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백] 루머주의보
w.레녹
학교에 파다하게 소문이 퍼졌다. 대개, 소문의 대부분은 진실과 거리가 멀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소문을 쉽게 믿었다. 아니, 그 소문을 믿고 싶어서 믿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그 소문의 주인공을 자신보다 아래로 깎아내리기 바빴다. 어찌됐든 사람들은 그들을 자신보다 아래로 낮춤으로써 쾌감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부끄럽지만, 나 또한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 속했다 . 사람들의 뒷담화를 들으며 소문의 주인공들에 대한 색안경을 내가 스스로 찾아서 쓰곤 했다. 막상 생각해보면, 나와는 많이 마주치지 않는 사람들이었음에도 그랬다. 지금 나는 굉장히 그 때의 나를 후회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지금 소문의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
학생들이며 동료들까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처음엔 내 옷차림이 이상한 줄만 알았다. 옷차림을 단정하고 내 옷차림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땐, 내 머리를 정돈했고, 그 후엔 내 얼굴까지 점검했다. 그 날의 나는, 평소와 똑같은 차림새에 똑같은 교사 박찬열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뒤에서 수군거렸다. 나는 평소와 너무나도 똑같은데, 그들은 이미 나를 다른 사람처럼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하고 있었다. 평소와의 괴리감은 점점 짙어져만 갔다. 평소에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동료들 마저도 나를 피했다. 어색하게 웃으며 학급 회의가 있다는 둥, 부장 선생님이 부르신다는 둥 핑계를 대며 자리를 피했다.
점심 시간에는 부장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그는 책상 앞에 서있는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그는 헛기침을 연신 하더니 겨우 입술을 떼었다.
"박 선생님, 변백현 학생 아십니까?"
"아뇨."
확실히 우리 반 아이는 아니었다. 한참을 기억을 되짚어도 떠오르지 않는 이름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데 그아이는 왜? 의구심이 들었으나 왠지 백현이라는 아이가 나와 관련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불안했다.
"몰라요? 정말 모릅니까?"
"모른다니까요."
약간 언성이 높아졌다. 부장 선생님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며칠 전, A동 T모텔에는 왜 갔습니까?"
쿵. 커다란 망치가 내 뒷통수를 갈겼다. 며칠 전,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밤이 떠올랐다. 그럼, 그 아이가 변백현이라는 아이였나? 눈 앞이 새까매졌다. 입에다 풀을 발라놓은 양 입술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 아이를 데리고 왜 모텔에 들어갔냐, 이 말입니다."
그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있었다. 나를 아주 변태로 보는 것이 틀림없었다. 이미 나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나를 보고 있으면서 이유는 왜 묻는거지? 그의 모습에서 옛날, 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 아이는 많이 아팠습니다."
"그렇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먼저 아닙니까?"
"그 아이는 그 모텔이 자신의 집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가기 싫다고 했어요. 병원에 못 간다고 사정을 했다구요."
그의 표정이 점점 더 굳어졌다. 마네킹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 말에 마네킹처럼 표정을 굳힌 그는 아마도 내 변명이 거짓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사실입니다." 덧붙인 내 말에 그는 피싯,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어 웃었다. 비웃는 것이었다. 그 웃음 소리에 내 기분은 나락으로 추락했다. 끝이구나. 이미 나는 전교의 모든 사람들에게 학생과 모텔이나 간 쓰레기로 낙인 찍힌 후였다. 끔찍했다.
"박 선생님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뭘 알겠다는 거지? 나는 나를 더 변호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할 수 있는 변호는 그 것이 다였다. 그 날 일어난 일은 그 것이 전부였으므로. 도대체 이 일이 어떻게 이런 더러운 소문으로 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나에게 소문이 퍼지는 과정 따위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오직 단 하나. 소문의 출처만이 중요했다. 내 머릿속에는 단 한 사람이 떠올랐다. 변백현. 그 아이를 찾아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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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써보고 싶은 주제였습니다!
추문의 중심인 찬열이와 백현이. 루머를 풀어가는 찬열이의 모습이 보고싶었어요.
루머도 하필이면 저런 루머...핰...
근데 저 아직 여기까지 밖에 못썼어요(소근소근)
패션, 패션은 그때 그대로에요...진도가 하나도 안나갔답니다...
모르겠어...ㅠㅠ 그거만 보면 머리가 아파서...진도가 안나가져...포기할까봐요...흑
행쇼님, 니은님, 아봄님, 백구배켠님, 아몬드봉봉님, 패릿님
거의 반년이 넘어서 온 건데도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글에 댓글달아주신 다른 분들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노래말이에요...
원래 중간에 몇초 간 끊기는 거에요ㅋㅋ당황하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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