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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을 더럽히는 동화시리즈.(동.더.동)

 

 

 

 

 

 

 

 

 

W.리무버

 

 

 

 

 

 

 


01.닭장에서의 만남

 

 

 


산뜻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어느 봄 저녁 만다린씨네 가족도 저녁을 먹은 뒤 한가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때 부인이 창가를 슬쩍 내다보더니 얼굴이 일그러진다.


"홍당무!!!!"


부인이 목청껏 종대의 이름을 부른다.의자에 기대 졸고 있던 붉그죽죽한 머리가 벌떡 세워진다.
그 붉은 머리 아래로 핏기 없는 얼굴과 시커먼 다크서클이 나타난다.
침을 흘린건지 얼른 손을 들어 입가를 닦는다.
그런 꼴을 보고 있던 부인은 한심한지 혀를 차더니 가족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억척스레 종대를 밖으로 내몬다.


"어,엄마!왜 그러시는거에요!"
"뭐!?왜 그러시는거에요?왜 그러시는거에용!?니가 니죄를 모른단말이지??"
"몰라요..."


부인이 솥뚜껑만한 손을 들어 종대의 머리를 거침없이 내려친다.
종대는 잠이 확 깬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맞은 머리에 손을 갖다댄다.


"닭장 문이 잠기지 않았잖아!!!이러다가 닭이 없어지면 어쩌려고!니가 벌어올거야!?"
"...제가 하는게 아니라 오노린이 하는거잖아요.."
"오노린이 하지 않으면 얼른 알아채고 니가 해야지!!자꾸 바보같이 굴거야!얼른 안 닫고 올래!?"
"알았어요.할게요.."


종대가 좁은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돌아선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인이 쾅하고 문을 세게 닫고는 소리지른다.


"정말 답답해서!!저게 어떻게 내 배에서 나온거야!"
"시끄럽다.마을 사람들 보기 창피하니까 그만하고 얼른 이리 와서 앉아."


만다린씨가 신문을 접으며 점잖게 한마디 하자 부인이 깨깽하며 조신히 앉는다.
한편 종대는 수탉 피터를 부여잡고 하소연중이였다.


"넌 은혜도 모르니?몇년동안 우리가 널 키워주고 멕여주는데 이깟 문 하나 못 닫니?"
 

그래봤자 피터는 말이 없다.종대는 잠시 피터의 부실한 두 다리를 보곤 그대로 닭장 속에 쳐넣고 닭장 문을 잠근다.
오랫동안 쭈그려 앉아 있어 저린 다리을 쭉 펴고 풀어주고 있는데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리더니 적막함이 흐른다.
종대는 흠칫 놀라며 부인이 따라나왔나싶어 뒤를 돌아보지만 아무도 없다.
그냥 한줄기 바람으로 추측하고 다시 닭장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어느새 눈앞에 히죽 웃고있는 이름모를 사내가 보인다.


"으아악!!!!"


종대가 그대로 부드러운 잔디로 넘어갔고 쿵덕쿵덕 뛰는 가슴을 손으로 짚으며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사내를 본다.
그리고 조용한 뒷뜰에는 얼른 닥치고 오라는 부인의 앙칼진 목소리가 울린다.
종대는 알았다고 대답하며 사내를 얼른 훑는다.
도깨비라고 하기엔 너무 잘생겼으며 떠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말쑥한 차림새였다.
그럼.......아,악마인가!?


"헉!!"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종대는 사내가 내민 손도 무시한채 허겁지겁 일어나서 꽁지빠지게 집으로 달려간다.
호의를 무시당한 사내가 무안한듯 내민 손을 거두고 몇번 헛기침을 하더니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아빠!!!!"
"좀 조용히 들어올 수 없겠니!?"


종대가 거친 숨을 내쉬며 집으로 들어서자 역시 부인이 핀잔을 준다.
종대가 그런 부인을 무시하고 바로 만다린씨에게로 뛰어든다.
가볍게 종대를 받아든 만다린씨는 부드럽게 종대의 머리를 쓸어준다.


"왜 그러는거야?닭한테 물린거니?"


조근조근 종대에게 묻자 종대가 파랗게 질린 입술로 말한다.


"아,악마가...닭장에서.."
"뭐?악마를 봤다는거야?"


펠릭스 형이 호기심이 동해서 반짝거리는 눈으로 다가온다.
종대는 조금씩 몸을 곧추세우더니 더듬더듬 말을 꺼낸다.


"닭장 문을 잠그는데 갑자기 그 악마가 와서는...내 어깨에다가!"
"꺄악!!!!"


부인이 눈치를 슬쩍 보더니 소리를 꽥 지르더니 만다린씨에게 안겨서 옹알옹알 말하는 종대를 밀어내고 안긴다.
그러곤 벙쪄있는 종대를 째려보며 말한다.


"거짓말 치지마!이렇게 여린 엄마를 놀래켜야하니!?얼른 방으로 들어가서 자기나 하렴."


그렇게 종대는 초저녁 7시에 방으로 쫓겨 두려움에 떨며 잠을 청한다.

 

 

 

 

 


02.울타리

 

 

 

 


종대는 지난 밤 한숨도 자지 못하고 부엌에 앉았다.
더욱 진해진 종대의 다크서클을 본 에르네스틴 누나는 깜짝 놀래서 종대의 두 눈가를 어루만져주고 펠릭스 형은 낄낄웃으며 밀가루를 가져와 종대의 눈가에 바르려하고 부인은 밀가루 아깝다며 펠릭스의 등짝을 내려친다.
만다린씨가 가운데 의자에 앉으면 그때부터 아침식사가 시작된다.
종대는 먹는 둥 마는 둥 스프를 떠먹는다.
아침을 먹은 뒤 할 일이 없던 종대는 산책이나 할까하고 밖으로 나서는데 사람이 살지 않던 옆집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옆집으로 고개를 돌리니 어제 저녁에 봤던 악마가 짐을 옮기고 있다.
종대는 그 자리에서 굳어 악마를 보고 있다.
악마는 짐을 옮기다 말고 종대를 발견하고 씨익 웃더니 성큼성큼 달려와서 울타리에 올려진 종대의 손을 부여잡는다.
종대와 악마는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있다.
차가울거라고 생각된 악마의 손은 의외로 따뜻했다.
그리 생각한 종대는 다시 악마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본다.
악마는 조그만한 얼굴에 눈코입이 다 들어가있으며 종대를 보고 흐뭇하게 웃고있다.


"안녕~너 어제 나 봤지?근데 왜 도망간거야?"
"아....그게.."
"놀란거야?뭐,그럴수도 있겠다!"


악마는 지 혼자 말하고 혼자 단정짓는다.


"...이름이 뭐에요?"
"나?크리스.크리스 형이라고 불러.동생같은데.."
"몇 살이신데요."


종대가 새침하게 크리스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18살이야."
"흠!...김종대에요.홍당무라고 부르면 되요.크리스...형."


붉게 물드는 종대의 볼을 보고 소리없이 웃는다.


"들어올래?"


크리스가 문을 열어준다.

 

"네?"
"아침 안 먹었으면 들어와서 같이 먹자."
"......"
"먹었어?"
"아니에요!안 먹었어요.."
"그럼 얼른 들어와.배고프다."


크리스가 종대의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03.내가 그린 기린 지도

 

 

 

 

 

간만에 푹 잔 종대는 차가운 새벽 공기에 번쩍 눈을 뜬다.
오늘은 크리스와 뭐 하고 놀까라는 생각을 하던 종대가 문득 아래쪽이 축축함을 느낀다.
아..아닌데..설마...하면서 들춘 이불 밑에는 뭔지 모를...노란 액체로 축축히 젖어있었다.
이종대 이 멍청아!!!!!!!벌써 몇번째냐!?
넋이 나가서 이불만 부여고 있는데 문이 덜커덕 열린다.


"일어나...왠일이니?벌써 일어나있네?"


부인이 피곤한 얼굴로 종대의 방을 들어온다.그리고 한걸음 한걸음 종대의 침대로 다가온다.


"안 일어날거니?"
"아...저.."
"......"


부인이 이상함을 눈치채고 종대가 꼭 부여잡고 있는 이불을 매섭게 들춘다.


"어머!!!얘 좀 봐!!"


부인의 앙칼진 소리 뒤에 벌어진 상황은 안 봐도 뻔한 상황.

 

 


......


"그래서 아침도 못 먹고 쫓겨났어요.."
"...뭐..그,그럴 수도 있겠지..?..후라이 더 먹을래...?"


크리스가 어정쩡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부엌으로 움직인다.
안 먹어도 되는데...별로 안 먹고 싶었는데...
크리스가 금세 웃는 낯으로 접시에 계란 후라이를 담아온다.


"많이 먹어~"
"...네."
"종대아.아침 먹고 산책이나 갈래?"
"아뇨."
"...뭐 하고싶은거 있어?"
"아뇨."
"..별로 신경 쓰지마.다음부터 안 그러면 되는거잖아."
"....."


크리스가 종대를 달래려고 애를 써도 종대는 묵묵히 고개를 푹 숙이고 숟가락으로 계란을 쑤시고 있다.
그러던 크리스가 갑자기 탄성을 지르더니 어디론가 간다.
종대가 크리스를 얼른 눈으로 쫓지만 크리스는 이미 없어졌다.


"형?"


크리스는 듣지 못했는지 대답이 없고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린다.
그러더니 소리가 멈추더니 크리스가 해맑게 웃으며 뭔가를 뒤에 숨기고 나타난다.


"뭐..에요?"
"이젠 다신 안 그럴거야."
"그니까 그 뒤에 있는게 뭐에요."
"짜잔~"


크리스가 식탁에 내려놓은 것은 오래된 곰인형이였다.


"너한테 주는거야."
"왜요?"
"끌어 안고 자면 다신 안 그럴거야."
"왜요?"
"내가 주는거니까."
"형은 내가 소녀인줄 아나봐."
"잘 어울리는데?"


못 이기듯 받았지만 그래도 출처모를 곰인형을 안고 잔 뒤로 16살에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참사는 피했다.

 

 

 

 

 

 

04.멜론

 

 

 

 


부인은 종대를 항상 구박하나 종대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순간이 있다.


"와~멜론이네?다 먹어버려야지."


펠릭스 형이 부인이 내논 과일접시를 보고 달려든다.종대도 얼른 가서 먹을려고 하지만 종대의 접시는 없다.


"...엄마.저는요?"
"넌 날 닮아서 멜론 싫어하잖니."


상황 종결.부인의 그 한마디로 종대는 좋아하던 멜론을 씨 하나 못 먹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종대에게는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있다.


"형,나 멜론 먹고 싶어요."
"멜론?왠 멜론?"
"그냥~"


이렇게 스치듯 말해놓으면 다음날 크리스 형의 식탁에는 새침하게 멜론이 올려져 있다.


"고마워요."
"내가 먹고 싶어서 산거야.뭐가 고마워."
"치이~그래도 항상 고마운 건 알죠?"
"고마우면 한번 안겨."
"그건 아니고요."

 

 

 


 

 

 

 

 

 

 

 

 

 

+홍당무는 정말 너무 사랑스럽다.종대도 사랑스러움.둘다 워더인듯...

여기 나오는 만다린씨는 모두가 아는 그 만다린.ㅇㅇ.

엑ㅋ쏘엠 엑쏘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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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휴ㅠㅠㅠ귀여워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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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 부인한테는 구박받는 종대지만 크리스형아 한테 쫑쫑쫑 가는거 상상하니까 귀엽다ㅠ_ㅠ 크리스형아는 멜론도 주고ㅠㅠ 잘보고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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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홍다무ㅠㅠㅠㅠㅠㅠ종대랑너무잘어울리는거아니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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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팔딱팔딱이에요!
홍당무라니ㅠㅠㅠㅠㅠ귀여워요ㅠㅠㅠ
엄마한테 구박받고 크리스한테 놀러가면 뭔가 푸근하고 그렇겠어요 ㅋㅋ
근데 만다린....만다린이 누군질 모르겠어요ㅠㅠㅠㅠ
왜지ㅠㅠㅠㅠㅠ궁금한데 누군지 갈피가 안잡혀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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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종대귀여워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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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클첸이라니클첸클체뮤ㅠㅠㅠㅠㅠㅠ종대귀여워 홍당무래 ㅋㅋㅋ 잘어울린다 하지만크리스랑 더 잘어울려요ㅠㅠ잘보고갑니당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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