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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 전체글ll조회 921


※작가 세계관 주의


w.모르







*     *     *




현우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느꼈다.

자신이 항상 여자처럼 행동한다면 아무것도 문제되지 않을 일이었다.

남자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분께 짐이 될 뿐이야.


"새아가도 맞을 것이니, 이제 왕위를 물려줘도 될 것 같구나."


수현을 보고 빙그레 웃는 문황제는 나라에서 공과 사가 확실한 왕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 그에게도 한가지 안타까운점은, 정말로 사랑하던 황후를 잃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만 백성에게 칭송받고 있는 후부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래요. 수현이라면 잘 해내겠지요."


"십수년만에 찾은 제 짝이니 잘 해주겠지."


문황제와 후부인이 하하호호 웃고 떠들동안 수현은 현우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빨리 만나고 싶다. 수현은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것을 느꼈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혼례식은 빠른 시일 내에, 간략하게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말이다. 전쟁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또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던 정인과의 혼인이니 빨리 첫날밤을 치루고 싶겠구나."


문황제의 짖궃은 농담에 수현은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았다.


"예, 예."


더듬더듬 대답하는 수현의 당황한 모습에 또다시 문황제는 호탕하게 웃었다.


*     *     *


일주일뒤, 문황제의 예고대로 성대한 혼인식이 열렸다.

일반적인 혼인과는 조금 더 늦은 나이에 하는 혼인식이여서 그런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물론, 아주 미남형인 황태자와 혼인하게될 여인의 모습도 궁금해서 관심이 쏠린것도 있을것이고.


"악! 싫어요!"


그리고 현우는 새벽 4시부터 시종에게 시달려야 했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바삐 도망치는 현우를 잡아야 하는 여시종 세명은 자신들도 울고 싶어 졌다.


"아이참, 얼른 몸을 단정히 하셔야 한다니까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현우의 성별은 이때까지 혼자 힘으로 목욕을 했다.

하지만 오늘같이 '특별한' 날에는 시종의 시중을 받아야 한다며 들어닥친 세명의 여시종은 현우를 놓아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사실 한번도 본 적 없는 황태자의 그녀를 본다는 설렘이 가득했기 때문이며

또 '그녀' 를 본 순간 정말로 꾸미면 예뻐질 존재라는 것을 알아 설렘이 더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현우는 세명의 그녀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숨을 헐떡거리며 멈춰섬과 동시에 타협안을 제시했다.


"저기, 그럼, 제가, 씻, 을 테니까, 제발, 기다려, 주세요!"


땀으로 얼룩진 현우의 조금 긴 머리칼을 보며 그녀들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꼼꼼히 씻으세요!"


장장 사십분간의 추격끝에 일궈낸 현우의 승리였다.


-


현우는 거울을 보며 자기의 검은 머리칼을 바라봤다.

원래 '그곳' 에 일하던 주인이 현우의 매력을 증폭시키기 위해 머리칼을 자르지 못하도록 막았다.

하지만 전쟁통에 난리를 겪으면서 '그짓' 을 당하지 않기 위해 순간적으로 머리칼을 잘라버렸다.


현우는 너무 빨리 잘라내느라 엉망으로 잘려나간 머리를 보며 한숨을 쉬다 꼼꼼히 목욕을 하고 나왔다.


"황태자비 마마의 머리가 엉망이시니,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현우가 궁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황태자비 마마가 되어있었다.

현우는 그 호칭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정말로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는구나. 자신의 진짜 성별을 가늠하는것은 오로지 수현뿐이었다.


"머리가 엉망이지요?"


애써 웃음을 지으며 현우는 얘기했다.


"어쩌다 이리 되셨습니까?"


수현의 발빠른 대처로 사람들은 현우가 누구의 아이이며 어디서 왔는지 아는 정보가 없었다.


"동네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 머리가 엉망이 되었기에 잘라버렸습니다."


세명의 여시종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이렇게 고운 머릿결이 잘려나가다니. 각각 감탄사와 아쉬움을 남기며 공들여 정리했다.


현우는 단발머리보다 조금 더 짧아진 자신의 머리를 보며 멍해졌다.

아직도 남자같기도 하고 여자같기도 하다.


"이제 혼례복을 입고 치장을 한 뒤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조금은 빨라진 손길로 현우에게 혼례복을 들이민 시종을 현우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희는 준비할 것이 많으니 일단 입으실 수 있는데 까지만 입으십시오."


혼자 입으란 소리에 현우는 물끄럼히 혼례복을 바라보았다.

혼자 입기에는 조금 버거워보이는데. 라는 소리가 턱밑까지 차올랐으나 시종이 작은 방으로 안내했다.


"갈아입고 오십시오. 그 뒤는 저희가 알아서 할것입니다."


-


현우는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혼자서 하기 힘든 부분은 그냥 내버려뒀다.

어차피 혼자서 못할 바에야 밖에 있는 그녀들이 도와주는 것이 이 치렁치렁하고 새하얗고 깔끔한 혼례복을 지켜줄 것이다.


"잘 어울리시네요!"


감탄할 새도 없이 옷이 정리되고, 의자에 앉혀진 현우는 곱게 화장을 해주는 그녀들의 손길에 그저 멍하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머리를 매만지고 얼굴을 가려주는 천같은 것을 뒤집어 쓰니, 문득 '그곳' 에 있던 여인들이 생각나 몸을 떨었다.


"왜 그러십니까 마마"


걱정스러운 마음에 묻는 그녀들의 말이 들리지도 않았다.

마음을 추스르고 현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이제 나가시지요."


걱정도 잠시 정말로 혼례의 순간이 다가왔다.


*     *     *


보통 혼례복은 여성쪽이 계절과 상관없이 하얗고 긴 천이며, 입는 사람이 둘러싸여져 있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런 모양새인것에 현우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할거라면 확실히 여자인게 나았다.

남성쪽도 색만 검은색으로 다를 뿐이지 비슷한 모양새다.

집안과 계급에 따라 천 위에 덧입는 옷이나 혼례식의 길이만 다를뿐이지 비슷했다.


치렁치렁한 혼례복을 입은 현우는 정말로 옷 속에 파묻혀 있는 느낌이였다.

식에 들어가기 전까지 수현의 모습을 볼 수 없었으므로 현우는 그냥 앉아있을 뿐이었다.


"지루하다."


빈 공간에 덩그라니 남아있던 현우의 작은 말은 삽시간에 빈 공간안에 가득찼다.

문득 그 말이 크게 들렷는지 현우는 흠칫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여기는 왕궁이다.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돼. 한숨을 푹 내쉬었다.


"황태자비 마마!"


현우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들어오는 시종을 보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애썼다.


"이제 들어가겠습니다."


진정된 가슴이 다시 뛰는 순간이었다.


-


"이리하여 황태자 마마와 황태자비 마마가 혼인 하였음을 하늘의 신과 땅의 신께 알립니다."


보통 황태자의 혼인식은 온세상이 축제였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지 2년 밖에 되지 않았기에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황제와 황후, 수현과 현우도 바라는 일이었다.

혼례식 준비도 일주일이면 빠른 편이었다.

쉴 수도 없기 때문에 보통 혼례식 이후 주어지는 일주일의 축제기간도 생략되었다.


수현은 혼례식날 바로 왕위에 올랐고 민생안정 도모를 위해 힘썼다.


그래도 남녀의 합방, 그것도 황제와 황후의 합방은 온 나라 백성들이 고대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수현도 그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비록 현우가 여자가 아닐지라도 첫날밤은 보는 눈도 있고 하니 현우도 싫어하는 기색은 낼 수 없었다.


"황후 마마, 첫날밤 준비를 하셔야지요."


방으로 돌아온 현우는 또 다시 준비한다는 말에 기진맥진해졌다.


"몸을 정갈하게 하고 계십시오. 향을 내오겠습니다."


현우는 정말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아니, 부인. 바로 내 처소로 오시오."


옷을 한꺼풀씩 벗겨내고 마지막 천 옷을 벗는 순간 수현이 들어오는 바람에 현우는 토끼눈이 되서 그를 바라봤다.

소리도 못지르고 한 삼초 쯤.


"나가! 당장 나가요!!!"


현우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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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는 불마크를 붙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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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 혼인하는 것도 써주실줄이야ㅠㅜㅠㅜㅠㅜ 이다음편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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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
감사합니다 독자님뿐이예요! 다음화는 불마크 달린걸로 들고 올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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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기다리겠슴돠...불ㅁ.....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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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
네ㅋㅋㅋㅋ 기다려주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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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엌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현우 ㅋㅋ정주행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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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
감사합니다! 재밋게 봐주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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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재밌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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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재밋게 봐주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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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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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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