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애니멀)
W.리무버
03.
"향수를 사세요."
"네?"
"그럼 해결될거에요."
귀찮다는듯 일어나는 종인을 세훈이 간신히 앉힌다.
세훈이 남의 집 소파에 누워 잠을 청하는 종인을 보고 한숨을 내뱉다가 눈을 반짝이는 준면과 눈이 마주친다.
"향수면 되나요..?"
씨발.저 고답이.
"혹시 개 키우세요?"
"아뇨."
"그럼 키웠던적은?"
"없는데.."
이렇게 하면 일주일이 지나도 똑같을거란 생각에 손을 잡아채 잡으니 매몰차게도 뿌리친다.
"어맛!!"
얼떨떨하게 뿌려쳐진 손을 보고있는데 맞은편에서 준면이 우물쭈물거리며 소매끝을 잡고 양 무릎에 갖다댄다.
"이러시면 안돼요.."
이게 무슨 개같은 상황이지.
"아뇨.제가,"
"아무리 제가 좋다고해도 이런식은 옳지않아요."
"그게 아니고,"
"무엇보다 저는..."
"이봐요."
"게이가 아니에요!"
손을 잡아야 너한테 왜 개들이 달라붙는지 알지.개년아!!!!
"죄송해요."
"됐어요."
"진짜로 죄송해요.."
"됐고 손이나 줘요."
"여기요.."
"부끄러워하지마요.기분 나쁘니까."
온 집중을 쏟아야하는 순간에 김준면이란 작자는 입을 쉬지않고 놀린다.
"이런거 언제부터 알았어요?"
"뭐를요."
"초능력."
"어릴때부터요."
"우와.손만 잡으면 과거가 다 보여요?"
"그냥 네이버같은거에요."
"네이버?"
"네.준면씨가 만약에 두부조림을 만들어먹고싶으면 어떻게 해요?"
"두부조림을 검색어에 치겠죠."
"그럼 두부조림레시피만 나오겠죠."
"네."
"그런거에요.이해되요?"
"네.그럼 지금 세훈씨는 뭐라고 검색어를 쳤는데요?"
"개요."
"..예?"
"개요.준면씨.일곱살때 개한테 꼬추 물렸었네요."
그제야 입을 다문다.
"뭐인거같아?"
"마실거라도 줘봐."
"갓 끓인 홍차 있는데."
"씨발.."
크리스는 한여름에 땀으로 샤워한 나에게 홍차를 권유하는 싸가지를 가지고있다.
"탄산같은거 없어?"
"니가 사와."
싸가지없는 새끼.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인데."
"귀신 붙었어."
"아,좆됐네."
"사람 불러."
"그냥 포기할까?"
"뭘?"
"이 건."
"꺼져.책임없는 새끼."
"야!걔 부르면 손해가 얼만지 알아?"
"고객한테 다 청구할거면서 뭔 손해야."
크리스의 무릎을 흘깃 보면 거북이의 모습인 첸이 숙면중이다.
"그냥 첸때문이라고 말해.병신아."
크리스의 동공이 커지더니 어딘지도 모르겠는 첸의 귀를 막는다.
"관둬라.찌질이새끼.
김준면한테 귀신이 붙었다.
그것도 짝사랑을 하다 결국 미쳐죽은 영물귀신.
물론 김준면은 그것을 모른다.어느 누가 미친 영물귀신이 자기한테 붙었단 생각을 하겠나.
그것도 영물이 개과의 우두머리라고 할수있는 늑대였기때문에 그것이 붙어있는 준면이 개들한테 페로몬작용을 했나보다.
아무렴 약육강식의 세계인만큼 강한 자는 강한만큼 약한 자에게 먹혀든다.
무튼 그것을 해결하려면 우리중에는 퇴마력이 있는 사람이 없어 외부에서 불러와야하는데 그것이 크리스에겐 퍽이나 괴로운 일이다.
크리스의 연인이라고 쉬쉬하지만 모두가 알고있는 첸에게 그 퇴마사만이 모르는 척 들이대니 그것도 열받을만했다.
하지만 크리스에겐 크리스가 괴로운 사람이 있고 나에게 내가 괴로운 사람이 있는데
"오늘도 가서 쳐자라.크리스한테 찔러서 월급삭감할테니까."
"안가."
"뭐?"
"안갈거야."
그것이 김종인이다.
누가 흑표범 아니라고 나른하게 눕는 모습이 한대 쳐주고싶다.
"어차피 난 가서 할것도 없어."
어느새 김종인의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들려있다.
"씨발.그래.니 능력갖고 아이스크림따위나 소환해라."
"싸이코주제에."
"싸이코메트리라고!!"
"싸이코."
김종인같은 새끼를 내가 왜 스카웃했을까.
"놀라지말고 들으세요."
"노,놀라면 안되나요?"
..씨발.진짜.
"준면씨한테 귀신 붙었어요."
"으아악!!!"
어쩜 저리 리액션도 아날로그할까.웃음이 터졌다.
"왜 웃어요??!나한테 귀신이 붙었는데!!!"
귀신을 털어내는듯 어깨부터 엉덩이까지 손으로 가열차게 털어내는 모습에 이젠 배가 아플정도로 웃음이 나온다.
"웃지말라니까!!!!"
고객은 두눈에 눈물을 달고 소리치고 나는 배를 잡고 웃고있으니 크리스가 봤다면 월급이 삭감됐을게 분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골때리게 웃긴 상황인것도 분명했다.
"그만 웃어요..."
결국엔 울음을 터트리며 옆쪽으로 다가온다.
"..왜 다가오는데요."
겨우 웃음을 멈추고 물으니 눈을 꼭 감는다.
"왜 오냐니까?"
"옆에 사람있는게 덜 무서우니까!!묻지좀마요!"
"..."
"웃지도 마!!!"
입꼬리가 씰룩대는걸 용케도 알았는지 앙칼진 소리를 내지만 그것이 다시 웃음보를 터트린 시발점이였다.
"안아줄까요?"
"...나 좋아해요?"
"싫으면 말고."
벌린 팔을 추스리기도 전에 붉은 무언가가 날아들고 나는 인지하기도 전에 그것을 안아들었다.
"얼굴 디따 빨갛다."
"보지말아요.."
"준면씨."
"왜요."
"내가 아직도 오세훈으로 보이니."
"악!!!악악악!!!!!"
이래저래 김준면은 희한한 사람이 맞았다.
"그래서 내가 당분간 외근을 할려고."
"..고객님이 귀신 무서워하는거하고 너하고 무슨 상관이야."
"야.내가 맡은 사건인데 내가 끝까지 맡아야되는거아니냐?"
"헛소리말고 김종인한테 넘겨."
"무슨!!!"
"...뭐냐?"
"걔가 얼마나 대충하는지 아냐?!고객님 집 소파에 누워서 잔다니까?!"
"개새끼.가서 김종인 불러."
"응!"
미안해.흑표범새끼야.
사무실을 나서는 세훈의 발걸음이 마냥 가벼워진다.
"이런 신고가 들어왔으므로 김종인 너는 삭감입니다.유감이네요."
"오세훈 찢어죽일놈."
"야."
"뭐."
"그 고객 이쁘냐?'
"뭐?"
"이쁘냐고."
"야.니가 게이라고 남자한테 이쁘냐고 묻는건 아니지않냐."
"....."
생각해보니 그 고객은 20대 초반의 건장한 성인남자였다.
크리스의 팔뚝 위로 오소소 소름이 올라온다.
"세훈이 이새끼.."
"뭐야.나 간다."
능력을 가장 잘 사용하는 종인이 삑하고 사라진다.
"첸.들었죠?"
"뭘?"
"오세훈 그 새끼 조심해요."
첸이 말없이 거북이로 변했다.
"나 지금 무시한거에요?!"
평소처럼 준면의 집에 도착했는데 평소와 다르게 준면의 옷차림이 외출복이다.
"어디 나가게요?"
"집에 먹을게 없어서 장보러가야되는데 같이 가요."
"더운데.."
덥다는 핑계로 선풍기 앞자리를 독차지하니 맵지도 않은 손바닥이 등짝으로 날라온다.
"같이 가요.응?"
"알았어요."
"근데요.좀 곤란할지도 몰라요."
"왜요?"
"나 개들이 따라다닌다니까."
"맞다."
걱정은 되지만 하찮은 개들주제에 뭘하겠나싶어하는 마음으로 밖을 나섰는데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다.
온통 멍멍소리에 발정난 개새끼들이 이리저리 날뛰고 결국엔 손등이 들키고 만다.
이 씨발놈들이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걸 보아하니 귀신이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애꿏은 허공만 노려보다 울먹이는 김준면을 낚아챘다.
"괜찮아요?안아파요?피나요!!"
"조용히 좀 해봐요."
"어디가는데요.지혈부터 해요.응?"
어두운 골목길에 들어가니 김준면의 입이 꾹 닫힌다.
"왜,왜 그래요."
"혹시나 오해할까봐 그러는데 준면씨랑 이렇고 저런 짓 안해요."
"그럼 왜 옷을..벗어요?"
"그래야 영물로 변하죠.이 개새끼들 좀 치워줘요."
"근데 나도 지금 힘들어요."
꼴을 보아하니 겁없는 한놈의 개새끼가 김준면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낑낑거리며 오르기 시작한다.
저놈의 개새끼들은 하여간 정이 안가요.
"세훈씨.얘 좀 떼어내줘요..세훈씨?"
준면이 개에게서 눈을 떼고 세훈을 봤을때 결좋은 얼룩무늬를 가진 치타가 으르렁대며 개들을 치워내고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커다란 동물을 본건 처음인지 준면의 다리가 저절로 풀린다.
당황한 세훈이 얼른 달려가 그 몸을 받아낸다.
제 밑에 깔린 세훈을 보다 준면이 뒤늦게 정신을 차렸는지 일어나려하는데 세훈이 묵묵히 일어선다.
"앉아있어요."
"..말하네요?"
"능력 중 하나에요.우리 대장도 못하는거에요.이건."
"근데 나 안 무거워요?"
"존나 무거우니까 입 좀 닫아요."
"아진짜!!"
역시 김준면은 놀려야 반응을 보인다.
+세준은 사랑 아닙니꺼.
세준은 오세훈이 김준면 정수리에 앉아서 놀려먹는게 진리라고 생각해요.
세준 나랑 사겨라.예에에에!!!
그렇게 오늘도 찬백을 가장한 클첸인줄 알고봤던 애니멀은 세준입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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