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7193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BGM - Postmen '나랑 살자'


꼭!!!!브금과 함께 들어주세연♬


 


 

뻔한 주제로 쓴 뻔한 이야기

(우선, 뒤에 염장 주의)

 

 

 

 

 

나랑 살자 (흔한도경수의착각)

written by. 여내

 

 

 

 

 

 

어디야?”

 

.. 지금 친구 만나러 가는 길

 

그래..”

 

할 말 있어?”

 

아니.. 재밌게 놀아.”

 

 

 

경수는 급하게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오늘도 이런 식이지경수는 통화가 종료되자 뜬 자신의 배경화면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자신의 연인이 어느 날 자신 몰래 바꿔놓은 배경화면이었다. 이렇게 해야 남이 안채간다 뭐라나 갖가지 이상한 말을 하며  언젠가 같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갑작스럽게 찍은, 자신과 종인이 함께 브이를 하며 웃고 있는 사진경수는 시간이 지나 갑자기 어두워진 휴대폰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언제부터 네가 내 전화에 이유를 물었지. 방학이 시작된 후 부터 제대로 종인의 얼굴조차 볼 수도 없었다. 찾아간 종인의 집은 늘 비어있어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봐도 종인은 나오지 않았다. 수는 몸을 옆으로 돌려 새우처럼 웅크렸다. 

 

 

첫 만남은 5년전 오티에서 였다. 재수를 한 덕에 친구들보다 1년 늦게 대학을 들어갔기 때문에 옆에 서 있는 한 살 어린 동기들이 괜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혼자 우물쭈물 거리고 있는데 왼쪽편에서 갑자기 그림자가 생기는게 느껴진다. 고개를 돌려 보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키가 큰 남자. 갑작스레 마주친 눈에 당황한 나머지 눈도 채 돌리지 못하고 그대로 멈춰버리고 말았다. 눈이 마주쳤는데도 시선을 피하지 않는 남자의 행동에 당황스러움은 배가 된다.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던 남자가 눈꼬리를 접으며 내게 말했다.



"너 맘에 든다"



내 이름은 김종인이야. 건네는 손을 마주 잡았다. 남자답게 큰 손이 었다. 갑자기 다가온 종인은 누구보다 빠른 시간에 자신의 삶에 스며들었다. 같은 강의를 들을 때면 나란히 앉아 서로의 노트에 낙서를 하며 놀고,  강의가 없는 날이면 서로의 집에 가 과자 봉지를 늘어놓고 영화 두 세편을 연달아 보기도 하고 학과생들끼리 가진 술자리에선 중간에 몰래 빠져나와 노래방에서 미친듯이 놀아보기도 했다. 대학에 들어온 후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보냈다. 누가 먼저 어디서 만나자, 뭘 하자 약속한 적은 없지만 우리는 자연스럽게 함께였다. 하도 붙어다니는 우리 둘을 보며 선배들이 너네 그러다 정분나~하며 놀리는 소리도 괜찮았고 과방에 들어갈 때면 우리 학과 공식커플 떴다며 괴롭히는 것도 괜찮았다. 그냥 모든 것이 괜찮던 나날들이 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았다. 

평소와 다름 없이 보내던 나날들이었다. 학교 근처 주점에서 같이 술 한 잔을 하고, 데려다 주겠다는 종인의 말에 둘은 함께 경수의 집으로 향했다. 경수는 길을 걷는 내내 입을 열지 않는 종인이 괜히 낯설게 느껴졌다. 곧 경수의 집 앞에 도착하고 여전히 말이 없는 종인을 보며 경수가 갈게-하고 말을 한 후 종인에게서 돌아섰다. 종인이, 경수의 팔을 잡았다.




"도경수"


"왜" 

 

"나 사실 지금까지 너 꼬시는 중이었어"


"지금까지?"


"응"


"지금부턴?"


"지금부턴 그냥 연애하자고"



낮은 목소리가 귀에 와 박힌다. 유난히 별이 많아 보이던 밤하늘이 가깝게 느껴지고 서 있는 아스팔트가 구름이라도 된 냥 날아오르는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괜찮던 그 시간엔 김종인이 있었다. 아니, 김종인이 있어서 모든 것이 괜찮았던 것 같다. 언제 부터 네가 이렇게 커져버린 건지. 김종인 너 사람 단단히 꼬셨다. 그렇게 시작한 연애였다. 거창한 말로 한 고백도 아니었고 흔한 꽃 한 송이 하나 없었지만 좋았다. 평범하게 남들 처럼 연애했다. 특별한 일들 없이도, 값비싼 선물따위가 없어도 저절로 웃음이 나던 날들이었다.

 

괜히 옛날 생각을 하니 경수는 갑자기 서러움이 몰려왔다니가 먼저 다가왔잖아경수는 이제 종인이 원망스러웠다확실히 종인은 예전과 달랐다항상 먼저 걸어오던 연락은 어느 순간 끊기었고 자신과 만나는 시간도 피하고 미루기 일쑤였다. 5년을 넘게 해온 연애다. 사실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고 이렇게 빠질 줄도 몰랐다아니 어쩌면 자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종인이 자신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할 거라는 걸고백을 들은 그 순간 함께 서 있던 별이 많던 하늘아래에서 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어느덧 벌써 대학교 4학년이었다졸업을 생각하고 취직을 준비해야 할 시기였다종인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본격적으로 취직 준비로 바빠지기 시작하면 정말 둘의 관계는 다시 되돌릴 수 없을 지도 몰랐다경수는 생각을 할수록 자신을 찾아오는 불안감과 걱정에 눈만 감을 뿐이었다아무것도 보기 싫어김종인이 보고 싶다.

 




*





“3번 테이블종인아 네가 가봐

 

 

 종인은 하루종일 바쁘게 자신을 불러대는 부름에 몸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전에 맥도날드 알바부터 시작해서 오후엔 고깃집 알바, 밤엔 편의점 알바까지 몸이 남아나질 않는 종인이었다. 아까부터 저려오는 다리에 종인은 인상을 찌푸렸다. 에라이, 시급도 적게 주면서 존나게 부려먹네. 



"네, 갑니다 가요-"



사장의 말대로 3번 테이블로 주문을 받으러 가던 종인은 벽 한 켠에 걸린 달력을 보았다. 1월 12일. 오늘은 1월 5일.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일주일이었다. 얼마 안 남았어. 조금만 힘내자 김종인.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손님"

 

 

종인의 발걸음에 힘이 실렸다. 7일 뒤인 1월 12일은 자신의 연인 경수의 생일이었다. 여태껏 제대로 기념일 한 번 챙기지 못했던 미안함에 이번엔 자신이 노력해서 멋진 선물을 주고싶었다. 1월 12일, 그 날은 경수의 생일만이 아니었다. 방학 전부터 계속해서 생각해온 일이 있었다. 계속해서 고민해왔고 그리고 마침내 결정했다. 도경수 안 본지 진짜 오래 됐네. 바빠서 만날 시간이 있어야지.. 걸려오는 전화에 일일이 거짓말 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아, 도경수 뭐하고 있으려나. 도경수 보고싶다. 경수를 생각하는 종인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다.




#




"도경수, 요즘 종인이 여자 생겼냐?"


"응?"



갑작스러운 찬열의 물음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화들짝 커진 내 눈을 본 찬열이 뭘 그리 놀라냐며 말 꼬리를 늘렸다.



"왜?"


"아니 얼마전에 백현이가 종인이 백화점 악세사리 코너에서 봤다고 하길래"


"..그래?"




짜식- 어쩐지 요새 자꾸 바쁘다고 술 마시러도 안나오더라. 찬열이 중얼거리며 경수를 지나쳐 갔다. 경수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휴대폰을 꺼내든 경수가 거칠게 번호판을 눌렀다. 통화버튼을 누르자 익숙한 컬러링이 나오고 얼마 안 가 뚝 끊기고 만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경수가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화가 나기 시작했다. 종인은 연락도 받지 않고 좋지 않은 소식까지 들려온다. 머릿속을 지배하는 좋지 않은 생각에 머리가 지끈 거리며 아팠다. 

김종인 대체 어디서 뭘 하는거야.



 




[종인아]


[응?]


[보고싶어]


[나도]



경수는 종인의 답장을 보고 들고 있던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예전엔 보고 싶다고 하면 지금 갈게라고 답장을 하고 5분만에 뛰어오더니.. 몇일 전 들었던 찬열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괜히 눈물이 핑 도는 경수였다. 경수의 카톡을 받은 종인은 종인대로 눈물이 핑 돌기 시작했다. 방학을 시작하고 제대로 경수를 만나지도 못했다. 경수도 내가 많이 보고싶나봐.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앞섰지만 종인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곤 손님 한 명 없이 텅 빈 편의점을 둘러보았다. 종인은 휴대폰 화면을 켜 잠금화면에 크게 쓰인 1월 9일이라고 적힌 글자를 보았다. 정말 코 앞이었다. 절로 기분 좋아지는 상상을 하며 종인이 소리 없이 웃었다. 기다리기 힘드네 진짜. 종인은 딸랑거리며 열리는 편의점 문을 보았다.



"어서오세요"



조금만 기다려, 도경수.




*




'경수야'


'응?'


'나 다른 여자가 생겼어'


'김종인..'


'미안해. 그 동안 고마웠어.'


'가지마봐 종인아. 잠깐만.'


'잘 살아'




흐릿하게 멀어지는 종인의 등을 마지막으로 잠에서 깼다. 이렇게 거지같은 꿈을 꾸다니... 온 몸이 땀으로 축축했다. 경수는 베개에 고개를 묻었다. 여전히 아무런 연락없이 조용한 휴대폰도 원망스럽고 김종인도 짜증난다. 어느새 방울방울 떨어지던 눈물은 서러움에 점점 더 복받친다. 축축하게 젖어오는 베개가 느껴지니 서러움과 서운함은 배가 된다. 원망스럽다. 왜 이렇게 나를 애타게 하는 건지 언제 너는 이렇게 멀어진건지. 권태기라도 온건지 정말 다른 여자가 생긴건지 아니면 내가 싫어진건지 뭔지 말을 해 달란 말이야. 만약 네가 새로운 여자가 생겨서 내 곁을 떠나려고 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너를 그냥 이렇게 보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붙잡아야 하는 걸까. 가지말라고 너한테 매달리면 너는 다시 나에게 돌아올까. 네가 떠나버리면 나는,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



통장 잔고를 확인한 종인의 표정이 밝게 변했다. 아, 쓰리잡 뛴 보람이 있네. 종인이 통장의 돈을 모두 출금한 후 봉투에 담았다. 두툼한 봉투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봉투를 가방에 잘 챙겨넣은 종인의 발걸음이 가볍다. 백화점으로 들어간 종인은 1층을 헤매기 시작했다. 조급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1층 안을 헤멘지 얼마 안 가 종인의 표정에 미소가 띠워졌다. 종인이 성큼성큼 어딘가로 걸어갔다. 여자 종업원이 종인을 보고 고개를 꾸벅 숙인다.




"누나, 제가 저번에 봐 뒀던거 있죠. 그거 주세요"




내일은 디데이다.




*




'집앞이야'




종인의 카톡을 확인한 경수는 콩닥콩닥 가슴이 뛰었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던 경수에게 종인의 카톡은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밤 12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다. 머리도 안 감았는데... 거울을 확인한 경수의 표정이 굳었다. 오랜만에 보는 종인을 이 꼴로 만나다니.. 후회가 밀려오는 경수였다. 결국 옷만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경수가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신발에 발을 넣었다. 계단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하다. 갑자기 왜 찾아온거지? 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함이 앞섰다. 평소 같으면 비밀번호를 누르고 바로 찾아왔을 텐데 밖으로 나오라고 유인하는 것도 이상했다. 만약 나갔는데 '우리 헤어지자'이렇게 말하면 어떡하지? 경수는 계단을 내려와 밖으로 나왔다. 어두운 주위 속 벽에 기대 서 있는 종인이 보인다. 얼마만에 보는 얼굴인지. 살은 왜 저렇게 빠졌나 모르겠다.



"우선 생일 축하해"


"아.."



오늘 내 생일이구나. 경수는 하루종일 조용하던 휴대폰에 갑자기 서러워졌다. 경수는 자신의 앞에서 멋쩍게 웃는 종인을 보았다. 우선? 무슨 말을 더 하려는 지 우물쭈물 망설이는 종인 때문에 더욱 더 애가 타는 경수였다. 헤어지자고 말 할꺼면 그냥 빨리 말하고 꺼졌으면 좋겠다고 경수는 생각했다. 종인은 꾹 다물린 입을 열었다.

 

 


생각해봤는데 경수야

 

 

우리 오래 사겼잖아.”

 

 

 

경수가 종인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종인은 경수를 보았다. 여전히 작은 머리며 크고 동그란 눈이며 몇 년 전 처음 만났을 때랑 변한게 없네. 여전히 사랑스럽다. 오티에서 너를 봤을 때 뭐에 홀린 것 같이 너에게 이끌리고, 두 눈 똥그랗게 뜬 네 눈을 보았을 때 쿵덕쿵덕 울리던 내 심장의 느낌을 네가 아는 지 모르겠다. 아마 모르겠지. 그래우리 오래 사겼지대학 생활 모두를 경수너와 함께 보냈다. 2군대 때문에 떨어져 있던 기간까지 합하면 5년은 넘지 싶었다남들 다 찾아온다는 권태기 없이 나름 달콤하게티격태격 남부럽지 않게 연애했다. 5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5년이란 긴 시간동안 너만 보고너만 좋아하고.

 

 


그래서 그런가 이제 너 집 바래다주는 것도 귀찮고..”

 


 

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그 길은 외롭더라또 혼자 돌아오는 그 길에는 방금 헤어진 네가 또 다시 보고 싶어지고매일 매일 하루도 안 거르고 보는 네 얼굴이고네 목소리인데 어떻게 그렇게 계속해서 생각이 나는지 신기하다니까혹시라도 못 보는 날이면 나누는 밤늦은 통화는 끊을 때 마다 아쉽기만 하고그냥 쬐끄만 너를 항상 주머니 속에 넣어 다녔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해보고 아니면 널 내 눈 앞에 달아 놓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너는 내 맘을 아려나세상 이 많은 여자들을 두고 내 눈에는 네가 제일 예뻐 보여서내 눈이 이상한건지 정말 네가 예쁜 건지 고민해본적도 있어근데 내 생각엔 정말 네가 예쁜 거 같아넌 맨날 니가 상남자라고 우기는데 그냥 내 눈엔 귀여워 보이기만 해서 너한테 좀 미안해캠퍼스 지나가다가 너 귀엽다는 여자들 볼 때 마다 너는 왜 이렇게 귀여워서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건지내 눈에만 예뻤으면 좋겠는데 남들 눈에도 도경수는 예쁘고 귀여우니까 나는 또 애간장이 타는데 네가 내 맘을 알아누가 채가지 않을까 너한테 달라붙지 않을까 얼마나 조마조마한데생각해보면 남들 다 챙기는 기념일 한 번 쑥스럽다고 잘 챙기지도 않고우리 둘 다그래서 그런지 특별히 주고받은 선물도 없고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까 그게 제일 미안하네티격태격 지겹게도 싸워보고뜨거운 하룻밤도 보내보고.. 우리 연애는 할 만큼 한 거 같다그지?

 

 

 

그래서 말인데경수야.”

 

 

 

종인은 자신의 손에 들린 반지케이스를 꽉 쥐었다입술이 바짝바짝 말라온다경수야 그렇게 보지마 나 떨린다종인은 헛기침을 두어번하고 경수를 바라보았다딱 한마디만 할게 경수야나 진짜 잘할테니까

 

 

 

나랑 살자.”

 



나랑 살자도경수.

 

 

 

 

 

-

 

 

 

 

 

 

 

번외

#1

 

 

 

 

왜 울어 도경수

 

 

 

왜 울긴 너 때문에 운다사람 그렇게 간 떨리게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뭐너랑 살아진짜 죽을래같이 살자는 말을 듣자마자 터져 나온 눈물은 왜 이렇게 서럽게 흐르는지내가 너 때문에 속앓이 한 것만 생각하면 넌 진짜... 울기 싫은데 왜 자꾸 이놈의 눈물은 안 멈추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 뚝! 그만 울어. 울라고 한 거 아닌데..”

 

 

 

종인은 자신의 앞에 주저앉아 숨이 넘어갈 듯 엉엉 소리죽여 우는 경수를 품에 안았다.

 

 

 

흐으.. 왜 연락은 다 재꿨어 개놈아

 

너한테 줄 반지 준비한다고 알바하느라 바빴어미안 미안.”

 

 

 

누가 너보고 내 연락 재꾸면서 알바 하랬어경수는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는 연인의 손길에 더욱더 눈물이 차올랐다헤어지자고 하면 어쩌나 매일 끙끙 앓던 자신의 걱정은 바보 같은 걱정이었다는 듯 자신을 보며 여전히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종인을 보며 경수를 지배하던 온 몸의 긴장이 탁 풀렸다.

 

 

 

너 혹시 연락 안 한 거 때문에 우는 거야?”

 

아니거든

 

 

 

경수는 끄윽끄윽 소리를 내며 코를 훌쩍였다종인은 살풋 웃으며 코가 빨개진 채 훌쩍거리는 경수를 보았다귀엽다 진짜경수는 옷소매로 눈물을 훔치고 볼에 남겨진 눈물 자국도 벅벅 지웠다경수가 울음을 그칠 때 까지제대로 대답을 해 줄 때 까지 종인은 기다리는 중이었다종인은 경수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경수의 상태를 살폈다울음을 멎은 경수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종인은 놀래서 경수를 올려보았다종인은 자신에게서 한 발짝 멀어진 경수를 보며 덩달아 일어났다경수는 종인과 한 발짝 떨어져 종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종인은 굳게 다물린 경수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경수가 입을 지긋이 한 번 깨물고는 종인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너도 알다시피 나 별로 애교도 없고 무뚝뚝해귀여운 짓도 못하고.”

 

알아

 

그리고 나 더러운 거 되게 싫어해서 더러운 너한테 매일 마다 잔소리할지도 몰라.”

 

나 별로 안더러..”

 

그리고 나 엄청 예민해서 나 건들이면 막 짜증내구 너한테 꺼지라고 할지도 몰라.”

 

그건 이미 하고 있는..”

 

나 술 마시면 어쩌는지 알지나 막 술에 떡 돼서 너한테 어퍼컷 날리고 헤드락걸지도 몰라그리고 나 잠도 완전 많아서 너 자든 말든들어오든 말든 너 두고 나 혼자 빨리 잘지도 몰라.”

 

흐음... 그건 좀 곤란한데.. 우리의 뜨거..”

 

그런데도,”

 

“...”

 

나랑 살래?”

 

 

 

경수는 자신의 왼손바닥 위에 반지를 올려놓고 종인에게로 내밀었다. 경수가 종인의 눈을 마주보았다종인도 경수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나랑 살래?'


 종인은 경수의 물음을 머릿속에 되새겨 보았다너랑도경수 너랑종인은 꽤 긴 시간 입을 열지 않았다둘 사이에 긴 정적이 지속되었다종인은 경수의 왼 팔을 잡고 손바닥 위에 올려진 반지를 집어 들었다. 반지를 자신의 주먹에 쥔 종인은 조심스레 반지를 경수의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웠다종인의 손을 따라 움직이던 경수의 눈동자가 종인을 향하고종인의 눈도 경수를 향했다완벽히 반지를 경수의 손가락에 끼운 종인은 팔을 당겨 경수를 끌어안았다아까보다 더욱 세게둘 사이의 어떠한 틈이라도 만들지 않겠다는듯이. 경수에게 몇 년전 종인이 자신이 고백했을 때, 그 때의 그 느낌이 느껴졌다. 종인은 경수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지독하게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였다.

 

 

 

"당연하지"

 

 

 

 

#2

 

 

 

 

김종인

 

으음...”

 

김종인

 

“...”

 

안 일어나????”

 

 

 

경수는 시간이 오후 12시를 넘었음에도 아직도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종인을 못마땅한 듯 쳐다보았다아니회사는 자기만 다니나토요일이라도 그렇지 지가 무슨 나무늘보야?? 경수는 퉁퉁 부은 얼굴을 타고 흐르는 종인의 침을 정말 더럽다는 듯 보았다더러워. 볼에 허옇게 일어난 침 자국에 몸서리가 쳐진다. 전히 이상한 앓는 소리만 내며 침대 위를 누비는 종인을 보며 경수는 발을 들었다.

 

 

 

일어나일어나일어나일어나

 

 

 

종인은 정말 잠에 깊게 빠진 듯 경수가 발로 자신의 몸을 쿡쿡 찌르든 말든 콧구멍을 찌르든 말든 쥐 죽은 듯 잠만 잘 뿐이었다자면서 부린 몸부림 때문에 다 올라간 종인의 티셔츠 때문에 훤히 드러난 탄탄한 배를 보던 경수는 손을 종인의 옆구리로 뻗었다.

 

 

 

 

일어나!!!!!”

 

!!!”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경기를 일으키듯 잠에서 깬 종인은 자신의 옆구리에서 퍼져오는 통증에 앓는 소리를 내며 옆구리를 문질렀다도경수 진짜.. 종인은 게슴츠레 눈을 떠 자신의 앞에서 부루퉁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경수를 보았다또 무슨 심술이 난거래.

 

 

 

일어나 이 짐승아

 

 

 

아아-. 늦잠 잔다고 또 저런다종인은 경수의 말은 가볍게 무시하는 듯 베개를 끌어와 자신의 머리에 베고 다시 잠을 잘 포즈를 취했다저 짐승만도 못한 새끼종인의 행동에 단단히 화가 난 경수는 종인을 질린 다는 듯 쳐다본 후 몸을 돌려 방을 빠져 나가려고 하였으나

 

 

 

-”

 

 


갑자기 뒤에서 자신의 팔을 잡아 끄는 종인 때문에 이상한 괴소리를 내며 그대로 침대 위로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경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져 이건 무슨 상황인가 잠깐 생각에 빠졌다그러니까 내가 짜증나서 방을 나가려고 했는데 왜 나는 지금 침대에 앉아있는 거지... 경수가 넋을 놓은 사이 경수의 팔목을 붙잡고 있던 종인의 팔은 경수의 어깨를 끌어 당겨 경수를 침대에 눕혔다경수는 자신의 몸을 침대에 눕히는 종인의 팔을 보고 격한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손 떼!!

 


 

경수가 낮은 목소리로 내 지르는 고함을 들으며 종인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도경수 소리 지르는 건 아침이나 밤이나 섹시하네종인은 경수의 반항에 아랑곳 않고 경수가 완전히 침대에 눕자 꼼질꼼질 아래로 기어가더니 팔의 위치를 바꿔 두 팔로 경수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허리춤에 고개를 묻었다.

 

 

 

우리 좀만 더 자자자기야

 

 

 

누가 니 자기야두 팔로 자신의 몸을 당겨 안으며 간지럽게 배에 대고 속삭이는 종인의 행동에 발로 차고 몸을 흔들고 격한 반항의 의사를 표현하던 경수는 어느 순간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은 종인의 팔에 힘이 빠진 걸 느꼈다경수는 발버둥 치던 행동을 멈추고 종인을 내려다보았다자신의 배에 얼굴을 묻곤 어느새 다시 색색거리는 숨을 내쉬는 종인을 보며 경수는 헛웃음을 내쉬었다경수는 찌푸리고 있던 얼굴을 펴고 고개를 조금 숙여 종인의 부스스한 정수리를 보았다

 

 

 

호박같이 생긴 게

 

 

 

에라모르겠다경수는 종인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자신도 눈을 감았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사이로 빠져나간다. 햇살이 좋으니까 그냥 눈 감는 거야. 어느덧 방 안에는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둘의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크게 울렸다.

 

 

 







더보기




이건 정말 브금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랄까. 대사도 브금에 맞췄어요

처음엔 사실 경수의 불안함이랑 맞는 브금을 넣고싶었는데 2편으로 쪼개는 건 싫고..

아마 계속 도경수삽질쩐다ㅉㅉ이라고 생각하면서 보셨을거에요 껄ㄹ껄껄ㄹ

중간에 꿈 장면은 제가 넣고 굉장히 민망하네요 

이 편 되게 인소쓰는 느낌으로 썼달까... (정말 뻔하게 쓴 글)

그리고 저 브금 굉장히 제가 좋아하는 노래에요ㅠㅠ 

이 브금 부른 가수가 편의점 18시 브금 부른 가수랑 똑같은뎅

제가 너무 사랑한다능 ㅠㅠ 사랑합니당

이거 경수가 불러주면 좋겠어요.. 는 내 바람

요즘 너무 달달달다랃라다라다라다랄한 것만 썼더니 되게 토할거 같아요

원래 닼닼한거 쓸려고 했는데 엑독갤에 물어보니까 달달한 카디가 좋다길래 ;ㅅ;...

제발 언젠간 닼닼한 카디로 봤으면.. 하네영.. 저도 퇴폐미쩌는 걸로 좀 써보고 싶달까..

그리고 신알신 해 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림니다

저 원래 저 좋으라고 글 쓰는데.. 되게 민망하네요..

더 이상 막 쓰면 안되겠어요...........................

말이 너무 길어졌네여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더보기가 안보이지만, 일단 덧글부터 쓸테다.. 종인이 달달터져서 어쩌죠ㅠㅠ경수도 너무 귀여워요.. 진짜 최고네요. 보는 내내 엄청 흐뭇해하면서 봤다는 건 안 비밀ㅠㅠ, 여내님 항상 좋은 글 감사드려요! 잘보고갑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악!!! 진짜 달달하다. 어쩜 프로포즈도 이리 멋있게 한답니까 우리 니니는... 님 소설 진짜 잘쓰세요. 편의점 18시부터 봤지만 악!! 신알신 안하고 갈수가 없네요. 다음 소설도 기다리겠습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달다류해옆ㅍ퓨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이게 뭐야 달달해 진짜 더보기가 없나요?(당황) 아무튼 진짜 프로포즈 하느라고 연락 못했구마 엉엉 사랑합니다 작가님 다음 작품도 기다릴게요 작가님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렁ㅇ퓨유유유ㅠㅠ달달해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겁나달달 저런남친있으면..와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우와ㅠㅠㅠㅠㅠㅠㅠ진짜 대박이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달달해ㅠㅠㅠㅠㅠㅠㅠ오랜만에 카디 걸작을 발견했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달달하다 못해 흘러녹을것같아ㅠㅠㅠㅠㅠㅠ어디 김종인같은 남자없나요ㅠㅠㅠㅠ둘다귀엽고아주ㅠㅠㅠㅠㅠ잘읽고갑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아ㅠㅠㅠㅠㅠ완전달달해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헐종인이 대박멋있어.. 경수 울때 같이 울음ㅠㅠㅠㅠㅠ진짜 경수는 암것도 모르고 오해하고 있었을테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아진짜 멋있는 프러포즈다ㅠㅠㅠㅠㅠㅠ나도 누가 종인이 처럼 해줘요ㅠㅠㅠㅠㅠ나중에 둘이 같이 사는 건 또 왜그렇게 달달하냐ㅠㅠㅠㅠㅠㅠㅠ좋겠다 종인아 아침마다 잠들기전에 보는얼굴이 경수라서ㅠㅠㅠㅠ경수 너도 좋겠다 아침마다 잠들기전에 보는 얼굴이 종인이라ㅠㅠㅠㅠ더보기는 없는 건가요? 왜 눌러도 나는 안 펴지지ㅠ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종인이 너무 멋있다 ㅠㅜ진짜 경수야 너는 좋은 남편만난거다 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아 달달해ㅠㅠㅠㅠㅠㅜㅜ 카디는 이렇게 달달하고 나는 외롭고....ㅠㅠ 잘 살아라 카디 행쇼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카디..와 달달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 종인이 고백할때 되게 달달했어요ㅜㅜㅜㅜㅜ진짜 짱금손! ㅠㅠㅠ사랑해여ㅜ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아설렌다진짜ㅜㅜㅜㅜㅜㅜㅜㅜㅜ카디영원히행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4
아설레요ㅠㅠㅠㅠㅠ진짜금손이신거같아욮ㅍ푸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5
어으달달ㅠㅠㅠㅠㅠ마지막에호박같이생긴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5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3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