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ON!
딱히 누가 그러라고 한 것은 아니였지만 나랑 김민석의 연애는 자연스럽게 비밀에 부쳐졌다. 김민석이 티 낼 성격도 아니고 나도 굳이 알려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가게에서는 주방의 헤드 셰프로, 가게 밖에서는 나만의 김민석으로 180도 다른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김민석씨다. 김민석과의 연애를 시작하고서 깨달은 점은 김민석은 정말 공과 사의 구분이 철저한 사람이라는거다. 예전과 똑같이 늦었다고 혼나고, 칼질하다 혼나고 설거지하다가 혼나고...후 그래 명불허전 김민석이다 이거냐- 주방에서의 달달한 로맨스를 아주 쬐에끔 쬐끔 기대하고 있던 나로서는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내가 김민석에게 삐지지 않고 잘 지내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힘들지?"
가끔 다들 자기 일에 바쁠때 몰래몰래 다가와 나를 토닥여주는 애인으로서의 김민석과 가게에서 우리가 다정하게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비밀스러운 장소인 주방 뒤편의 창고가 있기 때문이다. 런치타임이 끝나고 디너를 준비하기전에 잠깐 짬이 생기는데 그때 제일 많이 창고를 사용한다. 거기에서 너와 내가 생각하는 그럼 후끈후끈한 일이 일어날것 같지만 (나만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을꺼다) , 주방에서는 대놓고 얘기를 할 수 없으니까 창고에서 '오늘 힘들지''오늘 기분은 어때'와 같은 서로의 기분을 말하거나,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저번에 열심히 박찬열과 청소해논 창고가 이런 용도로 쓰게 될줄이야.
"오늘은 조금 일찍 마감할까?"
"그러면 나야 좋은데, 왜요?"
"일찍 마감하고 영화보러가자. 너 저번에 보고싶은 영화있다며"
"어? 기억하고 있었네요 그때 엄청 힘들다고 들은척도 안하더니"
"누가 한 말인데 잊어버려"
"셰프도 입만 살았어!"
"그런가?"
나는 김민석이 나와 눈을 마주하고 내 머리를 넘겨주면서 이야기할 때가 제일 심장이 콩닥콩닥하다. 나를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꿀떨어지는 눈빛이며, 머리칼을 넘겨주는 조심스러운 손짓, 거기다가 내가 조잘조잘 떠들면 '그랬어?'라며 미소를 지을때.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다. 내가 정말 이 남자에게 사랑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김민석과 연애를 시작한지 3주째 되어가는 지금 나는 '행복'이라는 말을 온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셰프 나한테 할말 있죠?"
김민석은 거짓말을 못한다. 절대로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왜냐면 거짓말이나 할 말이 있을때면 내 눈을 자꾸 피하기 때문이다. 표정관리는 엄청 잘하는데, 흔히 동공지진이라고 하는 눈동자의 떨림이 너무 잘 드러나서 지금까지 나한테 거짓말을 하려다가 매번 들키기 일 수 였다. 지금까지할려고 했던 거짓말은 다 나를 위해서 했던 거짓말이라 기분좋게 넘어갔지만, 나중에 바람이라도 피다가 걸려봐, 그 여자랑 같이 아-작을 내줄테다.
"니가 엄청 싫어할 것 같아서 미리 말 못했는데.."
"오늘따라 우리 민석씨답지않게 말 끝을 흐릴까?"
"오빠!!!!!!!!민석오빠!!!!!!!!!!!!!!!!!"
주방쪽에서 김민석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인것 같다만-
"하...원래 변백현이 우리 가게 디저트 담당해주기로 했다고 했었잖아"
"응응"
"변백현이랑 한 세트로 오세희도 같이 들어왔어"
"응...뭐라고요??"
"아..오세희도 파티쉐 자격증 땄거든"
"그래서"
"당연히 안된다고 했는데, 세훈이가 부탁하잖아.."
"하- 허-"
"진짜 미안해"
"근데 자기야 있잖아요"
"응"
"내가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공과 사는 구분할줄 알거든요?"
내가 저 말을 하자마자 김민석은 내가 예뻐죽겠다면서 꼬옥 안아줬다. 저번 그 사건으로 내가 오세희를 탐탁치 않아하기는 하지만 나도 김민석씨 애인이다보니 공과사는 확실히 구별할 줄 아는 여자다. 우리 가게의 매출과 관련된 일인데 나 하나 좋자고 고급 인력을 내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도 니가 싫다고하면 오세희 짜를려고 했는데"
"진짜 말만! 대신 나랑 약속하나만 해요"
"그래 뭔데?"
"오세희가 뭘하든 철벽남 김민석하기"
"난 또"
"이런거 여자들한테는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너무 당연한거 약속하자고하니까 그러지, 내가 그렇게 못미더워?"
"그냥 예방 차원에서~"
김민석은 내 이마에 쪽하고 입을 맞춰주며 말했다.
"그런 걱정은 시간 낭비야"
*
창고에서 김민석과 같이 올라오자 오세희가 서 있었다. 김민석을 보고서 함박 웃음을 짓다가 옆에 있는 나를 보더니 표정을 싹 바꾸고 팔짱을 끼면서 다가왔다.
"왜 둘이 창고에서 같이 올라와?"
"창고에 짐 나르느라"
"그걸 왜 셰프가 해 주방에 다른 사람들 많잖아"
"셰프는 가게 일 안하냐"
"치 그래도 우리 오빠 힘들자낭~"
코가 막혔나, 비염 약이라도 사서 뚫어줘야겠다. 콧소리를 한가득 머듬고 김민석의 달라붙어오는 오세희를 한번 보고, 김민석에게 알아서 잘하라는 눈짓을 주고 주방으로 먼저 들어왔다. 여행에서 박찬열과 친해진 변백현이 시끌벅적하게 떠들면서 주방 식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어!!!!ㅇㅇ씨! 오랜만이네요~!"
"네 그러게요!"
"우리 이제 자주 볼텐데 혹시 나이가...!"
"야 현아 여자한테 그런건 실례지!! 오늘 회식자리에서 살짝 물어봐"
"아 그런가? ㅇㅇ씨 이따 회식에서 꼭 내 옆에 앉아요!"
"아..아 네~"
박찬열과 죽이 척척 맞는 변백현을 보니 앞으로 주방이 꽤나 시끄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오늘 분명 셰프가 나랑 같이 영화 보러 가자고 했는데 왠 회식?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 찰 때쯤 오세희와 같이 김민석이 주방으로 들어왔다. 오세희는 아직도 김민석 옆에 찰싹 달라 붙어있었다. 김민석 표정이 안좋은거 보니 오세희가 계속 억지로 달라 붙은게 분명하다. 하 저 꼴을 앞으로 얼마나 더 봐야할까
"민석아! 오늘 회식 콜?"
"여기 가게야 이제 호칭 그렇게 하면 안되지 변백현"
"아아 셰프 오늘 저랑 세희 들어왔는데 회식 한번 가시죠~"
"워후-!!!!!!!!!!!"
김민석은 곤란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내가 오세희 저 기집애 뭐가 예쁘다고 회식을... 하지만 변백현도 같이 들어왔고 나도 처음 여기 왔을때 가게 식구들이랑 회식을 했었으니까. 나는 김민석에게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그래 오늘 새식구 들어온 기념으로 회식하자"
평소보다 조금 일찍 가게를 마감하고 가게 식구들끼리 자주 가는 고깃집으로 다같이 자리를 옮겼다. 당연히 예상했듯이 오세희는 김민석 옆자리를 꿰차고 앉았고, 나는 어쩌다보니 김민석과 조금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게 됬다. 내 옆에는 아까 옆자리에 앉겠다고 예고한 변백현이 앉았다. 어쩌다보니 좌 백현 우 찬열 포지션이 되어버렸다. 아 김민석이 박찬열이랑 붙어 있는거 싫어하는데.. 아니 근데 자기도 오세희가 옆에 앉는거 그냥 가만히 있었잖아 썜쌤이지 그렇지.
"ㅇㅇ씨 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나이가 어떻게 되요?"
"아 저 26..이요!"
"오 생각보다 어리네요"
"방금 저 욕한거죠"
"아~니요! 그냥 나이보다 성숙해 보인다는 거죠!!"
"형 저래뵈도 우리 가게 막내예요"
"그래? 이제 막내 둘이네! 세희도 26살이거든"
뭐야 오세희 한 24 밖에 안되보이는데 나랑 동갑이라고? 오늘부터 집가서 팩 붙이고 자야겠네, 후 갑자기 급격하게 씁쓸해지는 건 기분 탓이겠지.
"오빠아 민석오빠 나 취한것 가타 막 속도 이상하고 머리도"
어어어어 저 기집애 봐라 머리 안치워? 어어 손 안내려? 진짜 오세희때문에 속터진 만두가 되어버릴 것같다. 왜 여자끼리는 알지 않는가, 술 별로 취한 것같지도 않은데 취한척하면서 남자들한테 꼬리치는 그런거. 어후 내가 비밀 연애만 아니면 저 손을 그냥 아주그냥...
"민석아 세희 먼저 집 보내자"
"그래"
"세희야 오빠가 데려다 줄께 가자!"
"우웅 싫어~ 민석 오빠랑 갈래!!!"
"얘 또 시작이다 민석아"
"니가 데려다줘"
"민쏙 오빠 안가면 나도 안갈래!"
"야 너한테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있는데 내가 무슨수로 데려다주냐 'ㅅ' "
"하 진짜"
오세희 집을 아는 사람이 변백현과 김민석뿐이라 데려다 줄 수 있는 사람도 그 둘 뿐이였는데, 오세희가 술 취한 것을 무기 삼아 김민석에게 한발짜국도 떨어질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김민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세희를 부축해 일으켜 데리고 나갔다. 김민석과 함께 나가는 오세희와 눈이 마주쳤는데 나를 보면서 메롱을 날리고 나가는 것이였다. 저 년이 미쳤나- 오세희의 메롱을 보고 나서 짜증이 머리 끝까지 솟구쳐서 술을 계속 마셨던 것 같다. 박찬열과 변백현이 천천히 마시라고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쭉쭉 들이켰다.
"크-아 어우 갑자기 짜증이 확 나네요"
내가 혼자 1병을 다 비울때까지 김민석은 식당으로 되돌아 오지 않았다.
나랑 소통할 싸람 부쳐핸썹! |
이번편이 요번주의 마지막편이 될 것 같아요!!! 잘 하면 일요일날 올 것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오늘은 조금 일찍 온 편 인 것 같은데, 다 답 댓글 달아줘야지!!!!♡
암호닉 신청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제가 정말 행복한데! 사실 일찍 암호닉 신청하시고 잘 안보이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ㅠㅠㅠㅠ(제가 무능력한 탓인가봐요) 암호닉은 작가와 독자간의 소통의 매개체라고 생각하는데 신청만 하시고 안오시면 저 쪼끔 아주 쬐끔 속상합니당...ㅎㅎㅎㅎㅎ나중에 쩌 나중에 가서 암호닉 계시는 분들한테는 혜택을 드릴꺼예요!!좋아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텍파공유라던지 번외라던지..ㅎ)
어쨋든 저와 함께 ye쉪!표 쾌속 열차를 탑승해주시고 계신 모든 승객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저는 10화 & 10화 기념 특별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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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사랑하자!8
요남석/한강우/백허그/막내/챈/코쟁이/져미
숑이숑이맘/0324/궁금이/사랑현/1600/민석오빠/시우밍
우리니니/9189/0613/제인/썬구리/재뀨!/개구락지
김시우민석아결혼하자/복동/시동/귬귬/내꾸야/다래
네네스노윙/1127/boice1004/이야핫/터진호빵/아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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