엄마랑 갈래?"
"아니. 너랑 갈래. 가자. 내일. 토요일이잖아."
경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종인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종인이 이렇게 활짝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있던가…? 경수가 넋 놓고 그런 종인을 바라보자 종인이 답답하다는 듯 재차 물었다. 응? 가는 거야? 내일? 종인이 잔뜩 신이 난듯 경수의 팔을 붙들고 되묻자 경수가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어, 어…. 경수의 대답을 듣자마자 종인은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 그대로 다시 방 문을 쾅 닫아버렸다. 굳게 닫혀버린 종인의 방문 앞에서 경수는 뒷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싫어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좋아해서 다행이다…. 역시 애는 애구나. 경수가 뿌듯한 듯한 표정을 한 채 뒤돌아 제 방으로 쏙 들어갔다.
한편 종인은 경수에게서 받아들은 종이를 들고 신이 나서 제 침대에 몸을 뉘였다. 경수의 얼이 빠진 표정하며 당황한 표정이 종이 위에 겹쳐 떠올랐다. 덕분에 혼자 킥킥대며 미친 놈처럼 웃어댔지만. 내일이라 이거지? 종인은 아래에 수건이 떨어져 나간 줄도 모르고 벌떡 일어나서 옷장을 열어재꼈다. 아, 내일 뭐 입지! -그보다 지금 뭐라도 입어야 할 것 같다만….허허.-
* * *
오전 7:9 아 심심
박찬열 헐 김종인 너가 왠일이냐 ㅋㅋ
이 시간에 다 일어나고 오전 7:12
오전 7:12 병신아 형 오늘 약속잇어
박찬열 어떤 장애가 너랑 놀아주냐 나 말고? 오전 7:14
오전 7:17 있어 이쁜애
마지막 카톡을 끝으로 찬열의 대답이 없었다. 분명 숫자 1이 사라졌건만 답이 없는 찬열을 보고 종인은 홀드를 눌러버렸다. 새끼, 부러운가보지? 승리의 웃음을 짓는 종인이었다.
소풍 가기 전 날이 그렇듯이 종인은 설레는 마음에 아침부터 일찍 눈이 뜨여졌다. 순식간에 씻고 돌아 온 종인이 신이 난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장으로 가 어제 꺼내 둔 옷을 입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산 뒤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는 회색 슬렉스에 얇아 보이는 재질의 줄무늬 단가라티를 간단하게 걸쳤다. 종인은 거울에 비치는 자신을 보고 만족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잘 생겼냐. 불공평하다. 불공평해.
그에 반해 경수는 죽을 것 같았다. 어찌 저찌해서 가게는 되었다만, 걱정이 한 둘이 아니었다. 갔다가 괜히 다른 사람이랑 시비라도 붙어서 싸우면 어떡하지? 혼자 길 잃어버려서 고아가 되면 어떡하지? 무, 물론 종인이가 말이다…. 경수는 이를 닦으며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또 한 번 경악을 했다. 볼에 난 왕 뾰루지가 제게 인사하고 있었다…. 아, 하필 이런 날! 그 얄미운 놈을 검지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려 보지만 아프기만 했다. 씨. 느낌이 안 좋아!
머리까지 완벽하게 셋팅한 종인이 거실 쇼파에서 경수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쿠키런을 5판 정도 했을까. 경수가 제 방에서 꼬물꼬물 나왔다. 종인은 하던 쿠키런을 일시정지한 채 경수를 쳐다봤다. 경수에게는 조금 커 보이는 하늘하늘한 청남방에 얇은 다리에 살짝 헐렁하게 들어맞는 검정 면바지. 누가 얠 27살로 볼까. 나보다 어려보이잖아. 종인은 살짝 심기가 불편해졌다. 그런데 경수가 손으로 한 쪽 볼을 꼭 감싼 채 얼굴을 들지 못했다.
"뭐야? 지금 설마 부끄러워 하는 건가?"
"그게 아니라…. 볼에. 왕 뾰루지가아…."
푹. 종인은 고개도 채 들지 못하면서 중얼대는 경수를 보고 비웃음을 흘렸다. 야, 뾰루지 하나 가지고 안 놀려. 그런 종인의 위안 아닌 위안에도 불구하고 경수는 종인의 얼굴을 쳐다도 보지 않았다. 설마, 하루 종일 안 보겠어?
설마가 사람을 잡는댔지. 경수는 지금 버스에서도 창 밖만 뚫어져라 바라 보며 정말 종인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심심하다고 어깨로 툭툭 건드려보아도 못 들은 척 바깥 풍경만 구경을 하는 경수였다. 종인도 종인 나름 속이 상했다. 내가 생각했던 건 이게 아닌데…! 함께 이어폰을 나눠 끼면서 하하히히 장난 치면서 가는 거였는데…. 뾰루지 새끼 때문에 이게 뭐냐. 기집애도 아니고, 그거 하나 가지고!
심심해진 종인은 카카오톡에 들어가서 친구들의 프로필을 구경했다. 언제 바꾼건지 찬열의 상태메시지가 '배신자..' 로 바뀌여 있었다. 누가봐도 이건 종인을 겨냥한 것이었다. 거봐, 얘 나 부러워 하는 거 맞네! 종인은 혼자 배 아파하며 상태메시지를 바꿨을 찬열을 생각하니 뭔가 고소해지는 기분이었다-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종인 자신도 상태 메시지를 '롯.데.월.드ㅋㅋㅋㅋㅋ'로 바꾸고 쿠키런을 켰다. 심심할 땐 이게 짱이지!
* * *
종인아, 일어나! 다 왔어! 김종인!
버스로 몇 십여분을 달려 도착한 뒤, 다시 지하철로 갈아탔다. 종인을 깨우면서 까지도 여전히 꿋꿋하게 한 쪽 볼따구를 가린 경수는 벌써부터 피곤해 보였다. 그새 잠이 들었던 종인도 급하게 지하철에서 내렸다. 나란히 걸어가면서 종인은 설레는 마음에 쫑알쫑알 말을 이어나갔다. 종인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 경수는 새삼 종인이 달라보였다. 종인이 빠른 걸음으로 경수를 재촉했다. 아, 쫌! 빨리! 결국 헥헥 대며 도착한 무인발권기 앞에서 경수는 예매 내역을 입력한 뒤 자유이용권 을 출력하고 드디어 입장을 했다. 유치찬란한 노래소리가 울려퍼졌다. 왠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거 같아서인지 경수도 살짝 들뜨기 시작했다. 그러나 종인만큼은….
"와, 대박! 진짜 존나 오랜만이다. 뭐부터 타지?"
"종인아, 배고픈데 일단 뭐부터 먹…."
"헐. 우리 아틀란티스 타요. 아, 사람 없을 때 타야 된다고. 빨리!"
항상 자기가 불리할 때와 부탁할 때만 존댓말을 쓰는 종인답게 반말+존댓말을 섞어 쓰며, 경수를 질질 끌어 당겼다. 천천히 가도 돼, 종인아! 애타는 경수의 말은 아예 무시한 채 냅다 달리는 야생마같은 종인에 경수는 초반부터 진이 빠졌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내내에도 종인은 자신의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나 이거 너무 오랜만인데! 우리 맨 앞에 타자. 응? 거의 혼잣말에 가깝게 주절대는 종인이었다. 아직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줄은 금세 줄어들었고, 종인과 경수가 탈 차례가 다가왔다. 놀이기구를 곧잘 타는 경수였지만 막상 타려고 하니 가슴이 떨려왔다.
"왜, 떨려?"
"응. 조금?"
경수가 조그맣게 심호흡하는 것을 본 종인이 갑자기 손을 내더니 경수의 가슴팍에 제 손을 얹었다. 쿵, 쿵, 쿵…. 당황한 경수의 눈이 동그래졌지만 종인은 아랑곳하지 않아보였다.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 묻은 소년같은 얼굴로 진짜 빨리 뛴다! 하고 헤헤 웃어버렸다. 하하, 그, 그렇지? 괜히 멋쩍어진 경수는 종인이 다른 곳을 보는 틈에 종인이 손을 올려놓았던 가슴팍에 저도 손을 한 번 올려보았다. 아…, 점점 빨리 뛴다.
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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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여 로션입니다!! 저 일찍 왔죠 아 이렇게 뿌듯할 수가!...... 어디서 끊어야 될지를 모르겠어서 이런 요상한 부분에서 컷트.......하하... 그나저나 롯데월드..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Hㅏ.........
아참! 그리고 어제 김포공항 팬싸인회 구경하러 갔다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오늘 몸살에 걸려버렸어요.. 그치만 애들은 너무 이뻤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흐규 자괴감......OTL.... 아파서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조금 나아져서 열심히 썼답니다 이뻐해 주세요 !!!!!!
어제오늘 엑소 1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야들아 너희가 자랑스러워ㅠㅠㅠㅠㅠㅠㅠ정말..S2.. 기분 좋아서 카디 진도 쑦쑥 뽑을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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