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국 김민석의 고백에 확실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고 가게를 나와 버렸다. 내 자신이 눈치가 빠르다고 생각 했었는데 전혀 감도 오지 않았다.
김민석이 나를 좋아한다, 나를 좋아해-
'신경 쓰이는 사람이 너라고' 김민석 목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돌았다.
김민석의 요리를 좋아했고, 또 그 요리를 만드는 김민석을 좋아했다. 가까이에서 김민석을 보고 싶어서 피나는 노력 끝에 김민석의 가게에 입사를 했고, 힘들다고 입소문이 자자한 세레트레트에서 2년째 버틸 수 있었다. 김민석을 좋아해서 여기까지 온건 맞지만 그건 남녀간의 사랑의 감정이 아닌 동경의 대상을 바라보는 존경심같은 마음이였다.
사실 나는 김민석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셰프들이 실수했을때보다 내가 실수를 했을때 유독 더 화를 내고 까칠한것도 그렇고 특히 아침 시장에 나를 버리다싶이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갔을 땐 내가 얼마나 싫으면 그걸 못기다려주나 싶었다. 김민석의 마음을 도대체 알 수가 있어야지. 할 수만 있다면 김민석의 머릿속을 들어갔다 나오고싶다.
"찡찡이 어디갔다와"
"잠깐 가게 갔다와요"
"쉬는 날에 왠 가게야"
"볼일이 있어서"
"솔직하게 말안하지?"
"뭐가요"
"셰프가 불르디?"
"알아서 뭐하게요"
"요새 김민석이랑 너무 붙어다닌다"
집 앞에 다 왔을때쯤 박찬열을 만났다.아 박찬열과는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서 오다가다 집 앞에서 마주치기도 한다. 근데 오늘따라 왜이렇게 박찬열이 까칠하게 구는건지, 김민석한테 놀란가슴 박찬열보고 진정좀 시켜볼라고 했는데 다 틀린 것 같다.
덥다며 까칠한 박찬열을 질질 슈퍼 끌고 갔고 아이스크림을 뜯어냈다. 놀이터에 가서 나는 그네에 앉고 박찬열은 벤치에 앉았다. 아이스크림에 한창 열중하고 있었는데 박찬열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니 정말 김민석에 이어서 박찬열까지, 오늘 내 얼굴 뚫리게 생겼다.
"내 얼굴 그래가지고 안뚫리는데"
"예쁘잖아~"
"그 소리 좀 그만해요 이제 적응됬다니까? 놀릴때도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요"
"난 항상 진지한데"
"그래요, 나 여신이잖아. 세르트레트 공식 여신"
"어어 여보세요?"
니미럴 저럴꺼면서, 아닌 척은
"맞다, 다음주 휴가잖아"
"벌써 날짜가 그렇게 됐어요?"
"이번에 셰프가 죽이는 펜션 잡아놨다니까 기대 좀 해봐야지"
"아 미친!!!!!!!!!!!!!!!!!!!"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미쳤냐"
"우리 이번에 다같이 휴가 가는거였죠???"
"니가 제일 좋아해놓고서 까먹고 있었냐 설마"
"하.....주여...."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요번 여름 휴가는 가게 식구 다같이 바닷가에 놀러가기로 했다는 사실을, 김민석에게 고백을 받고서 확실한 대답을 안한 지금 이 상황에서 여행을 같이 간다니. 2차 멘붕 어택을 당한 기분이다.
"나 집에 먼저 갈께요"
"오늘부터 짐싸려고?"
아니요, 빨리 가서 심신 안정을 취해야겠거든요.
*
여행 당일이 오기 전까지 김민석에게 답장을 보내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주말내내 곰곰히 생각한 결과,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하기는 했지만 나도 싫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김민석은 나에게 까칠했지만 다정했고, 더 신경써줬던 것 같다. 김민석을 존경한다는 마음이 더 커서, 남자로서 김민석을 좋아하는 마음이 싹트는걸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나도 지금 내 마음을 확실하게 판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 고민하는 것 보면 마음이 있긴 있나보다.
내 이런 마음을 카톡이나 전화로 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것 같아서 김민석과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말하기로 결심했다. 사람이 낮보다는 밤에 솔직해지는 법, 여행가서 김민석과 결판을 지어야지.
김민석,쫑셰프님, 박찬열 모두 가게에 모여서 김민석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출발했다. 차 안에서 크게 노래를 틀어놓고 떼창을 하면서 여행 분위기를 한껏 내며 펜션에 도착했는데, 펜션에 우리말고 도착한 사람들이 또 있었다.
"민석오빠!!!!!"
"김민석!"
콧소리를 가득 먹음은 어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와 선한 눈매와는 다르게 날카로운 턱선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김민석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갑게 그 둘을 반겼다. 경계의 눈빛을 보내며 박찬열을 올려다보니, 되려 왜그러냐는듯이 나를 내려다봤다. 나중에 듣고 보니 박찬열과 종대 오빠는 이미 둘이 오기로 한 것을 알고 있었고 나만 모르고 있었다. 우리 가게에서 나 왕따야 뭐야
"여기는 나랑 가장 친한친구 파티쉐 변백현"
"안녕하세요~ 이거 불청객이 껴서 어쩌죠"
"여기는 오늘 같이 못왔는데 오세훈셰프 동생 오세희"
"안녕하세요~ 민석오빠 애인이예요"
"보자마자 쫌"
"오빠 이정도 했으면 받아 줄때 됬잖아!!!"
"하하 세희가 민석이 많이 보고싶었나보네, 우리 빨리 들어가서 먹을꺼 준비하죠~"
김민석에게 팔짱을 끼며 자기가 김민석 애인이라는 오세희, 그 여자의 말에 순간 다들 조용해 졌다. 다행히 넉살좋은 변백현씨 덕분에 하하하 웃어 넘기면서 바베큐 준비를 하러 흩어질 수 있었다.
셰프들끼리 온 여행이다보니까- 음식이 뚝딱뚝딱 만들어졌다. 왜 내 친구들이 여행을 갈때 나를 꼭 데려갈려고 하는지 이제야 알았네. 김민석과 담판을 짓기전에 얘기라도 좀 해봐야하는데 오세희가 김민석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바람에 얘기는 무슨, 김민석 옆에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카톡이라도 해놓는거 였는데, 그리고 오세희가 뭔가 나를 의식하는 느낌이라 더더욱 기분이 나빴다. 뭔가 삘이 안좋단 말이지?
밥을 먹을때도 역시나 김민석 옆에 착 달라붙어있는 오세희때문에 자리는 김민석 오세희 김종대 맞은편에 나 박찬열 변백현 순으로 안게 되었다. 이런건 선배들이 하는거라며 김민석과 김종대가 고기를 구웠고, 나름 재미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오갔다.
"셰프 한마디하시죠~"
"맞아요~ 위햐여 한번 해야죠"
"크-흠"
"이야~~~셰프~~"
"뭐 항상 고맙고 수고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수고하길바라고"
"에~~~"
"우리는 항상 음식이 아닌 마음을 요리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사랑하자!!!!!!"
여행에서의 묘미는 술(술이라고 쓰고 술게임이라고 읽는다)아니겠는가?! 다들 어느정도 밥도 먹고 했겠다 싶었는지, 그새 친해진 박찬열과 변백현이 왕게임을 하자며 분위기를 몰아갔다. 근데 여자 2명에 남자 4이면 끽하면 남자 남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들 초 집중 상태로 게임에 집중했다. 나도 걸려서 좋을 것은 없다 싶어서 필사적으로 게임에 참여했다. 일단 번호를 뽑았는데 내 번호는 3번이였다. 격정적인 바니바니게임 끝에 우승자는 변백현이였다. 오늘 쭉 지켜본 결과 변백현은 박찬열만큼 시끄러운 비글이였다. 다들 우승자가 된 변백현이 뭘 할까 긴장하면서 주목했다.
"3번이 5번한테 볼뽀뽀!!!!!!!"
이런!!!!!!!!!!!!씨!!!!!!!!나 3번이잖아....볼뽀뽀라니 변백현 양반 볼뽀뽀라니...
"자 3번!"
"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희씨네 그럼 5번"
"나"
5번은 박찬열이였다. 나도 모르게 박찬열이 대답하는 순간, 김민석을 쳐다봤다.
"백희씨 빨리하시죠~~"
"언니 빨리해요~ 게임인데 뭐가 문제야!"
저 기집애 진짜 한 대만 쥐어 박고싶네- 차라리 종대 셰프였으면 아빠한테 뽀뽀하는 기분인데, 저 능구렁탱이 박찬열한테 볼뽀뽀를 하려니 망설여졌다.
쪽-
"이여~~~~~~박찬열~~~~"
내가 망설이고 있는 찰나에 박찬열이 다가와 내 볼에 뽀뽀를 했다.
"백희씨 얼굴 빨개졌네"
아니 그럼 외간 남자한테 생각지도 못한 뽀뽀를 받았는데, 그보다 김민석이 걱정되서 김민석을 다시 쳐다보니 김민석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김민석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에 내가 더 언짢아져서 기분이 다운됬다. 나 좋아한다며,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남자한테 뽀뽀를 받았는데 어떻게 저런 아무렇지않은 표정이 나오지.
계속해서 게임은 진행됬고, 게임을 거듭할 수록 수위도 점점 높아져갔다. 바로 전 게임에서 박찬열과 변백현이 찐한 뽀뽀를 하는 바람에 다들 웃겨서 쓰러질뻔하고 이제 마지막 게임이라며 가장 쎈 벌칙을 걸었다.
"1번 6번 키스해!!!!!!"
"1번"
"오빠! 나 6번인데~"
1번은 김민석이였고 6번은..오늘 하루종일 내 심기를 건들였던 오세희였다. 다들 남자랑 남자가 걸렸으면 끔찍한거 볼 뻔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데 나는 도저히 김민석과 오세희가 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있을 자신이 없어서 화장실을 간다며 빠져나왔다.
답답한 마음에 펜션 뒤 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두 눈 똑똑히 지켜본 다음에 김민석 고백을 시원하게 깠어야 하는건가-
조금 걷다보니 아까 낮에 펜션 마당에서 놀아주던 강아지가 있었다. 그래 너라도 누나 얘기 좀 들어줘라
"누나가 있잖아, 고백을 받았는데 그 남자 진짜 웃긴다? 내가 다른 남자한테 뽀뽀를 받았는데 표정도 안변해"
"아 가만히 좀 있어봐 누나 얘기 하잖아! 그런데 내가 아직 고백을 안받아주긴 했거든? 아니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는거야
그래서 혼자 주말에 생각을 해봤는데 좋아하는 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하고"
"니가 생각해도 내가 이상한것 같아? 사실 우리 일행에 여우 같은 기집애가 있는데
걔가 셰프 옆에 딱 달라붙어서 칭얼대는데 너무 짜증나는거야!! 진짜 웃기는 기집애야 그래봤자 셰프는 날 좋아하는데"
"에휴.. 내가 이걸 너한테 말해서 뭐하니 셰프랑 오늘 단판을 지으려고 했더니만"
"컹컹-"
"뭐야 너 갑자기 짖어"
내 얘기를 들어주던 강아지가 갑자기 짖길래 뒤를 돌아보니, 김민석이 나무 옆에 기대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다 들은건 아니겠지..하하 설마 들었겠어
"뭐..뭐예요! 언제부터 거기있었어요"
"다른 남자한테 뽀뽀를 받았는데 표정도 하나도 하나도 안변해"
하 처음부터 다 들은거네
"질투 났어?"
"아니요? 누가 질투를 해요!??"
"그거 질투야"
"아니..나는!"
김민석이 나를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 당겼다. 자연스럽게 나는 김민석의 품안에 안기게 되었고 내 귀가 김민석 가슴에 닿았다.
"박찬열이 너한테 뽀뽀했을때는 화났었어,그런데 내가 아직 남자친구도 아니고 설레발 치는 것 같아서 표정 관리했던거고
오세희는 예전부터 나 좋다고 들이대던 애야, 한 두번 아니니까 그냥 그러려니하고 가만히 있었던거, 그리고 너 안좋아했으면
따라 나왔겠냐, 오세희랑 찐하게.."
"아 몰라요! 이거놔요"
내가 놔달라고 몸을 움직이려하자 김민석은 나를 더 꽉 끌어 안았다.
"니 감정에 좀 솔직해 지는게 어때, 나 이미 다 들었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그대로 김민석의 품에 안겨있었다. 잔잔한 파도소리와 내 귀에 김민석의 심장소리가 느껴지며 다가오는 편안함이 내 머릿속을 비워주는 것 같았다.
"사실 진짜 잘 몰랐어요, 제가 셰프를 좋아하는게, 셰프라서 좋은건지 남자로서 좋은건지
그런데 오늘 내가 정신차리고 보니까 오세희씨 보면서 질투를 하고 있더라고요."
내 귓가에 들려오는 김민석의 심장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좋아하나봐요, 내가 김민석을 좋아하나봐"
내게 너무 먼 우주의 별 같았던 사람이 어느샌가 가까워져 이제는 소중한 나만의 별이 되려고 한다.
| 후....하... |
드디어 이루워졌네요! 저번에 너무 빨리 고백을 하는거 아니냐는 댓글을 보고 조금 빠른것 같기도해서 완급조절을 해볼려고 했는데...이미 저질러놓은 글이라..흡..수습이..불가능... 빨리 꽁냥거리는 우리 민석이 커플을 보고 싶지 않으세요?!!!!그렇다고해요!!!(강요) 요번편은 찬열이의 마음도 조금은 옅보였던것 같고 오세희의 등장으로 이제 점점 갈등 구조가 드러나고있는데요 ㅎㅎㅎㅎㅎ싸움구경이랑 불구경이 제일 재밌대잖아요! 요번편은 사랑과 전쟁의 서막 정도로 해둡시다!
제가 1화글을 보니까 5일전에 쓴 글이더라고욬ㅋㅋㅋㅋㅋㅋ나 하루에 1.5편씩 쓴거예요...? 너무 자주와서 여러분들의 포인트에 부담이 간거 아닌가 싶네요... 다음주부터는 주 2회나 3회로 달릴 예정입니다. 올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우리 여러부뉴ㅠㅠㅠ사랑해요ㅠㅠ한명씩 이름 다 불러주고싶어ㅠㅠㅠ 저 댓글 진짜 다봐요..여러분들 너무 기여움...나 덕통사고 당하는줄..! 아 오늘 사담 너무 길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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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암호닉8
요남석/한강우/백허그/막내/챈/코쟁이/져미
숑이숑이맘/0324/궁금이/사랑현/1600/민석오빠/시우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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