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안의 여인인 너봉, 이뤄지기 힘든 사랑을 골라보자
궁녀 너봉 X 세자 전원우
너봉은 궁녀야. 미천한 신분과는 달리 꽤나 예쁜 얼굴을 가졌어. 그래서인지 세자의 눈이 들게되었어. 세자가 즉위하면 승은을 입게 될거야. 사실 너봉은 궁녀로 들어오면서 어떻게든 왕의 눈에 들어서 후궁의 자리라도 갖겠다는 마음으로 들어왔어. 그래서 이렇게 들어온 기회를 너봉이 놓칠리없지. 사실, 아무리 욕망이 없다고 한들 이런 기회를 놓치는건 바보같은 짓이고 말이야. 원우는 세자야. 정비의 장남으로 태어날 때부터 세자가 될 운명이었어. 원우에게는 이미 간택되어진 세자빈이 있지만, 원우는 그닥 세자빈에게 관심이 없어. 자꾸만 너봉한테 눈길이 갔고 내 옆에 두어야 할 사람이 이 아이구나, 라고 느낀 것도 너봉이야.
너봉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모여서 수근거리는 궁녀들의 목소리와 눈초리가 남아서 너봉을 괴롭혔어. 하지만 너봉은 악착같이 그걸 받아냈지. 그런 걸 견디지 못하고서야 어떻게 후궁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겠어. 대신 원우앞에서 아닌척 이런 소문으로 힘들다는 걸 흘렸지. 원우가 안다면 당연히 너봉을 위해 무언가 해줄테니까. 속으론 꽤나 큰 욕망을 품고서 너봉은 아무렇지도 않게 착한척을 했어.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말이야.
오늘도 원우가 당연히 너봉을 불렀어. 너봉은 주위 눈치를 보는 척 원우 옆으로가 앉았지. 원우가 상을 들라고해. 올라온 상에는 9첩반이 차려져있어. 궁녀의 신분으로는 절대 먹지 못하는 것들이야. 너봉한테 이렇게까지 해주는 원우에게 너봉은 조금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그런 원우가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해. 올라온 9첩반상을 보면서 너봉은 뭐라도 하나 더 얻어볼까싶어 입을 뗐어.
"저하, 소인은 이것을 받을 수 없사옵니다."
"왜 받지 못한다는 것이냐."
원우가 당황한 듯 물었어. 자신이 오직 너봉을 위해 준비한 것을 받지 못한다니까 당황할 수 밖에 없었지.
"소인의 신분으로는 받을 수 없는 것들이옵니다. 아직도 이리 소문이 무성하온데, 저하께서 이리 하시면 소문은 더 커질 것이옵니다."
원우의 미간이 찌푸려졌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지. 9첩반상을 거절하며 남들의 눈치를 보는 너봉이 원우 눈에는 그렇게나 약해보이고 아파보일 수 없었어. 저 모진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원우는 마음이 아팠지.
"그런 것들은 신경쓰지 말거라. 그런 말을 하는 자들보다 내 너를 더 높은 자리에 앉혀줄테니."
"하오나 저하,"
"내 필히 너를 후궁으로 들일 것이야."
세자빈 너봉 X 대군 김민규
너봉은 태어날 때부터 세자빈 간택의 내정자로 정해져있던 몸이야.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입궁을 자주했고, 지금은 예정대로 세자빈이 되었어. 민규는 대군이야. 정비의 둘째아들. 원체 권력에 욕심이 없어 세자인 형이 가진 것을 탐내지 않아. 그런 민규가 탐내는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세자빈인 너봉이야. 궁을 자주 드나들던 너봉과 민규는 나이가 같아서 아주 어릴적부터 친하게 자랐는데, 그 오랜 세월동안 민규는 남몰래 너봉을 아주 많이 좋아했어. 너봉이 세자빈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모든 것을 다 가져가도 야속하지도 밉지도 않았던 형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어. 사실 너봉도 민규를 좋아해. 하지만 어릴적부터 자신이 세자빈이 될 것을 알았던 너봉은 민규에 대한 마음을 얘기할 수 없었지.
세자가 궁녀 한씨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점점 사실화 되어갔어. 너봉은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척 하지만 사실은 엄청 흔들리고 있어. 아무리 서로 사랑하지않는 관계라지만 정식 혼례가 치뤄지기 전인데도 이렇다는건, 나중에 중전이 되어서도 얼마나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가, 외로운 여자가 될지는 뻔했으니까. 너봉은 사실 중전보다도 사랑받는 여자가 되고 싶었거든. 외로우면 외로울수록, 너봉은 민규가 보고싶어졌어. 세자빈이 된 후 너봉은 민규를 만나지 못했는데, 세자빈이라는 너봉의 위치때문이기도 했고, 민규를 보면 너봉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야.
여느때와 같이 세자빈 교육을 끝낸 너봉이 별궁에서 쉬고있었어. 그런데 밖에서 큰 소리가 들리는거야. 상궁에게 물었더니, 민규가 세자빈을 봐야겠다며 찾아왔다고 해. 너봉은 당황스러우면서도 세어나오는 웃음을 숨길 수가 없어. 그때, 좀 전보다 큰소리와 함께 문이 열려. 너봉은 침착한척 표정을 굳혔어. 민규의 눈과 너봉의 눈이 마주치고,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걸 겨우 참았어. 너무나도 보고싶었던 민규였거든. 눈물을 꾹 참는데 민규가 화난듯이 너봉의 이름을 불렀어.
"김여주!"
"어찌 아녀자의 이름을 그렇게 멋대로 부르십니까."
딱딱한 말투로 침착하게 얘기하는 너봉에 민규의 눈이 불안하게 흔들렸어.
"너는.. 너는.. 도대체..,"
민규가 뭐라고 말을 잇지 못했어. 세자가 궁녀 한씨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 소문을 듣고서 바로 너봉에게 오고 싶었지만 세자빈이 되버린 너봉을 만날 수가 없어서 참다가 참다가 이렇게 너봉을 찾아왔는데, 오히려 민규가 이 말을 꺼내는게 너봉에게 상처가 될까싶어 그러는거였어. 자신의 눈에는 그 누구보다 어여쁘고, 여린 소녀인데 이런 너봉을 두고 한낱 궁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형이 민규는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어.
"여주야.."
너봉 앞에 다가와 앉은 민규가 따뜻한 손으로 너봉의 손을 잡아. 뿌리쳐야함에도 너봉은 뿌리치질 못해. 대신 더 딱딱한 말투로 얘기했지.
"예를 갖춰주세요,대군."
민규가 헛웃음을 흘려. 너봉 손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
"대군께선 대군이시고, 저는 빈의 자리에 있지않습니까. 더는 예전같지 못하니, 그에 맞는 예를 갖추어 주셔야지요."
"대군이고 세자빈이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너는,너는.. 세자빈이기 이전에 내 오랜 벗이고, 오랜 벗이기 이전에, 내가 오랫동안 연모해왔던 여인인데.."
공주 너봉 X 호위무사 문준휘
너봉은 공주야. 혼인할 때가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 마냥 어리고 철없기만한 공주. 너봉은 상궁이 안된다고 그렇게 말려도, 수를 놓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놀려고 해. 부왕이 호위무사라고 붙여논 남자만 달랑 데리고서 매일같이 도망나오지. 그 호위무사가 준휘야. 어려서부터 무술을 해서 탁월한 실력을 가졌어. 그런 실력때문에 명나라에서 귀화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등용되어 너봉의 호위무사가 되었어. 너봉이 도망가자고 할 때마다 안된다고 하면서도 맨날 따라 나서줘. 가자고 칭얼대는 너봉이 귀엽기도 하고, 혼자 나갔다가 다쳐서는 안되니까 말이야.
오랜만인 아바마마의 부름에 너봉은 신이 났어. 뒤에서 상궁이 그러면 안된다고, 조신하게 걸으라고 소리를 쳐도 너봉은 그냥 강년전으로 뛰어갔어. 신이 나서 뛰어간 것과는 다르게, 강년전을 나오는 너봉은 곧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아. 혼기가 다 되어가니 생각해보라는 말을 들었거든. 마음에 둔 사내가 있다고는 말했지만 그 사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어 너봉은 더 눈물이 날 것 같아. 그 사내가 준휘거든. 사대부가의 사내에게 너봉을 시집보내려고 하는 부왕의 뜻과는 다르게, 준휘는 낮은 품의 무관이기 때문에 너봉은 그 사내가 누구냐고 묻는 아바마마의 물음에 답도 하지 못했어.
강녕전에 다녀온 이후로 너봉은 평소와 다르게 축 쳐져선 가만히 앉아있었어. 기분히 나아지질 않았어.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상궁도 너봉의 눈치를 살살 보고, 준휘도 잠자코 문 앞에 서있기만 해. 한참을 앉아있던 너봉이 상궁에게 다과를 가져다 달라고 했어. 드디어 기분이 풀린건가싶어 상궁이 바쁘게 다과를 가지러 나가고, 너봉은 여전히 잠자코 서있는 준휘에게로 가서 나가자고 졸랐어.
"나가자, 응?"
"김상궁에게 다과를 부탁하시지 않았습니까."
"그거야, 김상궁이 있으면 나갈 수 없으니까.."
준휘 옷깃을 꼭 잡고 나가자고 조르는 너봉에, 오늘도 결국 준휘도 나오고 말았어. 들킬새라 창경궁 후원까지 바쁘게 뛰어갔지. 가쁜 숨을 고르는 너봉을 준휘가 조심히 다독여줘. 겨우 숨을 고른 너봉이 주위에 아무도 없나 확인을 하곤 준휘를 안쪽으로 더 잡아끌었어.
"있잖아, 오늘 아바마마께서 내가 혼기가 다 되어가니까 생각해보라고 하셨어."
"..감축드립니다. 이제 공주자가가 되시겠네요."
"참으로 할말이 그것밖엔 없어..?"
너봉의 눈에 오늘 하루 꾹 참았던 눈물이 맺히고 참으려해도 자꾸 흘러내려. 준휘는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해. 공중에 올라온 손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멈추고, 얼굴엔 당황스러움이 묻어나와. 표정을 잘 내보이지 않는 준휘인데 말이야.
"나는, 나,는..!"
참으려 꾹 다물었던 입술이 말을 할려 열렸다가 울음이 완전히 터져버렸어.
"나는 네,가 아니,면 싫단,말이야!"
울음때문에 끊어말하면서도 결국 내질렀어. 공중에 머물렀던 준휘의 손이 너봉을 끌어당기고, 너봉이 준휘의 품에 그래도 폭 안겼어. 너봉을 끌어앉은 준휘가 조심스럽게 너봉의 뒷머리를 쓰다듬어.
"우리, 정말로 도망갈까요?"
아름드리예요! |
오늘도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이런 주제를 써보고 싶어서 썼는데, 깔끔하게 망한 것 같아요 하하. 그래도 재밌게 읽고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하트). 고딩독자님들은 모의고사를 잘 치셨는지 모르겠어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컴백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요! 화이팅해요:) |
| 이 주제로 글을 하나 쓰려고 했었는데.. |
말씀드린 것처럼 '골라보자'도 깔끔하게 망한 것 같고, 생각보다 이 주제로 몇편에 걸쳐 연재할 글을 쓰려니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쓰다가 보류중입니다 하하. 陽 (볕 양)에 賢 (어질 현)을 써서 양현대군이라고 민규 작호까지 정해놓았는데..! 아...☆ |
♡암호닉♡ |
닭키우는순영님! 일공공사님! 지유님! 짛즹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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