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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변백현/오세훈] 괜찮아, 착각이야 06 | 인스티즈

 

 

 

 

 

 

나는 겁이 많았다.

어렸을 적엔 변백현과 쌍둥이처럼 꼭 붙어 다니곤 했다.

처음엔 놀이터 정 가운데에서 자리를 잡고 모래성을 쌓는 또래 친구들이 무서웠고,

 조금 더 컸을 때엔 학교에서 일진놀이 한답시고 온갖 쌘 척하는 아이들이 무서웠고,

그보다 조금 더 컸을 때엔 나의 말을 단어 하나까지 흘려듣는 변백현이

앞으로 무수한 시간이 지나가도 그대로일까 무서웠다.

 

 

 

고등학교 시절이 되어서야 나는 변백현이 만들어 놓은 조그마한 병에 갇혀 지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버리는 것도 마음대로였고, 다시 갖는 것 또한 마음대로였다.

나는 그 쉽고 가벼운 행동 하나하나의 중심에 내가 있다는 것을 극히 싫어했다

. 그 병은 아직 깨지지 않았나. 우리 집에서 다시 한 번 변백현과 내가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에 이미 깨졌어야 할 병이었다.

 

 더 이상 누구 한 사람의 짝사랑은 없다.

 

 

 

세훈이와의 연애를 시작하면서 달라진 것은 내가 변백현을 대하는 것에 조금은 불편해 졌다는 거였다.

변백현이 여자친구를 만나듯 나 또한 남자친구를 옆에 두고 함께 걸어가고 있으니

서로 옆에 누군가를 두고 뒤를 보고 앞을 보면서 선 듯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 안녕.”

. 왜 이렇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냐? 옛날에는 집에 오지 말라고 해도 기어이 오더니 요즘엔 눈 코빼기도 안보여?”

  

그렇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단 우리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부모님이 서로 아는 사이라 아예 멀리 멀어질 수 있는 사이도 아니라 판단했고,

얘는 지금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알거 아니야. 그 오해는 확실히 풀고 싶었다.

 

 네가 아니라 세훈이.

라고 정정을 할 때까지 이럴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무언가 누군가의 손길 하나 타지 않은 마음 깊은 곳에서 벅차오르는 감이 있었다.

옛날에는 상상도 못 한 일인데,

 

 

 

야 여자친구랑은 잘 돼가?”

. 뭐 그렇지.”

야 근데 너 왜 말이 다 짧아. 나한데 뭐 삐졌냐? 나 뭐 한 거 없는데

 

나는 굳이 변백현에게 지난 일을 말하지 않았다.

계속 기억이 나지 않는 척을 했고,

세훈이가 이미 말을 했을지 모르지만 온몸으로 나 남자친구 생겼어요.’ 라는 것을 풍겨댔다.

내가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알아서 눈치채주길 바랬다

. 얘가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구나. 라고 자기 혼자 깨닫길 바랐다.

 굳이 내가 내 입으로 다시 꺼내기엔 내 자존심이 조금은 짓눌리는 것 같았다.

 

 

야 나 들렀다 갈 데 있어. 먼저 가라.”

그리고 얘는 고속도로를 이용할 줄 모른다.

굳이 왜 계속 겉으로 티를 내지 않고, 속으로만 저렇게 꾹꾹 눌러 담고는 내가 가는 길과는 다른 길로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자존심보단 억울했다.

네가 아니라 세훈이라고.

 

-

 

 

여러 곳에서 변백현을 만났지만 그대로였다.

그 얘는 여전히 날 피했다. 뭣도 아닌 거 그냥 무시하면 되지.

 참 쟤도 인생 어렵게 산다 싶었다.

 나는 옛날에 깨 놓은 내가 있었던 병을 밟고 밟아 아주 모래처럼 곱게 만드는 중이었다.

  

    -

  

, 한 번 나에 의해서 나란히 길을 걷는 중이었다.

 

 

.”

?”

 

변백현이 귀찮다는 듯이 대꾸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뭐 하러 이런 앨 몇 년씩이나 말도 못하고 좋아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세훈이가 아무 말 안 해?”

왜 항상 화난건 너고 푸는 건 나인지.

뭔 말?”

나 남자친구 생긴 거.”

 

내 말에 변백현이 나를 잽싸게 돌아봤다. 꼭 이럴 때만 행동이 빠르다.

 진작에 고속도로 좀 탈걸.

 

남자친구? 누가? ?”

응 나 남자친구 생긴 거 세훈이가 말 안 해?”

.. 그래? 남자친구...언제부터?”

 

변백현의 말소리가 정갈한 끝을 맺지 못했다.

 

어 한 14일 됐어. 2.”

“2? 그런데 나한데 지금 말해?”

세훈이가 말할 줄 알았지. 너 나랑 얘기 안했잖아. 나한데 뭐 화났냐?”

아니. 안 났어.”

 

변백현이 신경질적으로 대꾸하곤 나를 지나쳐 저 앞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내심 저 뒤통수에 통쾌해하면서 뒤따라 걷고 있는데, 변백현이 갑자기 뒤를 돌아 나에게 말을 건넸다.

 

야 근데 왜 오세훈이 그걸 말해?”

친구로 시작했다가, 친구가 멀어지고, 다시금 친구가 되었다가 다시 멀어지고,

그 후로 변백현이 나에게 처음으로 건 말이었다

. 야 오세훈이 그걸 왜 말하는데?

 

당연한 게 아닌가.

 

 

 

나 세훈이랑 사겨. 백현아.”

나는 이제 아무렇지 않게 너에게 백현이라 부를 수 있어.

 

축하 해줄거지?”

 축하 해줄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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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9.119
헐 ㅠㅠㅠ1평부터 봣는데 이거는 댓글을 남겨야하는글이네ㅜㅜㅜ대박 진짜 이거무슨 글이 가슴이아려오냐 ㅠㅠㅠㅠ 여주는 이미떠나갓는데 뭐야 백현이가이제시작인거에여?대박....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
아 백현이 뭔가 좋아하는 것 같은데 진작에 좀 그럴 것이지!!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 백현이가 몰랐네요ㅠ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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