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두번째달 - 봄이다
第 一 章 :: 꽃피는 봄이오면 (2)
시냇가에 나란히 앉은 두소년의 발이 물보라를 일으켰다. 참방참방. 공중으로 튀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부서졌다. 루한의 손이 슬금슬금 민석의 어깨를 감쌌다.
민석은 그런 루한의 손길이 싫지는 않았기에 가만히 루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꽃향기를 실은 봄바람이 두 소년의 코끝을 간질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나,나?"
"응. 무에 그리 바빠서 얼굴한번 비추지 않았어?"
아직도 눈물바람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듯 민석의 목소리에는 물기가 가득했다. 그동안 왕노릇 했다 할수도 없고.. 민석의 물음에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말꼬리를 돌리려 머리를 굴리는 루한의 눈에 민석의 옷고름에 달린 노리개가 눈에 들어왔다.
"어, 이 노리개…"
대답없는 루한을 재촉하던 민석이 루한의 말에 옷고름에 달린 노리개를 감췄다. 이거 내가준거지? 하며 곱게 눈을 휘는 루한을 보며 얼굴을 붉힌 민석이 새치름하게 고개를 돌렸다. 아니거든? 에이, 내가 준거맞네 무어. 이게 네가 줄건줄 어째 아니? 그리고 이거, 그,그렇게 귀한것도 아니거든! 그냥 굴러다니는거 매고온거야! 다다다다 말을 내뱉는 민석을 본 루한이 자신의 옷고름에 달려있던 노리개를 보였다.
"이것봐, 네거랑 똑같지? 네 노리개랑 이거 한쌍이야."
한쌍이라는 말에 모로 고개를 돌리고있던 민석이 루한의 손에 쥐여진 노리개를 슬쩍 바라봤다. 붉은 홍옥에 금박으로 새겨진 용무늬, 그리고 자신과는 다르게 청실로 엮어진 노리개. 루한의 노리개를 처음본 민석도 홍실로 엮어진 자신의 노리개와 한쌍이라는것을 알수 있었다. 어, 저,정말 똑같네.. 노리개와 루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는 민석을 향해 루한이 울상을 지었다.
"나는 항상 이것 차고다니며 너 생각하였는데, 너는 내가준 노리개 아무데나 굴러다니게 두었니?"
정말 너무하구나, 하며 울상을 짓는 루한을 보며 민석이 당황한 얼굴로 루한의 손을 붙잡으며 주절주절 말을 이었다. 아니, 그게아니야. 나도 항상 이것보며 니생각 하였어.
너무 귀해서 이렇게, 여기 올때만 매고 항상 손으로 매만지며 니생각 하였어. 아무데나 굴러다닌다는거, 그거 다 거짓부렁이야. 정말이야. 응?
"…참말이야?"
응, 그렇고말고! 자 봐, 여기 손때타서 맨들거리는거. 이만큼 너생각 하였어. 하며 조잘대는 민석을 바라보던 루한이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그럼, 참말이라 믿을테니, 요기, 요기 입맞춤 한번 해주련? 쭉 내민 입술을 손가락으로 가르치는 루한의 행동에 얼굴이 붉어진 민석이 주먹으로 루한의 어깨를 콩콩 내리쳤다. 징그럽게 왜이래! 안해주면 나 울것이야! 하고 울상을 짓는 루한의 모습에 민석이 아이참..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쪽- 하고 짧게 입맞췄다. 이제 화풀어, 응? 달큰하게 닿이는 정인의 입술에 루한의 입꼬리가 절로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주변에 사람이 없음을 알면서도 괜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붉어진 얼굴에 손부채질을 하는 민석이 귀여워 루한이 민석을 품에 안았다. 왜, 왜이래, 사람들이 볼거야. 이거 놓으라니까 하며 틱틱대면서도 자신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는 민석이 마냥 곱고 귀했다. 품에서 바르작 대는 민석의 입술에 다시한번 입맞춘 루한은 입술에서 느껴지는 달큰함이 당과의 맛인지, 민석의 맛인지 곰곰히 생각을 하다 빙긋 웃었다. 민석아, 너 참 달구나?
*
"뉘시오?"
냇가 근처 수풀들에 몸을숨긴채 루한을 호위하던 우판은 뒤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칼을뽑아 목소리의 주인에게 겨누었다. 날카로운 칼끝이 목에 겨눠져 놀랄만도 하련만 정작 칼끝에 서있는 사람은 별 감흥이 없어 보였다. 손을 들어 칼끝을 옆으로 툭 민 아이가 우판의 앞으로 다가섰다.
"초면에 칼을 겨누다니, 무례한 분이시군."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소녀, 아니 소년은 자그마했다. 자신의 어깨를 겨우 넘을듯한 작은 키에 곱게 차려입은 치마저고리가 언뜻 보면 계집처럼 보였으나 분명 사내아이였다.
무슨 곡절이 있길래 계집의 옷을 입고 있는지.. 흐음, 하며 소년을 바라보던 우판은 소년이 그닥 위협적인 존재가 아님을 알고선 겨눈 칼을 내렸다.
"…미안하게 되었소."
흥, 그러셔야지. 하고 자신을 지나치는 소년의 발걸음이 루한과 민석이 잇는 냇가로 향하자 우판이 급히 손을 뻗어 소년의 팔을 붙잡았다. 조금 세게 잡은 것인지 아! 하고 소년이 인상을 찌푸리자 우판이 급히 손을 떼었다. 미, 미안하오.
"아, 진짜!"
종대는 지금 이상황이 매우 짜증스러웠다. 정해진 시간까지 돌아오기로 해야했던 민석이 돌아오지 않아 기생어멈에게 한소리 들고 민석을 찾아나선것 만으로도 충분히 열이 뻗치는데 난데없이 칼끝에 겨눠지고 이제는 제발로 가는 걸음도 팔을 붙잡혀 저지당한 이 짜증스러운 일들의 연속에 종대의 미간이 한껏 찌푸려졌다.
"거, 당신! 키만 멀대같이 커가지고는 아주 막되먹은 인간이구만!
목에 겨눈 칼, 그거 내가 아무말없이 넘어갔으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기고 갈것이지 뭔데 내 길을 막으시오! 응?!"
삿대질을 해가며 다다다 쏘아붙이는 자신을 멀거니 바라보기만 하는 우판은 가뜩이나 짜증스러운 종대의 심기에 부채질을 했다.
"이런 씨, 뭘 그리 쳐다보오. 비키시오!"
종대가 옮기는 발걸음마다 앞에 서서 요리조리 길을 막는 우판의 행동에 종대 입에서 새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야!!!!"
이런망할, 오늘따라 왜이렇게 되는일이 없어! 민석이놈 분명히 그 냇가로 갔을터인데. 그리로 가는길은 여기가 제일 빠른데 제 앞의 이 멀대같은 사내는 길을 내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굴러도 그저 멀거니 자신을 내려다보기만 하는 사내의 행동에 종대는 이렇게 방방대는 자신의 모습이 우습게 느껴졌다. 마치 벽에대고 소리를 지르는 느낌이랄까. 그래, 길이 여기만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돌아가자. 똥이 무서워서 피하니? 더러워서 피하지! 고개를 들어 우판을 한번 흘겨본 종대가 되돌아왔던 길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한걸음, 두걸음. 걸음을 옮기던 종대의 입가에 의미모를 미소가 비죽 솟아올랐다. 흐음, 이렇게 돌아가야하는게 좀 억울하기도 하고 말이야. 이내 발걸음을 멈춘 종대가 우판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보시오!"
겨우 가는군.. 멀어지는 종대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던 우판은 귓가에 들려오는 종대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조금 멀어진 듯한 종대가 자신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자신이 시선을 느낀것인지 멀리있는 종대가 크게 숨을 들이쉬며 다시 소리쳤다. 이보시오!! 나 보이시오? 하는 종대의 목소리에 우판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살짝 들었다.
그런 우판의 모습을 본 종대가 잠시 말을 멈춘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우판을 향해 팔을 쑥 들었다.
"당신,엿드시오!!!"
가운데 손가락을 펼치며 소리치고는 이내 종종거리며 뛰어가는 종대의 치맛자락이 바람에 팔랑거렸다. 치맛자락을 팔랑이며 달려가는 모습이 작은 나비같았다. 멀어지는 종대의 자그마한 뒷통수를 멀거니 바라보던 우판의 입에서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귀여운 아이로고.
*
다른길로 돌아 냇가로 향하던 종대는 산을 내려오는 민석과 중간에 마주쳐 함께 기방으로 걸어내려오고 있었다. 옆에 선 민석은 뭐가 그리 좋았는지 연신 미소를 샐샐흘리며 볼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야,좋냐? 어? 나는 너 안오는 바람에 기생어멈한테 한소리 듣고 너 찾으러 갔다가 왠 멀대같은 인간 만나서 봉변까지 당했는데? 좋냐? 좋냐고!"
면박을 주는 자신의 말에도 바보같이 웃음을 흘리며 옷고름에 걸린 노리개를 만지막거리는 민석의 모습에 종대는 한마디 더 하려던것을 집어넣어두었다. 그래, 너좋으면 됬지 무어. 어차피 너좋으라 내손으로 보낸 나들이인데 내가 누굴 탓하리. 그나저나 내앞을 막았던 그 인간은 도대체 누구지? 자신에게 칼을 겨눴던 사내의 손목에 매여있던 색색의 실팔찌가 이상하게도 눈에 익었다. 어디서 본적이 있던가 하는 마음에 곰곰히 생각하던 종대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실로 만든 팔지는 흔한것이니, 괜히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자. 이곳에 흘러들어온 순간부터 밖의 일은 모두 잊기로 하였으니. 노을로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담은 종대의 눈이 뿌옇게 흐려졌다.
*
"우판, 무슨 좋은 일 있었는가?"
루한은 아까부터 부드러운 미소가 떠날줄 모르는 우판을 힐끔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쉽게 볼수없는 우판의 미소에 루한이 짓궂게 물었다.
"내가 민석이랑 만나는 동안 어디서 고운 여인이라도 보았는가? 맘에 들든? 내가 이어주랴?"
아니옵니다, 하며 고개를 흔드는 와중에도 우판의 입가에는 미소가 머물러 있었다. 그런 우판을 바라보던 루한의 눈이 가늘게 떠졌다. 흐음- 분명히 뭔가 있는데 말이야…
자신을 바라보는 루한의 시선을 느낀듯 우판이 말꼬리를 돌렸다. 그 아이는 만나셨나이까. 우판이 일부러 말꼬리를 돌린것임을 느낀 루한은 우판을 좀더 놀려볼까, 하다가 그냥 넘어가기로 하며 벙싯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곁에선 이 꽉 막힌 이를 놀리느니 차라리 민석을 한번더 떠올리는게 나을듯 싶었다.
"응, 참으로 곱더라. 어린시절의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 작은 손도 그대로 였고 물장구를 치는 발도 그대로…"
주절주절 들뜬표정으로 말을 잇는 주군을 바라본 우판이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도 좋으신지 원. 연신 민석이, 우리 민석이가 하고 민석의 이름을 입에 담는 주군의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노을빛을 받아 붉은것인지, 정인을 만난 설렘에 붉은것인지. 하늘에서 타오르는 노을은 붉은빛과 노란빛이 뒤섞인 오묘한 빛깔을 띄고 있엇다. 하늘에서 일렁이는 노란빛이 어쩐지 낮에 보았던 소년의 치맛자락을 닮은것도 같았다. 하늘을 수놓는 오묘한 색채에 마음을 뺏긴듯, 멀거니 노을을 바라보던 우판이 입을 열었다.
"노을이 참, 곱습니다."
| 작가의말 + 구중궁궐과 함께하는 이쁜이들 (암호닉 받지 않습니다!) |
어휴ㅠㅠ 제글이 초록글에 올랐어요. 이렇게 부족한 글 사랑해주세서 정말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하트하트!! 앞으로 열심히 열심히 쓸께요!!
0408, 동그라미, 페라리, 창징, 쥬시쿨, 작가님내꺼, 콩쥐, 자몽슈밍, 민트, 비트겐슈타인, 빠오슈, 미니, 슬민, 나무, 강가, 꺄흥, 자판기율무차, ⊙♥⊙, 실삔, 수수, 몽몽 , 고기만두, 미개루, 빵떡이, 금붕어, 자몽, 레어닉, 머그컵, 워더, 치킨, 뀨잉, 턍큼이, 우산, 메리, 이랴, 에어컨, 레몬, 아아, 민서긩, 마카롱, 단호박, 당과, 치즈스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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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