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세계관 주의
w.모르
* * *
"경하드리옵니다. 황후 마마."
어느 순간 부터 현우의 처소가 북적거리기 시작하더니
크고 작은 선물상자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짧막한 말 한마디와 함께, 꽤나 큰 가문의 사람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현우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수현의 거짓말이 황실에 통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현우야-"
제일 마지막으로 축하를 전하러 온 가신이 나가자마자,
환한 미소와 함께 현우를 부르는 사람,
"아…."
작은 탄성을 내지른 현우에게 수현이 다가왔다.
"오늘은 사람들이 많이 왔지?"
수현은 금새 다가와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수현은 현우의 옆에 꼭 붙어 앉아,
"내일은 더 많이 올지도 모르겠다."
장난스레 말하는 수현의 말에도 현우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오늘도 쉴새 없이 선물과 축하한다는 말을 받느라 진이 다 빠질 지경이였는데,
오늘보다 더 많이 온다면 정말로 쓰러질지도 모르겠다.
또, 한편으론 정말로 내 아이가 아닌데. 하는 죄책감에 마음한켠이 무거웠다.
아니야, 현우야 정신차려. 다 우릴 위해서야. 아니, 날 위해서인가?
"며칠 동안 바빴더니 널 잊을뻔 했다."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요, 마마."
"그래? 내 마음은 며칠이라고 느낀 모양이다."
그리고, 라고 말하는 수현은 짐짓 진지해졌다.
"둘만 있을땐 수현이라 하라 일렀잖느냐."
그게 그렇게 진지하게 말할건 아닌것 같은데.
라는 말을 삼킨 현우는 수현과 눈을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어버렸다.
"수, 수현-"
"첫날밤 이후로 너의 몸을 만지지 못해서 그런지 힘이 없다."
그때 현우는 '그 무서운 분과 혼인하시다니, 황후 마마께서도 힘드시겠습니다.'
라고 말하던 한 가신을 기억해냈다.
하지만 자신에게 보여지는 수현의 모습은 정말로 장난꾸러기 같은 느낌이다.
정말로, 보듬어주고, 품어주고 싶은. 가끔 진지할때만 윗사람 같은.
"어, 어찌 그런 말을 하십니까."
"뭐 어떠냐, 넌 내 부인인걸."
현우야, 현우야 하고 말하는 수현을 보다 현우는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널 데리고 온 1년은 정말 힘들었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품을 수 없어서 말이야."
수현은 하소연하듯 현우에게 매달렸다.
"매일매일 널 품고 싶구나. 넌 이제 죽을때까지 내 것이니 말이다."
현우는 슬쩍 웃었다.
"전 사라지지 않는걸요. 계속 옆에 있을게요, 수현."
수현은 환하게 웃고 현우를 꽉 끌어 안았다.
"흐앗- 숨 막혀요!"
그래도 현우는 기분이 좋아졌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신도 수현을 끌어안았다.
-
늦은 밤.
수현과 현우는 다정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런데 어제 너의 처소에 찾아왔던 이는 누구더냐?"
"아, 태상황제께서…"
"아버지가? 별일이구나."
"들켜버렸습니다."
무덤덤하게 말하는 현우의 말에 놀란것은 수현이였다.
수현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에 잠긴듯 했다.
"그래, 아버지 께서 모른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지."
그렇게 말하는 수현의 모습은 평온했다.
"후부인 마마께선 모르시는 모양이십니다.
태상황제께서 혼자 저의 처소에 찾아오셨으니까요."
"그랬구나. 또 다른 이야기는 안하시더냐?"
"처음에는 놀랐으나,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를 내치시진 않으실거라 하셨습니다."
수현은 안도하는 미소를 지었다.
"그땐 얼마나 떨었는지, 당신은 모르실겁니다."
현우는 그 동그란 눈으로 수현을 바라보며 웃었다.
"제가 절대로 남자라는것을 들키지 않게 조심하라는 당부만 하셨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황후를, 며느리를 사랑한만큼, 저를 사랑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약간 물기어린 현우의 말에 수현은 현우를 바라봤다.
현우의 울음을 참는 숨소리가 방 안을 몇 초쯤 채웠을때,
수현은 현우를 끌어안았다.
"현우야, 현우야. 내 사랑. 영원히 사랑할 내 정인. 죽은 뒤에도 사랑할 내 아이. 현우야."
"네, 네에-, 숨기려 해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몇 십년간의 그 그리움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래선 안되는걸 알고 있어 내치려고 했지만 내칠 수도 없었습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수현, 수현.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제 사랑."
현우는 그새 눈물이 고인 눈으로 수현을 끌어안고 토해내듯 말했다.
수현은 현우를 더욱 더 세게 끌어안았다.
그들의 밤은 더욱 깊어져간다.
"현우야, 사랑한다."
"저도, 사랑해요. 수현."
:D 다시 달달해질거예요! 감사합니다. 세모네모님, 김수현님. 봐주신 모든 분들도 감사합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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