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편으로 쓰고싶은소재였는데.. . "성규씨, 우현씨가 부르던데?" "네? 아.. 또 왜나를불러.." "..화이팅!" 나는 왠만큼이름은아는기업에 취직해있다. 아직대리밖에되지않지만 취직했다는사실에 기뻐하는순간 이사라는사람이 그렇게도나를갈궈댔다. 나이를물어보니 나보다어렸고, 그런데도 갈궈대는순간에도 나는 어쩔수없이 머리를조아려야됬다. 세상은살아야되니까. "왜부르셨.." "뭐야, 그냥온거야? 커피도좀타와 목마르니까." 심드렁하게 턱을괴곤 컴퓨터를만지고있던우현은 나를보자마자 또 잔일을시켜대기시작했다. 내가무슨 커피나르는사람이줄아나, 주먹으로손을꽉쥐곤 다시나왔다. 아짜증나. "어? 성규씨가 왜커피를타? 내가할게 이리줘" "아 아니에요, 이사님이시킨거라서.." "아 그래? 알았어 수고해~" 워낙에 이사가 나를갈궈대는걸 많이포착한지라 이제는이름만대도 나를안쓰럽다는듯이쳐다보고선 자리를피해준다. 서둘러나가는모습에 기가찬다. 우현을좋아라해서 자신이 커피를탄다고하자 커피를타는건자기쪽이라며넘어간게 수십번이였다. 근데이제그럴일은없나보다. 편하게될일이 없어졌네, 라며 입술을깨물었다. "드세요." "잠깐 이리와봐." 여전히 턱을괴고있고 눈도돌리지않은채 손짓으로나한테오라고하는꼴이 우스웠다. 어이없어서 웃는걸듣자 눈을돌려서나를쳐다보는눈빛이 매서웠다. 그때문에 말없이 미간을찌푸리고 이사의옆에가야했다. 아, 기분나쁜데 "문은잠궜어 김대리?" 가자마자 손을잡고 자기쪽으로끌어당겨서 귀에속삭이는게간지럽다. 그렇게 몸을떨며 고개를숙이고있는데 한손으로넥타이를푸르며 목선을따라핥는다. 이이상은안될것같아 그대로밀쳤더니 손은그대로이고 놀란표정으로나를보고있다. "..아내있으시잖아요." "아, 그랬나?" "저안될거 충분히압니다. 딸도있으신데 이제그만해요." "..." 전에 남우현의차에탔을때 딸의사진을보여주며 무척이나자랑한적이있었다. 그때부터 안되겠다는좌절감에 빠져있었고, 그걸알면서도 계속다가오는남우현이 밉기도하면서 떨쳐낼수가없었다. "김대리, 나그쪽보다어려, 그런데직급은 김대리를 뛰어넘지, 지금짤리고싶어?" "..아뇨" "그래? 이리와." 짤리고싶냐는말에 바로반응을해 아니라고말이나오는나도 참웃겼다. 가자마자 그 눈웃음을계속지어보이며 나를껴안거나, 또껴안거나, 계속 껴안고있었다. 어쩌면 이회사의누군가가 이모습을 지켜볼지모르겠다는 생각이들었지만, 지금이중요하다는생각이들었다. "그래서, 왜 말안했어?" "뭘?" "아이는 입양한거라고." "..재밌잖아" 우현의 그여자가 살풋웃는다. 우현의 재밌다는뜻은 표정을보니 귀엽다는뜻으로해석되나보다. 그래서 빤히쳐다보니 뭐, 뭐, 라며 계속회피하는것이귀여운지 또 웃어보이는여자다. "이혼해도 괜찮아. 좋아하는사람이있으면, 결혼하기전에약속은 지켜줄게." "미쳤어? 내가알아서해 이혼문제는, 애기귀에들어가면 어쩌려고이래?" 문을세게닫고나가는 우현의모습에 소름이끼치는여자였다. 아무리웃는게예쁘더라도 우현이저렇게화를낼때는 그래도무서운여자였다. 애기를저렇게도아끼는 우현의모습을보니 그래도 고마워지는 여자였기때문에, 다시 웃을수있었다. "공주님~" "..." 우현이살금살금 방에들어가서 자고있는아기를 빤히쳐다본다. 웃음을주체할수가없는지 아기의머리를쓰다듬으면서 입가에미소가떠나가질않는다. 그러다가 점점입가의미소가떨어지고, 무언가진지한듯한표정이됬다. 웃는모습과 상반되는표정이다. "공주님.." "…." "나중에, 아주나중에 공주님이 크게되면," "…." "아빠좀 용서해줄래.." 결국엔 곤히자고있는 아이의손을잡고 고개를떨궈버린다. 지금의아이에게 닿을말은존재하지않는다. 지금한순간만이라도 아이가 내말을 알아들어줬으면하는심정으로꺼낸얘기였다. 이사랑스러운아이가 나중에크게된다면, 나를원망하고 또 원망할것이다. 그런나를 용서해줄수있을까. 억지로 나를좋아한다는성규를 모른척하고, 밀어내고, 자꾸만 끌어당기고싶었다. "어? 우산 안쓰세요?" 비오는날에 우산을건내주면서 물어오는성규가 그렇게예뻐보일수가 없었기때문에, 자꾸만성규가눈에밟혔고, 가지않아도되는 성규의자리에 억지로찾아갔고, 좋아하지도않는커피를 자꾸만성규에게가져다달라고했다. "젖으면 감기걸려요. 지금이라도 쓰세요." 그런성규를 충동적으로 안았었다. 그런나에게 울듯한표정으로 좋아한다는말을건내고서 방을나가버리는성규에게 나는얼굴이타들어갈수밖에없었다. 나를좋아한다는성규를 더안고싶고, 내것으로만들고싶었다. "..우산을 왜 포장해서주고 지랄, 미쳤나봐 진짜." 포장한우산을보면서도 말은퉁명스러워도 표정은 베시시웃고있는성규를봤다. 내선택을뒤집기엔 너가 나에게 너무늦게다가왔다. 하지만 이감정을 참을수가없다. 김성규 너가 미친듯이끌리고있다. "김대리좀불러올래요?" 이제는 참지않으려고, 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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