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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호흡곤란

 

 

 

항상 무기력한 표정, 무기력한 행동, 무기력한 말투.

 

그 무기력한 것들이 왜그렇게 제 눈을 끌어당겼는지 알 수 가 없다.
그런데 눈이 자꾸만 향했다.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번도 마주친적이 없어서 애가탔다.  

 

 

축구공을 팔에 끼우고있던 우현이 양호실 창문을 통해 책상에 팔을 얹고 꾸벅꾸벅 졸고있는 성규를 보았다.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카락이 햇빛에 빛이 났다. 새하얀 피부에 햇살이 미끄러졌다.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새로 따스한 숨이 들어갔다가 나갔다.
그 미약한 숨결이 더운 햇살의 아지랑이 같이 너울너울거리는 것 같았다.

 

우현이 축구공을 떨어뜨렸다. 축구공이 데구르르 굴러 먼곳으로 갔다.

 

친구들이 자신을 찾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뛰고 있는심장소리때문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호흡곤란

 

 

 

 

우현이 턱을 괴곤 심드렁하게 교탁앞에 서있는 동우를 보았다. 그리고는 대각선 앞에 앉은 준희도 보았다.

수학을 가르치던 선생님은 갑자기 아파서 일주일을 쉬었다. 연락도 안된다면 난리발광을 치는 준희를 한대 때린건 우현이였다.

너 미쳤냐고, 니가 연락을 왜하냐고, 그 사람 결혼도 한 사람이라고, 너 가지고 논것도 모르겠냐고.

화를 있는 대로 내며 준희를 팼다. 그리고, 우현도 준희에게 맞았었다.

누가 그걸 모르냐고, 안다고 알고 있는데.... 마음이 모르는 채 한다고.

 

우현은 그런 준희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누가봐도 위험했다.
물론 방관자처럼 지켜보고 있는 우현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였다. 하지만 최소한 친구로서 그만둘수 있을때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우현이 준희를 말릴 새도 없이 준희는 선생님을 좋아했고, 우현도 모르는 사이에 깊은 관계까지 갔었던것 같았다.
일주일을 쉬다온 선생님은 예전에 준희나 우현이 알던 선생님이 아니였다.

 

그 전의 선생님도 잘 웃긴 했지만 그건 지어낸 미소였지, 지금처럼 박장대소를 터트리며 쓰러지진 않았다.
아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도 잘 듣고는 웃어준다. 그리고 준희와는 더이상 깊은 관계가 아니였다. 우현은 웃고있는 선생님을 보며 아픈 표정을 짓고있는 준희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저 바보같은 새끼. 진작에 그만두라니까...

 


" 내일은 윤선생님 오실꺼야. 배운거 공부해와~"

 


동우가 헤실헤실 웃었다.우현은 고개를 숙여 제 수학 교과서와 노트를 보았다.

 

아....씨발. 졸라 깨끗하다.

 

우현이 머리를 헝클이며 책상에 엎드렸다.

 

내가 씨발 저새끼 걱정을 한다고 공부도 못하고 있는거냐? 지금? .. 하.. 씨발 친구새끼 잘못둬서 이게 무슨 고생이야.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원망스러운듯 교실을 나가고 있는 동우를 보았다.

 

왜 다 잊어버렸어요. 왜 준희를 잊어버렸어요. 차라리.. 그렇게 위태로운 관계라도 이어나가주지 그랬어요. 선생님? 네??
아 씨발.. 강준희 이새끼야. 이 참에 기회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려. 그 놈의 사랑이 뭔지.. 씨발씨발..

 

우현이 에라 모르겠다하고는 책을 확 덮었다.

 

 

 

 

 

 

 

" 오!!! 남우현!!! "

 


그 답답한 마음을 공에다 분풀이한 우현은 시원하게 한골을 넣었다. 같은 편인 아이들이 저마다 달려들어 우현의 머리를 헝클였다.
우현이 그 속에서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뻥하고 차버린 공에 마음이 뻥하고 뚫린 우현은 운동장을 질주했고, 그런 우현을 막을 자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뻥하고 차버린 공은 이번에는 골대를 막고 튕겼다.

 

우현이 아..하고 아쉬워하는 찰나 누군가의 신음소리와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 헐!! 쌤!!!! "

 


쌤? 아.. 좃됐다. 씨발..

 

우현이 사고를 쳐서 다시 답답해져오는 가슴을 치고는 아이들이 몰려가는 방향을 보았다.
우현도 냉큼 잘못했다고 무릎꿇고 빌려가려고 애들사이를 헤치고 들어갔다.  제가 시원하게 차버린 축구공이 자신의 발쪽으로 데굴데굴 굴러왔고,
아이들의 사이로 하얀 가운이 보였다.

 

우현이 설마 하고는 숨을 들이키고는 그 앞에 섰다. 갈색의 고운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진 새하얀 손이 보였다.
우현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김성규였다.

자신이 뻥하고 차버렸던 공이 골대에 맞고 팅겨져나가 성규의 머리를 강타했던 것이였다.

 

우현의 손이 떨려왔다. 혼이 날것이 두려웠던건 아니였다. 불안한 마음은 떨리는 손으로 표현이 되었다.

 


" 쌤 괜찮아요? "

 


" 아... 으.. 안괜찮아.. 이것들아.. "

 


우현이 냉큼 성규의 손목을 잡았다. 성규가 아픈 제 머리를 감싸고 있는 손을 떼어내버린 망할 녀석을 올려다보았다.

성규는 우현의 얼굴이 익숙했다.
준희의 친구였던가...

성규가 생각에 빠질즘 우현이 성규를 일으켰다.

 


" 선생님 괜찮으세요? 제가 부축해드릴께요."

 


자리에서 강제로 일으켜지자 핑글하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뇌수가 흔들릴 만큼의 충격이였는가보다.
성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 아.. 그래. 고마워."

 

 

 

 

 

 

 

우현은 성규를 부축해서 양호실에 도착했고, 성규를 침대에 앉혀주었다.
성규는 여전히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듯 했고, 우현은 그 앞에 서서 성규를 내려다보았다.

 

하얀 가운이 묘하게 금욕적으로 보였다. 내려져있는 눈섭과 곱게 뻗은 코, 그리고 그 아래 여전히 무기력한 숨을 내뱉는 붉은 입술까지.

 

우현은 손에 땀이 차는 것을 느꼈다.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실내의 양호실임에도 이 안의 공기가 밖의 공기와는 사뭇다른 후끈함이 느껴졌다.
등뒤로 땀이 흘렀다.

 

이 초조함과 불안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제가 차버린 공에 맞아버린 선생님 때문일까. 그렇다면 이렇게 망설이지 말고 바로 직설적으로 사과하는게 우현의 스타일이였다.
하지만 말을 못하게 되어버렸다. 심장소리 때문에 말소리가 묻힐것 같았다.

 

성규는 그제사 제 앞에 가만히 서있는 우현을 느낀건지 고개를 들었다.

 


" 데려다 줘서 고마워. 그 정도는 아닌데. 들어가봐."

 


" 아... 죄송해요. 그 공 제가 찬거에요."

 


성규가 공에 맞은 제 왼쪽 머리를 문지르러 손을 들었다가 멈칫했다. 성규가 다시 고개를 들어 우현을 보았다.


너구나? 그 망할 녀석이.

 

 

 

 

 

 

 

 

 


" 너무해요. 공한번 잘못찼기로써니!! 어떻게 양호실 청소를 시킬 수가 있어요?! "


" 2학년 3반 남우현 학생. 치료비 내달라고 하기전에 얌전히 청소하지? "


" 선생님이 어떻게 학생에게 삥ㅇ.."


" 아고 머리야.."

 


빗자루를 들고 항의하던 우현이 머리를 감싸지는 성규탓에 다시 허리를 숙이고 열심히 청소하기 시작했다.
투덜투덜 거리며 빗자루 질을 하고있는 우현을 보며 성규가 피식 웃었다.
생각했던 것 보단 밝은 아이였다.

 

장동우의 옆에 있던 강준희의 친구인 남우현은 항상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동우를 보았다.
그래 준희의 친구라면 동우가 탐탁치 않을 수 있을 터였다. 제 친구를 위태롭게 만든 사람이였으니까 말이다.

성규가 회전의자에 앉아서 몸을 기대었다. 원래 편두통이 있는 성규였다. 공을 맞았을땐 정말 이대로 정신을 놔버리겠구나 했다.

사람이 죽었을 때도 놓지 않았던 정신을 공 한대에 정신을 놓을수가 있다니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일이였다.

 

눈 앞에 심장모니터가 띈다. 약물이 환자에게 투여가 된다. 삑삑삑삑 정신없이 심장이 뛰는 걸 알려주더니 이내 일직선으로 주욱 그어졌다.
삐이이이이이익 소리가 제 귀를 통과해서 머리를 통과한다.

 

숨이 막혀왔다.

침대위에 누워있는 사람은 숨이 멈추고 심장이 멈춘 자신이였다.

 

죽었다.

 

 


" 선생님!! "

 


자신을 깨우는 소리에 성규가 눈을 떴다. 숨을 급하게 내쉬었고, 쪼그라 들었을 폐에 공기를 밀어넣었다.

심장이 뛰었다.

심장 모니터에서 빠른 소리가 들렸다.
아직... 살아있다.

 

성규가 눈을 깜박였다. 수술실 무영등의 밝은 조명이 아닌 양호실의 은은한 조명이 보였다.
그리고 제 눈 앞에는 파란색의 수술복을 입은 사람들이 아니라 교복을 입은 우현이 보였다.

 

제 얼굴 근처에 있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손을 뻗어 우현의 어깨를 밀어내었다. 하지만 잠시 죽었다 살아난 사람의 몸에 힘이 있을리가 없었다.
성규의 손은 우현의 어깨에 닿기만 하고는 금새 떨어졌다.

 

 

청소를 하던 우현은 곁눈질로 성규를 훔쳐보았다. 꼭 여탕을 훔쳐보는 남학생처럼.
하지만 성규는 우현이 훔쳐보든 말든 아랑곳 하지 않았다. 제게 청소하라 잔소리하고는 다시 무기력하게 돌아가 회전의자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성규탓에 우현은 더이상 훔쳐보지 않아도 되었다. 살금살금 발 뒷꿈치를 들고는 성규의 곁에 다가갔다.

꾸벅꾸벅 졸면서 얕은 숨을 내뱉던 붉은 입술이 꾹 다물려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우현이 손을 뻗어서 성규의 코끝에 가져갔다.
제 손가락 끝에 닿아야 할 가느다란 숨결조차 없었다.

 

숨이..멈춰있다.

 

우현이 믿을 수가 없어 고개를 숙여 성규의 얼굴에 귀를 가져다되었다.

 

숨을 안셔.

숨을..

 


" 선생님!! "


제 부름에 성규가 눈을 떴다. 정말 숨을 안쉰 사람처럼 눈을 뜨자마자 숨을 급하게 쉬었다. 우현은 그 앞에서 안절부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숨을 멈춘 사람에게 어떻게 응급조치를 해야하는지 우현은 몰랐다.
성규가 눈을 깜빡이며 희미한 초점을 제게 맞추자 우현은 성규가 살아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마음이 들었다.

 

얼굴을 코끝에 가져다 되자 숨소리가 들렸다. 숨을 쉬고 있다. 선생님이 숨을 쉬고 있다.

 

성규의 손이 올라와 제 어깨에 닿고는 떨어졌다. 아마 저를 밀어내려했던 것 같았다.
스쳐 지나간 성규의 손이 간지러웠다. 그 간지러움에 우현이 성규에게서 멀어졌다. 불안한 느낌, 초조한 느낌, 위태롭다는느낌.

 

위험했다.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제 머리속엔 응급차가 달릴때 내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을 뿐이다.

 

 

 

 

 

 

 

 

 

" 왜 왔어? "


 

양호실에서 마침 나가려했던 모양인지 머리를 감싸진 우현을 보곤 성규가 물었다.
우현이 숙인 고개를 들고는 미간을 잔뜩 징그리곤 무표정한 성규를 보았다.

 


" 양호실에 아파서 오지 뭐때문에 와요."


" 아.. 그랬지. "

 


우현의 말에 성규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양호실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축 쳐진 하얀어깨가 우현의 눈에 들어왔다.


 

" 어디가시려고 했어요? "


" 산책. "


" 산책도 해요? "

 


우현의 말에 성규가 뒤를 돌아 우현을 보았다. 길게 찢어진 눈이 저를 노려보는것 같다고 우현은 생각했다.
비록 성규의 얼굴엔 표정이 없었지만.

 


" 산책하다가 네 공맞은거거든."

 


어쩐지 양호실에 꽁꽁 숨어서 무기력하게 쳐져있는 선생님이 왠일로 나와서 공같은거에 맞나했더니 학교주변을 산책했던 모양이였다.
우현이 성규 몰래 고개를 절래절래저었다.
성규가 우현쪽으로 손을 들고는 까닥까닥한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으라고 손가락으로 의자를 가르켰다.

목소리 한번 비싸다고 우현은 생각하며 터덜터덜 성규가 가르킨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았다.
우현이 앉은 그 앞에 성규가 앉아서는 양호일지를 펼쳤다.

하얀 손은 볼펜꽃이에 있는 볼펜을 잡고는 하얀 종이에 검은색 글자를 써내려갔다.

 

 

2학년 3반 남우현

 

 

성규가 쓴 자신의 이름을 흘끗 보는 우현이였다.

왠지 이름을 불린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착각이 심장을 떨려오게 만들었다.

성규가 고개를 돌려 우현을 보았다.


 

" 어디가 아파? "


" 머리요. "


" 열나? "


" 모르겠어요. "

 


성규가 손을 들어올렸다. 우현의 시선이 성규의 하얀손을 따라간다. 손끝이 분홍빛이 도는 예쁜 손이다.
그 손이 다가오자 우현이 눈을 감았다. 성규의 손가락이 우현의 검은 앞머리카락을 쓸었다.
반듯하게 들어난 이마에 성규의 손등이 닿았다.

 

서늘하다기 보다는 차가웠다.

 

그 차가움에 우현이 천천히 눈을 떴다. 예쁜 손은 생긴것과 다르게 한기가 났다. 떨리던 심장이 차갑게 가라앉은 느낌이였다.
이 손이 따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랬다면 심장이 뜨겁게 불타올랐을 지도 몰랐다.
그건 그것나름 위험했다. 차갑고 예쁜 손은 성규에게 어울렸다. 우현이 느끼기엔..


 

" 미열이 있는것 같은데... "


 

성규가 서랍을 열어 체온계를 꺼내었다. 책상위에 있는 알콜솜을 꺼내 닦고는 우현의 귀에 가져갔다.
귀에 닿는 차가움에 우현이 어깨를 움찔하자 성규가 작게 웃었다.
삑- 하는 소리가 귀에 울렸다. 성규가 체온계에 뜬 숫자를 보았다. 우현은 움츠렸던 어깨를 내리곤 체온계를 보는 성규를 보았다.


 

" 미열이네. 약은 안먹어도 될것같다. 좀 쉬었다가 올라가."


 

성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 앞에 하얀가운이 팔랑이며 자신을 스쳐지나갔다.
우현의 시선이 성규를 따라갔고, 이윽고 뒤를 돌아섰다.
커튼을 걷은 성규가 양호실 침대쪽으로 갔다. 얇은 이불을 들춰내고는 우현을 향해 손짓을 했다. 이리로오라고.
우현이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르키면 고개를 갸웃하자 성규가 고개를 끄덕이곤 팔랑팔랑하는 손짓을 더 강하게 했다.

 

고운 손이 격하게 팔랑팔랑 거리는 걸 보니 빨리 가지 않으면 얇은 손목이 뿌러질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웃긴 우현이 피식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앞에 섰다.


 

" 누워있어. "


 

우현은 성규가 걷은 이불 사이로 들어가 누웠다. 얇은 이불이 우현의 몸을 덮었다. 이내 성규가 커튼사이로 사라졌다.
우현이 잊어버리고 있던 머리아픔이 생각이 난 듯 눈을 꼬옥 감았다.
성규를 본다고 잊고있었는데 사실 자신은 진짜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이내 제 이마에 닿는 손길에 우현이 눈을 번쩍 떴다.

성규가 손가락으로 우현의 앞머리를 곱게 5:5로 가르고 있었다. 5:5로 가르마를 타고 눈이 동그랗게 된 우현을 보고는 성규가 푸슬 웃었다.
웃는 성규는 눈이 없어졌다. 길게 뻗은 가늘은 눈이 초승달 보다 더 가늘고 예뻤다. 제 웃긴모습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웃는 성규를 눈에 담았다.

 

너무도 생소해서.. 깜작 놀라서 두근거리던 심장은 다른 의미로 놀라서 두근거렸다.
성규가 드러난 우현의 이마에 냉패드를 붙였다. 성규의 손만큼 차가운 패드가 이마에 붙었다.

자신이 5:5로 갈라놓았던 우현의 머리를 다시 정리해서 이마를 덮어준 성규였다. 성규의 손가락이 우현의 머리카락을 여러번 스쳐지나갔다.
이내 그 손이 우현의 곁을 떠나서는 커튼을 잡았다.

 

 

" 쉬어. "

 


성규의 하얀가운이 성규가 쳐준 커튼으로 사라졌다. 눈을 감은 우현의 눈꺼풀에 하얀성규의 잔상이 남았다.

 

 

 

 

 

 

 

 

 

 

 


" 성규형 어디갔다온거야? 양호선생님이 이렇게 양호실을 비워놓구 있어도 되? "


" 니가 산책을 하라며... "


" 산책갔다오는거야? 광합성 하니까 어때? "


" 숨막혀. 여름엔 너무 더워서 못하겠어. "

 


재잘거리는 말소리에 잠이 들었던 우현이 슬며시 눈을 떴다. 하얀커튼으로 비치는 그림자는 2개였다.
우현이 다시 눈을 감았다.
하나는 성규의 목소리였고, 다른 하나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아... 수학선생님이다. 장동우선생님이다...

 

우현이 눈을 슬며시 떴다.

 

평소 돌아다니지도 않으시더니 산책같은걸 하러 돌아다닌 이유가 수학쌤 말때문이였나..

우현이 이제는 차갑게 식어버린 제 이마를 느끼며 손을 들어 이마위에 올렸다.

혹시 양호쌤도.. 김성규도.. 장동우에게 홀린걸까?....

 

우현이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고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잠은 잘자고 있어? "


" 잠이 안오다가도 호원이가 토닥토닥해주면 잠이와 신기하지? "

 


동우의 말에 우현이 이마에 올렸던 손을 내려 이불을 꽉 잡았다. 제 친구인 준희가 떠올랐기 때문이였다.
동우의 말에 성규가 웃음을 터트렸다. 작은 웃음소리에 우현의 손에 힘이 풀렸다.

선생님이 웃고있다. 소리를 내서 웃고있다.

우찌근 거리는 소리가 났다. 나무가 뿌러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어디가 뿌러진건지 알수가 없었다.

 


" 근데 호원이한테는 비밀이야. "


" 만날 일도 없어. 그래서 나한테 온 이유가 이호원 자랑하러 온거야? "


" 자랑아니야! 성규형 잘 있나 확인차 온거야! "


" 설마 비명횡사하겠니? "


" 성규형 가끔 숨을 안쉬잖아. 내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

 

 


동우의 말에 우현이 하마터면 상체를 일으킬 뻔했다.

 

저번에 한번만 그랬던것이 아니였나? 어쩌다 한번이 아니였나?
간헐적으로 숨을 안쉬는 건가?? 왜?? 병인가?? 무슨 병이지??

 

우현의 눈동자가 불안스레 움직였다. 지금 당장 뛰쳐나가서 묻고싶었다.
하지만
그럴수가 없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 괜찮아. 숨 잘 쉬고 있어. 종친다 수업하러가세요. 장선생님."


" 그럼 다행이구. 나 갈께. "

 


동우가 나가고 양호실은 다시 성규를 닮은 적막함이 깔렸다. 커튼의 그림자로 성규가 다가오는 것이 보이자 급히 눈을 감은 우현이였다.
커튼이 열리곤 성규가 우현의 앞에 섰다. 성규의 손가락이 우현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그리고는 이마에 붙인 패드를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패드가 떨어져 나간 자리엔 성규의 손등이 얹어졌다.

 

손등에 닿는 이마에 열은 남아있지 않았다. 체온계로 재보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성규가 다시 우현의 머리를 정리해주었다. 그리곤 조금 더 자게 해 줄 요량인지 커튼을 치고는 우현의 침대에서 벗어났다.

 

혹여 자신이 깨어있다는 사실을 들킬까바 조마조마했던 우현은 성규가 제곁에서 사라지자 눈을 떴다.
그리고 손을 들어 성규의 손이 머물렀다간 이마를 긁적였다. 왠지 모를 답답함에 작게 한숨이 나왔다.

 

 

 

 

 

 

 

 

우현은 조용해진 양호실에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침대아래로 내려갔다.
조심스럽게 커튼을 걷자 책상에 기대어 잠이 든 성규가 보였다. 갈색의 머리카락이 흐트러져있었다.

 

우현은 잠이 든 성규의 앞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우현이 손을 뻗어 성규의 얼굴에 다가갔다. 손바닥에 성규의 곧 꺼질듯 위태로운 숨결이 느껴졌다.
숨을 쉬고 있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숨도 너무도 미약해서 곧 멈출것 같았다.
제 숨을 모두 성규에게 내어주고 싶었다. 자신이 숨을 못셔 죽을 것 같아도 성규에게 주고싶었다.

 

우현은 의자를 끌어와 앉아서 잠이든 성규를 보았다. 그 미약한 숨이 꺼지지 않길 바라며

 

 

 

 

 

 

 

 

 

 

 

" 청소안해도 되는데."


" 양호실 청소는 선생님이 하시잖아요. "


" 그렇지. "


" 접때 청소하니까 먼지가 완전 많아. "


"....."

 


우현의 말에 성규는 할말이 없었다. 별로 어지르지 않는 성규는 굳이 치우지 않아도 양호실은 깨끗했다.
하지만 먼지를 달랐다. 성규가 어지르지 않는 다고 해서 쌓이지 않는건 아니였고, 발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였다.

 


" 청결해야할 양호실이.. "

 


우현이 혀를 쯧쯧차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성규가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부끄러움에 헛기침을 했다.

 


" 양호실 청소 제가 해드릴께요. "


" 너도 청소시간에 맡은 구역이 있을 거 아니야."


" 감독이요. "

 


우현의 말에 성규가 피식 웃었다.
그 나이 또래의 밝음을 우현은 가지고 있었다. 동우가 만들어 놓은 어두움을 품에 안고있는 준희와는 다르게..

 


" 니 맘대로해.."

 


딱히 성규에게 피해가 될 건 없었다. 자신이 해야할 청소를 대신 해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었다.
성규가 뒤를 돌아 창문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었다. 에어컨 바람때문에 차가운 양호실에 따뜻한 여름 바람이 들어왔다.
따뜻한 바람은 성규를 지나쳐 우현에게 다달았다. 성규의 갈색머리카락이 흩날렸고, 우현의 검은색의 머리카락도 흔들렸다.
우현이 창밖을 보는 성규를 보았다.

 


" 오늘도 산책 갔다왔어요? "

 


우현의 물음에 성규가 고개를 돌려 청소할 준비를 하는 우현을 보았다.

 

애가 어떻게 내가 산책을 하는지 알고있는 걸까?

 

생각하다 이내 얼마전에 우현이 열이나서 양호실에 왔던날 애기했던 내용이 떠오른 성규였다.
성규가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보았다. 나무잎사이로 여름의 햇살이 반짝거렸다. 그 눈부심에 성규가 눈을 감았다.
우현이 시선을 들어 창밖을 보는 성규를 보았다. 여름의 반짝거리는 햇살이 눈을 감은 성규에게 뿌려졌다.

 

 


" 아니. 너무 더워서. 나가면 숨막혀서 죽을 것 같아서. 오늘은 안나갔어. "

 

 


성규의 피부가 유난히도 하얀탓은 햇빛을 보지 않아서 인것 같다고 우현은 생각했다.
그렇게 약하게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도 그 탓인것 같았다. 그래서 그 위태로움이 언젠가 무너질까봐 우현은 계속 성규를 보고있는것일지도 몰랐다.

 


" 그래도 바깥공기도 들이마시고 해야 건강하죠. "

 


우현의 투덜거리는 듯한 말에 눈을 감았던 성규가 눈을 뜨고는 우현을 보았다.
저를 바라보고 있던 우현의 눈과 성규의 눈이 마주쳤다. 성규가 미소를 지었다.

 


" 장동우랑 같은 말을 하네. "

 


성규의 말에 빗자루를 든 우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 고맙다. 그래도 니가 청소한다고 해서 덕분에 창문 열었네. 바깥공기 좋다. "

 


성규가 시선을 돌려 다시 창밖을 보았고, 우현은 그런 성규를 바라보았다.
뜨뜻미지근한 바람이 둘을 스쳐지나갔다.

 

 

 

 

 

 

 

 

 

 

 

 

우현은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했고, 친구들과 농구든 축구든 공놀이를 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공에게 배신을 당했다.
자신은 뻥하고 찼는데 발은 공의 동그란 면을 따라 미끄러졌고, 결국 우현이 다리를 삐었다.

준희가 손을 뻗어 우현을 일으켜주자 우현이 으악으악소리를 내며 절뚝 거렸다.

 


" 너 요새 양호실 출입이 잣다. "

 


" 씨발 니가 수학자료실에 들락날락하는것보다 많겠냐? "

 


" 개새끼. "

 


준희의 손이 절뚝 거리는 우현의 머리를 강타했고, 뒷통수를 가격당한 우현이 뒷통수를 만졌다.
그리고는 아오씨발 하고는 준희의 머리를 강타했다. 결국 서로를 노려보는 둘 사이에 스파크가 튀었다.

 


" 청소하기 싫어서 땡땡이 치는 주제에 양호실 청소를 해? "


" 양호실 청소당번이거등? "


" 니 맘대로? "


" 헐 선생님도 허락했거등? "


" 너 막 관심받고 싶어서 일부러 다치는거냐? "


" 이 새끼바라. 나를 미친놈으로 몰고가네? 너보단 덜 미쳤다 새끼야. "

 


투닥투닥 말로 싸우면서도 준희는 절뚝 거리는 우현을 부축해서 양호실로 갔고, 우현은 준희의 부축을 받으며 양호실로 향했다.

 


" 나보다 덜? 너도 미친새끼네 결론은."


" 씨발 말꼬리 잡는거봐라? "

 


티격태격 거리던 둘이 양호실 앞에 서자 자동문이 된 것처럼 양호실 문이 열렸다.
그리곤 그 앞에 동우가 서있었다.

 

동우가 놀란 눈으로 우현을 보았고, 우현과 준희도 놀란 눈으로 동우를 보았다.
동우는 준희의 부축을 받는 우현을 보며 놀랐고, 준희는 양호실에 있을 줄 몰랐던 동우가 나와서 놀랐다.
그리고 우현은 또 양호실에 동우가 놀러와 성규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 어? 너 다쳤어? "

 


학생이름을 다 외우고 다니던 수학쌤은 아이들의 이름을 다 까먹어버린채 돌아왔다. 그 중엔 준희도 있었고,우현도 있었다.
제 이름을 까먹은건 상관이 없었지만 준희의 이름을 잊어버려선 안되었다. 
동우의 걱정스런 물음에도 우현은 맘에 안든다는 듯이 입을 꾹 다물었다.

 


" 공에 미끄러져서 삐끗했어요. 선생님. 양호실에 왜 계세요? 어디아파요? "


" 아.. 아니. 성규혀...아.아니지. 김선생님 지금 주무시는데.. "


동우의 뒤로 비척비척 성규가 걸어와 동우의 머리를 툭 쳤다. 으씽- 하고 동우가 뒤를 돌아 성규를 노려보았다.

 


" 넌 학생앞에서 내가 자고있단 말이나오냐? "


" 으씽! 학생앞에서 머리를 때리면 내가 뭐가돼?! "


" 장동우."


" 으씨!! 으씨!!! "

 


동우가 씩씩 거리며 성규를 보았고, 성규는 다친 우현을 보았다.
우현은 성규를 보다가 성규의 시선이 닿는 제 다리로 시선을 옮겼다.

 

 

" 아픈 사람빼고 다 꺼져. "

 

 

 

 

 

 

 

 

 

 

 

 


성규가 침대에 걸터 앉은 우현의 다리에 차가운 파스를 뿌려주었다.
따끔따끔하고 스며드는 파스에 우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 많이 아파? "

 

성규가 퉁퉁 부어오르는 우현의 다리에 후후하고 숨을 불어넣었다. 빵빵하게 하얀 볼이 부풀어 올랐다가 숨을 내뱉고 가라앉았다.
숨이 모자란 사람인데 제 다리에 후후 불고있을 숨이 아까워오는 우현이였다.

 

" 하지마요. "

 

" 뭐? "

 

" 바람 불고있는거요. "

 

" 이래야 덜 아파. "

 

" 선생님 숨 모질라잖아요. "

 

 

성규가 고개들어 우현을 보았다. 무슨 뜻으로 제게 하는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보았는데 우현은 그 시선을 피해버렸다.

 

숨이 모질라다니. 간혹 숨을 쉬지 못하는 자신을 알고 말하는 걸까. 근데 그걸 니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우현이 계속 바라보는 성규의 시선을 피하진 못하고 다시 맞추었다.
우현이 제 무덤을 판게 자신이라는 사실에 한숨을 쉬었다.

 

 

" 어쩌다가 선생님 조는 걸 봤는데.. 그때 숨을 안쉬더라구요. 그때 알았어요. "

 

성규가 눈을 깜빡였다.

아.. 그래. 축구공에 맞았을때 의자에 앉아서 잠깐 졸았는데 숨을 쉬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깨운건 우현이였다.
숨을 쉬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을 깨운거였다.

이번에는 성규가 우현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는 우현에게서 멀어졌다.

 

" 가끔 그래. 수면중 무호흡증같은거니까. 니가 그런걸 걱정할 필욘 없어. "

 

너와는 상관이 없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우현이 고개를 숙였다.

 

자신과 상관이 없는 성규와의 일. 가슴이 아프다. 부어오른 다리보다 가슴이 더 아파서 일어나서 팔짝팔짝 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을 밀어내는 성규의 말이 깊은 물 속으로 자신을 밀어넣었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숨이 막혀왔다.

자신의 숨이 모자라온다고 우현은 느꼈다.

 

 

 

 

 

 

 


준희가 미간을 징그리며 제 앞에서 크게 심호흡하는 우현을 보았다.
뼈가 뿌러지거나 금이가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인대가 늘어나서 일주일간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게된 우현이였다.

 

 

" 왜 자꾸 그렇게 숨을 쉬냐? 좀 평범하게 쉴 수 없어? "

 

" 숨이 막혀. "

 

" ......너 폐도 안좋냐? 나 몰래 담배피냐? "

 

" 이슥기가 누굴 불량청소년으로 매도하냐. 그냥 숨이 찬다 새끼야."

 

 

우현이 손으로 슥슥 가슴을 문질렀다. 준희가 걱정스럽다는 눈으로 우현을 보았다.

 

" 병원온김에 폐도 한번 검사맞지 그러냐?"

 

" 그럴까? 나 진짜 숨이 턱 막혀. "

 

 

숨을 쉬어야 할 가슴에 무언가가 콱 막고 있어서 숨이 안쉬어져.

 

 

 

 

 

 

 

 

 

 

 

우현이 숨을 쉬었다.


양호실에 들어선 우현은 가슴을 꽉 막고 누르던 무언가가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숨 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우현이 양호실을 두리번 둘러보았다.

양호실에 무기력하게 앉아있어야 할 성규가 보이지 않았다.

 

산책하러 가셨나?

 

우현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을 밀어냈던 성규를 알고있는 우현이지만 가까이 다가가고싶었다. 밀어낼 수록 가까이 하고 싶었다.
밀어 낼때 멀어질수 있는 기회였다. 이 위태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였다.
알고 있지만, 알고는 있지만 실천할 수는 없었다.
 
얼마전 부터 막혀오던 숨은 신기하게도 성규의 앞에서는 막혀오지 않았다.
숨이 넘쳐흘러나왔다.

 

우현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청소도구를 바닥에 떨구었다. 선생님 오시면 해야지

 

우현이 터덜터덜 걸어 성규가 앉아있던 회전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침대에 반듯이 누워있는 성규가 보였다.
새하얀 가운을 입은 성규가 가슴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올려두고 눈을 감고 있었다.

 


꼭.

 


죽은 사람처럼.

 

 

우현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한순간의 망설임 없이 성규에게 다가갔다.

 

비록 자신을 밀어내더라도 밀고 또 밀어낼지라도,

 

우현이 고개를 숙여 귀를 성규의 코끝에 가져다되었다.
그냥 자고 있는 거길 바랬다. 그냥 잠이 들어있는 것이길.

수면중의 무호흡증이라는거 그냥 죽을수도 있다는 거 저번에 병원갔을때 의사선생님한테 물어서 잘 알아요.

 

' 성규형 잘 있나 확인차 온거야! '

' 설마 비명횡사하겠니? '

' 성규형 가끔 숨을 안쉬잖아. 내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

 

동우의 목소리가 머리에 울렸다. 성규의 목소리도 울렸다.

 

.....귀에는 성규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안되요. 선생님.

 


우현이 성규의 가슴을 눌렀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심장은 미약하게나마 띄고 있었다.
우현이 성규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턱끝을 눌러 입을 열었다.

그리고 숨을 불었다.

 

입술 틈새로 숨 한조각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을 맞추었다. 열려진 작은 틈사이로 제 숨을 끊임없이 불어넣었다.

 

간절한 제 바램이 들어주기를,

제 손에 닿은 이 심장이 더 세차게 뛰어주기를,

 

이 입술에서 당신의 숨이 느껴지기를..


 

차가운 당신이 따뜻해지기를.

 

 

우현이 자신의 모자른 숨을 채우기위해 입술을 떼었다. 누워있는 성규는 미동도 없었다.

눈물이 날것 같았다.

이대로 숨이 멈춰버렸을까? 심장은 뛰고 있는데? 숨이 멈추면 심장도 곧 멈추는거잖아.

 

우현이 제 몸에 숨을 채우곤 다시 성규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우현의 곁에 바람이 불었다.
작고 미약한 성규의 숨이 들렸다. 숨을 쉬고 있다. 심장이 뛰고있다. 살아있다.

 

우현이 다신 성규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숨을 불어넣었다.

 

성규가 슬며시 눈을 떴다.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항상 모지라던 숨이 오늘따라 가득 차서 숨이차지 않았다.

폐에 공기가 스며들었다. 우현의 숨이 성규의 몸을 돌아다녔다.

성규가 제 눈앞에 있는 우현의 모습에 있는 힘껏 우현을 밀어 내고는 몸을 일으켰다.
제 입술에 우현의 입술이 닿았다는 사실에 성규가 손으로 입을 막았고, 성규에게서 떨어져나간 우현이 가쁜 숨을 쉬었다.

 

성규에게 불어넣느라 제 숨이 모자란 우현이였다.

성규가 콜록콜록 숨을 내뱉었다. 제 숨을 뱉어내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성규가 우현을 보았다.

 

 


" 너.... "

 


" 숨..쉬어요. 뱉지말고... "


 

우현의 중얼거리듯 내뱉는 말에 성규가 입술을 막았던 손을 떨어뜨렸다.

 

우현이 손을 뻗었다. 다가오는 손에 성규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우현의 손은 성규의 얼굴앞에 멈추었다.

우현의 자신의 손바닥에 느껴지는 성규의 숨결을 꽉 잡았다.

손틈사이로 성규의 숨이 빠져나갔다.

 

 


" 선생님이 숨을 셔야....."

 

 


우현이 손을 내렸다. 그리고 자신을 보고 있는 성규를 보았다.

 

 


" ......내가 숨을 쉴 수 있어요. "

 

 


우현이 눈물이 새어 나올것 같은 눈을 감았다.

 

 

 


 그러니까....숨을 셔요.

 

 

 

 

 

 

 

------------------------

 

.........이....소설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ㅋㅋㅋㅋㅋ이 극도의 우울함이 전반에 깔려있는 이 소설은 ㅋㅋㅋㅋ
......해픈이 안써져서 너무 우울해서 쓴 우울한 글. 오늘 우울해서 쓴 글들만 올리는 군요. 그래도 생존신고는 해야겠다 싶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 눈치채신 분 있나여?... HAPPEN의 사이드 커플인.. 현성이들의 번외..? ㅋㅋㅋㅋㅋ


 

여러분 그럼 안녕. 이제 자러가야겠어요. ㅠㅠ 아.. 안써져. 글이 안써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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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해피엔딩 보고왔는데 또 ^0^!!! 핰...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 준희 나와서 읭? 했는데 야동이 따로 있었군녀!!!!!! 아 진짜 그대 금손이시네요..... ♥_♥ 다음글도 기대하겠슴니당 ~.~ 아.... 저는... 조명이예여....☞☜ 혹시 암호닉 받으시면.... 하핳.....
11년 전
독자2
에코입니당! 그대.....이러케아련하고....이런분위기조아요짱조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긍금한게잇는데 여기서 동우가말하는 이호원과 우현이가말하는 강준희는 동일인물이아닌가요..? 동일인물인것같은데..왜다르게부르는지궁금합니당!
11년 전
LAS
이게.. 그렇군요.. 제가 HAPPEN부터 먼저 써서 올렸어야 해는데 ㅋㅋ 그대에게 궁금증을 남기게 했군요 ㅋㅋ 강준희는 이호원의 도플갱어 ㅋㅋㅋㅋㅋㅋㅋ는 아니고요 ㅠㅠ 이글이 HAPPEN의 번외같은 글입니다. 그래서 HAPPEN에서 동우가 말하는 이호원은 28세의 이호원이고, 우현이가 말하는 강준희는 18살이호원의 얼굴을 한 학생입니다. HAPPEN에서 글고보니 준희가 등장하는 편을 제가 안썼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얼마나 ㅋㅋㅋ 글이 안써졌으면 이런 ㅋㅋ 번외글을 올려서 ㅋ 그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근여 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1년 전
독자3
그대ㅜㅠㅜㅠ 금손ㅠㅜㅠㅜ
11년 전
독자5
밤야입니다ㅎㅎ
와...진짜그대는 쵝오bbbbbb. 아련돋는현성이들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아 방금 해피엔딩에다가 댓글달고 왔는데 작가님 진짜 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스릉해여♥♥♥♥♥아 이거 완전 아련돋고ㅜㅜㅜㅜㅠ헣 보는 제가다 심장이 쪼이능거 같네여 떨려서ㅠㅠㅍ퓨ㅠ으어 규야 우현이 밀어내지마ㅠㅠㅜ그러는거 아냐ㅜㅜ아 진짜 좋아요ㅠㅠㅜ작가님 스릉스릉♥♥
11년 전
독자7
초에영! 이게 글이 안써진다니! 저는 완전 몰입해서 봤는데여!! 오오 완전 대박! 막 숨안쉴때 괜히 저도 숨 안숴지는것 마냥 목을 부여잡고있었는데여!! 오오 짱이에여!! 저의 미천한 머리로는 이런표현밖에 못하겠네요ㅜㅜ
11년 전
독자8
헐그대 텍파 나눔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으어ㅜㅜㅜ제발ㅜㅜㅜ절 열이로 기억해주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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