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백오늘안나옴*
*텍스트주의*
*똥글주의*
*분량생각보다적음주의*
[EXO/찬백세준] 얘네 연애하는 소리 좀 안나게해라 13-1
(부제: 너 나 좋아하잖아)
"야, 준면이한테는 사과 했어?"
강의가 끝난 후, 종인은 세훈에게 넌지시 물어 봤다. 아직 못했어. 세훈은 미간을 좁혔다. 찬열과 술을 마신 날 꼭 준면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다짐한 것이 벌써 일주일은 족히 지났다. 그동안 기회는 많았다. 과는 달라도 강의를 듣는 시간은 비슷했고, 강의를 듣는 건물 마저 똑같았으니 준면을 마주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을 떼기도 전에 준면은 세훈을 피했고 다른 아이들이 자리를 잡아 주려고 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물러났다. 그럴 때마다 세훈은 바닥나는 인내심을 억지로 담아 내었다.
종인은 세훈의 자리에 있는 책상에 걸터 앉았다. 할 말이 있을 때마다 손을 꼼지락 대는 종인은 지금도 그랬다. 근데 있잖아, 김준면…. 뒷 말을 잇지 못하고 망설이는 종인이 답답했던 세훈은 아, 뭐. 하며 재촉했다.
"이지수라는 여자 애한테 고백 받은 것 같던데, 어제."
아아, 그럴 줄 알았지. 세훈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한숨도 쉬어 보지만 속이 꽉 막힌 듯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넌 그거 어떻게 알았는데. 세훈은 담담히 물었다. 종인은 자기와 먼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듯이 말을 쏟아 내었다. 변백현이 어제 김준면이랑 술을 마셨는데 바람 좀 쐬고 온다고 나갔는데 하도 안 와서 나가 봤더니 통화하고 있었대. 김준면은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하다가, 미안하다고 했다던데. 그냥 좋은 오빠, 동생으로만 남았으면 좋겠다고.
세훈은 종인의 말이 끝나자 아, 씨발- 욕짓거리를 하더니 희미하게 웃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깝치지 말고 있을걸. 종인은 그런 세훈을 보다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는 욱하는 성격 좀 고쳐야 돼. 세훈의 어깨를 툭 쳤다. 얼마 있지않아 둘은 강의실을 나섰다.
* * *
세훈은 치킨을 먹으러 가자는 종인을 거절하고 집에 와 기절한 듯이 잠을 잤다. 얼마나 오래 잔 것인지 일어났을 때에는 밤 11시가 되어 가고 있었다. 습관처럼 준면의 페이스북을 들어가 구경하였다. 그 전에 여자가 쓴 글은 모두 삭제 됐다. 그 사실에 이제서야 좀 기분이 나아진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 준면의 페이스북을 염탐하고 있는 것을 들킨 것인지 준면에게 카톡이 왔다. 잠깐 좀 보자. 세훈은 그 다섯 글자가 미치도록 좋았다. 어디서, 라고 짧게 보냈다. 채팅방을 나가지 않고 답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1이 바로 사라졌다.
너네 집 앞이야 나와
세훈은 펄쩍 뛰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 얘는 왜 설레게 집 앞이래, 존나…. 핸드폰을 모시듯이 두 손으로 들어 채팅창을 들여다 보던 세훈은 후드집업을 주워 입고 집을 나섰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주변을 둘러 보았다. 어디 있다는 거야. 샌들을 끌던 세훈은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는 준면을 보았다. 세훈은 준면에게 다가가는 순간까지 준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생각했다. 할 말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색하겠지, 분명.
"김준면."
준면의 앞으로 다가갔다. 가로등 불빛을 받아 준면의 얼굴이 정확하게 보였다. 얼굴이 꽤 빨개져 있었다.
"너 술 마셨어?"
"응. 조금."
혀가 살짝 꼬이는 걸 보니 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 준면은 술을 잘 마시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술자리가 있어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마셔 왔다. 그런 준면이 얼굴이 빨개진 채로 있으니 얼떨떨했다. 세훈은 바로 준면 앞에 무릎을 굽혀 앉았다. 야, 너 괜찮아?
준면과 마주한 시선이 비슷해졌다. 괜찮냐는 물음에도 준면은 아무 말 없이 세훈을 응시했다. 세훈은 그런 시선이 퍽 부끄러웠다. 준면은 입이 마르는 지 혀로 입술을 축였다가 뜸을 들였다. 세훈은 그런 준면을 보며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렸다. 할 말이 있으리라.
"세훈아, 미안해."
"야, 니가 사과를 왜 해. 내가 미안한,"
"아니. 그거, 그거 말고."
"……."
세훈은 그제서야 준면이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너, 나 좋아하는 거, 맞지…."
아, 너는 알고 있었구나. 너에 대한 내 마음이 어떤지. 세훈은 숨이 쉬어지지 않아 입을 살짝 벌렸다. 여전히 숨통이 트이지 않았다. 준면은 고개를 떨궜다. 그네 줄을 잡은 손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나 이기적인거 잘 알잖아. 그래서, 그래서 모른 척 했어."
"……."
"그러면, 너랑 내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래서…."
"김준면."
"내가 너를, 얼마나…."
"준면아."
다정하게 들려오는 세훈의 음성에 준면의 말이 멎었다. 정적. 그 누구도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세훈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준면의 얼굴을 소중하게 감싸 올렸다. 나 봐, 준면아. 둘의 시선이 맞닿았다.
"근데 왜 울고 있어."
"……."
"울어야 할 건 난데."
세훈은 점점 울컥 차 오르는 속을 억지로 누르느라 입술을 깨물었다. 왜 너는 나한테 울 틈조차 주지 않아. 느리게 준면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뭐가 그렇게 미안해서 울어."
"그냥 다 미안해…."
세훈은 준면을 조심스레 품에 안았다. 끼익- 그네에서 짧은 쇳소리가 들렸다. 세훈은 준면의 마른 등을 쓸어 내리며 괜찮다고 말했다. 정작 제 자신은 괜찮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돌아가자. 먼저 말한 것은 세훈이었다. 준면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준면아, 우린 내일 예전처럼 돌아가는 거야. 내가 너를 좋아하기 전으로. 그 때부터 다시 시작하자, 우리. 그러니까, 나 피하지 마. 나즈막히 담담하게 말하는 세훈의 말을 준면은 묵묵히 들어 주었다. 세훈이 자신을 떼어 놓기 전까지. 어쩌면, 세훈도 울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밤이 지독하게 울었다.
초성 |
'복잡해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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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님들아 |
이번 편에서 알 수 있는 사실.
1. 준면이는 넌씨눈이 아니었다. 2. 준면이는 고백을 거절했다. 3. 세훈이는 보기 보다 더 멋진 사람이다. 4. 이 글을 쓰는 닝겐은 호락호락하게 이어주지 않는다. 5. 나눠서 쓰다보니 분량이 똥이다. 6. 분량보다 그냥 글 자체가 똥이다. 7. 사실 다음 편 궁금해하라고 여기서 끊었다.
13-2 편에서 만나염 *^^*
아, 그리고 오타는 스미마셍
찬백이들은 더욱 더, 더 미안해. 사랑한다 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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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무민
샵샵
쥉쥉
거인발
종구멍멍
777
워더찬열
냥냥냥
복동
발냄새
구글조닌
코코몽
흑백논리
석류
열큥
니적세계
오렌지
찬백게이
오져
에베베
뚜둘뚜둘
(본인이 신청한 암호닉이 없다면 말씀 해주세요 제가 메모장에 까먹고 안적었을수도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