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한의 행동에 가장 놀란건 찬열이였다. 제 앞에서 갑자기 찰칵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드니 루한은 폰화면을 보며 웃고있었고 민석이 루한의 어깨를 치며 지우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민석 몰래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지우라고 말하는 민석의 표정도 웃고 있는 걸로 봐서는 루한의 장난이 나쁘지만은 듯 하다. 곧 다시 떨어지는 두사람의 모습에 찬열도 별로 신경쓰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시 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한번 찰칵 소리가 났고 역시나 루한과 민석은 즐거운 듯 붙어서 웃고 있었다.
또다시 둘만의 세상이 만들어졌다. 친구사이같은 두사람 사이에는 둘만의 세상이 존재하는데, 오늘같이 정말 뜬금없이 나타난다. 그 때는 그 누구도 참견할 수 없을 정도로 둘은 즐거운 듯 서로를 보며 웃고 있으며, 가끔은 질투가 날 정도로 다정할 때도 있었다. 지금 그런 둘만의 세상에 찬열은 심기가 불편해졌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러트린 찬열은 먹고 있던 사탕을 컵 위에 걸쳐두고 급하게 폰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루한 쪽으로 몸을 숙이며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루한형, 내 사진도 찍어줘요."
최대한 웃음을 잃지 않은 채 그들을 보고 있는 찬열은 루한과 민석, 둘만의 세상에 끼어들어가려고 한다. 나쁜 생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둘만의 세상을 서서히 깨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아직 늦지 않았기를 바라며.
달콤한 인생. 07.
루한×민석
written by.테픈
"곧 생일이네-"
달력 속 빨간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날, 4월 20일은 루한의 생일이였다. 설마 까먹을리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새해가 되자마자 해 놓은 동그라미. 내가 표시 해놓은 유일한 날이다. 그 때는 정말 친구의 생일이라고 해놓은 표시가 지금은 조금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아 별표 하나를 더 그려본다. 아니 확실히 다른 뜻을 가지고 있지.
그건 그렇고 이번 생일은 뭘 해주나. 작년에는 생일 전날 그와 함께 외출을 해서 그가 원하던 셔츠를 사줬었다. 생각해보니 루한이 자신의 선물을 직접 고르게 했네. 그때는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을 하면서도 생각보다 그에게 많이 무심했구나싶다. 이번엔.... 조금 특별한 선물을 해야할텐데.. 선물 자체가 아닌 그 선물에 담긴 마음이 그 때와는 다르기 때문에 정말로 뭘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뭘 받고 싶은지 물어 볼까? 그것도 작년이랑 다를 바가 없으니까 패쓰. 그냥 무난한 선물이 아닌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담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선물. 뭘 해주면 좋을까?
똑똑-
"빠오즈- 나 들어간다."
루한이였다. 방긋 웃으며 들어오는 루한이 내 앞까지 걸어온다. 앉아 있는 채로 그를 올려다보자 뭐가 즐거운지 연신 웃고 있다. 왜, 하고 묻자 그제서야 루한은 자신이 찾아온 이유가 떠올랐는지 아-한다. 할말이 있어서 들어와 놓고 날 보며 웃기만하는 그. 하여튼 바보 루한이라니깐.
"빠오즈-, 내 생파때 너도 꼭 올거지?"
"뭐야, 그거 물으러 온거야? 그건 매니저형이 정하는 거잖아."
"그래도 빠오즈는 꼭 왔으면 좋겠어. "
굳이 방까지 찾아와서 진지하게 묻는 루한. 루한은 내 생일파티에 안 왔으면서.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하자 생각치도 못한 내 대답에 당황한 표정을 지은 루한이 말을 더듬으며 변명을 시작했다.
"아..아니 그건... 빠오즈말대로 매니저형이..저.정하는거자나-"
"매니저형한테 부탁해봤어?"
"아니-"
"거봐, 루한 생일파티 나도 안가."
내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듯한 루한은 어쩔 줄 몰라하며 내 앞에 서 있었다. 나보고 맨날 귀엽다,귀엽다하더니 내 앞에 당황하는 그의 모습이 더욱 사슴같고 귀여웠다. 그 모습에 풋-,하고 웃어버리자 루한이 그제서야 장난인 줄 알았는지 내 팔을 툭 친다. 어쨌든 루한은 나에게 자신의 생일파티에 와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가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 역시 매니저형에게 부탁이라도 해 놓아야 겠다. 확인이라도 하듯 다시 올거지, 하고 묻는 루한에게 해줄 수 있는 대답은 하나뿐이였다.
"나도 꼭 가고싶어."
내 말에 놀라서 크게 뜬 루한의 눈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 그렇게 대답해 주었다. 정말로 가고 싶다고. 생일이기 때문에 꼭 가서 같이 축하하고 싶다. 물론 따로 멤버들끼리 생일파티도 하겠지만 그냥 그의 생일날은 계속 그의 옆에 있어주고 싶다. 금방 내 말뜻을 이해하고 웃어 보이는 루한은 할 말이 더 남은 건지 한가지 더 말할게 있는데-, 하며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지 루한은 마치 고백이라도 하려는 사람처럼 머뭇거렸다.
"생파 끝나고 나랑 둘이서만 어디 좀 나가자"
"어?"
"이번엔 둘이서 데이트라도 하고 싶은데"
싫어?, 루한의 뜬금없는 말에 조금 놀랬다. 데이트라니. 평소처럼 같이 놀러 가자가 아니라 데이트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그 때문에 당황해서 어버버거리며 그를 쳐다봤다. 여자한테도 아직까지 받아보지 못한 데이트 신청을 루한에게 받았다. 싫은게 아니라... , 머뭇거리는 나를 눈치 챘는지 루한이 살풋이 웃는다. 생일선물 대신으로 해줘도 돼, 루한의 말에 이번에는 울컥했다. 싫어서 아니라니까 이 바보 루한! 생일선물로 해달라고 할 정도로 내가 무심했던가! 그런 것 같진 않은데 이상하게 억울하다. , 우리 사이에 놀러 나가는 것도 미리 물어봐야 하는 사이야?!, 괜히 루한의 팔을 때리며 빽하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럼 같이 나가는거야?"
"방금 뭘 들은거야."
"빠오즈 샤우팅"
"장난치지마. 그리고........"
"어?"
"생일선물 대신으로 나가는거 아니야."
어, 알겠어. 만족한듯 웃으며 대답한 그가 하던거 마저 하라며 방을 나갔다. 그러고 보니 어디갈 건지를 못 물었네. 루한은 대체 어디를 가고 싶은걸까, 그것도 둘이서-. 에잇, 그것까지 생각하지 말자. 지금은 루한에게 어떤 선물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 아플 지경이니.
-
"루한, 뭐 받고 싶은 선물이라도 있어?"
"어?"
"생일선물 말이야."
"음..빠오즈"
"야 그거 민석이냐, 아님 진짜 만두냐."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그런 나를 크리스는 괜히 질문했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민석이구나, 하고 내 옆에 앉는다. 생일선물로 빠오즈라. 사실은 농담반 진담반이였던 대답. 진짜로 그가 해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농담으로 던진 말이지만, 이번 생일날 선물로 받아서 가장 기쁜 선물은 역시 민석일 것이다. 그래서 조금 욕심을 내어 방금 민석에게 생일날 같이 데이트를 해달라고 요구했었다. 내가 생각해도 데이트라고 말한건 놀라운 일이였다. 그냥 같이 나가자고 말해도 되는데 이번에는 그냥 외출이 아닌 조금 특별한 외출이고 싶어서 데이트라고 말했던 건데 던지고 나서 거절당할 까봐 걱정되었다. 하지만 민석은 데이트하자는 나의 말에 그러자고 했다. 그러자고-, 민석이 데이트를 거절하지 않았다. 벌써부터 민석과의 특별한 외출이 기대되어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게다가 아까 민석의 방에 갔을 때 얼핏 그의 책상달력을 보았는데, 내 생일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그것도 별표까지 달린. 친구니까 당연한 거지만 그런 작은 거 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지는 건 역시나 그를 좋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크리스, 나 민석이랑 데이트하기로 했다."
"뭐? 데이트? 둘이 어디 가냐."
"응응, 벌써부터 설렌다. 어쩌지?"
"그냥 너희 둘이 잘 돌아다녔잖아. 뭘 새삼스럽게."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느냐는 듯이 쳐다보는 크리스에게 이번에는 진짜 데이트라고 설명해주었다. 진짜 데이트. 같이 영화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아 그러고보니 이건 평소에도 둘이 같이 했었던 건데-. 혼잣말처럼 내뱉는 말에 크리스는 꽤나 진지한 눈으로 나를 본다.
"고백할거냐."
"글쎄."
고백이라. 웃음이 나면서도 조금은 고민되는 게 사실이다. 어쩌면 이번이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는 데이트를 거절하지 않았고, 최근 들어 부쩍 내게 먼저 다가오는 일도 있었고.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은 아닐까. 만약 고백을 한다면 .........생일선물로 그를 가질 수 있을까?
-
루한형의 생일파티에 가는 멤버로 레이형, 백현이, 나, 그리고 민석이형, 네명이였다. 모두들 민석이형이 참석하는 것을 당연하듯 생각했지만, 사실은 매니저형에게 직접 부탁하는 모습을 보았다. 생파일 뿐인데 이게 부탁할 만한 일인가. 게다가 워낙 친한 두사람이라 부탁하지 않아도 매니저형은 그 둘을 붙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혹시나 해서 부탁할 정도라면 둘의 사이는 더욱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그 사이로 들어갈 타이밍을 지켜보고 있지만, 역시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어쨌든 루한형의 생파 장소로 가는 차안, 언제나처럼 둘은 붙어 앉아 있었고, 언제나처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건 그렇고 민석이형은 오늘도 귀엽다. 펭귄이 그려진 민트색 후드에 민트색이 들어간 모자까지. 맏형이라고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저 옷. 아마 루한형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숙소를 나올때도 위아래로 쳐다보고는 연신 귀엽다고 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뚫어질 것 처럼 민석이형을 쳐다보고 있으니까. 확실히 루한형은 민석이형을 좋아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석이형은 어떤가. 일단은 피곤하니까 잠이나 자야겠다.
잠든 나를 깨운건 민석이형이였다. 내 앞의 민석이형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보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어려보이네. 찬열아, 다왔어. 눈을 반쯤밖에 안뜨고 보는 나를 보고는 형이 조용히 내 어깨를 흔들어 깨운다. 잠깐이지만 너무 깊이 잠들었나보다. 겨우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자 다른 멤버들은 먼저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먼저 들어갔어. 얼른 들어가자."
그 작은 손으로 제 손을 잡아끄는 그를 따라가다가 멈춰섰다. 형도 내가 멈춰서자 나를 돌아본다.
"뭐해? 안가?"
"형-"
괜히 졸린듯 눈을 비비며 그의 뒤에 서서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섰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그를 밀며 걸었다. 그가 내게 갑자기 왜 애교를 부리는 거냐며 묻더니 웃어준다. 나도 그를 따라 웃어 보였고 그렇게 우리는 다른 멤버들이 있는 곳까지 갔다. 우리가 보이자 루한형의 표정이 굳는 것이 보인다.
-
"악!!!!!!!!!! 우민아!!!!!!!!!! 귀여워!!!!!!!!!!!!!!"
팬들의 고함소리와 웃음소리에 돌아보자 너무나 귀여운 뒷모습이 보였다. 언제 저기에 간거야. 해피 버스데이라고 적힌 종이가 떨어져 그걸 붙이려고 한건지 손이 떨어지려는 종이로 뻗어 있는데 그게 닿지 않는지 그 상태로 가만히 있는 민석이였다. 어떡해, 너무 귀여워 , 오늘 또 후드를 입고 와서 그런지 더 귀여운 뒷모습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팬들도 다른 멤버들도 그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웃고 있는 그들 사이로 지나가 민석을 꼭 안았다. 그리곤 내 품에 폭 안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누가 이렇게 귀여우라고 한거야~.
"빠오즈, 너무 귀엽잖아~"
"안 닿나요? 안닿아?"
멤버들의 장난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말 때문인지 민석은 계속 부끄러워하며 내 품안에 안겨 있었다. 너무 귀엽다. 정말로.
생일파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 전에 매니저형한테 부탁을 해 놓은 터라 조금 돌아서 사람이 많이 없는 곳에 나와 민석이를 내려 주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민석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을 쳐다보는 민석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러나 민석은 아무렇지 않은 듯 거기서 시선을 뗐고 , 그 모습에 기뻐하며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예전같으면 뭐하냐고 손을 빼냈을 그였는데 오늘은 내 생일이여서 그런가, 가만히 있어 주었다. 그게 나는 기뻤다. 조금은 내 맘을 알아주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혹시나 따라오는 팬이 있을까봐 주위를 살펴가며 영화관으로 향했다. 아까 차에서 미리 예매해두었던 영화표를 찾아 민석과 함께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나는 민석의 손을 꼭잡고 있었는데, 민석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지 영화도 보다가 나에게 조용히 말을 걸기도 했지만 손은 빼내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여전히 손을 잡은 채로 영화관을 빠져나왔고 그렇게 맞잡고 있던 손은 밥을 먹으러 가서야 떨어졌다. 한참을 잡고 있었는데 떨어지는 손이 아쉽다... 민석이도 그럴까.
"루한, 여기 분위기 참 묘하다."
"남자 둘이 오기에는 좀 어색하긴 하네."
사실 데이트라고 생각을 해서 정한 계획이였던지라 무조건 분위기 있는 곳을 찾아 온 레스토랑은, 정말로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곳이였다. 나름 생각하고 정한 곳인데 민석이도 나도 분위기 때문에 조금 어색해졌다.
"풋,뭐야."
"응??"
음식을 주문하고 앉아 있자니 민석이 갑자기 웃는다. 왜 웃는건지 몰라 왜 웃냐고 물어보자 민석이 루한 너무 귀여워.라고 대답한다. 뭐가 귀엽다는 건지, 도저히 민석의 말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데이트하자고 하더니 정말 데이트 코스로 짜온거야-?"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옷 다른 거 입을걸."
민석이 모자를 벗어 옆에 올려두며 그렇게 말했다. 살짝 눌린 머리를 정리 하고는 탁자에 기댄 민석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나도 그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 둘은 잠시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평소와는 다른 민석의 눈빛을 느꼈다. 지금일까. 지금 그에게 고백하면 될까. 왜인지 심장이 두근두근 뛰어오기 시작했다. 민석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보고 있다. 괜시리 초조함에 혀로 입술도 적셔보고 손가락도 만지작 거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민석, 나 할말이 있는데."
내 생일이 지나기 전에 민석의 마음을 갖고 싶다.
너에게 오늘 고백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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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7화 올리는 것 같네요 ~~
루민 리얼물이라고 올리는데, 처음 예상과 달리 진도가 잘 안나가요 ~
게다가 요즘 부쩍 힘이 나지를 않네요~~ 그래도 완결까지 !! 꼭 힘써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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