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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으로 '파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나만 눈치챘었는지 몰라도 우린 오랜 시간을 부부로 함께하기에 취미부터 달랐다. 나는 집을 벗어나야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즐긴다면 김종인은 독서를 하며 휴일을 보냈다. 또한 나는 조금 더 자유롭고 싶은 반면, 김종인은 바깥 공기 쐬는 것조차 싫어 창문 한 번 잘 열지 않았다. 좋게 해결해보려 그에게 맞추고자 쾌쾌한 실내에 틀여박혀 있었고 그럴 수록 우리 사이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우리 사이에 통하는 말수는 나날이 줄었다.














  남보다 못한 사이  









  김종인이 손에서 반지를 뺀 날, 나는 그렇게 지긋지긋해 했던 신혼집으로 향했고 김종인은 미리 싸놓은 짐을 챙겨 공항으로 떠났다. 어디로 가는 건지 묻지 않았다. 그에게는 숨겨둔 여자가 있었으니 대충 눈치껏 그에게 떠났을 거라 짐작할 뿐이었다.








  취미와 성격부터 차이가 있었지, 우린 사실 사랑하는 대상조차 어긋나 있었다. 약혼식을 2주일 남겨두고 어렵사리 그와 헤어진 당일 나는 무슨 이유에선지 김종인이 보고 싶었고 전화를 걸었으나 소리샘으로 연결되기를 수차례였다. 양가 부모님께서 미리 장만해놓으신 신혼집으로 향했고 원래라면 닫혀 있어야할 도어락의 안전 장치가 해제된 채 문이 열려 있었다. 아직 리모델링 공사가 덜 된 터라 신발을 신고 들어갔다. 그리고 안방을 지나 막 주방에서 냉장고 문을 열 찰나, 나는 어느 여성의 신음을 들었다.




  놀라 입을 가린 채 안방으로 걸었다. 다리를 제외한 몸은 굳은 건지 컵에 잔뜩 따른 물이 찰방거리며 운동화를 적셨다. 



  그리고 안방 앞에 선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눈이 마주쳤다.





 그는 여자와의 음란한 행위를 멈추었고, 나는 컵을 떨어뜨렸다.


















 그는 그런 나를 보며 웃었다. 컵에 부딪힌 발이 아파 찡그린 인상을 그가 본 것이었다.






 지금 와 생각하면 비웃은 거지만. 그때 나는 그의 모습과 함께 그가 짓는 미소에서 넋이 나갔다. 여러 의미에서.


















"윤 이."








 나는 가만 앉은 그 상태에서 고개만 처들었다. 손 안엔 따뜻한 국화차가 담긴 머그잔을 둥그렇게 감싸고 있었다. 국화 향 좋다, 하고 생각할 찰나 김종인은 닫혔던 입을 떼었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그렇다는 의미에서 고개를 한 번 까닥였고 김종인은 약혼 전 안방 침대에서 짓던 그 미소를 약혼 후 지어보였다. 미소는 전과 같지만 다만 다른 건 그의 밑에는 그저 바닥 뿐이었다.







 "우린 다시 전처럼 못 지낼 거야."

  "......"

  "그지?"






  그는 아쉽다는 의미에서 입맛을 다셨고 내 정수리 위에 손을 얹었다.





  "그래도 너나 나나 친구로썬 좋았는데."





  그는 우리의 과거가 '좋았다'고 추억했다. 나는 지금 이 순간도 행복했지만. 그는 친구 사이였던 그때만을 회상했다.












 김종인이 정말 떠났고 그와 동시에 내가 사랑했던 그도 떠났다. 나는 신혼집에서 그의 장레식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그의 마지막은 살아 생전과 비슷하게 고독했다. 어두웠고 쓸쓸했다. 조문객도 얼마되지 않았다. 그의 누나만이 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염치불구하고 누나 앞에 서 그의 손을 마주잡았다. 그의 누나는 그저 내가 그의 '지인'정도로만 생각하고 고맙다고 눈물을 떨궜다.





  다시 집. 신혼 집에 돌아온 그제야 나는 엎드려 울었다. 너무 슬펐다. 친구도 잃었고, 남편도, 그리고 애인도 잃었다. 나는 오지 않았으면 하는 그날을 겪었다. 모든 것을 잃는 것. 






  






  











   "윤이 씨. 이번 영화에서 그간 이상형으로 언급하시던 김종대 씨와 호흡을 맞추게 되었는데 기분이 어떠셨어요. 혹시 촬영에 방해가 되거나 막 그런……"

  



  




  "사실 촬영에 방해가 될 정도로 떨렸던 건 사실이에요. 아, 이거 여기에서 처음 공개하는 건데.. 사실 종대 씨가 제 옛날 남자친구랑 조금 많이 닮았어요. 저는 정말 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아, 그러면 윤 이 씨는 <노을진>의 박형준으로 본 게 아니라, 충무로 떠오르는 별 김종대로도 본 것도 아니라! 옛날 남자친구를 이입하신 건가요."

  "그럴 리가요. 구분해야죠."









  영화 홍보차 여기저기 인터뷰를 하다보니 몸이 너무 지쳤다.  차 안에서 눈을 붙일 즈음 그 전부터 내 눈치를 살살 살피던 매니저 선태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이 인터뷰 다음에 외국 브랜드 행사 하나 잡혀 있는데요, 누나 몸도 안 좋은 거 같고 취소할까요?"

  "..........."

  "그럴...까요?"

  "응. 그러자."





  그럴 수 있으면 그러자. 알겠다는 대답을 듣고 마저 눈을 감았다. 머리가 핑핑 돌았다. 금방이라도 잠이 쏟아질 기세였다. 눈이 무겁다고 느껴졌다.






  "저, 그리고 누나."






  막 잠에 들 찰나에 선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약간 짜증이 나려 했다.






  "저, 오늘.... 김종인 씨 입국하셨다고..."










  김종인이 입국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물을 마셨다. 그리 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목이 너무 탔다. 인터뷰 내내 생수병을 쥐고 있었지만 어딘가 답답한 것이 이렇게라도 해야 좀 나아질 것 같았다.





  "어떻게 지내나 봤더니."






  아일랜드 탁자에 물컵을 내려놓고 소리가 난 곳으로 등을 돌렸다. 






  "잘 지내는 것 같더라고. 그럴 만도 하지. 내가 사라져줬으니 말이야."






  소리가 난 곳으로 걸었다. 방문을 열었고 나는 다시 그를 마주쳤다. 그가 나를 향해 천천히 등을 돌리는 모습을 우두커니 서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안녕?"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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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종인이가 남편 아니예요????? 그래서 종인이 쥭은거!아니였나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제가!이해를 잘못했나봐요....ㅠㅠㅠ잘읽고가요!!
10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47.28
쩐다....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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