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한]
중국 스케쥴이 끝나고 돌아와서야삼일 전에 종대와 민석 둘이서 외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됬다. 어떻게 나만 모르고 멤버들 다 알고 있었던거지. 내가 민석에 대해 모르는 건 없을 줄 알았는데, 어쩌다 듣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 그것도 이틀 연속으로 외출했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물론 내가 민석의 애인도 아니고 나한테 꼭 말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종대는... 종대는.. 하아.. 얼마전 나를 따로 불러 낸 종대는 내게 선전포고와도 비슷한 말을 내뱉었다.
'이제 민석이형 내가 뺏을거예요.'
'......'
'원래 형의 남자도 아니였으니까. 내가 먼저 잡을거라구요.'
그 날 불안해진 난 더욱더 민석의 옆에 붙어 있었고, 언제나처럼 나를 귀찮아 할 줄 알았던민석은, 평소보다 심하게 집착하는 내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건지 그 날따라 나를 잘 받아줬었다. 하지만 민석은 그저 내가 친구로써 그런다고 생각하겠지. 어차피 친구 맞으니까. 그래서 종대의 선전포고는 더 무서운 것이였다.
그리고 설마 했는데 자신이 외출한 사이 종대가 민석을 불러내 같이 외출을 했다. 난 왜 이제 알았을까. 안그래도 애대가회에서도 민석의 명찰을 달아주는 모습을 보고 억지로 웃었었는데-, 괜시리 짜증이 나는 마음에 결국 민석에게화를 내고 말았다. 종대랑 외출했었냐고, 왜 내가 가자고 할 때는 귀찮아 하면서 종대가 가자고 하니까 같이 나간거냐고. 민석은 그런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 그래도 결코 내 말을 끊거나 하지 않고 다 들은 민석이 한 말은 '루한 네가 뭔데? 내 애인이야?'. 맞는 말이지만 민석에게 섭섭했다. 그렇게 노력했는데,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얼마나 표현했는데. 남들은 다 알아주는 내 마음을 어쩜 너는 몰라줄까. 그 날부터 난 민석에게 다가가지 않기로 다짐했다.
[민석]
바보 루한. 루한은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나를 모르니까 내 마음도 모르는 거다. 자기만 날 좋아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서 그에게 표현하고 표현했다. 물론 내가 그에게 하는 건 그가 내게 해주는 거에 반의 반도 안된다는 걸 잘 알지만, 내 행동이 평소와는 많이 다르다는건 조금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걸 모르는 건 루한뿐. 종대와 같이 외출한 이유는 종대만 알고 있는 비밀이 있기 때문이였다. 유일하게 루한에 대한 마음을 고백한게 종대였다. 처음에는 조금 놀란 종대가 나를 멀리하기도 했지만, 어느날 내게 '형의 편은 들어줄 수 없지만, 말은 들어줄 수 있어요'라며 옆에 있어주었다. 그 날도 루한에게 쇼핑하러 나가자고 말하러 갔는데 먼저 다른 멤버들과 외출을 나간건 그였다. 뭐야, 나랑은 버블티도 마셨겠다, 이제 됐다 이거야?, 괜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나를 먼저 찾지 않았다는 사실이 묘한 느낌을 줘서 그 날도 종대에게 상담을 신청했던 것.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날 위해 카페에 가서도 종대는 빙수를 시켜주었다. 형 집에서도 초능력으로 이거 만들어줘요, 내 기분을 눈치챈건지 장난도 치는 종대. 안 이뻐할 수 없는 동생이다. 그렇게 빙수도 먹고 쇼핑도 하고 돌아왔고, 물론 루한에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말하다보면 내가 그를 찾았다는 사실도 알게 될까봐.다음날도어쩌다보니 숙소에 매니저형과 종대,나 이렇게 셋이 남아 있어서 외출해서 커피를 사 마셨더랬다. 그리고 주말은 중국에서의 스케쥴. 아시안 아이돌 어워즈에서도 애대가회에서도 평소처럼 루한은 날 챙겨주었고 나도 그를 향해 많이 웃어주고 그의 어깨도 주물러 주고 그에게 먼저 말도 걸고 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돌아와서였다. 갑자기 내 방으로 들어온 루한, 동생들에게 잠깐만 자리 좀 비켜달라고 말하고는 대뜸 내게 큰소리를 냈다. 이렇게 나한테 화를 냈던 적이 있던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화를 내나 싶어서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가 화내는 이유는 바로 종대와의 외출이였는데,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던건 사랑스러운 동생과 외출할 수 있지 않은가. 그게 왜 화가 날 만한 이야기였을까. 그래서 루한이 뭔데 그러냐고 내 애인이냐고 내뱉었다. 사실 그렇잖아, 루한. 넌 나를 좋아한다고 표현할 뿐 고백도 하지 않았고, 그러니까 아직 우린 친구 사이일 뿐이고. 차마 그에게는 말하지 못했지만 속은 상해있었다.
그런데 그날부터였을까. 너무나 당연히 나부터 찾던 루한은 더이상 나를 찾지 않았다. 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내 별명도, 내 이름도 먼저 부르는 일이 없었고, 땀을 흘리면 당연하듯 휴지로 닦아주던 그도 없었다. 먼저 말을 걸면 평소처럼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지만 나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보지도 않는다. 이제 정말 친구로만 대하고 있다. 어제 라디오 방송을 마치고 일부러 루한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 보았다.평소같으면 내게 말을 걸며 내 팔을 잡고 나갈 그는 아무렇지 않게 나를 지나쳐서 먼저 나가버렸다. 게다가 오늘은 내가 보란 듯이 다른 멤버와 붙어 있는데그의 행동에 가슴이 먹먹하고 화도 나고, 그런 루한에 실망감도 느꼈다. 그렇게 쉽게 변하는 마음이였다면 나도 흔들리는게 아니였는데. 나도 다시 루한을 좋아하지 않았을 때로 돌아갈 것이다. 루한, 이제 다시는 내게 다가오지마. 형 울어요? , 종대가 내 옆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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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에 썼다가 이쪽으로 옮겨왔어요~
그냥 ........저의 또다르 망상입니다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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