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상으로 08 w.기분이나쁠땐 "루한군.. 루한군은 루한군의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게 처음이죠..? 아마 이렇게 견디기 힘들어하는 거보면 아마도 처음이겠네요.. 루한군.. 아마 민석이는 루한에게 주어진 지금 이순간을 포기하고 돌아가라했을꺼에요.. 민석이는..." 의사선생님은 잠시 숨을 고르시는듯 말을 멈추었다가 이내 다시 말을 이어가셨다. "부모님을 다 잃었어요.. 민석이가 채 7살도 되지 않았을때 말입니다. 죽음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죠.. 부모님 죽음의 모든 정황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저친구 뿐이겠죠.. 민석이의 부모님은 민석이와 똑같은 병으로 가셨어요.. 민석이는 부모님에게 유전된 거고.. 부모님이 병이 늦게 오신 케이스라면 반대로 민석이는 빨리 온 케이스죠.. 루한.. 민석이가 어떤 심정인지 이해가요..? 이해할 수 있길 바래요.. 루한.. 저는 루한에게 할 말이 없어요..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건 좋지 못한 일임이 틀림없어요.. 그리고 저 역시도 좋지 못한일을 볼 수 없어서, 너무 좋아했던 이 병실들의 친구들을 떠나보내기가 힘들어 루한에게 맡겼죠.. 루한.. 모든 건 루한의 선택이에요.. 루한이 원한다면 끝까지 민석이 옆에 남아도 되고 힘들다면 언제든 와서 말해요.. 그대신 말하게 되는 그 순간, 민석을 보기란 힘들겠죠.." 속이 턱턱 막혀왔다. 괜히 이곳으로 왔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선택의 기회권을 주신 의사선생님께는 감사했지만 의사선생님과 나의 감정만 괜히 더 들쑤셔지게 된 것 같았다. "루한군.. 앞으로 루한군에게 이틀의 시간을 줄게요.. 그 이상 그 이하로 더 시간을 써도 되요.. 그런데 너무 길게 쓴 시간끝에 나온 결정이 이곳이라면 민석이를 보는 게 괴로워질 수도 있어요.. 그래도 민석이가 괴로워하기전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다면 빠른 결정을 하는 게 좋을 거에요.. 앞으로 이틀 뒤에 민석이는 다시 일반병실로 옮겨질거에요.. 일시적인 상태악화로 응급실에 실려간 거 거든요.... 루한.. 저는 되도록이면 이곳에서 계속 루한을 보고 싶군요..그럼 전 회의가 있어서.. 좀 진정이 되거든 돌아가보도록해요.." 눈물은 오래전에 말랐지만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가 싫어서 고개를 계속 숙이고 있던 나는 의사선생님이 나가고 얼마 안가 뻣뻣한 고개를 들었다. 끝까지 예의를 갖춰주시던 의사선생님은 이곳을 떠나셨다. 이제 모든 것은 온전히 나의 선택에 돌아갔다. 내가 민석이의 인생에 개입하느냐 마느냐는 내 선택이다. 이틀. 그리고 죽음. 그리고 민석이. 이 세가지로 모든것은 이해가되고 설명이 되고 그리고 좌절이 되고. 그리고 고민을 불러오고. 그리고 그 고민끝에는 내 선택이 위태롭게 매달려있고. 만약 나도 모르는 내가 남몰래 숨겨뒀던 또다른 내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묻고 싶다. 너라면.. 어떤 선택을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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