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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이얀 구름이 옆집 옥분이 누나의 물감처럼 파아란 하늘에 살며시 흩뿌려져 있는,어느 여름날이였다.   

 

낚시를 하러 온 것인지 어깨엔 그물을 걸치고 땀이 송글송글 맺힌 이마 위엔 밀짚모자가 씌워져있는 한 소년이 냇가로 다가갔다.   

이내 소년은 송사리라도 잡아볼 심산인지 한참을 냇물 속을 들여다보더니 파란 하늘빛이 비친 냇물에 그물을 재빨리 넣었다 뺏다를 꽤나 오랜시간 반복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소년을 보며 메기라도 잡아와 매운탕이도 끓여먹자며 우스갯소리를 하며 돌다리를 지나갔다.   

소년도 곧 지쳤는지 그물질을 멈추곤 돌다리로 가 힘없이 걸터앉았다.

 

소년의 머리 위로 보이는 파란 하늘은 푸르른 잔디와 어우러져 더운 여름이지만 청량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던 소년에게 한 소녀가 다가가 멈춰섰다.   

소년은 소녀를 보자마자 소녀가 빨간지붕집 윤할아버지네 손녀라는걸 알아챘다.   

자신의 까맣게 그을린 피부와는 대조되는 하얀 피부에 고운 원피스를 입은 소녀는 이 마을 누가봐도 '서울에서 온' 아이였다.   

소녀가 말했다.

 

'저기 지나가게 좀 비켜줄래?' 

 

소년은 소녀의 말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듯 말했다.   

 

'니가 윤할아버지댁 서울에서 왔다는 손녀가?이름이 뭐고?'   

 

소녀는 잠시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내 새침한 표정으로 신발을 벗어들고 소년이 있는 돌다리를 비켜가며 말했다.   

 

'니가 알아서 뭐할건데.'   

 

그게 소년과 소녀의 첫만남이였다.

좋진 않은 첫만남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들의 감정은 사랑이란 이름표가 붙어 아름답게 포장되어갔다. 

 

워낙 작았던 소년의 마을에선 소녀가 소년을 아무리 피해 다녀도 소년은 소녀를 쉽게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소녀는 그런 소년이 싫다고 생각했지만, 소녀도 모르게 소녀는 소년과 함께 다니고 있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는길에 소년과 소녀는 종종 처음 만났던 그 냇가에 들러 노을이 지도록 물장난을 하곤 했다. 

소녀도,소년도 같이 다니는것이 너무 당연해져버린 어느 늦여름이였다. 

 

그 날도 여느때나 다름없이 냇가에 들러 냇물에 발을 잠그고 물을 튀기며 놀고 있었다. 

그날따라 소녀의 표정이 좋지 아니하였지만, 소년은 그런 소녀가 그저 학교에서 뜀박질을 하다 넘어진 탓이라고 여겼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자 소년과 소녀의 어머니들은 밥을 먹으라며 집으로 아이들을 불러내었고, 

소년은 소녀에게 밥을 먹고 이 냇가로 다시 나오라고 일렀다. 

 

소년은 체 할 기세로 밥을 후다닥 먹곤, 냇가로 달려갔다.

벌써 어둑어둑해져 캄캄한 밤하늘엔 소녀의 눈동자를 빼다박은듯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소년을 내빛추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더욱이 아름다울 수 없었다. 

소년은 돌다리 반대편에 있는 푸르른 잔디에 몸을 뉘었다. 

 

이름 모를 꽃들은 잔디와 합께 있어서인지 더욱 아름다워 보였고, 소년은 꽃들을 보자마자 서둘러 소녀를 위해 꽃모자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풀잎새와 꽃송이들을 엮어 만든 꽃모자는 소년의 투박한 솜씨였지만, 소녀에게 씌워질 상상을 하니 소년의 입가엔 미소가 일었다. 

소년의 가슴은 시간이 갈 수록 두근거렸다. 

언제쯤 그 애가 돌다리를 건너 소년에게 올것인지, 소년은 홀로 소녀를 기다리며 얼굴을 붉혔다. 

 

저 멀리 소녀가 걸어왔다. 

처음 만난 그 날처럼 고운 원피스를 입은 소녀는 소년의 눈엔 만화영화에 나오는 어느 공주보다도 예뻐보였다. 

들꽃같았다. 

고와보이지만 그 심지는 강한 아이였다. 

소년은 소녀에게 꽃모자를 건내주려 하였으나 이내 소년의 손은 소녀의 말에 움직이지 못하였다. 



나 서울가.

미리 말 못해서 미안. 

아까 말하려 했는데 니가 너무 기분이 좋아보이길래. 

모레 아침 출발할거야. 

잘있어. 

  

소년의 심장이 덜컥했다. 

소년은 뒤돌아 가는 소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힘이 풀린 소년은 그대로 풀썩 주저앉아 한참을 눈물을 흘리며 달빛만 바라보았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그렇게 슬프게 다가온적은 아마 소년에겐 없었을것이다. 

 

소년은 몰랐다. 

소녀가 그 말을 통보할때 얼마나 괴로웠는지. 

뒤돌아 가는 동안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내지 않으려 자신의 입을 그 작은 손으로 꾸욱 눌러 막았다는 사실을. 

  

소년은 소녀가 떠나는 날이 되도록 소녀를 만나려 하지 않았다. 

소녀는 자신에게 화가 난 것만 같아 두려웠다. 

다시는 자신을 만나지 않으려 할 것 같았다. 

소녀는 그렇게 먼저 소년을 찾아가지도 못하고 하염없이 소년의 집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소녀는 서울로 가는 트럭에 몸을 싣고 초점없이 앞만보고 있었다.

미련한 소년은 비가 새차게 내림에도 비를 맞으며 뒤늦게 소녀가 탄 트럭만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트럭이 시동을 걸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소년은 트럭을 향해,아니 소녀를 향해 소리쳤다.

 

빚쟁아...!!잘지내래이!!!!꼭...꼭 잘지내야 한데이!!!!!!!!!나 잊지마레이!!!!!  

 

소녀는 그런 소년의 외침을 들은것인지 쉴새없이 눈물을 흘렸다. 

소년은 그렇게 트럭이 사라질때까지 트럭이 간 방향만을 쳐다보며 하염없이 비를 맞으며 풀썩 주저앉아 멍하니 있었다.

 

며칠 뒤 소년의 어머니는 힘없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소년을 불러냈다.

소녀가 주고 간 것이라며 노트 하나와 목걸이 하나를 건냈다.

 

노트 한쪽면엔 소녀가 그린것인지 소년과 소녀가 처음 만난 날 소년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 있었고, 

목걸이엔 팬던트를 열어보자 소녀의 사진이 있었다.

소년은 소녀의 선물을 품에 안고 노을이 지도록 눈물을 흘렸다. 

 

 흐르는 냇물위엔 노을이 비치고, 그 위로 소년은 소녀를 생각하며 다 시들어버린 꽃모자를 흘려보내었다. 

 

그렇게,그것이 소년의 슬픈 사랑 이야기의 전부였다. 

목걸이를 하고 있으면 언젠간 소녀가 저를 알아보겠거니 하며... 

 

그렇게, 

그렇게... 

  

[VIXX/차학연]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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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분위기 진짜 좋다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clever
고마워 헷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아 ㅠㅠㅠㅠ 차학연 ㅠㅠㅠㅠ 겁나 잘 어울려 ㅠㅠㅠㅠㅠ 엉엉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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