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관은 인기가 많았다. 키가 크고 연예인마냥 잘생겨서가 아니라, 원체 타고난 친화력과 유머러스한 성격을 가진 덕분이었다. 남자애들, 여자애들 할 것 없이 부승관을 좋아했다. 사실 얼굴도 동글동글하고 귀엽게 생기긴 했다. 하지만 녀석의 그딴 장점 따위는 내게 전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나는 1학년 때부터 부승관이 싫었다. 같은 반은 아니었지만, 합반 수업 때면 몇 마디 장난으로 온 교실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게 보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친하지도 않으면서 넉살 좋게 말을 거는 게 뻔뻔해 보이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나와는 정 반대라는 말이었다.
나는 죽고 못 사는 친구 같은 것도 없었고, 단 한번도 반 애들을 웃겨 본 적이 없었으며,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무엇보다 가장 싫어하는 그런 애였다. 그냥 그렇게 나는 존재감이 없었다.
"선생님! 반장 지원자 없으면 추천해도 돼요?"
그런데 내 2학년의 첫 날부터,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김여주를 추천합니다!"
나와는 단 한번의 대화조차 오간 적 없는 부승관의 갑작스런 외침 때문에, 나는 처음으로 반 애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김여주가 누구야?"
담임의 말 한마디에 순간 반 전체의 시선이 내 쪽으로 쏠렸다. 뭐야, 쟤 누구야? 김여주? 아, 나 쟤 알아. 1학년때 같은 반이었어. 얼굴이 붉어질 정도의 수군거림에 나는 당장 교실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부승관을 쳐다보자,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다. 미친 거 아냐. 부승관이 나를 어떻게 알아?
"20번 김여주, 어디 있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순간 멍해있던 나는 담임의 목소리에 놀라 손을 치켜들었다. 저, 저요. 담임은 내 얼굴을 유심히 보다가 출석부를 몇 번 뒤적였다. 더 추천하고 싶은 사람 있어? 제발, 제발. 나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간절히 속삭였다. 제발, 아무나 한 명만 나오라고.
"없으면 일단 임시 반장은 여주가 하는 걸로 하자. 여주는 1학년 성적도 좋네."
전혀 집중을 할 수 없었던 1교시가 끝나고, 나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묻기 위해 부승관의 자리로 다가갔다. 녀석은 제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었다. 내가 다가오자 무리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나는 한번 더 시선의 부담감을 느껴야 했다.
"저기."
"응?"
너무 어이없게도, 부승관은 무슨 일이냐는 듯 내게 답한다. 나한테 할 말 있어? 나는 부승관의 뻔뻔함에 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였다. 뭐? 할 말 있냐고?
"너 나 알아?"
"어?"
"왜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날 추천하고 그래?"
".........."
"내가 좋다고 한 적 있어?"
"그럼 싫다고 한 적 있어?"
녀석의 무리들이 피식피식 웃는다. 얘 진짜 미친 거 아냐?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추천하냐고. 내 의사도 안 묻고. 너나 반장 하던가."
아무렇지 않게 일관하는 태도가 짜증이 나서 말을 삐딱하게 했다. 부승관은 딱히 기분나빠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한번 더 뭐라고 하려는 순간,
"나 너 아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야.
+평소에 써보고 싶었던 소재였는데 제가 이렇게 망치게 되었네요ㅂㄷㅂㄷ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건 프롤로그에 불과해요! 승관아 사랑해....
문제시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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