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애니멀)
W.리무버
02.
상황은 급박하고 빠르게 전개되었다.
내 턱을 따라 똑똑 떨어지는 땀방울을 보던 크리스는 열에 들떠 눈도 제대로 뜨지못하는 찬열이에게 다가가 목을 내리쳤다.
정신을 잃은 찬열이를 한손으로 받은 크리스가 호출기를 눌러 누군가를 부르고 나를 소파에 앉힌다.
"찬열이 괜찮은거에요..?"
"네.괜찮은거에요."
괜찮다니 안심은 된다.소파에 누여진 땀에 젖은 찬열이의 머리칼을 정리하려하니 크리스가 그 손을 저지한다.
"안 만지는게 좋을거에요."
"...왜요?"
"그런게 있어요."
크리스가 시선을 피하며 헛기침을 하는걸 보아하니 심상치가 않다.
추궁하려 입을 열려는데 사무실 문이 뻥하고 열리고 소년 하나가 들어온다.
"경수야.문을 살살 열어야지."
"힘조절이 안돼.대디."
"좀 더 연습해.그리고 이 형 데리고나가."
"내가 셔틀도 아니고.."
투덜대던 소년이 이내 찬열이를 풍선마냥 둥둥 띄우곤 사라진다.
"저,저게 지금 뭐에요??"
"초능력 처음 봐요?"
"네.."
신기하죠?경수는 나이에 비해 능력발휘력이 뛰어나거든요.팔불출의 아빠마냥 말을 덧붙힌 크리스의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맴돌고있다.
소파앞에 위치한 탁상에는 거북이가 느릿느릿하게 움직이고있다.그 모양새를 천천히 눈으로 따라가는데 크리스가 찻잔을 건네며 말을 걸어온다.
"찬열이가 영물인줄은 몰랐네요."
"저도 오늘 안거라서요..게다가 저는 찬열이가 여태껏 개..인줄 알았고요."
"당황스럽겠네."
"네.많이 당황스러웠는데 거기다 발..정기까지 겹쳐서."
"발정기 문제는 해결될거에요....찬열이 주인씨."
"변백현이에요.편하게 부르세요."
"근데 백현씨."
"네."
크리스가 찻물로 입을 축이더니 가장 중요한 얘기를 꺼낸다.
"그래서 찬열이 능력이 뭐에요?"
"....."
"....."
"모르는데.."
"그럼 찬열이가 들어갈 집단은요?"
"....."
"안 보낼거에요?"
"모,모르겠어요."
생각치 못했던 문제들을 크리스가 콕콕 집어 수면으로 띄운다.
"그럼 일단 찬열이가 여기서 지내는건 어때요?"
그것도 생각치 못했는데.
"갑작스럽긴해도 찬열이한테도 좋을거고.백현씨한테도 좋을거에요."
"...."
"그렇죠?"
무자비하고 평온한 사자 한마리에게 완전히 기가 눌려 난 고개를 끄덕인채 찬열이를 둔채 집에 왔다.
내가 제정신이 아니구나.백현이 머리를 쥐뜯기 시작한다.
백현이 문을 닫고 나가자 탁상위엔 거북이가 아닌 다른 남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있다.
"왜 그랬어?"
"뭐가요?"
"찬열이란 애하고 저 애하고 왜 떨어트려놓냐고."
"발정기인 짐승 옆에 페로몬 자체가 있는거는 짐승한테나 페로몬한테나 해로우니까요."
"너랑 나처럼?"
"나 일해야되는데 이러면 곤란해요."
특유의 입꼬리로 호선을 그리며 웃던 첸이 다시 거북이로 변해 평온을 취한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던 크리스가 앞에 위치한 보고서로 눈을 돌린다.
크리스는 사자의 영물이다.
사자답게 초인적인 괴력을 발휘하는 능력을 가진 크리스는 A의 우두머리로 잘 알려져있다.
거북이의 영물인 첸은 공공연히 A의 2인자로 알려져있다.
서열을 더욱 중시하는 영물 세계에서 초식동물이 우성의 모든 육식동물들을 제친것에 대해 논란이 매번 일어나지만
억겁의 시간을 보내온 불사능력의 첸은 그 모든 걸 커버한다.
손가락으로 선을 그어가며 읽던 백현의 눈에 구석에 적힌 조그만 글씨가 보인다.
"카피터?"
쓰여진지 오래되보이는 글씨는 이미 빛이 바래있다.
곰곰히 글씨에 대해 생각해보던 백현이 답을 못 찾고 다시 원문으로 눈을 돌린다.
A의 행동대장으로 알려진 희귀종 흑표범의 영물인 카이는 서머너라는 소환능력과 순간이동능력을 가지고있다.
1997년 덫에 걸려 숲속에서 죽은 어미와 발견이 된 카이는 그때의 상처로 아직도 왼쪽 다리를 절고있다.
크리스와 함께 A를 만들었다는 세훈은 치타의 영물로 관심력에 속하는 사이코 메트리라는 능력을 가지고있다.
한국에선 처음 발견된 능력으로 그에 대한 많은 관심과 연구결과가 쏟아지고있다.
마지막으로 A에 들어온 스라소니의 영물 디오는 아무런.....정보가 없다.
"없다고?"
백현이 당황해 책 뒷장까지 샅샅이 찾아보지만 글은 거기서 끊겨있다.
디오라 하면 그때 찬열이를 들고나간 애를 지칭하는듯 한데..뭐,나중에 크리스한테 물어보면 되지.
백현이 책을 제자리에 넣은 뒤 도서관을 빠져나온다.
찬열이로 인해 알게된 영물세계는 굉장히 흥미를 끄는 주제였다.
처음은 찬열이가 없는 일주일동안 찬열이에 대해 더 알아보자라는 목적이였지만 도서관과 책에 파묻혀지낸 일주일은 그것의 이상이였다고 백현은 생각한다.
"날수있어?"
"아니.."
"그럼 바람은 불수있나?"
"아니..."
크리스와 세훈의 포스 아래 찬열이 자꾸 위축이 되어간다.
"찬열아.긴장하지말고 잘 생각해봐.응?"
"나 진짜 모르겠어.형."
울먹거리는 찬열을 본 첸이 세훈과 크리스를 제지한다.
"다들 그만해.찬열아.집 가고싶어?"
"..네"
"그럼 집 가자."
첸이 내미는 손을 덥썩 잡은 찬열이 일어난다.
"근데 안 가도 될거같아요."
"왜?"
"백현이가 오는것같아요."
크리스와 세훈의 맥이 빠진다.
찬열의 말대로 오분뒤 백현이 사무실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찬열과 함께 돌아갔다.
"어떻게 안거에요?"
"뭐를?"
"찬열이 예지력있다는거."
"몰랐는데?"
"그럼?"
"그냥 백현군 만나면 뭐든 되지않을까싶어서..이게 다 연륜이고 경험이다.아가."
갈기를 빼닮은 크리스의 금발을 쓸어주던 첸이 먼 곳을 쳐다보는 듯 초점이 흐릿해진다.
"나 아가라고 안 부르면 안돼요?"
"니가 아가지.뭐."
"나보다 덩치도 작으면서.."
"아가.니가 태어났을때 나는 너만한 증손자의 손자를 봤을거야."
"그 소리도 그만 좀 해요."
"니가 안 까불면."
크리스가 첸의 눈을 아예 가려번린다.
"딴데도 보지말고."
"..왜 이렇게 하지말라는게 많아."
의뢰가 들어왔다.
의뢰인은 스무살 초반으로 이름은 김준면.
특이한 케이스였다.밖에만 나가면 개에게 시달린다는 의뢰는 크리스를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개를 홀리는 페로몬이 있는건가."
"그럴수도있겠네."
"일단 뭐 가보죠."
"나도 가?"
"안 갈거에요?"
"더워.세훈이 데리고가."
"...나도 안갈래.오세훈.김종인 데리고 의뢰인 만나고와."
크리스의 부은 얼굴을 보고 첸이 혀를 찬다.
"너 점점 유치해진다."
"대디.유치해!"
"맞아.니네 대디 유치해."
첸이 품에 안은 경수의 자그만 코를 붙잡고 흔든다.
결국 무더위에 헉헉대는건 고양이과의 김종인과 오세훈이다.
"혀 좀 집어넣어라.개도 아니고."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사주고 말해."
세훈의 타박을 들은 종인이 이빨을 세우고 으르렁거린다.
"여긴가?"
"맞는거같은데 벨 눌러봐."
벨을 누르자 청량한 목소리가 인터폰 너머로 들린다.
"거기 김준면씨 댁인가요?"
"애니멀님들?!!"
아니,A라고 부르시면되는데..
더위에 달아오른 얼굴이 다시 한번 낯부끄러움에 달아오른다.
문이 열리고 들어가자마자 나는 악취에 둘의 얼굴이 찌뿌려진다.
"이거.."
"씨발.개냄새야."
대장.이새끼 페로몬이 맞는거같아요.
세훈과 종인이 반갑게 맞이하는 인간페로몬 김준면을 보다 억지로 웃음을 머금는다.
+늦었죠..절 잊어버린건 아니죠..그렇죠..?
흡..곧 방학이니 더 열심히 쓸게요.떠나지마요.
찬백픽인데 찬백보다 클첸이 더 많아보인다고요?
착시입니다.
그리고 애니멀은 웹툰 이영싫에서 모티브를 따온게 트루입니다.
작가님.절 때리세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속보] 이대통령, 촉법 소년 연령 하한 논의 지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