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런 꾸밈 없는 그 때 그 하늘을 사랑했다.
그 속에 그려진 너의 얼굴과
내 손을 감싸오는 너의 온기를 느낄 때면
어리고 어렸던 그 때의 그 마음이
행복하고 또 행복하여 어찌 할 줄을 몰라했고,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동자를 볼 때면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길 새도 없이
네게 빠져 하루종일 너의 얼굴을 그리고 또 그렸다.
"탄아"
그래서인지 나는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내 마음 속에 너를 채우다 보면
어느샌가 나는 또 그 날에 닿아
하루 온종일 너를 미치도록 그리워했다.
"..달 진짜 예쁘다"
내 손을 잡고 멈춰 서,
수줍은 마음을 이리저리 돌려 표현하던 그 날 밤의 너를
"우리 사귈까?"
네가 던진 말에 네가 더 쑥스러워
내 눈을 피해 숙여진 그 얼굴을
"..사랑해"
우리가 처음 입을 맞췄던
그 이른 날의 봄을,
윤기야,
난 그때의 너를,
그리고 지금의 너를
사랑하고 또 사랑했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민윤기가 결혼했다 4 (기억을 걷는 시간)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72522/1112ac0badce005a8e12c8d2af5c6cec.jpg)
민윤기가 결혼했다
-기억을 걷는 시간
"야, 전정국 눈치 좀 키우지?"
내 손을 꼭 잡은 채 정국을 훑는 윤기에
정국이 헛웃음을 쳤다.
"지금까지 같이 잘 놀다가 왜 그래.
그렇게 싸가지 없게 말하지 말라니까!"
자신의 어깨를 찰싹찰싹 때려오는 내 손에
윤기가 10년친구 어디 가냐며
괜찮다며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
"집 가는 건 양보 좀 해 줘라.
우리도 데이트는 해야지"
"하, 참나. 솔로가 죄지"
그래 꺼져라, 꺼져.
정국의 말에 고맙다며 정국에게 윙크를 날리는 윤기를 본
정국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집 방향이 정국과 내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집에 함께 가는 건 윤기와 나였다.
우리 둘을 먼저 보내기 위해
동네를 한 바퀴 돈 후 뒤 따라 온다는 정국인걸 알고 있었기에
혼자 남은 정국을 보며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
"곧 고 3인데 연애질 그만하고
공부나 해 병신들아!!!"
등 뒤로 들려오는 정국의 말에
윤기가 손만 빼꼼들어 인사했고,
그런 윤기의 손을 잡은 내가 뒤를 보며 손 흔들자
정국이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매만졌다.
"탄아"
"응?"
"김탄"
"왜"
자꾸 이름을 불러오는 윤기에
잠시 멈춰서 너를 바라보자,
왜 때문인지 조금은 달아오른 듯한
너의 두 눈동자에 내가 담긴다.
"예쁘다"
하늘 위에 떠 있는 달을 보며
읊조리 듯 내 뱉어진 말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매일 걸어오던 길인데
하늘을 바라본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다.
너는 이렇듯 항상 내가 잊고 있던
무언가를 선물했다.
"우리 변하지 말자"
"응?"
"우리 다 데뷔하게 되면
이렇게 서서 하늘 볼 시간도 없을거고,
서로 만나서 시시콜콜한 얘기 나눌 일도 없을거고,
주변 모든게, 어쩌면 자기 자신까지 변할지 모르겠는데.
너랑 나랑 전정국.
우리 셋은 절대 변하지 말자,탄아"
불안함이 담긴 듯 한 네 말에
네 손을 꽉 붙잡으며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변하지 말자 절대"
내 말에 윤기 네가 활짝 웃었다.
어느새 도착한 집에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렸을 때 부터 시작한 자취로 인해
불 꺼진 집이 오늘따라 쓸쓸해 보였다.
"..아, 가기 싫다"
아쉬운 건 나뿐만이 아닌지
내 손을 꼼지락 거리며 만지는
너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조금만 들어왔다 갈래?"
조심스레 뱉어진 말에 네 눈이 커졌다.
떨리는 눈으로 너를 바라보는
나를 눈치 챈 네가
웃음을 터뜨리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빠 못 참아
그래도 괜찮아?"
네 말에 붉어진 얼굴의 나를 보며
웃던 네가
아 이제 진짜 가야겠다.
라며 툴툴 거리더니
이리저리 돌리던 눈에
나를 담더니
그대로 입을 맞춰왔다.
"..예쁘다, 김탄"
![[방탄소년단/민윤기] 민윤기가 결혼했다 4 (기억을 걷는 시간)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5312/7cb5df4f231b2f6fc0ebd2fe4e933d29.png)
"..윤기야!"
일주일만에 연결 된 통화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리 셋 중 가장 먼저 데뷔반에 들어간 것은
나도 정국이도 아닌 윤기였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가장 열심히 달려왔던 너였고,
그 누구보다도 꿈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게 너였으니까.
그랬기 때문에,
데뷔 날짜가 확정 됐다며
웃는 얼굴로 윤기가 말 했을 때
우리 둘은 사심없이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정말 축하한다고, 잘 됐다고.
"...어-왜?"
하지만 오랜만에 하는 통화에서
잠에 취한 너의 목소리를 듣는 건 그 축하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바보같게도
예전에 우리가 했던 말처럼
우리가 영원할 줄만 알았다.
서로 만날 순 없어도
매일매일 목소리를 나누면서
그렇게 사랑을 키워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정말 바보같게도.
"윤기야, 목소리가 왜 그래.
자다 일어났어?"
"...응"
볼품 없이 갈라진 네 목소리에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피곤할만 했다.
그렇게도 잠이 많던 애가
하루에 3시간씩 자고 일어나면 많이 힘들겠다 생각도 했다.
하지만 연락 한 통 없는 핸드폰을 볼 때면
나는 네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틈틈히 생기는 쉬는 시간에도
전화 한 통 못할만큼 그렇게 바쁜가?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자꾸 네가 미워졌다.
"미안, 윤기야.
피곤하지? 조금 더 자"
조용한 숨소리와 함께
대답도 없인 전화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변하지 말자고 약속했잖아.
우리 셋은 절대 변하지 말자고
네가 그랬잖아.
엉엉 울면서 때쓰고 싶었지만
이미 내 옆엔 네가 없었다.
분명 너로 꽉 채워졌을 마음 한편이
미치도록 허전했다.
"윤기야"
끊긴 전화에 담길 목소리가
정처없이 떠돌았다.
"나 오늘도 혼났어"
"..분명 진짜 열심히 했는데,
점점 실력이 떨어진대.
이젠 가망이 없는 것 같대"
"..난 진짜..너한테 부끄럽지 않으려고
진짜 노력했는데.."
"....난 왜 항상..."
전화기를 꼭 붙든 손이 점점 떨려오고
목소리에 물기가 어렸다.
윤기야, 난 네가 너무 그리웠다.
어쩌면 힘든 하루하루 속에서
나를 잊었을 네가
나는 너무나도 보고싶었다.
"..꿈에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점점 꿈이 멀어지는 기분이야"
"..윤기야 너도 그랬어?"
"너도..이렇게 힘들었어?"
오늘도 대답 없는 질문이
거리를 울리고,
네가 없는 거리를 맴도는 나를
어디선가 나타난 정국이 나를 달래주었다.
내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어느 순간부터 변해버렸다.
무언가가 잘 못 되어가고 있었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민윤기가 결혼했다 4 (기억을 걷는 시간)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72522/c9031021a56f171a0d3aa5acf07ad5c5.jpg)
그 이후로,
나와 정국이는 항상 함께 등교하고 하교했다.
처음에는 질투난다며 아무리 바빠도
나를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던 윤기도
하루하루 늘어나는 연습량에
학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렇게 점점 우리에게서 멀어졌다.
"윤기 오늘도 못 온대"
정국의 말에 의자 위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던 내 발이
우뚝 멈춰섰다.
"요즘 윤기랑 연락 해..?"
내 말에 아차 하던 표정의 정국이
내 눈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윤기의 연락에서 제외된 건
우리 모두가 아닌
나 하나 뿐이었다.
"..데뷔 반 들어가고 나서도
계속 연락 했어?"
이번에도 정국이 고개를 끄덕였고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일그러진 얼굴로 두 눈에 힘을 줬다.
"..왜?"
"탄아"
"..왜...?"
"..."
"왜 난..."
왜 난 너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너는 그 자리에서 점점 멀어져만 가.
그냥 가만히 있어만 주면 내가 가겠다는데,
왜, 도대체 왜.
"..너한테 죽어라 전화 했으면 전화했지
네 전화 피할 애 아니란 거 알잖아.
무슨 사정이 있겠지."
"..."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리자.응?"
정국의 말에 참고 참던 눈물이 터져나왔고,
놀란 정국이 나를 감싸안았다.
괜찮아?
다급히 묻는 정국의 허리를 감싸 안고
엉엉 울었다.
"얼마나...얼마나 더 기다려야 돼..
정국아...나 자신이 없어.
나, 더 이상 기다릴 자신이 없어..."
하나도 안 괜찮았다.
미친듯이 가슴이 아팠다.
외롭고, 또 외로웠다.
그 때의 나에겐 네가 버거웠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민윤기가 결혼했다 4 (기억을 걷는 시간)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72522/d23a5440aa993971516e2b5b9cd4f01d.jpg)
"전화 좀 받으래"
앞에 앉은 정국의 말에,
얼마 마시지도 않은 요거트를 휘젖던
빨대가 멈춰섰다.
"자기가 뭘 잘 못한지는 모르겠는데,
전화를 받아야 만나든지 하고,
만나야 얘기를 풀든 말든 한다고"
"..."
"제발 전화 좀 받으래"
정국의 말에 그저 얼음 하나를
입에 넣고 아무렇지 않은 척
창 밖을 바라보며 딴청을 피웠다.
"윤기도 힘든가봐.
데뷔 반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대"
"...뭐?"
"계속 집중 못하고 너한테 전화만 주구장창하니까
실력은 안늘고, 연습도 안되고."
"..."
"탄아"
내 이름을 부르는 낮은 목소리에
시선을 마주하자,
붉어진 듯한 눈이 나를 바라봤다.
"난 솔직히"
"..."
"윤기도 너도 여기서 그만했으면 좋겠어"
심장이 내려앉는 듯 했다.
"내가 보기에 너네 이런 식으론 못 이어가"
"..."
"지금도 서로 방해만 되고 있잖아"
"...정국아"
"....너 지금 힘들지 탄아"
힘들지?
그 질문 하나에 온 몸이 무너지는 듯 했다.
힘들었다, 미칠만큼.
데뷔를 향해 달려가는 것도 힘든 지금
내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는 건
누구도 아닌 윤기였다.
"민윤기 못지 않게 너도 힘들잖아."
".."
"연습실에서 집중도 못하고,
누가 불러도 듣지도 못하고,
맨날 울기만 하고..."
"..."
"그만할래?"
정국의 말에
테이블 아래에 내려진 두 손이 덜덜 떨려왔다.
"..내가 도와 줄까?"
내가 행복하게 해 줄까?
"이제 그만 놓을래 탄아?"
이제 그만 행복해질래 탄아?
힘들고 지친 내게 정국이 물었고,
그 질문을 뿌리칠 힘이 내게는 없었다.
우리는 서로의 사랑일 뿐
눈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내면서 너를 찾지만
너는 이미 내 어두운 표정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부를수록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
안녕하세요 독자님들!!ㅎㅎ
오늘은 과거 편으로 돌아왔네요.
아마 다음 화에는 윤기 과거 편으로 돌아오거나,
아니면 그냥 그 다음 내용으로 이어지거나...,
그 때의 기분에 따라 글을 적도록 할게요...ㅎㅎ
다음에 또 봬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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