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씨는요?"
"곧 도착하신다던데, 길이 막히시나봐요.
윤기씨, 먼저 여기 앉아계세요!"
땀으로 가득 찬 손을 매만지며 자리에 앉았다.
긴장됐다.
괜히 앞에 놓인 티슈를 만지작 거려도 보고,
할 것없이 핸드폰을 들어 이리저리 돌려도 보고,
닳을만큼 매만진 네 사진을 꺼내 네 얼굴을 보며 바보같이 혼자 베시시 웃어도 보고.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던 스태프가 내려놓은 음료수를 바라봤다.
내 앞에 놓인 오렌지 쥬스와
맞은 편에 놓인 키위쥬스.
빤히 바라보다 아무 말 없이 네 것과 내 것을 바꾸어 두었다.
키위쥬스를 싫어하던 네 모습이 떠올랐으니까.
바뀌어진 쥬스들을 바라보며 괜히 앞머리를 매만졌다.
설렜다.
"김탄씨 도착하셨습니다!
바로 촬영 시작할게요!"
죄송하다며 꾸벅꾸벅 고개를 숙이는 네가 눈에 들어왔다.
어깨를 넘어선 긴 생머리에
뛰어온건지 붉게 달아오른 하얀 피부,
거친 숨소리와 함께 뱉어지는 익숙한 목소리.
들고있던 사진을 주머니에 넣으며 피식 웃었다.
사진따위를 믿은 내가 바보였다.
진한 화장에 가려진 사진 속 네 얼굴과는 달리
내 앞의 너는 예전과 변함없이 밝았고 예뻤다.
"어...어..."
"안녕하세요, 민윤기입니다"
나를 보며 버벅거리던 네가 자리에 앉고,
그런 너를 보며 밝게 웃어보였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난 그동안 좀 많이 변한 것 같은데, 넌 하나도 변한 게 없네.
낯가림이 심해서 사람들 만나는 거 무서워했었잖아.
요즘은 괜찮아?
거짓말 못하고 순수하기만한 네가,
이런 일 하다보면 정말 힘들고 괴로운 일 많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우리 정말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이렇게 멀리 떨어져있더라고.
내가 미안해.
내가 널 붙잡았어야 하는데 미안해.
그 날 울 것같은 너를 달래주지 못해서 미안해.
끝내지 못한 말을 참고 참으면서
네 얼굴을 눈에 담고 또 담았다.
두려웠다.
5년 간의 긴 세월이 내게 알려준 현실은 무섭도 또 무서웠다.
항상 내 곁에만 있을 줄 알았던 네가 나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그 현실이 나를 또 덮쳐왔다.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웠다.
어쩌면 더 이상 너를 못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얼굴이 보이지 않게 고개를 푹 숙인 너를 미워하게까지 했다.
"풉, 생각보다 귀여운 면이 있으시네"
웃는 네 얼굴을 보고싶어 아무렇게나 던진 말에
붉어진 네 얼굴이 예뻤다.
요즘은 잘 지내?
묻고 싶은 말이 많이 입이 근질거렸다.
너를 앞에 두고 예전의 너를 그려야 한다는 게 괴로웠다.
"아, 감사합니다"
옅게 웃으며 귀 뒤로 머리를 쓸어 넘기는 너를 바라봤다.
너는 여전하다.
웃는 얼굴 속에 내가 좋아했던 예전 네 모습이 들어있고,
조심스러운 행동 하나하나에 내가 사랑했던 네 손짓이 들어있고,
네 웃는 눈동자는 예전과 같이 나를 바라보고,
너를 사랑했던 전정국 또한 여전하겠지.
갑작스레 머릿속을 파고 들어 온 인물이 찬물을 끼얹은 듯
기분이 급속도로 가라앉았다.
전정국은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있겠지.
그리고 너 또한 아직도 전정국을..
"시발"
네가 앞에 있다는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욕이 튀어나왔다.
착각이 심했다, 민윤기.
어쩌면 너도 나를 그리워 했을지 모른다고,
어쩌면 너도 예전처럼 날 사랑할지 모른다고,
바보같이 미친 착각을 했다.
이미 네 옆엔 내가 아닌 전정국이 있을텐데.
갑작스레 낮아진 내 목소리에 놀라 나를 바라보는 네 눈동자를 응시했다.
날 불편해 하고 있겠구나.
부들부들 떨리는 네 눈동자를 보며 느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지금 나를 보며 아주 불편할지 모르겠다고.
전정국과 사귀고 있을 네가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네 성격에 아주 미안해했겠지.
아까 봤던 눈빛이 쑥쓰러움이 아닌 그저 불편함이었나?
차갑게 가라앉은 머릿 속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떠돌았다.
"야"
내 목소리와 함께 네 눈동자가 나를 담았다.
어째서 가슴이 설레야 할 순간에
나는 이렇게도 아파야 할까, 탄아.
"너 배우 맞냐?"
나를 바라보는 네 얼굴에 정국의 얼굴이 겹쳐졌다.
빌어먹게도,
참 닮았다 둘이.
"그걸 연기라고 해?"
바보같이 울고 싶어졌다.
낮은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그렇게 티 나게 굴어서 방송 하겠어?
처음부터 방송을 때려치든지, 아님 똑바로 하든지"
또 바보같이 원망을 하고 싶어졌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서로 좋은 감정도 없는 사이에,
이따위로 피해주면 나도 기분 더럽지, 어?"
네가 전정국이랑 웃을 때 내가 무얼 한 줄 아냐고,
네가 나를 잊었을지도 모를 시간에 나는 너를 그리며 무엇을 한 줄 아냐고,
네가 가끔 나를 떠올릴 그 시간에 나는 너를 잊기위해 무엇을 한 줄 아냐고,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서로 좋은 감정도 없는 사이에,
이따위로 피해주면 나도 기분 더럽지, 어?"
이미 내 손에서 빠져나간 너를보며
너를 원망하고 싶어졌다, 바보같이.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낮은곳으로, 이정하
"똑바로 하자,
이제 결혼할 사이에"
이 길이 끝나고 전정국과 웃고있을 네 모습을 떠올리며,
바보같이, 또 나는.
네 품에서 울고있는 18살의 나를 외면한 채
또 너를 보내주기로 했다.
23살의 나는 변함없이 또,
너를 사랑했으니까.
![[방탄소년단/민윤기] 민윤기가 결혼했다 6 (나는 꽃이고 너는 벌이야)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51822/321146087a0e3cf45452437bc8bf0d33.jpg)
민윤기가 결혼했다
-나는 꽃이고 너는 벌이야
*음악을 바꿔주시면 더욱 집중을 하실 수 있습니다!
"박지민!!!!!"
윤기의 고함에 재빠르게 도망가던 지민이 태형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헤실헤실 웃어보였다.
하, 진짜. 김태형이 둘이라니.
머리가 어질어질해오는 것만 같아 젖은 손으로 머리를 만지다 말고
짜증스럽게 머리를 쓸어넘겼다.
분명 나는 물에 젖은 생쥐처럼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젖었는데 어째서 나 빼고 나머지는 아직도 뽀송뽀송한건지 이해를 할 수가없다.
어떻게든 저 둘한테 복수를 하긴 해야겠는데
방법은 없고,
울상을 지은 채 발을 동동 구르자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괜찮아?"
젖은 내 머리를 수건으로 털어주는 윤기에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분명 아직도 해가 하늘에 반듯이 떠있는데
늙은 몸은 이미 지친 듯 했다.
물에 젖어서 그런지 축축 늘어지는 몸을 끌고 일어서자
내 옆에서 안절부절 손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던 윤기가
지민과 태형을 노려봤다.
"아, 하필 쟤네 둘이 먼저 와서는"
호석이와 남준이는 곡 작업 마무리때문에 늦는다고 했고,
석진씨는 리더인 입장으로 그들과 함께 온다고 했다.
결국 죽어나는 건 윤기와 나 둘이었다.
헤실헤실 웃는 얼굴을 보고 처음으로 침을 뱉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정도로 진짜 딱 죽을 것 같았다.
"와, 박지민 보여 보여?
탄누나 우리 노려보는 거 봐봐 무서워 무서워"
"으하"
자신보다 작은 지민의 옆에 달라붙은 태형은
자신을 노려보는 나를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었고,
비치볼을 들고 있던 지민은 그저 나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누나! 저 또 던져요??!"
지민과 태형의 외침에 나를 자신의 뒤에 세운 윤기가
인상을 찡그렸다.
저렇게 나온다 이거지?
바득바득 윤기의 이가는 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리는 듯 했다.
분명 친목다짐을 위해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던 비치볼은
어느샌가 이렇게 죽기살기로 하는 게임이 되어있었다.
"에이, 거기 숨기 있어요?네?"
"와 치사하다 진짜"
지민의 말에 내 앞을 더더욱 막아선 윤기가
카메라를 힐끗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아, 욕하고 싶다...
낮게 깔린 윤기의 말이 귓가에 들어왔고
웃음을 터뜨리며 윤기를 바라보자
들릴줄은 몰랐던 건지 당황한 얼굴의 윤기가
귓가를 붉히며 괜히 모자를 고쳐썼다.
"자 갑니다?!!"
"..."
"저 던져요?!!"
"..."
"..아, 던질까 말까"
"박지민 죽을래 진짜?!"
베실베실 웃는 지민을 바라보던 윤기가
주먹을 꽉 쥐었다.
아 피곤해 진짜.
석진씨가 오면 그래도 조금은 제어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아직 본적도 없는 그가 보고싶어졌다.
"왁!!!!!"
태형의 고함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윤기의 손에 공이 들려있었다.
아마 태형이 기습으로 던진 공을
윤기가 받은 듯 싶었다.
공격권이 넘어가자 사색이 된 둘이
바들바들 떨며 윤기를 바라봤다.
"간다?"
공을 던지려는 듯 입꼬리를 올린 윤기가 자세를 잡자
그새 겁을 먹은 두명이 다다다다 뛰어 멀리 도망갔다.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린 윤기는
진짜 던질 생각은 없었던 듯
그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들고있던 공을 내려놨다.
"춥지?"
파랗게 물든 내 입술을 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하던 윤기가
자신의 손을 비벼 따뜻하게 만들더니
내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나가자"
윤기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바보같이 실실 웃으며 윤기의 뒤를 따랐다.
좋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민윤기가 결혼했다 6 (나는 꽃이고 너는 벌이야)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80613/5be605f9354149ad47247971c4ffe3de.jpg)
갑자기 수건으로 내 몸을 돌돌 감싸는 윤기를
이상하게 바라보자, 내 시선은 보이지도 않는지
아, 수건이 너무 작은데.
라며 불안한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더니
내 어깨를 붙잡으며 눈을 맞춰왔다.
"너 옷 비치니까 일단 이걸로 가리고 있어,
더 큰 수건 가져올게"
윤기의 말에 멍한 얼굴로 윤기의 눈동자를 바라보다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새차게 끄덕였다.
아 창피해 진짜.
이게 뭔 꼴이야.
물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도 않고 흰 티를 차려입고 온 내가 바보였다.
그나마 흰 티가 두꺼워 별로 티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만천하에 속옷 광고 할 뻔했다.
뛰어가는 윤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저 앉아 수건을 더 꽁꽁 싸맸다.
"누나!!"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돌아보자
아까 도망갔던 태형과 지민이 뭐가 그리 신난건지
팔랑팔랑 거리며 내쪽으로 다가왔다.
"왜 그러고 있...아"
"헐, 이거 그거지 막 그 로망"
왜 그러고 있냐며 나를 일으키려던 지민이 순간 얼굴을 붉히며 떨어졌고,
나를 바라보던 태형이 호들갑을 떨었다.
붉어질만큼 붉어진 얼굴이 빵-하고 터질 것만 같았다.
"야, 우리 먼저 가자"
" 아니아니, 와 윤기형 대박.
우리 완전 큐피트네 큐피트"
"가자니까?"
"빵야 빵야!"
민망한 나를 눈치챈건지
태형을 잡아끄는 지민의 손을 잡고 버티던
태형이 내게 화살 쏘는 시늉을 하며 베실베실 웃었다.
"누나 나 같은 편 역할 똑똑히 하죠?"
"어?"
"김태형 대박, 빵야빵야!"
기분 좋은 듯 뿌듯한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 번 총을 빵야빵야 쏘더니
더 멀리 뛰어가버리는 태형을 보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던 지민이 머쓱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누나, 저도 같은 편이에요!!"
쑥쓰럽게 웃으며 태형을 뒤따라가는 지민의 뒷모습을 보며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려버렸다.
역시 미워할 수 없다니까.
+
뭐야, 이 똥글은....
저 진짜 오랜만에 왔는데 이런 똥글을 들고 왔네요..하.
석진이랑 남준이랑 호석이는 다음편 부터 등장할 예정이구요!
질투작전도 다음편부터!!ㅎㅎ
아, 그리고 저번 편부터 정국이는 나오지 않았지만,
혹시나 해서 말씀드려요!
정국이는 예전 동창으로 나와야하기 때문에 방탄에는 넣지 않기로 했어요!ㅠ
아마 나중에 솔로로 나오지 않을까 하네여....ㅎ
여튼 이런 망글 미안하고..ㅠㅠㅠㅠ다음에 또 봐요!!
다음에는 부디 더 나은 글이...독자님들 빵야빵야!
암호닉 |
나니꺼 . 눈부신 . 그리 . 가온 . 민슈기 . 복동 . 리베 . 159 . 민윤기 . 태태뿡뿡 . 민슈가 . 0324 . 윤기모찌 . 공중전화 . 콜라 . 민트 . 컨버스하이 . 슙슙 연꽃 . 민빠답 . 라 현 . 홉이 . 초딩입맛 . 탱탱 . 낭자 . 민빠답없 . 군주님을향해통장을 . 윤기야 . 너를 위해 . 좀비야 . 체리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 정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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